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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봉화산과 월경산을 넘어

 

백두대간(복성이재 - 중재)  봉화산(919.8m),  월경산(980.4m)


산행일시: 2005년 2월 5일 10시 50분 -15시 15분      산행시간 4시간 25분    산정산악회  

소 재 지 : 경남 함양군   전북 남원시 ,장수군   산행거리 약 13km    날   시 : 쾌청   인   원 :34명


小, 大寒 다 지나고 개울가에 버들가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계곡의 물소리도 얼음장을 녹이더니 장독이 얼어터진다는 매서운 입춘추위가 영하십도로 곤두박질치는 嚴冬雪寒(엄동설한) 맹추위에 움 추러든 몸을 추 수리며 남녁 땅의 대간길을 찾아 발걸음을 내 딛는다.


전라도라 남원 땅에 춘향고을 버금가는 흥부마을 있다 길래 아영면 성리를 찾아가는 길에 남의 속도 모르는 버스는 장수 나들목을 빠져나와 분수령을 넘어 복성이 마을로 진입하니 춘 보 설화로 유명한 흥부마을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쓸어내린다.


권포리에서 사치재(88 고속도로)를 넘어 복성이 재에 당도한 것이 14개월 전,

대간 팀과 한번 헤어지면 다시 잇기 어려우니 무심한 발걸음에 찬바람이 몰아쳐도 수많은 리본 속에 나의 분신(五百山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여전히 주인을 반기고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10시 50분)


울창한 소나무 숲 속으로 대간길이 열리고 가파른 비알 길을 단숨에 뛰어넘는 선두그룹을 따라잡기 힘겨운데, 기승을 부리던 맹추위도 한풀 꺽 인 듯 바람도 잔잔한 고개 마루에는 철쭉나무와 산딸기나무가 앞을 가리며 옷깃을 잡고 늘어진다.


20분 만에 치재에 도착하니 움푹 패 인 네거리 갈림길은 철쭉나무로 터널을 이루고 우측으로는 치재마을과 임도가 고개 아래까지 연결이 되고 좌측으로 펼쳐지는 목장과 건너편의 산마루에 하얀 색 돔의 천문대가 동화의 나라에온 듯 신비감을 안겨준다. (11시 10분)


치재에서 꼬부랑재 까지는 봉화산이 자랑하는 철쭉단지로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5월이되면 넓고 넓은 봉화산 자락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상춘객을 불러 모으는 곳으로 바래봉의 철쭉제와 함께 우리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입춘추위 속에서도 꽃망울이 탱탱하게 여물고 있다.


고도차가 별로 없는 구릉지대라 자연히 속도가 빨라지고 키를 넘는 철쭉나무의 앙살 맞은 가지를 피해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속도를 내다보니 어느 결에 꼬부랑 재를 지나왔는지 철쭉나무도 자취를 감추고 억새밭이 펼쳐지는 다리재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고도가 높아지며 주위의 아름다운 경관들이 펼쳐지고 저 멀리 봉화산 정수리까지 수백만평의 억새밭이 황금물결을 이루며 구름한점 없이 쾌청한 날씨는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도 양지바른 오름길에 눈을 녹이고 질퍽거리는 진흙탕 길에 돌계단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평소에는 짜증나는 돌계단이지만 진흙탕이 된 비알 길에서 엉덩방아라도 찧는 날에는...

상상만 해도 난감한 일이 아닌가?


수백수천개의 돌계단이 다리재까지 정성들여 놓여있으니 타박타박 걷는 발걸음에 가쁜 숨 몰아쉬며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대간 길을 열어가는 산 꾼들에게 훌륭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11시 55분)


빤히 바라보이는 봉화산 정상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겨울,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마을이 고립되어 가축이 몰살당하는 적설량 2m의 폭설 속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며 용케 살아남아 바람결에 나부끼는 억새밭의 대평원.

봉화산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명물로 영남 알프스와 강원도 민둥산의 억새와 견줄만한 장관이 아닌가?


덩치 큰 정 상석, 

그 뒷면에는 한반도의 지도와 백두대간이 한반도의 등줄기를 따라 백두산까지 뻗어있으니 우리의 힘찬 기상과 불굴의 정신으로 백두의 천지까지 걸어보는 것이 소원이련만 언제나 그날이 오려는지? (12시6분  5분간 휴식)


웅장한 지리의 영봉들을 대간길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봉화산은 북으로 백운산과 장안산을 넘어 덕유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명당자리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드시 지리적인 요충지로 남에서 올라오는 봉화를 한양으로 전달하는 길목으로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1km지점에 봉화터가 있다고 한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억새밭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걸어가노라면 우리네 고단한 인생살이 훌훌 털어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유를 부리는데 주능선 좌우로는 스키장의 완만한 슬로프처럼 힌 눈에 덮힌 임도가 동행을 하며 임도 갈림길을 가로질러 진행을 하면 870봉에 이른다. (12시 25분)


870봉은 아무런 표시가 없는 무명봉 이지만 이곳부터 경남의 함양과 전북의 장수군이 경계를 이루며 북으로 내달리는데 산불이 난 지역이라 더욱 싱싱한 억새의 군락으로 장관을 이루지만 주목으로 조림을 하였으니 머지않아 억새밭의 아름다운 모습도 푸른 숲에 밀려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이곳부터 900m를 넘나드는 주능선에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잡목도 별로 없이 주위의 조망이 너무 좋아 지루함을 덜어주는데 무명봉 정상에는 천하제일 명당자리에 모신 무덤이 후손들의 보살핌 속에 백운산을 주산으로 지리의 영봉들을 바라보며 함양과 남원 장수의 산과 계곡을 품에 안고 긴긴 세월 복록을 누리고 있으니 부러움 속에 세월 따라 명당자리도 변하고 말았으니 지금은 자가용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로 옆이 명당자리라고 말하지 않던가?


예상 보다 빠르게 진행하는데 안도하며 또 다른 무명봉에 올라서니 선두그룹이 944봉의 양지바른 암반위에 자리를 잡고 식사중이라 반가운 마음에 그들과 합류하여 장거리 대간 길에 스스로 개발한 행동식(보온밥통에 김치 국 말아먹는) 으로 3분만에 해결을 하고 반주까지 한잔 곁들이니 이 세상 무엇이 부러울까? (12시 40분  10분간식사)


이야기꽃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들을 뒤로하고 휘적휘적 걷는 발길에 거 칠 것이 없고 40여 분간 여유를 부리며 빙판길 암릉을 넘나들며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서니 지나온 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건너편의 월경산이 손에 잡힐 듯 지척으로 그 너머 백운산과 장안산이 하늘 금을 이루고 있다


광대치로 내려가는 쇠 음달 북사면에는 곤두박질치는 벼랑길이 유리알같이 빙판을 이루고 나무등걸 부여안고 안간힘을 쓰는데 오른쪽으로 대상동 마을에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가 산 허리를 파고들며 터널공사가 한창인지 광대치 밑에서 자취를 감추고 억새가 무성한 광대치에는 오가는 대간꾼들의 리본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13시 40분)


오늘의 산행 중에 가장 힘이 든다는 월경산 오름길

20여분 간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선 주능선에는 육중한 철조망이 앞을 가로막고(특수작물 재배지역으로 추측)왼쪽으로 철조망을 따라 진행을 하다 무명봉을 넘어서면 잠시 후에 월경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14시 6분)


산에 미친 대간 꾼의 8-90%가 10여분 거리에 있는 월경산을 외면하고 그대로 지나침은 여인들의 달거리와 인연이 있다하여 부정 탈까 두려움 때문인지 지친 몸 고단하여 못 본 척 지나침인지 잠시잠간 달려가면 정수리에 오를 것을 어찌 그냥 스칠 수가 있단 말인가?


잔설 속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헤치며 오르는 길에는 인근 주민들이 사냥하면서 설치한 옥무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가파른 비알길을 더듬어 올라선 월경산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이 찬 바람만이 옷깃을 파고든다. (14시 17분)


오늘의 대간 중에 가장 높은 988m의 정수리에 조망 또한 봉화산에 못지않지만 이렇게 홀대를 받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내 발자취 묻어있는 장안산과 백운산, 월경산과 봉화산을 품에안고 서둘러 갈림길로 되내려오니 일행들도 월경산을 갈까 말까 망설이는 눈치들이다. (14시 22분)


월경산까지 답사를 하고도 예상시간 보다 빠른 진행으로 줄거움속에 충만되는 행복감으로 내딛는 하산로는 마지막 장애물로 7-80도의 급경사 빙판길에 발붙일 자리도 없이 잠시라도 한눈을 팔다가는 미끄럼타기 안성맞춤이라 나무등걸 부여잡고 씨름을 하다보니 오금이 저려오고 완만한 주능선을 몇 개 넘어 산사태지역을 빠져나오니 중재에는 먼저 도착한 김 종완 선두대장이 반갑게 맞으며 수고 했다는 한마디에 모든 피로가 풀린다. (13시)


2004년 12월 18일 중재에서 육십령까지 대간 길에 올랐으니 15개월 만에 만나는 대간의 연결고리가 덕유산을 지나 대덕산까지 잇게 되고 중간 중간 땜 방을 하다보면 완주의 길도 멀지

않겠지.


중재에서도 마을까지는 1km남짓한 거리로 우측의 임도따라 내려오는 길은 13km의 대간길을 걸어오며 지친 몸을 어루만지며 산악회에서 준비한 따끈한 김치국에 소주한잔은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감로주로 훈훈한 인정 속에 언 몸을 녹여준다.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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