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5년 5월 29일
구 간: 전라북도청 - 이서면사무소 - 신지산마을 - 이서휴게소 - 구암마을 - 산동교 - 김제IC - 금구면사무소(8km)
전북 제4길(김제평야) : 8km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전북도청이 아침햇살에 눈이 부시다. 전라북도는 그 옛날 마한 국에 속하였다가 삼국시대에 들어와 백제의 영토가 되었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완산주(현 전주)와 남원경(현 남원)으로 개편되었다가,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면서 완산주(현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50여 년간 전라도 일대를 통치하였다.
고려(현종 9년) 때는 전국을 5도 양계(兩界)로 나누면서, 강남도(전북)와 해남도(전남)를 합하여 전라도라 칭하고, 조선에서는 전주에 관찰사를 두어 현재의 전라남도, 전라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하였다. 해방이후 6시 8군의 행정구역으로 개편되어 백두대간이 지나는 서쪽지방의 드넓은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8.067㎢의 면적에 187만 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어령 박사는「역사란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괴어있는 시간, 미래를 향해 흘러오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는 호남을 대표하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양반고을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호남지방을 대표하는 도시로 발전하였고, 전라도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전주와 나주의 도시이름에서 따온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전라북도의 맹주인 전주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판소리의 본고장이요, 전통생활양식을 근본으로 한옥·한식·한지 등 가장 한국적인 멋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주변의 드넓은 평야와 바다가 연결되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갖춘 전주는, 전통문화와 역사를 꽃피우고, 섬세한 멋과 맛의 고장으로 천년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서면사무소 앞에서 출발하는 오늘의 구간은 호남평야를 관통하는 김제시를 지나게 된다. 좁은 골목길에 낮은 지붕이 처마를 맞대고 있는 신지산 마을을 빠져나오면, 모내기가 한창이다. 그 옛날 떠들썩하도록 잔치분위였던 모내기 풍경은 간곳이 없고, 남편은 이앙기로 모를 내고 아내는 모판을 옮겨주는 단조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이앙기 소리가 아니라면 정적 속에 잠겨있는 농촌이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도시와는 다르게, 자연환경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슬로시티라는 말이 있다. 이웃 간에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조상들의 미풍양속이야 말로 슬로시티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와 반대로 슬로푸드운동을 확대하여 1999년 10월 포시타노를 비롯한 4개의 작은 도시 시장들이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운동이다. 슬로시티를 선언한 이후 29개국이 참여하여 189개 도시가 등록되었는데, 한국도 담양, 완도, 신안, 하동, 예산, 남양주, 전주, 상주, 청송, 영월, 제천 등 11개 도시의 전통마을이 가입하고 있다.
신월마을 동구 밖 오솔길에는 제철만난 창포와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트린 야생화가 짙은 향기로 길손을 맞이한다.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 - 구암마을 - 산동교를 지나 김제평야의 중심지로 들어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들판 가운데 마을이 있고,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광현마을에서 호남고속도로와 1번국도를 통과하여 금구면으로 들어선다. 가장먼저 찾은 곳이 금구초등학교다. “백년의 역사 천년의 꿈”을 간직한 개교 100주년 기념비와 수령이 580년이나 되는 은행나무, 470년의 느티나무가 금구면의 오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금구면은 통일신라 때부터 금구현으로 부른 유서 깊은 고장이었고, 일정시대(1902년)부터 고깔봉 일대에 소재한 금구광산과 선암광산에서 금을 채굴하면서 마을이 번성하였다. 작은 면소재지에 백년이 넘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금구면의 역사를 가늠할 수가 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이 금구향교다. 금구향교는 고려 공양왕 2년(1390)에 처음 지었는데, 당시의 위치는 금구동헌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이었다고 한다. 그 뒤 1675년(조선 숙종 원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홍살문에서 만화루에 이르는 골목길 양옆으로 송덕비들이 줄지어 서있다.
전북도청
모악산
호남고속도로 이서 휴게소
구암마을
김제평야의 중심점
고속도로와 1번국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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