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5년 4월 17일
구 간: 강원외고 - 선사 박물관 - 한반도섬 - 양구읍내 - 백두산 모텔 투숙(5km)
양구3구간: 한반도섬 가는길
고봉산 버스정류장을 출발한지 20분 만에 강원외고 버스정류장에 내려선다. 양구가 자랑하는 한반도섬을 찾아가는 중간에 선사박물관을 참관한다. 양구를 중심으로 북한강유역에서 발굴된 선사유적을 소개하는 박물관이다.
고생대화석 수집가이자 이 분야의 권위자인 원달기선생님이 기증한 삼엽충 화석전시실을 둘러본다. 5억 4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등장해 무려 3억년을 살다 멸종된 고생대 표본화석인 삼엽충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삼엽충만을 전시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절지동물 삼엽충에 외골수 인생을 살아온 원달기 선생님의 생전 소망이 담겨있는 자연사박물관과 화석연구소에는 1만 5천점의 방대한 화석을 소장하고 있다. 이름부터가 생소한 삼엽충은 절지동물로는 최초로 바다생태계를 지배하다 고생대멸종으로 사라진 동물이라고 한다.
전문분야의 권위자들이 일신의 영달을 마다하고, 묵묵히 일구어낸 결과물이다. 우리선조들의 삶을 재조명 할 수 있는 선사유적이 야외전시장에 조성돼있다. 전곡선사박물관과 암사동선사박물관처럼 우리 조상들은 강을 중심으로 촌락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한반도 섬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화천댐 상류지역에 거대한 나대지가 형성되어 무단경작으로 인한 농약과 비료에 의한 수질오염과 불법 토사, 쓰레기 불법투기로 생태계파괴와 경관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양구서천과 한전천 합류지점에 저류보를 설치하여 수면공간을 확보하고, 생태계복원과 수질정화를 위하여 국내최대의 인공습지(163만㎡)를 조성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공식적인 4극 지점을 기준으로 〸자 또는 X자가 교차하는 지점이 우리국토의 정중앙이며, 그 좌표는 동경 128〬 02′ 02.5″ 북위38〬 03′ 37,5″로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 일대라고 한다. 양구군이 한반도의 정중앙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인공습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섬(4만2천㎡)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반도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데크로 다리를 놓고, 중간에 출렁다리(현수교)도 가설돼 있다. 태극기가 계양된 독도와 울릉도를 바라보며 강원도로 입성하면,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된 반달곰 동상이 반겨준다. 서울시에서 기증한 해치상과 제주도의 돌하르방도 보인다.
아직은 공사 중이라 엉성한 부분도 많고, 주변에 심은 나무들이 고사한 모습은 한탕주의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인구가 적은 양구에서 한반도섬 유원지를 알차게 운영하자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군인들이 면회 온 가족들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좋을 듯싶다.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가난으로 초등학교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6.25동란 중 월남한 그는 부두 노동자,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 그려주는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힘들고 고단한 삶속에서도 절구질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길가의 행상들, 아기 업은 소녀와 같이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
1965년 52세의 나이로 타계한 박수근 화백은, 사후에 그의 작품이 천정부지로 뛰어 “노상”이 2006년 경매에서 10억 4천만 원에 낙찰되고, 2007년에는 “시장의 사람들”이 25억에, “빨래터”가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되어 우리나라 미술품의 신기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서민적인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박수근 미술관을 참관하지 못하고,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정하기 위해 중심가로 들어선다. 군인들을 상대로 하는 명찰집과 유흥음식점, 모텔들이 주종을 이루고, 젊음이 넘치는 로데오거리에는 많은 인파로 활기가 넘친다.
12,000여명이 살아가는 양구는 본래 양구현으로 부르다가 고종 32년(1895) 양구현이 군으로 개편됨에 따라, 군내면(郡內面)이 되었고, 1917년 군의 이름을 따서 양구면으로 개편이 되었다. 1945년 38도선이 생기면서 공산치하에 들어갔다가, 1950년에 수복되어 양구읍, 방산면, 동면, 해안면, 남면 등 1읍 4개 면의 행정단위를 갖고 있는 중동부전선의 내륙지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