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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도보여행

쌍계재 아홉 구비길

일  시: 2016년 10월 29일

장  소: 변산반도 마살길. 솔섬 - 모항 - 갯벌체험장 - 아홉구비길 - 마동 -작당 - 왕포  - 관선마을 (22km)

 

 

                                                            쌍계재 아홉구비길

고운모래톱에 매여 있는 쌍그네와 거친 파도 몰아치는 암벽위에 모셔진 삼층석탑에는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복마전(伏魔殿)과 같이 난장판이 벌어지는 세태를 제도하기 위함인가?

 

이러한 세태를 비관하기보다는, 무변광대(無邊廣大)한 자연 속에서 부처님의 힘을 빌어서라도 응어리진 마음을 다스리고, 모래톱을 할퀴는 파도를 바라보노라면 치미는 울화병도 순화될 것이 아닌가. 솔섬을 뒤로하고 샹그릴라 펜션 단지를 찾아간다.

 

바닷가를 따라 데크길이 조성되어 푸른 파도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산림연수원을 지나며 펼쳐지는 모항해수욕장은 서해안 도보여행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빽빽이 숲을 이루는 노송과 활등처럼 휘어진 백사장 끝자락에 조성한 해나루 가족호텔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기암절벽위에 날아갈 듯이 올라앉은 팔각정에 올라 서해바다를 굽어보노라면 만단시름이 봄눈처럼 녹아들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뒤를 돌아 육지를 바라보면, 736번 도로를 가운데 두고 갑남산(420m)과 작살량산(360m)이 낙타 등처럼 쌍봉을 이루고, 정수리의 거대한 암봉이 변산반도의 진수를 펼쳐 보인다. 바위틈을 비집고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22호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늘 푸른 나무로 두꺼운 잎을 가지고 있어서, 나무를 꺾어 오래 두어도 잘 썩지 않는 장점이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호랑가시나무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도 한다는데.  마치 호랑이발톱과 같이 단단한 가시가 있어 호랑가시나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개뼈다귀 나무란 뜻으로 구골목(狗骨木)이라 하여 잎은 枸骨葉(구골엽), 뿌리는 枸骨根(구골근), 나무껍질은 枸骨樹皮(구골수피), 과실은 枸骨子(구골자)라 하며 약용으로 사용한다. 껍질과 잎이 달린 가지로 즙을 내어 마시면 강장제로서 특히 신장에 효과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잎에 돋아난 험상궂은 가시 탓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말로 띠목이라 부르는 모항은 주변에 띠풀이 많이 자라서붙여진 이름이다. 재료로 지붕을 얹고, 발을 엮어서 생활도구로 활용했다고 한다. 물고기 손질에 여념이 없는 주민들 옆으로 내장이라도 얻어먹으려는 갈매기들이 분주히 날아오르고, 갯벌 체험장으로 이어진다.

 

변산반도의 수려한 경관과 서해의 아름다운해안에 자연그대로의 갯벌을 활용하여 게잡기, 머드놀이, 조개 캐기를 통하여 해안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학습체험관광마을이다. 물이 빠지는 체험장 앞바다는 독살로 막아 너른 갯벌이 드러나지만, 해거름이라 체험 객은 보이지 않는다.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는 아홉구비길 쌍계재가 시작된다. 10월 하순이라 4시가 되었는데도 숲속은 땅거미가 내리고, 인적도 없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돈다. 호젓하게 이어지는 사색의 길이라지만, 분위기에 압도되어 신경이 곤두선다. 지혜(知慧)는 들음으로 생기고, ()는 말함에서 생긴다.는 평범한 속에서 진리를 되새기며, 마동 마을에 도착한다.

 

옛날 선비가 이곳을 유람하다가 말이 쉬어가기에 적당하여 마동(馬洞) 이라 불렀다는데, 풍수지리에 의하면, 앞산의 장군봉에 올라 북을 울리며 강을 건너는 형국이라 한다. 어쨌거나 서쪽바다가 물들며 땅 거미가 지는지라점찍어 둔 모텔을 찾아가지만, 단풍철에다 주말을 맞아 변산반도로 몰려든 관광객으로 인해 빈방이 없다는 대답이다. 숙박업소 마다 초만원이라 가는 곳마다 거절을 당하고 보니, 서쪽 하늘로 내려앉는 일몰의 화려함도 먼 나라의 꿈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해는 지고 어두운데, 잠자리를 찾아 떠도는 나그네의 신세가 되었으니, 막막하기 그지없다.

 

왕포를 지나며 한 가닥 희망도 절망으로 바뀌고, 곰소만을 찾아가던 중, 관선마을의 하이얀 팬션에서 오케이 싸인을 받아 낸다. 요금도 두 배로 껑충 뛴 8만원이다. 한 동안 사람을 받지 않은 얼음 짱 바닥이지만, 감지덕지(感之德之)하여 30km를 걸어오며 고단한, 육신을 누이고 만다.

 

 

 

 

 

 

 

 

 

 

 

 

 

 

 

 

 

                                                                               갑남산

 

 

                                                                          해나루 가족호텔

 

 

 

 

 

 

 

 

 

 

                                                                         모     항

 

 

 

 

 

 

 

 

 

 

 

 

 

 

 

 

 

 

 

 

 

 

 

 

                                                                  쌍계재 아홉 구비길

 

 

 

 

 

 

 

 

                                                                        산중의 옹달

 

 

 

 

 

 

 

 

 

 

                                                                              조릿대 터널

 

 

 

 

 

 

 

 

 

 

 

 

 

 

 

 

 

 

 

 

 

 

 

 

 

 

 

 

 

 

                                                                 하이얀 팬션(2층에서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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