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협착증은 요물단지 ?
수술일자 : 2006년 1월 2일 수술시간 1) 준비시간(마취) - 9시에서 10시 30분까지
2) 수술시간 -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 3) 회복시간 - 12시 30분부터 15시까지
수술 병원 : 21세기병원 ( 남부터미널 맞은편)
숨이 막힐 듯 초조한 긴장감속에 분침이 여섯 바퀴를 돌고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 아내는 산고의 고통을 이겨낸 듯 창백한 얼굴에 곤한 잠 속에 빠져있다.
반가움과 안타까움, 불안감으로 왈칵 눈물이 솟구치며 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는 중에 수술이 잘되었다는 담당의사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수 없이 되 뇌 인다.
❝십년만의 외출❞ 이후에도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전전긍긍하면서 뼈 주사를 수차례 더 맞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저마다 큰 소리치는 호언장담에 귀가 솔깃하여 수만 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몸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큰애의 결혼식으로 무리한 탓인지 아침마다 맛 사지로 몸을 풀지 않으면 일어나기가 어렵고 100m 도 못가서 길가에 주저앉기가 일수이니 옆에서 지켜보는 이의 안타까운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가 있단 말인가?
자기공명(M, R, I)으로 찍은 수 십 장의 사진들이 형광불빛에 갖가지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3-4번 요추의 신경을 감싸고 있는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며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루고 있는 모습과 5번 요추에서는 디스크의 연골이 척추관을 밀고 들어와 신경을 압박하고 있어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한계점에 도달하여 최후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우리 몸에 대들보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에 칼을 댄 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지만 현대의학의 발달로 신경을 다치지 않고 레이저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신경외과 최 원장님의 친절한 설명에 용기를 얻어 척추 전문병원으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21세기 병원을 소개 받게 되었다.
2006년 1월 1일
남들은 병술 년의 새로운 희망을 안고 일출을 맞으러 전국의 유명한 관광지로 나서는 인파로 고속도로가 넘쳐 나지만 우리는 착잡한 심정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병원 문을 들어섰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마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 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을 암송하는 서명교회 정 균호 목사님의 기도문은 어둠 속의 빛이 되어 그동안 온갖 고통 속에서 해방이 된다는 행복감으로, 2006년 들어 처음으로 시술을 하게 된다는 행운과 함께 잠시 나마 아내를 수술실로 떠나보내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우리 몸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등뼈(척주)는 33개의 척추체가 쌓여 이루어지는데 24개의 척추 체는 각각 분리되어 있고 5개는 융합되어 천추를 구성하고 나머지 4개는 흔히 꼬리뼈로 불리는 미추를 형성한다.
척추 체는 두개골을 지지하는 특수한 구조로 이루어진 경추 상부의 두 개의 척추체를 제외하고는 퍼즐 조각과 같이 추간반을 사이에 두고 서로 딱 들어맞는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경추부(목)에 7개, 흉추부(가슴)에 12개, 요추부(허리)에 5개의 척추체로 구성된다.
요추부의 추체는 경부나 흉부의 추체보다 상당히 큰데 이것은 다른 부위보다 큰 하중을 받으며 상체의 체중과 운동을 지지하기에 적합한 형태를 띠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추는 전방부와 후방부의 요소들로 구성되며 추체로 구성된 전방부는 체중과 하중을 잘 견뎌내기 위해 표면이 평평한 타원형을 이루고 후방부는 척수를 보호하기 위해 중심에 척수강을 이루는 삼각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척추체는 추체 사이에 존재하는 타원형의 추간반으로 인해 상호 마멸이 일어나는 것을 보호하고 추간반은 하중과 압력을 흡수, 분산하게 되는데, 섬유테라 불리는 겉 구조물은 양파껍질과 같이 겹겹이 안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성 연골조직이고 수핵이라 불리는 안쪽 구조물은 88%가 물로 구성되어 모양 변경이 자유로운 부드러운 젤로 이루어진다.
추간반이 충격과 상부의 체중을 흡수, 분산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부하에 대해 지지를 수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추간반의 수핵에는 모양의 변화가 발생하며 그에 따라 수핵의 액체성분의 일부가 추간반 밖으로 밀려나와 주위 조직에 분산되며 완충작용을 한다.
반복운동과 강도가 심한 외부의 충격, 노화로 기능이 저하되면 추간반이 손상을 받게 되고 주위에 있는 인대나 근육, 관절이 스트레스를 받아 척추 협착증과 디스크가 발생되는 것이다.
절망과 고통의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발돋움 하기위한 1103동 병실은 무통주사의 신통력 때문인지 마취에서 깨어나면 참기 힘든 고통으로 신음소리가 병실을 가득 메울 텐데 쥐 죽은 듯이 조용하기만 하니 환자는 물론이요 보호자에게도 안락한 분위기속에 천국이 따로 없다.
척추 전문병원인 이곳의 100여 병상에는 항시 환자들로 넘쳐나고 수술 후 기본으로 5-6일간 입원을 하게 되지만 증상에 따라 2-3일 만에 퇴원하는 환자들도 있고 보니 이곳이 그렇게도 두려워하는 척추 수술 병원인지 의아심을 갖게 되며 모두가 환 한 미소와 즐거움 속에 병실을 나서는 것을 보면 그동안 왜 그렇게 생고생을 했는지 후회가 앞선다.
6인실의 창가에 자리 잡은 우리는 남부터미널의 환승장을 오가는 수많은 인파들을 바라보며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복대를 찰 때 마다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를 수발하며 딱딱한 보호자의 간이 의자에서 날밤을 새우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생각하면 피곤한줄 모른다.
척추로 고생을 한 경력으로 동병상련의 고통 속에서 해방된 훈장을 허리에 차고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뒤뚱거리는 여장부들을 우리는 실미도의 용사라 부르고 붉은 피가 가득담긴 피 주머니를 세 개씩이나 차고 있는 서산에서 온 최 향월여사가 대장이요 두개를 차고 있는 금촌의 이복순여사가 선임하사 나머지는 한개 씩을 차고 허리를 고정하는 복대와 환자복 유니폼에 수액과 무통주사를 달아맨 창을 곧추 세우고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에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되고 만다.
보호자는 앉아서 먹고 환자들은 보초서는 병정들처럼 서서 먹어야하는 우수꽝 스러운 식사시간도 이곳이 아니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진풍경으로 퇴원 후에 지켜야할 안전수칙을 받는 교육을 끝으로 들어올 때의 두려움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일주일 만에 병원 문을 나서는 우리 앞에는 밝은 태양이 빛나고 있다.
1103호실의 최 향월 여사, 이 복순 여사, 영천에서 올라온 장 복연 할머니, 김 월숙 여사. 수술은 하지 않고 물리치료를 한 황 주연 새댁, 나의 사랑하는 아내 김 선화 모두가 짧은 순간의 만남이지만 긴 고통을 이겨낸 주역들로 새로운 세상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본문에 기록된 의학 전문용어는 성경훈 원장의 저서 ❝아픈 허리 더 이상 병원에 갈 필요없다❞에서 인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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