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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만복대는 정령치로

 

백두대간 지리 만복대에 오르다

고리봉(1.248m), 만복대(1.433m), 큰 고리봉(1.304)


산행일시: 2005년 7월 13일 11시 45분 - 15시 35분      산행시간 : 3시간 50분

소 재 지 : 전북 남원시 주천면 산내면,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행거리 약 13km

가고파 산우회   참여인원 :44명     회  비; 25,000원   날  씨: 안개뒤 갬


유순하게 지나가는 장마 덕분에 금년에는 큰 비 맞지 않고 산행을 계속 할 수 있는 행운과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으로 물러가서 당분간은 비 소식이 없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백두대간의 성삼재에서 가재마을 까지 종주길에 서둘러 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동대문 6시 15분 도착)


동대문역 9번 출구 우리은행 앞에 도착하니 초면이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논현역 ,강남역 ,양재역을 지나 모란역까지 순례를 하며 만원을 이루니 그동안 장마로 움 추렸던 몸들을 풀기위해 한자리에 모여 활기가 넘쳐흐른다.


원활한 소통으로 시원하게 달려가는 고속도로 지리산의 성삼재까지 멀고도 먼길을 죽전 휴계소와 함양 휴게소를 둘러 예정대로 11시 30분에 도착을 하여 순조로운 산행길이 진행된다.


성삼재 주차장에는 장마철의 비수기인 탓에 그 너른 광장이 텅텅 비어 을씨년스럽고 서둘러 북쪽능선의 만복대를 향한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처음부터 후미로 처지게된다. (11시 45분 출발)


출발지인 성삼재가 해발 1,000m가 넘는 곳이다 보니 고리봉을 향하는 주능선이 야산을 거니는  완만한 능선 길로 속도감 있게 달려가는 선두그룹을 따라잡기에 힘이 부치고 무성한 조릿대와 철쭉나무가 앞길을 가로막고 빗물을 흠뻑 머금은 풀잎에 바짓가랑이가 휘감긴다.


고리봉 정상을 지척에 남겨두고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으로는 정상을 비껴가는 우회로이고 직진을 하면 정상으로 맑은 날이면 사방팔방 막힘이 없는 전망 좋은 쉼터라지만 짙은 운무로 건너편의 반야봉도 심원마을도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고 앙증맞은 정 상석을 쓸어안으며 사진 한 장으로 기념을 하고 서둘러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간다. (12시 15분)


조릿대와 철쭉나무의 날카로운 가지들이 반팔차림의 팔다리를 휘감는 고통속에 지난밤에 내린 빗물로 늪지대로 돌변한 등산로에 안개속을 더듬는 답답함이 이어진다.


잠시후 너른 분지가 나타나고 무성한 갈대와 싸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묘봉치에 도착하지만 짙은 운무는 우리의 주위에서 물러 설줄 모르고 심원마을에서 위안리로 넘어가는 오솔길은 휴식년제로 출입금지 경고판이 앞길을 가로막아 그나마 형체도 없어진지 오래 이고 헬기장의 너른 공터에서 숨을 고르고 서둘러 산길을 재촉한다. (12시 40분)


만복대를 향하는 오름길은 가을이 제격으로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아래 힌 머리 풀어헤친 억새꽃들이 저녁노을에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상상의 나래를 펴보지만 음습한 운무에 포로가 되어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꿈속을 헤치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1,130m의 묘봉치에서 시작되는 오름길은 차차 고도를 높힐수록 경사도 심해지고 덩치 큰 철쭉나무와 잡목들이 자취를 감추는 속에 무성한 억새밭 사이로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벌 나비들이 희롱하는 천상의 화원에서 햇볕에 밀려나는 운해들이 계곡 저편으로 사라지고 만복대의 정수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야생화의 향기에 취해 내 딛는 발걸음은 거칠것이 없고 전라 남북도를 가르는 정상은 다름 재에서 반야봉으로 대간의 종주길 따라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서부능선 제일의 정수리인데 그 흔한

돌비석 하나 없이 푸대접을 받고 있으니 오가는 산 꾼들의 정성으로 쌓아올린 돌탑을 위안 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변화무쌍하게 나타났다 숨어버리는 반야봉의 신기루에 매료되어 배낭 풀어 점심식사를 하고 정령치를 향해 발길을 돌린다. (13시 30분  식사시간 15분)


만복대에서 300m를 진행하면 주의를 요하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직진을 하면 다름재를 거쳐 숙성치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선회하여 급경사를 내려서면 정령치로 향하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스를 이탈하여 고초를 겪는 곳이다.


정상적인 코스를 따라 진행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발걸음도 가볍고 구름 걷힌 심메마니 능선위로 반야봉이 우뚝 솟아 첨봉을 이루고 노고단으로 종석대로 서부능선 줄기 따라 하늘 금을 이루는데 가파른 나무계단을 지나 산불감시초소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돌아서면 그림 같은 정령치가 모습을 드러낸다.(14시 20분)


남원읍에서 주천면을 거쳐 성삼재로 이어지는 730번 지방도로의 분기점인 정령치는 해발 1, 172m로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기원전 84년에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위해 정씨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게 하였다는 전설과 신라때는 화랑들이 무술을 연마했다는 유래가 있는 곳으로 지금이야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 교통량도 많은 번화한 곳이지만 2-3십년전만해도 첩첩산중으로 심원마을의 주민들이 남원장을 다녀 올려면 얼마나 고생들을 했을지 미루어 짐작할수 있겠다.


정령치 주차장에서 좌측으로 계단을 올라 전망대 광장을 지나 이어지는 큰 고리봉 오르는 길은 수해로 패여나간 등산로에 임시로 계단을 만들고 토사의 유실을 막기 위해 마대로 쌓아올린 가파른길이 이어지는데 짙은 안개 거치고 나면 소머리가 까진다는 말처럼 내려 쪼이는 때약볕 아래 내딛는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너져 내리고 가쁜 숨 몰아쉬며 올라선 전망대바위 가히 절경이라


푸른 숲 사이로 아흔아홉 구비 길을 기어오르는 차량도 숨이 차고 만복대의 줄기 따라 발걸음이 머문 자리 그림 같은 정령치, 반야봉의 정상은 하늘로 치솟고 타박타박 걸어온 그 길이 대견스러워 가슴을 활짝 열고 피와 땀을 보상받는 행복이어라.


잠시 후 큰 고리봉의 정상에 올라서며 어려운 코스를 지나 왔다는 안도감에 두 다리도 힘이 풀리고 북녘으로 이어지는 태극능선의 끝자락에 우뚝 솟은 바래봉의 유혹을 외면함은 대간 길 가는 길이 서쪽으로 내달리니, 이정표 부여안고 사진 한 장 찍으며 고리봉의 세글자로 정상을 확인을 할때 1991년 재설된 운봉 25번의 삼각점이 외로움에 지친 산 꾼들을 반겨준다. (14시 20분)


힘들여 걸머지고 10여km를 걸어온 배낭 속엔 지난밤에 얼려온 막걸리의 냉기가 허기진 산 꾼들에게 감로주가 되어 조롱박에 따르는 그 맛을 어디에 비하랴?


곤두박질치며 내딛는 벼랑길에 오금이 저리고 급경사 내리막길도 주천리 1.5km의 이정표를 지나며 노송이 군락을 이루는 숲길을 만나 완만한 오솔길에 포근한 융단 길은 대간 길에 지친 두 다리를 어루만지며 우측으로 목장 길 철조망을 끼고 내려오면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이끌려 발길을 재촉한다.( 15시 20분)


고진감래라

완만한 코스지만 대간길이 어느 하나 수월한곳이 없드시 힘들게 걸어온 이 길도 고기리앞 다리에 도착하며 완주를 하게 되는데 정자나무 가지에 매달린 리본들의 행렬이 장도를 축원하지만  대간 길에 그렇게도 많은 리본들이 성삼재에서 큰 고리봉까지 전혀 볼 수 없었으니 그 연유는 모르겠으나 리본 다는 손길이 조심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에 손길을 거두고 말았다.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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