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도

영춘지맥 꼬깔봉을 찾아서

 

 

영춘 지맥 꼬깔봉(420.5m)을 찾아서

 

                                  양수리의 수면위로 태양은 떠 오르고


산행일시: 2006년 11월 14일 09시 30분 - 15시 10분     산행시간 : 5시간 40분   산행거리: 약 15km

소 재 지: 강원도 춘천시 - 동산면, 남산면, 남면    화요맥 산악회   인원: 20명  날  씨 : 청 명

 

 

 


이번 주에는 한반도의 지도를 그리러 가다가 뜻하지 않은 행차로(강원도의 경방기간) 이름도 생소한 영춘 지맥을 찾아 집을 나선다.

 

 


지난 8월 계방지맥의 잠두산과 백석산을 함께 산행한 인연으로 오늘 또 다시 동행 하게 된 산악회는 주중의 한가한 시간을 골라 일반인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산간 오지의 산들을 탐방하게 되는데 대간 길과 9정맥을 완주하고 기맥과 지맥 길을 찾아가는 팀으로 시간이 여의치 않아 함께 종주는 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견문을 넓히기 위해 오늘 모래재에서 추곡 고개까지 답사의 길을 나선다.

 

                                                       모래재의 정류소

 

천호동 국민은행 앞에서 차에 오르고 보니 20여명의 단출한 인원이지만 고정 멤버들이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영춘 지맥도 2구간을 남겨놓은 시점이라 그동안의 무용담으로 활기가 넘처 흐르고 산악회의 선임자로 산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윤 회장으로부터 경춘 지맥의 개요를 들어본다.

 

                                                   산행 들머리


영춘 지맥이란 영월의 태화산 자락의 각동리에서 시작하여 삼태산, 용두산, 감악산, 치악 비로봉, 매화산, 태기산을 거치며 북쪽으로 치닫다가 한강 기맥과 합류하게 되는데 삼개군(홍천군, 평창군, 횡성군)이 만나는 1,070봉을 삼계봉이라 부르며 이곳 까지를 영월 지맥이라 하며 한강기맥과 11km를 동행하다가 청량봉에서 분기하여 응봉산, 백암산, 소뿔산, 매봉, 가리산, 대룡산, 연엽산, 봉화산을 지나 경강역 앞의 춘성대교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272km의장대한 구간이라 한다.

 

                                        진입로에 들어서는 대원들


열거한 산들은 남한강과 북한강의 5대 지류 중에 달천을 제외한 남한강의 평창강과 섬강, 북한강의 홍천강과 소양강을 아우르며 유역의 면적만도 1,000㎢이르는 곳으로 우리 한반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양평을 지나 홍천가도의 다대 휴게소에서 20여 분간 휴식을 한 다음 홍천읍내의 초입에서 5번 국도를 따라 춘천 쪽으로 20여분을 진행하면 모래재에 도착하게 된다.(09시 30분)

 

                                         낙엽이 발길에 채이고


고개 마루에는 버스 정류소와 적설량 측정대가 있고 너른 광장에는 측우기를 본뜬 모래재 표지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의 행선지는 서쪽의 임도길을 따르게 되는데 30여m를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리본이 유혹을 하지만 우리의 가는 길은 50여m를 더 들어가서 좌측의 사면길을 치고 오르면 모래재의 절개지로 올라서게 되고 서쪽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

 

                             빽빽한 밀림속으로 산길은 열리고


지난밤에 내린 비로 시야를 가로막던 모든 분진들이 깨끗이 씻겨 내리고 드높은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피어오르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싱그러운 공기를 듬뿍 마시며 힘찬 발걸음이 이어진다.

 

                                  판독하기 어려운 삼각점

 

잣나무와 잡목을 헤치며 올라선 424봉에는 벤치와 낡은 의자가 놓여있고 뒤돌아보는 마루 금에는 지난주에 지나온 대룡산과 녹두봉, 연엽산과 구절봉이 선명하게 바라보이고 발자취 따라 되새김질 해보며 줄거운 환호성에 좀더 좋은 자리를 찾다보니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삼각점이 있는 426.4봉에 도착한다.(09시 55분)

 

                                                  잣나무 단지


주능선에서 3m떨어진 지점에 있는 삼각점을 지나치기 십상이라 발 도장을 찍은 가벼운 마음으로 완만한 능선 위를 거침없이 내달리는 발걸음에 관리가 허술한 잣나무 단지가 빽빽한 밀림을 이루고 오른쪽으로는 갈참나무와 잡목이 앞길을 가로막는데 잠시 후 잣나무를 간벌하는 현장에서 솔가지들을 쌓아놓은 더미를 뛰어 넘는 장애물 경주를 하는 동안 좌측으로 춘천 공원묘지가 나타난다. (10시 20분)

 

 


가파른 무명 봉에는 8부 능선으로 사면길이 열리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정상으로 향하고 철쭉나무 무성한 정상에는 남쪽으로만 살포시 모습을 내보일 뿐 답답한 마음속에 서쪽의 급사면을  내려선다.

 

 

 


산새들도 숨을 죽이는 고요한 산하에는 선답자들의 발자취도 낙엽 속에 묻혀 버리고 모두 뿔뿔이 흩어져 나 홀로 산행으로 사색을 즐기는데 이곳부터 개인 소유인 듯 흰 색으로 칠한 팻말에는 전화번호까지 적혀있고 아름드리 벚나무가 있는 정수리에 철조망이 앞을 가린다. (10시 35분)

 

 

돼지몰이 하듯 철조망을 옆에 끼고 돌아가는 길은 깊은 계곡으로 떨어지고 10여 분간 사투를 벌이며 된 비알 을 올라서니 마루금은 굴삭기로 깨끗하게 밀어버리고 광활한 대지위에 군자리 사슴목장의 간판을 내걸고 분양이 한창이다.

 

                                                    왕 벗나무

 

 

                                             산 마루를 밀어버렸다

 

 

정문을 통하여 길을 나서면 시멘트로 포장이 된 2차선 도로가 지나고 한가로운 길가에는 외갓집의 상호를 내건 음식점이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10시 45분)

 

 

 

 

 

                 


펜스가 둘러 처진 옹벽을 따라 산마루로 올라서면 억새가 무성한 안부가 나타고 무성한 잡목을 헤치며 오르는 길목에는 철사 줄이 발목을 부여잡고 수 십 번을 들락날락 철조망 타넘기에 여념이 없는데 북사면 아래 있는 강원 양돈장에서 설치한 것으로 짐작이 간다.

                                                    강원   양돈 단지

 

                                                      정신 요양원


남서쪽으로 진행하던 발걸음은 길동무하던 양돈장과 두무골 정신요양원 건물과 작별을 하고 낙엽송 밀림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모든 나뭇잎들이 낙엽 되어 흩날리는데 노란 유채화로 물들인 듯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곱디고운 빛깔로 우리를 유혹하고 잠시 후 오늘의 산행 길에 유일하게 넘어가는 암 봉. 앙증맞은 층층바위 열 걸음도 안 되지만 이마져 없었으면 15km 종주 길에 허전한 발길을 어이 하리 (11시)

 

                                      오늘의; 종주길에 유일한 암릉


384봉을 지나며 무성한 숲 속 길이 이어지고 남서쪽으로 진행하던 발걸음이 서북쪽으로 선회하여 내려서면 탑골과 덕만이 마을을 연결하던 덕만이 고개에 이르는데 사양 진 계곡에는 약초들이 된서리에도 아랑곳없이 싱싱한 모습으로 겨울 채비를 하고 있으니 신비의 약초가 아니겠는가?  

 

                                              약초 밭


낙락장송 휘늘어진 그늘 아래로 밤하늘에 별을 헤아리는 천문대의 돔으로 보이는 건물 두 동이 나란히 서있고 너른 광장에는 족구장과 덤부링 장을 비롯해 간단한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이 정보석의 라이브 카페인 레스토랑 건물이란다. (11시 20분 - 10분간 휴식)

 

 

 

광장 북쪽으로는 아담한 동산이 있고 중앙에는 통신 철탑이 그 아래로 마을의 표지석과 벌통이 자리 잡고 카페의 대형 간판이 대 자연속으로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한적한 산마루를 지키고 있다.

 

 

 

 


2차선 도로를 건너 절 개지를 치고 오르면 나타나는 무덤을 가로 질러 주능선에 오르게 되는데 왼쪽으로 정상이 빼 꼼이 내다보이지만 그곳은 알바를 하는 곳이고 오른쪽 안부를 휘돌아 내려가면 벌거숭이가 된 산 비알이 나타나고 발아래로는 레미콘 공장의 정경이 펼쳐지고 왼쪽 능선을 따라 종주길이 열린다.

 

 


키가 큰 자작나무가 있는 계곡을 안고 돌며 경사면을 치고 오르면 바람도 잠을 자는 양지바른 쉼터에 자리를 잡고 행동 식으로 식사를 하며 곁들이는 반주로 피로를 풀고 (12시 - 15분간 식사) 정수리로 올라선다.

 

 

잡목이 무성한 주능선에서는 오른쪽이 알바 하는 곳이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멀리 보이는 고압선 철탑을 바라보며 진행하는데 62번 철탑을 확인하면 종주 길은 정확한 것이다.

 

 

무명봉을 올라섰다 내려서면 뿌리 약한 나무가 비바람에 쓰러져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우리네 인간사도 시류 따라 움직이는 약삭빠른 난신적자들이 세상을 흐리다가 광풍 한방이면 추풍낙엽이 되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모습을 바라보며 뿌리 깊은 나무들이 어우러지는 세상을 보고 싶다.

 

 

 

 

완만한 능선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노라면 북쪽으로 붕에터 골 재활원이 내려다보이고 좌측으로 외딴집 채마밭에 가을걷이에 분주한 농부의 콩 타작이 한창 이라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수인사를 나누고 고개 이름을 물어보니 성황당 고개라고 부른다지만 특별한 이름은 없는 듯 하다. (12시 30분)

 

 

                                                   성황당 고개


시멘트 포장도로를 건너 묘잔등에 올라서면 붕에터 마을과 밀알 재활원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북쪽으로 길 연수원도 보인다. 한 동난 마을을 끼고 돌며 서북방향으로 진행하다가 한치고개가 마주보이는 지점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378봉에 올라서면 맞은편으로 꼬깔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13시 05분)

 

                                           붕에터 마을과 재활원

 

                                                옛날 나가지 고개


가파른 비알길을 내려서 한동안 완만한 길을 지나면 무명봉에 이르고 햇볕도 스며들지 못하는 소나무 밀림지대를 지나면 차 소리와 함께 수 십 길 벼랑위로 올라서게 된다. (13시 25분)

 

 

남쪽의 된비알로 내려서면 양지바른 안부에 안동김씨 가족 납골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고향의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는데 먼 웃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조상의 피가 흐르고 있는데 어찌 감회가 남다를 수 있으랴?

 

                                      절개지에서 내려다본 가족묘지


통성명은 할 수 없어도 가벼운 묵념으로 인사를 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면 곧바로 2차선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단장을 한 나가지 고개 마루가 된다.

 

                                          절개지로 오르는 임도


고개 마루를 가로질러 절개지가 끝나는 지점에 서쪽으로 임도길이 열리고 좌측의 사면 길을 치고 오르면 나가지 고개의 수 십 길 절벽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데 남서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남쪽으로 검은동이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산불 무인감시탑이 있는 꼬깔봉이 점점 가까워지며 전위봉으로 향하는 사면 길에는 두릅 밭이 지천으로 깔려있는데 지금이야 앙상한 가지에 가시  투성이 지만 봄이 되면 눈 녹은 양지쪽에 가장 먼저 새순이 돋아나고 봄의 향기 그윽한 그 맛이 봄나물의 으뜸이라 막걸리 잔에 술안주로 별미가 아닌가?

 

                                                두룹나무 군락지


전위봉 오름길이 오늘의 구간 중에 가장 힘든 곳이라고 하는 선답자들의 말이 허명이 아니고 가파른 오르막은 갈짓자로 이어지고 희미하게 남아있던 비알길도 낙엽 속에 사라지고 잡목을 헤치며 정수리에 올라서니 새로 만든 삼각점이 반가이 맞아주고 우측으로 길이 열리는데 반대로 진행하는 종주꾼들은 이곳에서 알바하기 십상이니 주의를 요망한다. (14시 10분)

 

                                                    전위봉 오름길

 

 


안부로 살짝 내려섰다가 올려 채는 오름길은 오늘의 대미를 장식하는 구간으로 10여 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정수리에 올라선다. (14시 20분 - 10분간 휴식)

 

 

 

 

 

 


무인 산불 감시탑이 자리 잡고 있는 지근거리에 검은 오석 가로누이고 선명한 이름석자로 표지석이 자리 잡고 그 옆으로 춘천 322, 2005년 복구된 삼각점이 선명하다.

 

 

 

키 작은 잡목들이 주위를 감싸지만 백리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시원스런 조 망 터.

주위가 야산 지대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이 시야가 트이고 금상첨화로 날씨까지 청명하여 수십km 하늘 금에 800m -1,000m 가 넘는 고봉들이 즐비하니 전망 좋은 조망터로 장관을 이룬다.

 

                검봉과 강촌의 시가지, 등산봉과 삼악산 그너머 화악산과 명지산 ,국망봉까지


사방으로 펼쳐지는 수많은 산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지만 좁은 식견으로 어찌 다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야가 가장 좋은 서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뾰족한 검봉과 봉화산 그 옆으로 등선봉과 삼악산이 시선을 압도하며 그 뒤로 하늘 금에 화악산과 명지산이 의젓한 모습으로 솟아오르고 한북정맥의 정점인 국망봉이 가물거린다.

 

 금병산 너머로 잘록한 안부에는 춘천시가지가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그 너머로 용화산과 오봉산이 자리 잡는다. 산행 내내 모습을 감추었던 대룡산과 연엽산도 미소 지으며 동남방향에 자리잡은 금확산과 팔봉산 좌방산 그 너머로 한강기맥 중심에는 용문산이 손짓한다.


400여 미터 남짓한 정수리에 이만한 조 망 터가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동지섣달 짧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고 세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니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내려오는 사면 길은 급경사로 곤두박질치며 등산화의 앞 꿈치에 엄지발가락이 짓눌리며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절로난다.

 

 

 

 


가까스로 안부에 내려서니 하얀 자태 뽐내는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무명봉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꼬깔봉이 정겹기만 하다.

 

 


오르고 내리고 완만한 하산 길에 피로도 풀리고 잠시 후 수 십 길 벼랑위에서 내려다보는 추곡고개는 2차선으로 포장이 된 강촌과 팔봉산으로 연결되는 지방도로이다.

 

 


남쪽의 사면길을 치고 내려오며 오늘의 산행도 마감을 하게 되는데 눈살 찌푸리는 현장에서 선진국민을 자처하는 우리 이웃들이 양심까지 내 동댕이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려온다. (15시 10분)


                                          봉화산으로 향하는 오름길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정사와 상원사  (0) 2007.06.14
구절산과 연엽산 산행기  (0) 2007.05.26
신년 하례는 민족의 성지 태백산으로  (0) 2006.10.10
야생화가 만발한 오지산행 계방지맥  (0) 2006.09.15
민둥산의 단풍놀이  (0) 200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