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두대간

백복령에 만발한 철쭉이 상월산으로

                                                                         소사 휴계소의 정자나무


                                                                  백두대간 상월산(970,3m)

                           산행일시: 2006년 5월 20일 11시 8분 -15시 55분        산행시간 : 4시간 52분  

                                                                       산행거리: 약 13km

                                      소 재 지 : 강원도 동해시, 정선군        날   씨 : 맑음  


산불 강조 기간으로

산 꾼들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던

강원도


울창한 수림속에 인심좋은 강원도

족쇄의 사슬도 풀리고

어느 품에 안겨볼까 행복한 고민 속에

이리저리 눈 여겨 보는데

어서오라 손짓하는 유혹의 손길들


동이트는 중랑천 집을나서며

500산을 넘다보니

입맛대로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지난여름 찜통 속에

대간 길 연결고리 높고 높은 고적대

다음 구간으로

백 복령에서 이 기령까지 눈도장을 찍어놓고


 

안개 짙은 영동고속도로


 

키나바루와 인연이 되어

잊지 않을 만큼 찾아가는 곳

세월 따라 사람들도 바뀌고

낮선 틈바구니에서 이방인이 된 외로움 속에


강물도 말라버린 동해시의 가믐

아카시아 향기 차창으로 스치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안개가

영동 고속도로를 쓸어 덮고

어두운 장막을 드리운다.


고운자태의 연분홍

하지만 무엇이 두려우랴

지엄하신 태양의 장풍 한방이면

봄눈 녹듯 사라질 걸




사월 중순까지도 폭설이 내리던

강원도 땅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대관령 터널을 순식간에 빠져나오면

동해의 푸른 물결 넘실거리고

山川草木 연 록 색으로 눈이 부시다.




정동진 지나 동해시 까지 순례를 하고

42번국도 따라 휘감아 도는

백복령 고갯길(780m)

살점 뜯긴 자병산은 말이 없는데

바람도 숨이 멎은 산마루에는

한낮의 태양이 이글거린다.




서둘러 들어선 잡목 숲에는

바래 봉에도 피지 않던 철쭉꽃이

활짝 웃으며 달려 나와 품에 안기며




봄철 내내 산 꾼들이 그리워 눈물짓다가

서둘러 몸단장을 마치고

이제나 저제나 긴 목을 빼어 물고 기다렸다 나 ?




완만한 주능선에 달려가는 건각들

가쁜 숨 몰아쉬며 뒤따르기 힘겨운데

OK 산행기로 인연을 맺은

계백님을 만날 줄이야


반가운 만남 - 계백님

미리 약속을 하지 않아도

부처님 손바닥이 산인데

어디가면 못 만 나리




헬기장의 삼각점

우연 찬케 만나는 반가움으로

십년지기 부럽지 않은 즐거움 속에

987봉도 거뜬하게 뛰어 넘는다.


다래넝쿨 헤치며


 

다래덩굴 헤치며 올라선 헬기장

구정 467, 2005년 재설된 삼각점을 확인하고

서둘러 내려가는 울창한 숲 속에서

여인네 비명소리 처절한 단 말마

하늘이 열리고 상큼하게 올라앉은 전망바위

일행 중에 한명이 추락했다고

우리 모두 안절부절 제정신이 아니다.


문제의 바위에서 바라본 1,022봉

사고난 바위의 모서리

울창한 잡목 속에 키를 넘는 조릿대

접근하기도 수월치 않아

119에 조난 신고하랴

잡목을 헤치랴 부산스러움 속에

백 복령에서 3.5km 원 방재와 중간거리

 

대퇴부에 골절상으로

소방 구조대가 오기까지 안정이 상책이라

떨어지지 않는 발길로 비알 길을 오른다.


무성한 조릿대

착잡한 마음에 무거운 발길

다듬어진 통나무계단에 장애물 경주

지친 몸 무너지는 다리에 경련이 일고

1,022봉 정수리는 무명봉의 설음 속에

잡목으로 둘러싸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1,022봉 정상에서

지루한 대간 길에 길동무삼아

끌어주고 당겨주는 산 꾼들의 우정 속에

살얼음이 동동 뜨는 막걸리는

두 례 새참의 감칠맛도

여기에 비할 손가!!


잘 생긴 소나무 군락

우리네 인생살이 굽이굽이 돌아가듯

오름길의 고통은 내림 길의 편안함으로

경쾌한 발걸음에 웃음꽃이 만발하고

난초지초 흐드러진 화원에서

신선놀음 따로 없다. 


분재같은 소나무

분재 같은 소나무 바위틈에 뿌리박고

전망바위 올라서면 건너편의 상 월봉

수직절벽 단애 속에 깊고 깊은 원 방재가

계곡으로 숨어든다.


상월봉의 기암절벽

분수령 경계삼아 대간 길을 달려 갈 제

수 십 척 미인송이 하늘을 뒤덮고

수 백 년의 연륜 속에

대추 빛 붉은 얼굴 관운장의 풍모에다

역발산의 기세보다 뛰어난 기상으로

수많은 전란 속에 푸 르 름을 더하며

구중궁궐 들보 감으로 더할 장사 어디 있나.




품에 안은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연분홍의 색조에다

은은한 향기로 유혹하는 그 손길을

매정하게 뿌리 칠 때

뚝뚝 떨어지는 꽃잎 속에

아라리의 애절한 사연이 묻어 나오고




곤두박질치던 원 방재(730m)

나는 새도 넘지 못할 천연요새로

백 복령 고갯길 열리기 전에

동해에서 정선으로 넘나드는 길목으로

부수베리 에서 올라오는 임도길이 이 기령 까지

엷은 미소로 추파를 던지지만

산 꾼들의 가는 길은 가파른 벼랑길

구슬땀 흘리며 가쁜 숨 몰아쉰다.


정상을 향하는 통나무계단

한치 앞을 모르는 인간이기에

머리위에 봉우리가 정상이려니

환상의 미소 속에 올라서 보면

더 높은 봉우리 앞길을 막고

정상은 저만치 도망을 간다.



목책으로 둘러친 벼랑 끝의 전망대

벤치까지 갖추어진 고사목위에 이곳이

진짜 정상이라는 부산 낙동 산악회의 비닐 코팅 막

확신에 찬 주장 (980m) 으로

풍운아의 정상 표시도 함께 매달고

건너편의 또 다른 상월봉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널찍한 공터에 헬기장이 자리 잡고

임계 423  2005년 재설된 삼각점과

백복령 9.1km  이기령 1km의 이정표로

정상이라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하고






한 달음에 내려선 이기령 고개

원 방재에서 만났던 임도와 다시 만나고

이 기동 마을길은 좌측으로 열린다.




무박으로 넘는

댓 재에서 백 복령까지 도상거리 28km에

준족들의 걸음으로도 13시간이 족히 걸리니

자신만만한 산 꾼들도 오금이 저려 기피하던 구간으로

 

세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우리같이 어설픈 산 꾼들도

수월하게 넘을 수 있으니

이 아니 좋을 손가?

 

하늘아래 첫 동네 관기마을

집 뒤란에 매실나무 무성하게 열매 맺고

앞마당에 호두나무 시원한 그늘 속에

등이 굽은 노부부 아직도 정정하시니

마을의 평화는 계속되리라



님들레 홀씨

탐스럽게 열린 매실열매


수 백년된 소나무도 담쟁이 넝쿨에 포로가 되고


황토 맨션 앞마당에 제 시간에 도착하여

사고 소식 들어보니

 

헬기로 수송하여 응급차로 서울까지 이송중이라니

불행 중 다행으로 신속하게 대처하는

119봉사 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계곡의 아름다움도  가믐으로

내 한 몸 무사함은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잠시잠간 방심으로 대형사고 유발하니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만용과 객기를 부리지 말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즐기는 산행을 바라며

뒷수습을 하고 돌아오는

대장들이 도착하는 2시간동안

모두들 숙연한 마음으로 쾌유를 빌며

차분하게 기다리니

이것이 산 꾼들이 지닌 참모습으로

우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