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6년 3월 11일
장 소: 태안군 근흥면 신지도리 옹도
12. 신비의 섬 옹도관광
오후 2시. 뱃고동 소리와 함께 안흥유람선이 옹도를 향해 닻을 올리고, 사람들의 손길에 길들여진 바다 갈매기들이 유람선의 엔진 소리에 맞추어 선미 쪽으로 날아오른다. 방파제를 벗어난 유람선이 쾌속으로 질주하는 가운데, 새우깡을 던져주는 손길이 없는 것을 알아챈 갈매기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만다.
이래서 말 못하는 짐승들도 자기를 알아주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찾아가는 옹도는 신진항에서 12km 떨어진 무인도에 등대지기 2명이 상주하고 있는 절해고도의 섬이다. 1907년 등대를 설치하여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2013년 6월, 106년 만에 일반에게 개방되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안흥유람선은 정원이 300여 명이지만, 비수기인 탓에 춘천에서 단체관광 온 40여명과 개인 관광객 10여명을 합하여 승선인원이 50여명으로 단출하다. 섬의 모양이 옹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옹도까지 40분 만에 도착하여 옹도를 둘러보는 관광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 섬의 면적이 0.17㎢의 아담한 등대섬으로, 봄이면 동백꽃이 만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천남성이 찔레꽃, 산벗나무가 자생하는 보물단지다.
독도를 연상할 만큼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274개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정상으로 오른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환영의 빛 등명기 게이트와 화장실이 있고, 계단을 따라 등대 쪽으로 오른다. 동백꽃 쉼터에서 울창한 동백 숲 터널과 일반보도로 나뉘어 중앙광장에 도착하면, 큰 옹기 조형물과 ‘고래와의 만남’ 조형물이 반겨준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옹도 등대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등대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있는 2층 홍보관을 지나 전망대로 올라선다. 옹도 등대는 1907년 불을 밝힌 이래 백년이 넘는 동안 태안 앞 바닷길을 지켜오고 있다. 고도 80m 정상에 25.4m의 등대를 설치하여 77km 밖에서도 식별할 수가 있어, 서해상에 있는 항구로 입출항 하는 선박들의 길잡이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점점이 떠있는 섬들의 고향이다. 태안군에는 128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에는 갈매기의 천국인 란도를 비롯하여 북격렬도, 동격렬도, 서격렬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서해상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격렬비열도가 있다.
쪽빛바다를 사이에 두고 섬은 육지를 그리워한다. 영원한 동경의 육지, 숲길을 걸으며 추억을 더듬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다. 태안군 유인도 중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크다는 섬. 태안 제6경으로 선정된 가의도는 안흥에서 서쪽으로 5.5Km 떨어진 섬인데,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가의도 동쪽해안 기암절벽을 중심으로 독립문바위와 돛대바위가 유명하다.
독립문바위를 돌아보고 관장각 관장수도로 향한다. 거친 파도가 요동을 치는 곳. 이곳은 한양으로 가던 조운선이나 중국 무역선과 사신들이 다녔던 물길인데, 울돌목 다음으로 유속이 빠르고 거친데다 암초가 많아 난파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먼 바다에서 밀려온 파도가 마치 바다 속의 공룡이 모습을 드러내듯이 거친 파도가 밀려온다.
멀리서 보아도 늠름한 사자바위. 갈기를 늘어뜨린 숯 사자 바위 옆으로 거북이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자바위는 멀리 중국 땅을 바라보며 태안반도를 지켜준다는 전설이 있는 섬이고, 섬 주민들의 장수를 기원하다는 거북이바위가 사이좋게 서해안을 지켜주는 조물주다.
다음으로 찾은 곳이 코바위와 촛대바위다. 바위 두 개를 합쳐서 부부바위라고 부른다. 파도리 반도 남쪽으로 부부바위가 있는 마도해역은 2007년 태안선을 시작으로 마도 1,2,3호선 고선박과 막대한 분량의 유물이 발견되어 수중 문화유산의 보고라고 불리는 곳이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린 옹도 해상관광을 마치고, 안흥여객선 터미널로 돌아오니 4시 30분이다. 오전에 도보로 둘러본 15.5km에 옹도관광까지 말끔하게 완주했으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5시에 출발하는 태안행 버스에 올라, 태안 터미널에서 5시 55분 버스에 오르며 뜻 깊은 하루를 정리한다.
폐교된 마도분교 - 잔디밭에서 점심식사
꼬막 채취한 어부들
금북정맥의 끝자락 - 골프장 리조트 옆
겨울바다의 외로운 갈매기
아름다운 방파제 등대
외로운 섬 - 갈매기들의 천국
절해孤島 - 옹도
옹도의 상징물 - 항아리
점점이 찍혀 보이는 격렬비열도
동백꽃 터널
가의도 전경
독립문 바위
사자 바위
코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