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3년 6월 2일
경유지: 애기봉 입구 - 금성 초등학교 - 후평철새도래지 - 석탄 배수펌푸장 - 전류리 포구 - 봉성배수펌푸장 - 용화사 - 하늘빛 초등학교 - 감암포 공원 - 현포마을 버스정류장 (약 28km)
제3코스: 애기봉입구 - 전류리포구 - 검은다리사거리(28km)
김포1.2구간을 답사한지 일주일 만에 3구간을 찾는다. 서울에서 근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교통편이 열악한 곳이라 찾아가는 데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화도나 김포방면의 환승로인 송정역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하성면이 종점인 2번 버스로 갈아타고 하성면 종점에서 내려 1시간마다 운행하는 마을버스로 종점인 애기봉입구에서 내리면 3구간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애기봉은 북녘 땅이 가장 잘 보이는 산등성이에 전망대를 설치하고, 크리스 마스 때는 북녘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점등식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러 번 다녀온 애기봉 가는 길에는 애기봉 전망대출입 신고소가 있어 이곳에서 신고를 하고, 걸어서는 갈수가 없고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강 건너 북녘 땅 개풍군이 선명하게 보이는 애기봉. 155마일 휴전선에서 이북 땅이 가장 가까운 전망대(700야드)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가히 장관이다. 동쪽으로 오두산성 앞에서 임진강과 한강이 하나 되어 드넓은 강 하구에 모래톱을 만들었으니, 북쪽의 황소가 이강을 건너 남으로 왔다고 한다. 수직 절벽위에 조성된 2층 전망대에 오르면, 망원경이 아니라도 북쪽의 마을과 산천초목 까지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1636년 조선 인조14년 청나라의 10만 대군이 침범한 丙子胡亂 時 평양감사는 사랑하는 애첩 “애기”를 데리고 수도 한양으로 피난길에 오르게 되었는데, 감사는 강 건너 개풍군에서 오랑캐에 의해 북으로 끌려가고 애기만 한강을 건너 이곳 김포반도 조강리 마을에 머물게 된다. 매일같이 이 봉우리에 올라 감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병이 들어 죽어 가면서 이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하게 된다. 1966년 10월 7일 이곳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이 사실을 전해 듣고 우리 일천만 이산가족의 슬픔과 같다는 뜻에서 이 봉우리를 애기봉으로 명명하고, 친필휘호로 비석까지 세웠다고 한다.
3구간이 시작되는 가금리에서 금성초등학교까지는 4.8km가 된다. 오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을 지나면 고려 말 문신 박신 선생이 심었다는 오백년 된 향나무가 박신 묘역에 있고, 우물빨래터를 지나 대피소 옆에 있는 이정표를 따라 금성초등학교 방향으로 진행한다. 민통선 검문소와 소목장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어린이 집이 보이고, 일우유기농산에서 왼쪽의 전봇대에 붙어있는 표시를 따라 논길로 진행한다.
조용한 농촌들녘에는 모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이삼십년 전만해도 모내기를 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두레품앗이로 잔치 집처럼 떠들썩했는데, 지금은 위탁영농회사에서 첨단장비로 순식간에 처리하므로, 언제 누구네 모를 심는지 알 수도 없고 농촌에 남아 있는 분들이 모두 70을 넘긴 고령들이라 기계의 힘을 빌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북쪽으로 멀찌감치 철조망을 바라보면서도 접근 할 수가 없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분단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며 금성초등학교 찾아가는 길이 미로처럼 복잡하다. ⇦마근포 1.3km . 금성초교1.6km ⇨ 이정표를 만난다. 북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마근포는 강녕포구, 조강포구와 함께 6.25전쟁이후 포구에 살던 사람들이 이주하여 포구의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 마근포 일대를 마근개라하여 부엉바위산에는 용왕님께 제사지내던 당집이 있었고, 개풍군 임하면 정곶리를 왕래하던 나루였다.
개천 옆으로 흐드러진 아카시아와 찔레꽃향기가 진동하고, 고추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채마전 안으로 작약과 장미꽃, 금잔화가 꽃 잔치를 벌이는 마을 뒤편으로 숲속 길이 이어진다. 모처럼 호젓한 오솔길에서 옛 고향의 향수에 젖어 보리밭을 흥얼거린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이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삼거리갈림길에서 오른쪽 숲길로 내려서면 곧바로 금성초등학교가 있는 마조리에 도착한다.
그림 같은 전원주택과 마조리 보건소를 지나면 감자밭 옆으로 개미취와 개망초가 만발하여 야생화속으로 빠져든다. 삭막한 도심지를 빠져나오면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새로운 활기를 찾을 수 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연화사 삼거리에 도착하면 북쪽으로 연화봉이 봉긋하게 얼굴을 내민다. 해발 75m의 연화봉은 1500년 전 영토전쟁의 비화가 전해온다.
고구려가 백제를 침공하여 승리한 병사가 이 마을에 사는 백제낭자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백제군이 반격하여 고구려 병사가 한수이북으로 패퇴하게 되자 두 사람은 헤어지고, 병사를 기다리던 낭자는 강을 건너다 빠져죽은 뒤 그 자리에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난 뒤로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던 곳을 연화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후촌동 마을을 내려서면 후평리 철새도래지가 펼쳐진다. 이곳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하구에 민통선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되어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후평리 일대의 비옥한 농경지 40여 hr이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한강하구의 둑을 모아 제방을 만들고 수백만평의 농경지를 조성하여 전류리까지 7.2km 에 이르는 벌판에 겨울이면 찾아오는 철새들이 해질 녘 구름떼처럼 날아오르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의 선물이다. 하지만 지금은 계절의 변화로 철새들의 흔적을 찾을 길이 없고, 농사일로 분주한 트랙터소리만 후평리 들판에 울려 퍼진다.
곧게 뻗은 농로를 사이에 두고 바둑판처럼 펼쳐지는 농경지는 김포평야를 살찌우고, 줄 풀이 무성한 수로에는 한가로운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있다. 햇볕을 피할 그늘 하나 없는 후평 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루한 길이다. 육중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석탄배수펌프장을 지나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심학산이 정겹게 건너다보인다. 남쪽으로 봉성산이 가까워지며 패키지 마을도 지나고, 산촌두부 마을이 있는 전류리 포구에 도착하며 김포 세 번째 구간도 끝이 난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한강 전류리포구 직판장이 있다. 검은색 조립식건물에는 5개의 간판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붙어있다. 이곳은 한강 하구에서 많이 잡히는 숭어를 비롯하여 계절별로 1월에서 3월까지는 숭어, 4월부터 6월까지는 숭어, 황복, 새우웅어, 7월부터 9월까지는 숭어, 농어, 장어, 10월부터 12월까지는 숭어, 참게, 새우가 잡힌다고 한다. 강 가운데는 숭어 잡는 배 5척이 일렬로 그물을 내리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현재시간이 오전11시. 이곳에서 김포구간을 끝내기에는 미련이 남는다. 해서 길이 연결되는 곳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봉성산을 돌아가는 2차선 도로는 신나게 질주하는 화물트럭으로 위험한 구간이다. 조심스럽게 진행하다보니 청룡공원이 나온다. 도로변에 조성된 공원은 꽃길도 마련하고, 쉬어갈수 있는 정자도 있어 한강하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정자에 올라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봉성배수펌프장에 도착하니 자전거도로가 연결된다.
아마도 전류리 포구에서 이곳까지 1km 구간의 위험성 때문에 평화누리 길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 것 같다. 왼쪽으로 철조망이 있어 한강의 전경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봉성제2배수펌프장을 지나 누산리에 도착하면 한강을 건너온 고압철탑이 매우 높아 보인다. 줄잡아 150m는 되지 않을까싶다. 일산 쪽의 철탑에서 무거운 전선을 연결하는 하중을 견디자면 고도의 기하학적인 수리계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화사가 있는 운양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은 올림픽대로에서 연결된 김포한강로가 끝나는 지점이다.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라 주위를 살피며 용화사가 있는 갓길을 찾아 한강신도시한라비발디 아파트 앞으로 진행한다. 하늘빛초등학교를 지나 감암포에 도착한다. 감암포는 삼국시대부터 사람들이 한강을 드나들던 대표적 포구로, 해방 전에는 고양시의 이산포와 송포를 오가던 나루였다. 조선시대 중봉 조헌 선생이 나라를 걱정하며 시름을 달래던 감바위는 김포8경의 경승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행주대교 방향으로 진행할 수 도 있겠으나, 체력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풀잎교에서 장원순대국 운양점 삼거리까지 진행하여 사회체육시설이 있는 모담마을에서, 운양교 고가도로 밑을 통과하여 천현정미소를 지나고 검은다리 교차로까지 도착하며 김포 제3구간을 종료한다.
↓ 송정역 버스 정류장 (2번버스 )
↑전류리 포구
↑한강을 사이에두고 심학산
↑한강을 건너는 송전탑 - 200여m는 되려나
↑감암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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