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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겨운산행 향적봉에서 빼재까지

 

백두대간  빼재에서 향적봉까지

백암봉(1,503m). 귀봉(1,400m), 못봉(1,342m), 대봉(1,263m),

갈미봉(1,210m)


산행일시: 2005년 2월 5일    11시 30분 - 16시 38분      산행시간 : 5시간 8분

소 재 지 : 경남 거창군 - 북상면 , 고재면     전북 무주군 - 설천면 , 무풍면 접경

송암산악회    날 씨 : 쾌 청    회  비: 27,000원 (곤도라비 4,000원 포함)    동행 : 52명


매서운 입춘추위도 봄을 알리는 신호음으로 산 꾼들의 전의를 북 돋우며 새벽바람 맞으며 고속도로위를 신나게 달려가는데 우리 산 꾼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대진고속도로 남녁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지리산 ,덕유산, 대간의 마루금도 이 길이 아니면 당일산행으로 언감생심 꿈이나 꿀 수 있으랴.


차안에서 나누어준 개념도를 살펴보니 무박으로 해야 할 대간 길을 당일산행으로 20km가 넘는 종주 길에 칼바람을 안고 가며 신풍령에서 백암봉까지 계속 고도를 높이는 눈길은 향적봉을 거쳐 백련사로 구천동 계곡으로 삼공리까지 쇠 음달 빙판길을 이어가야하니 미리부터 주늑이 들고 자신이 없는데 사려 깊은 김 대장이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무리한 코스를 선택했는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죽암 휴게소를 지나 멘트를 시작한 김대장의 목소리는 착 가라안고 차안의 분위기를 살피며 겨울산행의 어려움을 실토하며 회원들의 안전산행을 위해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로 설천봉에 올라 향적봉, 백암봉, 신풍령으로 하는 역 코스를 제안하며 회원들의 이해를 구한다.


不 敢請 固所願이라 마음속으로 김대장의 솔직한 謝過에 雙手를 들어 환영하며 주위를 살펴보니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박수로 화답을 하며 코스를 변경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14km가 넘는 대간 길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될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구정(9일)을 앞둔 탓인지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장이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하여 수월하게 곤도라로 설천봉에 오르게 되는데 1,520m의 정상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고 철쭉나무와 주목에는 화려한 설화가 만발하고 젊음을 발산하는 스키 메니아들의 거침없는 몸동작에 생동감이 넘처 흐른다 (11시 30분)


털벙거지로 중무장을 하고 지근거리에 있는 향적봉에 올라서니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아래  덕유 평전의 마루금이 남쪽으로 내달리고 천리만리 사방천지 거 칠 것이 없는데 무룡산 너머로 남덕유와 서봉이 쌍봉을 이루며 첩첩이 포개진 마루금위로 지리의 천왕봉이 뚜렷한데 흰 고깔 머리에 눌러쓴 중봉의 유혹에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11시 45분)


완만한 덕유평전 탄탄대로 열린 눈길 산보하듯 걸어 갈 제, 상고대의 환상 속에 중봉을 꿈결에 스치고 대간의 분기점인 백암봉(송계삼거리)에 올라서니 자그마한 표지석 눈 속 에서 빼 꼼이 고개 내밀고 본격적인 대간길이 시작되는데 눈길이 열린 곳은 동업령 쪽이고 동쪽으로 향하는 대간 꾼의 전용통로인 마루금은 겨우내 내린 눈 위로 몇 사람의 발자국만이 외롭게 이어지고 있다. (12시 20분)


크나 큰 사명감으로 사진 찍고 리본 달고 메모하고 분주한 손놀림이지만 어느덧 50여명이나 되는  대열의 맨 후미로 처진 발길, 서둘러 달려가니 앞서간 사람들의 러셀덕분에 수월하게 따라잡을 수가 있고 1,503m의 백암봉에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바람을 등지고 걷는 대간 길은 여유로운 길이지만 20여분 만에 귀 봉을 지나며 날 등에는 겨우내 내린 눈이 앞길을 가로막고 진달래 만발하는 춘삼월이면 까치발로도 닿지 않던 나뭇가지, 엉거주춤 걷는 발길에 몽둥이찜질 날벼락에 정신이 몽롱하고 이마에 불거진 혹을 어루만지며 몽둥이찜질 피하려다 눈 속으로 나딩구니 이래저래 겨울산행은 불청객의 수난인가?


백암봉을 지나 한시간만에 도착한 횡경재(표고 1,350m)는 백련사와 송계사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송계삼거리 3.2km 빼재 7.8km의 이정표와 안내판이 서있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아늑한 분지에는 한여름 더위를 피 할 수 있는 그늘이 있어 대간꾼들의 지친 몸을 어루만져주는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라 식사하는 일행들을 앞질러 선두로 길을 나선다.


완만한 능선길이지만 눈 속을 헤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데 매서운 설한풍에 무성하던 잎 다 떨 구고 앙상한 가지 하늘 향해 대거리하며 몸부림치는 철쭉나무 사이로 고개 내민 산죽의 푸르름이 곧은 절개와 지조를 지키는 청상과수의 고고한 자태로 싱그러움을 더하고 경관 좋은 헬기장에 올라서니 향적봉에서 흘러내린 마루 금이 중봉으로 백암봉으로 지나온 발길 따라 이어지는 파노라마 막힘없이 시원하다.(14시)


지척에 있는 지 봉은 우리말로 못 봉인데 옛날에 이 근처에 큰 연못이 있었다는 유래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거창군에서 세운 앙증맞은 돌비석이 눈길을 끌고 이정표에는 송계삼거리 4,9km 신풍령 6,1km가 가리키듯 갈 길이 먼데 급경사 내리막길에는 겨우내 쌓인 눈이 앞길을 가로막고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 따라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 봅스레이 경주로 스릴을 만끽하며 사면 길을 내려오다 양지바른 언덕아래 바람을 피해, 눈구덩이 속에 앉을 자리도 없고 나무둥치에 기대서서 김치국에 밥 말아먹는 식사시간이 줄거운 것은 반주로 곁들이는 소주의 짜릿한 감칠맛으로 시장이 반찬이라 3분식사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고난의 길을 헤쳐 나아간다. (14시 20분)


표고 1,100m의 달음재에 도착하니 아늑한 분지위에 겨울바람도 잠을 자고 나른한 식곤증으로 조름이 몰려오는데 수령은 모르지만 팔뚝만한 싸리나무가 억새와 어우러져 군락을 이루는 가파른 오름길에는 눈 속 에서도 꽃이 핀다는 설중매를 연상하듯 따사로운 햇볕에 눈 녹은 물이 대 간길 발자국 따라 도랑물을 이루니 자연의 신비로움이 경이롭기만 하다, (14시 32분)


급경사 오르막에 눈 속을 헤치며 오늘의 산행 길에 가장 힘이든 1,263m의 대봉에 올라서니 사방팔방 막힘없이 가슴이 후련하고 건너다보이는 향적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데 3시간이 넘도록 둥근 원을 그리며 돌아왔으니 대 간 길의 진수를 만끽하게 되고 이제 이곳에서 향적봉과도 작별을 하게 되는데 대봉에서 북쪽으로 투구봉(1,274m)을 향하는 능선 따라 무주군의 설천면과 무풍면이 경계를 이루며 대간 길은 동남쪽으로 완만한 능 선길 따라 갈미봉으로 향하게 된다.( 15시 07분)


오르락내리락 갈미봉에 올라서니 손바닥만한 표지석 이 정겨운데 그 옆 나뭇가지에 리본을 달고 건너편으로 삼봉산을 바라보며 오늘도 무사히 대 간 길을 마무리하게 되었다는 안도감에 심호흡을 하며 북쪽을 향해 급경사 길을  내려딛게 되는데 남쪽으로 호음산(929,8m)으로 뻗어나간 지능선이 거창군 북상면과 고재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15시 35분)


축배의 잔을 너무 일찍 마신 탓인가?

빤히 내려다보이는 신풍령 고개 마루의 경적 음을 들으며 목적지에 다 왔다는 자만심으로 널널하게 휘파람불며 급사면으로 들어서니 급경사 벼랑길에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속을 헤치며 선두의 발자국 따라 고꾸라지고 자빠지며 애꿎은 나무둥치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면서 뒤돌아보는 갈미봉이 높아만 가는데 빼꼼이 터진 눈길을 걷는 발길 천근만근의 무게로 내려누르고 1,035봉의 빼봉에 올라서니 기진맥진 쨉 한방이면 KO 당할 탈진상태가 되고 만다.(16시 20분)


뒤돌아보는 눈길 따라 하늘높이 치솟은 갈미봉이 철옹성이 되어 코스를 변경하길 천만번 잘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신풍령 고개 마루에 도착하니 산뜻하게 단장을 한 팔각정 정자가 우리를 반기고 수 십 길 단애를 이루며 동강난 대간 길은 37번국도가 경남 거창군에서 전북 무주군을 이어주는 통로를 이루는데 수령(秀嶺)의 표지석이 거창하게 세워져있어 우리말로 빼재가 되는 것은 알겠지만 신풍령과 삼오정고개로 불리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누구는 이름표 하나 없이 홀대를 받고 있는데 930m의 고개 마루에 여러 개의 이름표가 부여된 것은 오랜 세월동안 전라도와 경상도를 넘나드는 관문으로 애환을 간직하고 있는 흔적이 아닐까 ? (16시 38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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