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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낙동강 천리 길 . 5

 

일   시: 2012년 5월 10일

경유지: 해평 철새 도래지 - 금오공과 대학교 - 산호대교 -  구미대교 - 남구미대교 - 왜관 낙동대교(경부고속도로) -

           낙동강교(KTX) - 칠곡보 - 낙동강 철교 - 왜관교 - 왜관 버스터미널 - 박정희 대통령 생가   (약 25km)

 

                                         5. 금오산의 정기

해평습지를 뒤로하고 제방 길을 따라가면 문량리와 괴평리의 너른 들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우루과이 라운드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민들의 주름살이 깊어가지만, 낙동강을 중심으로 조성된 수백만평의 농경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다. 지구촌이 한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는 세상이고 보면, 내 것만 가지고는 살수 없는 세상이라. 값싼 물건들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며, 생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무한의 경쟁시대에서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다고 해도 내나라 내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야말로 우리 몸에 좋은 身土不二가 아닌가. 앞으로 종자전쟁의 시대가 온다고 한다. 벌써 일부 품종은 외국에서 로얄티를 지불하여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우리의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육성하여 발전시킨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장벽도 거뜬하게 넘어서고 새로운 황금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비산나루가 있던 산호대교를 건넌다. 비산나루는 신라시대부터 낙동강을 이용하여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던 중심지여서, 부산 등지에서 올라온 수산물과 서해에서 소금을 싣고 온, 배들이 정박하고, 의성, 김천 등 내륙지방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구나 부산으로 실어 날랐다고 한다. 또한 낙시터로도 유명하여 민물고기 매운탕의 명성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산호대교에서 바라보는 금오산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정상부근을 유심히 살펴보면 교교히 흐르는 달빛아래 팔등신 미인이 요염한 자태로 누워있는 형상이다. 뉘라서 경국지색의 미모에 반하지 않겠는가? 구미시의 상징이기도 한 금오산은 수도지맥의 정상인 수도산(1323m)에서 분기하여 88km를 지나오는 동안 수많은 고산준령들을 거치며 마지막으로 금오산(976m)을 빗어 놓는다.

 

신라의 도선 국사가 이곳을 지나가다가 황금까마귀가 서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금오산으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중국의 소림사가 있는 숭산을 닮아 개성 송악산을 북 숭산, 구미 금오산을 남 숭산이라 부르며, 두 곳 모두 왕기를 품고 있는 신령스런 산으로, 금오산에 대해 예언하기를 왕기가 서린 거북이 알 세 개를 품고 있어 1000년 후에 조선과 세계를 다스릴 인재가 출현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떠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하면 된다.„ 는 자신감과 “새벽종이 울렸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우리민족이 긴 冬眠속에서 깨어나 스스로 노력하는 부지런함을 일깨워주고, “할 수 있다„는 자긍심으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게 되었으니, 도선 국사의 예언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197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오산은 37.65㎢의 면적에 정상의 높이가 976m이며, 기암괴석과 수림, 계곡 등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이다. 고려 말 충신 야은 길재(吉再)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채미정(採薇亭)과 신라시대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수도하던 도선굴을 비롯하여 금오산 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 금오산성 등의 유적과 명금폭포, 금오랜드, 경상북도 자연환경연수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구미전자공단은 경상북도 구미시와 칠곡군사이 10.4㎢의 넒은 대지에 전자, 반도체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위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여 1968년 3월 1단지착공을 시작으로 2006년 12월 31일 제4단지 조성공사를 완공하므로 한국 수출의 역군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내륙지방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지대가 비교적 평탄하고, 단지를 관통하는 낙동강의 수원이 풍부하여 공업용수(하루 33만 톤)를 공급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05년에는 단일 산업단지로는 최초로 300억불 수출을 달성하였으며, 대한민국 수출액의 11퍼센트, 무역 수지 흑자액의 84퍼센트를 담당하고 있다니 정말로 자랑스럽다.

 

초기에 조성한 제1단지에는 섬유와 가정용 전자제품이 생산되었지만, 제2단지에 입주한 삼성전자에서 휴대전화를 생산하면서 LG필립스LCD, 하이닉스 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디지털 산업을 육성하였다. 제3단지에는 첨단전자산업이 들어서고, 2006년에 완공된 제4단지에는 디지털 산업단지 및 외국인기업 전용단지로 조성하여 I.T강국으로서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남구미대교를 건너며 칠곡 땅으로 들어선다. 칠곡(漆谷)이란 이름은 팔거현의 名山인 가산((架山)이 일명 칠봉산(七峰山)으로 불렸는데, 산정(山頂)에는 나직한 7개의 봉(峰)으로 둘러싸인 평정(平頂)을 이루고, 골짜기 또한 7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서 명칭을 따서 「七谷」이라고 부르다가, 일곱 칠(七)자를 칠(柒)자로 바뀌어「柒谷」으로 사용하고, 칠(柒)과 같은 칠(漆)로 고쳐「漆谷」이 되었다고 백과사전에서 언급하고 있다.

 

칠곡의 진산인 가산에는 사적 제216호로 지정된 가산산성(架山山城)이 있으니, 호국의 고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여 인조18년(1640년)부터 영조17년(1714년)까지 약 7.6km에 이르는 산성을 축조하게 된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삼중성으로 축조하여 출입이 불편함에도 험준한 산성 안에 칠곡 도호부 관아를 설치하고 군위, 의흥, 신령, 하양 등 4현을 관장하여 조선시대 국방 최우선의 행정중심지가 되었다고 한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이 38선 전역에서 기습남침을 감행하여, 아무런 대비도 없이 불의에 허를 찔린 한국군은 3일 만에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유엔군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7월말에는 낙동강까지 밀리는 수모를 당하면서 風前燈火와 같이 絶體絶命의 순간을 맞는다. 意氣揚揚한 북한군이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총공세를 감행하고, 이곳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방어선을 사수하며 격전을 벌인다.

 

수많은 군인들의 희생을 딛고 일어선 왜관읍은, 칠곡군의 중심지로 3만 4천 여 명이 꿈을 안고 살아가는 호국의 고장이다. 흐르는 강물은 말이 없어도, 우리조상들의 喜怒哀樂과 興亡盛衰를 보듬어 어루만지고, 신나게 달려가는 KTX(경부고속철도)가 낙동강을 가로지르며 우리의 번영을 노래할 때 칠곡보가 모습을 드러낸다.

 

칠곡보는 신라 때 도참사상에 따라 땅의 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가산바위에 묻혔다는 철우(鐵牛) 이야기를 테마로 설계됐다. 낙동강 구간의 함안 창녕보, 강정 고령보에 이어 3번째 규모로 길이 400m, 높이 14.8m, 저수용량 9.360만 t의 친환경 다기능 보와 1500㎾급 小 수력발전소 2기가 설치돼 연간 1.528만㎾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주변으로 수상레포츠 장을 비롯한 각종 체육시설, 오토캠핑장, 생태공원 등 수변공간과 왜관지구 전적기념관, 칠곡 호국평화공원을 연계하는 휴식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역사의 한이 서린 낙동강철교를 지나면 곧바로 왜관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이곳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감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시 상모동으로 향한다.

 

1917년 태어나서 1937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집 건물은 지금도 당시의 앉은뱅이책상이 전시되어 있는 초가삼간 그대로이다. 구미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박정희대통령 동상건립추진위원회에서 국민성금으로 모은 6억 원과 시 도비 6억 원을 모아 양복 차림에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상징하는 두루마리를 쥔 모습으로 5m 높이의 동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정치에 대한 평가는 時機尙早라 하겠으나, 가난을 대물림하며 전쟁의 폐허에서 신음하던 우리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새마을 운동을 제창하여 “잘살아보자”는 국민운동을 실천하므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였으니, 국민을 위한 충정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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