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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오지산행- 빗나간 대학산

 

 

 

대학산(876m), 발교산(998,4m), 병무산(920m)을 오르지 못한 황당한 오지산행 수리봉(959,6m)

 

 

산행일시: 2005년 5월 25일 09시 25분 - 14시 20분    산행시간: 4시간 55분

소 재 지 : 강원도 홍천군 동면 서석면   횡성군 갑천면    날  씨: 맑음  산행거리: 약 12km

뫼솔 산악회    인원  34명   회  비; 25,000원

 

 


직원들의 야유회로 가게도 휴무(일년에 두 차례씩)를 하게 되어 모처럼 목요일의 산행일정을 확인하던 중 이어가던 한강기맥이 중단된 대학산 줄기,

 

 


정식 루트는 아니지만 대학산을 경유하여 발교산과 병무산을 아우르며 하산지점에 있는 강원 민속촌도 둘러볼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뫼솔 산악회에 예약을 한다.

 

 

 


싱그러운 바람결에 쏟아지는 초여름의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34명의 건각들은 진입로인 물골 마을을 휘돌아 무성한 낙엽송 숲길로 들어선다. (9시 25분)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계곡 길을 거슬러 오르니 산중허리를 감아 도는 임도를 만나고 일부는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고 10여명은 임도를 가로질러 희미한 산길을 따라 계곡을 오른다.

 

 


인적 없는 계곡에는 산새들의 노래 소리 울려 퍼지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는데 40여분 만에 안부에 올라서니 둥굴레 꽃이 군락을 이루고 산행개념도 에 따라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대학산이 나오기를 고대하며 급경사 비알 길을 기어오른다.

 

 


잠시 후 사면 길을 돌아 완만한 능선에 즐비한 두릅 밭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웃자란 순 따기에 여념이 없고 또 한번 된 비알을 치고 올라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100여 미터를 진행하면 무성한 숲의 공터에 청일 413번 2005년에 복구된 삼각점을 확인하며 대학산에 올랐다는  확신으로 코팅 표지판까지 달아 매고 의기양양하여 지천으로 깔려있는 취나물을 뜯어가며 철쭉나무가 무성한 주능선을 따라가다 5분 후 우측으로 급경사 비알 길로 내려선다.

 

 

 

                                                     수리봉 정상


개념도에 의하면 기맥길을 30여분 동행하면 사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되어 한 무더기를 이룬 선두의 9명은 옷깃을 스친 인연이니 헤어지지 말자고 굳은 다짐을 하며 기맥 길의 종주 팀들이 남겨놓은 리본을 살펴가며 주능선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미로 같은 숲의 터널 속에서 높고 높은 전위 봉을 수 없이 오르내린다.

 

                                    계곡 건너에 마루금에는 병무산이


정수리만 올라서면 십자로 안부가 나오려니 짐작을 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선 정수리, 청일 305번 2005년 재설된 삼각점을 보는 순간 이상하다는 예감으로 주위를 살피니 아니나 다를까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널빤지에 희미한 글자로 수리봉 이라 쓰여 있지 않은가? (12시 30분)

 

 

 


아니!!!!

이럴 수가

모두들 자신에 넘친 활기찬 모습들이 오물을 한 바가지씩 뒤집어쓴  참담한 모습으로 변하고 모두의 시선들이 나에게로 집중이 된다.

 

 

                                타조의 먹이감으로는 호밀대가 최고?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황당함 속에서도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면서도 모두들 냉정을 되찾고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묘안들이 백출 된다.

 

 


무성한 소나무 숲 속의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서니 서남쪽으로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발교산이 우뚝 솟아오르고 이어지는 능선의 끝자락에는 병무산의 정수리가 우리를 비웃으며 손짓을 한다.

 

 

 


발교산과 병무산이 아쉬운 편에서는 되돌아가자는 주장들이 우세하지만 너무도 멀리 지나오기도 하였지만 알바 한 지점을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한 행동을 삼가고 진로가 확실한 기맥길로 진행을 하다가 여무 재에서 절 골로 하산을 하자는데 결론을 내리고 막걸리로 갈증을 풀며 간식을 들고 착잡한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너스레를 떤다.(식사시간 30분)

 

 


다행인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들이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누구 하나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침착하게 난관을 극복하기위한 진지한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받으며 발교산과 병무산은 일반 산행으로 다시 한번 찾아볼 것을 다짐하며 이번기회에 기맥 길의 미답코스를 종주하게 됨을 불행 중 다행으로 여기며 대학산과 수리봉에 올랐으니 크게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가파른 벼랑길을 기어 내린다.

 

 


겨우내 쌓인 낙엽이 인적 없는 등산로를 쓸어 덮고 가파른 벼랑길에서 오금이 저려오는데 간간이 나타나는 암 능 길을 돌아 30여분 만에 여무재에 도착하여 앞에 보이는 무명봉을 바라보며 저 산만 넘으면 몬드리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직진을 하려고 하지만 모두들 기맥 길에는 흥미가 없는지 하산하자는 의견에 순순히 따를 수밖에............ (13시 30분)

 


예상외로 잘 다듬어진 하 산로

평상심으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수리봉 에서의 황당함도 잊은 듯 줄거움 속에 구접리로 내려와 버스가 기다리는 사실향 까지는 4km나 된다는 주민들의 말씀에 지나가는 덤프차에 신세를 지며 봉명리 입구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빠른 도착에 놀라는 기사의 표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쓴웃음을 짓는다. (14시 20분)

 

 

 


결론 : 1시간 뒤에 도착한 박대장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우리의 알바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복기를 하는 중에 이런 황당한 일이.........

 

 

 

 

 

 

 

대장의 설명에 의하면 산행 들머리부터 잘못되어

진입로를 몰라 몰골에서 상류로 1km를 거슬러 오른 지점에서 시작을 하다보니 개념도를 믿고산행을 한 우리들은 안부에서 이미 대학산과 사거리 갈림길 중간으로 올라선 상황이라 대학산을 가려면 우측으로 30분을 갔다가 되돌아 와야 하고 두룹 밭의 무명봉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틀어야 발교산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니 대학산 이라고 굳게 믿었던 곳은 오늘의 산행길에서 이탈한 지도에도 없는 무명봉 이라고 하는 사실에 분통이 터지고 만다.

 

 

 

 

오지산행에서 사전답사 한번 없이 무모하게 사지로 내 몰아도 되는 건지 무책임한 그의 행동에

서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후회 또 후회를 하게 된다.

 

 

                                                     금 낭 화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도 모두

우리의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을

참아라 겸손해라 서둘지 마라 산은 항상 제 자리에 있으니................

 

 

                                   이 그림으로 모든 시름 털어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