일 시: 2017년 5월 6일
구 간: 전남 영광군 법성포 - 영광대교 - 칠산정 - 저녁노을 전시관 - 정유재란 순절지(10km)
백수 해안도로
강남센트럴시티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3시간 30분 만에 영광터미널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다시 관내버스로 환승하여 법성포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었다. 순서대로 한다면, 지난번 끝이 난 고창군 구시포 항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첫 마을인 진덕리에서 계미항까지는 “원자력발전소부지”로 인해 해안가로 접근이 어렵다.
해서 아쉽지만, 중간지역을 생략하고 영광군에서 자랑하는 법성포에서 시작하는 백수해안도로를 답사하기로 한다.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km에 달하는 해안도로인데, 기암괴석과 광활한 갯벌, 불타는 석양이 만나는 황홀 한 풍경을 연출하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이다.
법성포에 도착하면 거리 전체가 굴비간판으로 눈이 부시다. 굴비로 인해 법성포가 존재하고, 굴비로 인해 명성을 얻고 있는 법성포는 지형적으로도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포구이다. 태극문양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온 바닷길이 와탄천을 따라 입안리 산자락을 파고든다.
바다를 등지고 3km를 거슬러 오르면,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법백교(배수갑문)를 건너 영광군민생활체육공원에 도착한다. 울창한 숲속에는 찾는 이도 별로 없이 강태공들의 천국이다. 어른 팔뚝만한 숭어들이 바구니에 그득하게 담겨있는 것을 보니 낚시의 손맛이 한창 오른 것을 알 수가 있다.
“칠산갯길300리 노을길 탐방로”를 따라 77번 벼랑길을 돌아서면, 와탄천을 사이에 두고 조금 전에 지나온 길과 법성포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간척사업으로 모은 제방이 활등처럼 휘어지고 포구를 드나드는 어선들의 힘찬 고동소리가 생동감 있게 귓전을 파고든다.
건너편으로 숲쟁이 공원을 중심으로 법성포와 백제불교최초도래지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큰 그림일수록 멀리서 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무릉도원처럼 기화요초가 만발한 불교성지는 사대면 불상을 중심으로 인도의 어느 성지를 찾아온 듯 신비감에 쌓여있다.
하류로 내려가면서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영광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백수해안도로와 홍능을 연결하는 영광대교는 2008년 9월에 착공하여 8년간의 공사 끝에 2016년 3월 25일 개통되었다. 백수해안도로에서 가마미해수욕장을 가려면 법성포를 거쳐 30여분이 소요되었는데, 영광대교개통으로 10여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되었다.
영광대교는 주탑의 높이가 108m로 불교를 상징하는 108배, 108번뇌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해상교량 1개와 육상교량 2개 등 총 2.2km 구간이며, 주 탑 간의 거리가 무려 320m 여서,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법성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영광컨트리클럽과 모래미해수욕장을 지나며 본격적인 백수해안도로가 시작된다. 수 백길 단애를 이루는 벼랑길을 돌아가는 해안도로에 목재 데크로 조성된 2.3km의 해안 노을길에서 칠산 앞바다를 바라보는 정경이야 말로 숨 막히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힐링 로드이다.
2006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각광을 받게 된 백수해안도로는, 해당화가 곱게 피어난 제6주차장에서부터 365계단을 따라 해안으로 접근하게 되며 칠산정과 노을전시관사이가 백미를 이루고 있다.
백수해안도로는 빨리 걷는 길이 아니다.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위해서는 자연 속으로 동화되어 슬로시티로 여유로움을 만끽해야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가 있다. 포말을 일으키는 해안가를 바라보노라면 만단시름이 녹아들고, 무아의 경지 속으로 빠져든다. 해수온천탕과 노을전시관이 있는 광장에 도착하며 백수 길도 절정을 맞게 된다.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완주하기에는 무리인지라 노을회관에서 하루 일정을 접고, 한 시간 마다 다니는 관내버스로 영광터미널을 다시 찾아온다.
영광대교
불교최초 도래지
모래미 해수욕장
모래미 해수욕장
천년초 선인장밭과 칠산 앞바다
백수해안도로 365계단
칠산정
노을 전시관
게르나늄 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