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15년 12월5일
구 간: 구찌나무골 해수욕장 - 603번도로 - 양식장 - 퉁퉁바위 - 603번도로 - 내리마을회관 -사목해변 - 후망산자락- 꾸지해변 - 볏가리 마을
구멍바위 - 해안갯벌바위 - 이원방조제 (9.9km)
5. 솔향기길 2코스
꾸지나무골 민박집 앞에서 마을길을 따라 내3리로 나간다. 1코스가 바다 내 음과 솔 향에 취하는 자연의 길이라면, 2코스는 임도와 해변 가를 지나는 마을길이다. 언덕바지에 올라서면 산재산 등산로 입간판이 서있다. 정상에 오르면 일출과 일몰이 장관이라고 하지만, 시간단축을 위해 그대로 통과한다.
사목해수욕장 2.9km 이정표가 있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또한 일품이다. 산재산 자락에 터를 잡은 내3리와 가로림만, 그 너머로 웅도와 대산읍, 망일산까지 서산의 산하가 어우러지는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옥색청정의 동해안과는 달리, 먹물을 풀어놓은 수묵화처럼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그려 내고 있다.
새벽에 달려갔던 603번 도로를 횡단하면 “가족바다 낚시터 & 갯벌체험장” 입간판이 서있다. 양어장제방을 따라 장구도 방향으로 가는 길이 맞는 것 같은데, 삼거리 이정표에서는 603번 도로 밑 농로로 인도하고 있다. 잠시 망설이다 농로를 따르기로 한다. 마을에 도착하여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제방길보다 1km 단축된 거리라고 한다.
그만큼 시간을 단축하여 603번 도로 굴다리를 통과하여 사목마을로 들어선다. 마을길을 잘못 들어 논두렁을 우왕좌왕(右往左往)하는 동안 해안가에서 벌어놓은 시간을 모두 소비하고 말았으니 세상일은 참으로 공평하다. 노송이 어우러진 사목해수욕장은 꾸지나무골해수욕장보다 규모도 크고, 사유지인지라 방갈로와 오토캠핑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먹구름도 서서히 물러가고, 바다건너 태안 화력발전소와 이원방조제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엊저녁 회룡역 순대 집에서 사온 순대가 보온통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따끈한 순대와 소주로 입가심을 하고 후망산 기슭으로 진입한다. 솔향기1길에서 힘을 소진한 터라, 뒷동산을 오르는 완만한 길에서도 숨이 가빠온다.
다행이 정상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서 오른쪽 음포해수욕장(1.5km)으로 길을 터준다. 소나무 숲길을 빠져나오면, 아담한 꾸지해변이 나타나고, 솔향기가 물씬 풍기는 솔밭을 지나 음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가까이 다가서기전에는 보이지 않는 음포해수욕장, 노송의 그늘아래 방갈로가 그림 같고 입자고운 백사장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한자로 숨을 은(隱), 개포 포(浦)를 써서 隱浦라 불렀는데, 변음이 되어 음포로 부르는 이곳은 구한말 청일전쟁(1894년)당시 경기도 풍도(風島)근처에서 패한 청나라군대가 이곳 해안가로 잠입하여 머물다 돌아간 뒤로 음포라 불렀다고 한다. 마을 진입로를 따라 후망산 기슭을 돌아서면 “염전체험관” 이 나타난다.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하게 구획정리 된 염전은 바닥을 타일로 깔아 한 달에 두 번 드는 만조와 사리 때, 바닷물을 저수지에 가둬두었다가 15일 동안 불순물이 없는 100%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체험관을 돌아 볏가리 마을로 진입한다. 농사체험, 갯벌체험, 염전체험을 할 수 있는 볏가리 마을은 바닷가에 있으면서도 전통적인 농촌 마을이다.
정월대보름날 논과 밭두렁에 쥐불을 놓고, 마을 어귀에 7∼8m의 소나무 장대로 볏가리대를 세운다. 볏가리대는 굵은 새끼줄을 세 방향으로 늘여 고정하는데, 이때 창호지에 오곡을 싸서 장대의 끝에 매달아두었다가 음력 2월 1일 ‘머슴의 날’에 볏가리대를 내린다. 오곡 주머니를 풀어 싹이 튼 정도를 보고 그해의 풍흉을 가늠하는 볏가리대 세우기 전통놀이다.
볏가리 마을에서 서쪽 해변가로 구멍바위를 찾아간다. 활등처럼 휘어진 해안선 끝자락에 있는 구멍바위는, 오랜 풍화작용으로 바위에 구멍이 생긴 곳인데, 구멍바위를 통과하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에 따라 아기 갖기를 바라는 아낙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가정의 행복과 자식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구멍바위에서 소원을 빌어본다. 때마침 거센 풍랑도 잦아들며 물이 빠지기 시작한다. 볏가리마을과 구멍바위도 구경했으니 이제 임도가 있는 뒷산으로 올라 이원방조제 입구에 도착하면 솔향기길 2구간도 완주하게 된다.
구멍바위 뒤편으로 “조난신고 표지목” 까지는 확인이 되었는데, 한 여름이 다 가도록 사람의 발걸음이 없었는지 오솔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무성한 가시덤불을 헤치며 분주하게 더듬어보지만, 길을 찾아낼 묘안이 없다. 다시 도전해 보지만 이번에는 산림청에서 설치한 그물망이 앞을 가로막아 구멍바위 해변으로 내려서고 말았다.
20여 분간 벌인 도전이 실패로 끝이 나고, 탈출구를 찾기 위해 볏가리 마을로 다시 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남쪽해안가를 바라보니 바위들이 듬성듬성 모습을 드러낸다. 무의식중에 일어나 해안가를 더듬어간다. 10 여분 후 이원방조제가 보이고 공룡의 등줄기처럼 날카로운 바위를 타고 넘어 방조제에 도착하며 숨 막히는 시간도 끝이 나고,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5시간 30분 만에 솔향기길 1.2구간을 완주한다.
솔향기길 2구간 지도
내3리 마을 전경
장구도
바다건너 벌천포
꾸지해변
소라껍데기 해안
이원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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