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5년 10월 13일
구 벌천포구 - 고창포구 - 웅도 - 대산읍 - 망일사 - 대산읍( 24km)
5. 가로림만의 수호신 웅도(熊島)
서산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20분이다. 벌천포 해수욕장이 있는 벌말 가는 231번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이 40여분 남았다. 다음 행선지 버스시간을 체크하다보니 지루하지 않게 버스에 오를 수가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웅도를 다녀오는 코스다.
웅도 또한 제부도처럼 물때를 맞추어야 섬을 다녀올 수가 있다. 벌말종점에 있는 파출소에서 만조시간까지는 4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일정을 변경해야만 한다. 벌천포 해수욕장을 다녀오는 거리가 왕복으로 2km에 웅도까지10km, 웅도선착장까지 돌아보고 육지로 나오는 거리가 왕복 5km를 합하여 17km를 4시간에 다녀와야 하는 것이 너무도 타이트하다.
중간에 예기치 않은 일이라도 생긴다면, 모든 일정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해서 벌천포 해수욕장 다녀오는 것을 포기하고, 종점이라 10여 분간 대기하고 있는 버스시간에 맞추어 주변을 돌아보고 웅도입구정류장까지 7km를 버스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아쉬움 속에서도 차창으로 비치는 풍경을 스케치하며, 예정에 없는 고창포구도 구경하고 웅도입구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이다.
모처럼 여유 있는 시간이다. 주변에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3km를 걸어가면 웅도리 버스종점이다. 건너다보이는 모개섬까지는 교량(유두교)으로 60m, 모개섬에서 웅도까지는 200여 m의 앉은뱅이 다리가 있다. 만조시간이면 다리위로 50여cm 물이 차올라 통행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나마 새로 공사를 하여 물이 최고로 높아지는 1시간동안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예산 탓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완전한 다리로 건설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썰물시간이라 드넓은 가로림만이 모두 갯뻘이다. 직접보지 않고는 믿어지지 않는 비경이 펼쳐진다.
지난번 황금산을 다녀갈 때는 만조시간이라 드넓은 호수였는데, 오늘은 숨겨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여인의 나체를 보는 듯 황홀하기만 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라하여 웅도라 부른다. 지리산의 웅석봉과 연관시켜보면 어떨까. 그만큼 신성한 곳에 붙여주는 별호가 아닌가 싶다.
다리를 건 너 섬으로 들어가면 남쪽 해안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고, 노송의 그늘아래 민박집이 반겨준다. 대산초등학교 웅도분교를 지나 마을의 구심점이 되는 경로당 앞에는 마을택시 승강장이 있다.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외진 곳이라 어르신들의 나들이 길을 위해 택시 승강장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웅도의 제일경은 앞바다에 떠있는 매섬이다. 호숫가에 떠있는 연꽃처럼 소담하고, 소나무가 울창하여 해안가 어디서나 시선을 끌고 있다. 매섬을 중심으로 썰물 때면 바지락 캐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소달구지로 바지락을 실고 나오는 모습이 사진작가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다고 하지만 옛말이 되고 말았다.
소달구지 끌던 분들이 고령이 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집집마다 봉고트럭으로 바지락을 실어 나르고, 남쪽 선착장에서 이루어지는 경매를 위해 꼬리를 물고 모여드는 봉고트럭의 모습도 장관이다. 만조 때에는 방파제마저 물에 잠기고, 간조 때에는 방파제에서 바지락 선별작업도 이루어진다.
웅도는 가로림만에서 가장 큰 섬이다. 웅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의 문신 김자점(1588-1651)이 이곳으로 귀향을 오면서 부터라고 한다. 면적이 1.58㎢에 해안선의 길이가 5km인 웅도는 장골, 큰골, 동촌으로 형성된 마을에 150명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천혜의 조건을 갖춘 서해안 최대의 갯벌 가로림만. 심한 풍랑도 비껴갈 아늑한 가로림만에서 전국제일의 바지락이 통통하게 살을 찌우고 있다. 바지락은 철분이 많아 빈혈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바지락은 칼국수로 인기가 있고, 된장찌개나 속살을 발라내어 양념에 버무려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풍요로운 어촌마을에서 소달구지와 경운기는 보지 못했어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봉고트럭의 뒤를 따라 바지락 경매현장을 목격하고, 서둘러 섬을 빠져 나온다. 웅도리 입구 정류장에서 대산읍내까지는 3km다.
벌천포에서 버스로 이동하면서, 남는 시간을 보충하기위해 망일산 중턱에 있는 망일사를 찾아간다. 왕복3km의 망일사는 주민들이 산책로로 즐겨 찾는 호젓한 길이다. 울창한 수림 속으로 이어지는 진입로는 생각보다 가파른 길이다.
망일사는 고려현종(1010-1031) 때 지성선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망일사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서해안에 터를 잡은 대산마을에는 오랑캐의 노략질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마을에 사는 홍안소년이 망일사에 올라 오랑캐의 노략질을 멈출 수 있는 비법을 알려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한다.
마당에 누어있던 철마가 부스스 일어나 소년에게 쇠도리깨를 만들라는 말을 전한다. 한편 오랑캐의 분탕질로 마을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소년이 오랑캐들 앞에 나타나 고함을 지르자 절 마당에 있는 던 철마가 점점커지며 소년장사를 등에 태우고, 장사는 쇠도리깨를 휘두르며 오랑캐를 물리친 후 마을에 평화가 찾아 왔다고 한다.
아름다운 미담을 뒤로하고 대산6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와 서산터미널 가는 버스에 올라, 서산 두 번째 코스 벌천포와 웅도를 돌아보는 18km 여정을 간단하게 마무리 한다.
물빠진 별천포해변
가로림만의 입구( 건너편- 내리항 선착장)
가로림만의 입구를 지키는 황금산
벌천포 해서염전
오지리 보건 진료소
오지리 고창포구
대진 초등학교
웅도 입구정류장
웅도리 버스종점
모개섬과 연결된 다리
웅도와 연결된 앉은뱅이 다리
갯뻘 너머로 대산읍과 망일산
가로림만의 비경
만박 집
웅도 분교
웅도 경로당
교회앞에서 장골가는 삼거리
마을의 당산나무
그림같은 매섬
웅도리 선착장으로 향하는 봉고트럭
소달구지 대신 나선 봉고트럭
선착장에서 바지락 경매가 이루어진다
물이 들어오는 가로림만
이색적인 택시승강장
모개섬에 있는 별장
대요1리 경로당
망일산 군부대
대산 복지교회
대산3리 애향탑
대산 읍사무소
망일사 입구에 있는 소방서
대요리 정류장에서 다음 구간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