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5년 11월 15일
구 간: 새섬리조트 - 소코뚜레바위 - 밤섬유원지 - 임도 - 모시골 - 국사봉등산로 입구 - 와우재 - 볏가리마을 입구(9.5km)
3. 숨겨진 보물 소코뚜레바위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하얀색 벽에 주황색 지붕. 태안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새섬리조트” 정문 앞에서 솔향기길 3구간이 시작된다. 해안을 버리고 버스가 다니는 “태포길”을 따르는 것은 새섬리조트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경사가 심한 길을 1.7km 걸어가면 당산3리(마봉재)정류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오른쪽 숲길로 이어진다. 사람의 흔적이 별로 없는 산길을 300여 m 내려서면 작은 저수지(부무골지)가 나타나고 저수지 둑을 내려서면 해안제방과 연결된다.
새섬리조트 주변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은, 그 유명한 “소코뚜레해변”을 찾아가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밀물이 되면 해안 접근이 불가능하여, 이곳을 방문하려면 썰물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오늘은 07시 51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하여 16시 44분까지 통행이 가능하므로 물때를 잘 맞춘 셈이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갯벌. 질퍽거리는 해안을 따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중에, 긴 장화를 신은 주민 한분이 물 빠진 갯벌을 서성이고 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를 잡아 올리는 중이다. 팔완목 문어과에 속하는 낙지는, 한자어로 석거(石距)라고 하며, 장어(章魚) 또는 낙제(絡蹄)라고도 쓴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맛이 달콤하고 회·국·포를 만들기 좋다고 했으며,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性)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했다. 몸길이 70cm로 길며, 연안의 조간대에서 심해 또는 얕은 바다의 돌 틈이나 진흙 속에 살며 5~6월에 산란을 한다.
낙지와 사촌간인 주꾸미는, 몸길이 약 20cm로 작으며 한 팔이 긴 낙지와 달리, 8개의 팔이 거의 같은 것이 특징이다. 수심 10m 정도의 연안바위틈에 서식하며, 주로 밤에 활동 한다. 산모퉁이를 돌아서자, 기다리던 소코뚜레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가로 길게나온 산자락 끝에 소코뚜레 모양의 구멍이 뻥 뚫려있다.
황금산의 코끼리 바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서해안의 명물이다. 억겁의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거센 풍랑에 부대끼며 형성된 소코뚜레바위는, 밀물이면 물속에 잠겨 바다생물의 은신처가 되었다가 썰물이 되면 우리인간에게도 길을 내주어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물때를 잘 맞추어 수월하게 소코뚜레바위를 통과하고 밤섬 나루로 진행한다. 소나무가 울창한 밤섬(栗島)은 아담한 백사장 까지 갖추고 있어, 여름한철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솔향기길은 밤섬 선착장 못 미친 지점에서 왼쪽으로 경사가 심한 포장길을 따라 진행한다.
언덕에 올라서면 밤섬을 중심으로 소코뚜레해안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이 아름답다. 하지만 바다와는 거리가 먼 임도를 따라 울창한 숲속을 걷게 된다. 간간이 보이는 해안의 아름다움도 사관로를 횡단하며 자취를 감추고, 산간오지의 둘레 길을 걷는 것처럼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길옆에 서 있는 이정표에는 볏가리 홍보관까지 4.3km를 알려주고 있다. 만대항에서 3시2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볏가리입구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한 시간의 여유밖에 없다. 하루에 6번 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를 타지 못하면, 17시에 예약한 버스를 탈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산길, 초겨울의 스산한 날씨에 땀을 후줄근하게 흘리며 달려가도 국사봉(205m)둘레길이 멀기 만하다.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언덕을 뒤로하고, 가제산·국사봉등산로 갈림길을 지난 뒤에야 이원방조제와 태안화력발전소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에 도착한다.
볏가리 홍보관까지 0.8km 남았다. 현재 시간이 3시.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탈수 있는 시간이다. 비알 길을 달려 “와우재” 간판이 있는 603번 도로에 내려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산길을 시속 5km로 주파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궁하면 통한다는 옛말이 실감난다.
하지만 고생이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를 않고 무심한 시간만 흘러간다. 관1리 버스정류장에서 태안시외버스 터미널까지는 20km가 넘는 거리인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린다는 것이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지나가는 차량에 콜을 보내지만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
이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택시에 콜을 보내고, 승객의 양해를 얻어 합승하면서, 피 말리는 시간도 끝이 난다. 미터기에 2만 8천원이 나온 것을 2만원에 합의를 보고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은 그만큼 절박했던 순간 때문이다. 28km의 거리를 휴식시간 포함하여 6시간에 주파하고 예정된 시간을 소화했다는 것이 너무도 대견하지만, 앞으로 당일치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앞선다.
앙증맞은 새섬
숲속 길로 진입
부무골지
백만불 짜리 소나무
드디어 소코뚜레바위 등장
밤 섬
임도 진입로
사관로(모시골)
해돋이 명소
태안화력발전소
'서해안 도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안- 솔향기길 2구간 (0) | 2015.12.06 |
---|---|
태안 - 솔향기길 1구간 (0) | 2015.12.06 |
태안-솔향기길 4 구간 (0) | 2015.11.16 |
태안- 솔향기길 5구간 (0) | 2015.11.16 |
서산의 문화유산 (0) | 2015.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