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년 9월 23일
구간: 무악재 - 안산 - 금화터널 - 서대문 로터리 - 남대문 - 남산 - 팔각정 - 남산 산악회 - 국립국장 ( 약 10km)
제 3구간 무악재 - 응봉산 (약 12km)
태산 트레킹을 일주일 앞두고 체력단련보다는 컨디션을 조절한다는 차원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3구간을 찾는다. 무악재역 3번 출구를 나오면 고갯마루 쪽으로 육교가 보인다. 육교까지 올라오면 오른쪽으로 안산 초등학교와 삼성레미안 정문이 마주보이고 레미안 쪽이 들머리가 된다.
아파트 뒤편으로 돌아가면 해오름 길로 명명된 산책로가 열린다. 또한 무악재의 유래를 적은 안내판이 있으니,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지를 물색하던 중 하륜이 무악남쪽을 적극 추천하였으나 일부에서 명당으로 터가 좁다고 반대하여, 무악대사가 이곳에 머물며 태조께 도읍을 추천하였다고 해서 무악재 또는 무악 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인왕산의 산세가 험준하여 호랑이가 많이 출몰하므로 한양으로 입성할 때 여러 사람들이 함께 넘었다 하여 모아 재라고 하였으며, 안산이 말의 안장처럼 생겨 길마(마소의 안장)재라고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아카시아나무가 무성한 산책로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약수터가 나오고 왼쪽으로 급사면에 걸려있는 로프를 따라간다.
커다란 바위 덩이로 된 정상은 마천루처럼 높아 보이고, 진땀깨나 흘리며 벼랑길을 오르면 봉수대가 있는 정상이다. 높이는 비록 295m에 불과하지만 인왕산과 사이에 험준한 협곡을 이루고 있다. 평안북도 강계에서 출발한 봉수가 황해도와 경기도 내륙지방을 따라 고양 해포나루를 건너 남산 제3봉수대로 연결되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망망대해에 우뚝 솟은 등대처럼 막힘이 없으니 이곳을 무악 동봉수대로 부르고 있다.
10여 분간 주위를 둘러보고 남쪽의 금화터널을 바라보며 하산 길로 접어든다. 무성한 잡목사이로 도심지가 조망되는 숲길이 이어진다. 전망 좋은 암봉에 올라서면 매일같이 바라보는 서울이지만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북한산과 인왕산의 수려한 산세와 도심지의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정면으로 보이는 남산타워가 망망대해의 나침반처럼 우리가 가는 길을 밝혀준다.
금화터널 위를 지나면 곧바로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천연동이다. 뜨란체 아파트를 지나 감리교 신학대학 골목길을 내려서면 서대문 로터리가 나온다. 땅속에는 지하철이요. 지상에는 고가도로라. 우리의 위상을 높 혀 주는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뻗어나간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우리가 흘린 땀의 결정체가 아니던가?
사방을 둘러봐도 600년 도읍지인 성문이 보이지 않는다. 4대문(四大門) 가운데 서쪽에 있던 일명 ‘서대문(西大門)’이라고 부른 돈의문. 조선시대 서울 서북쪽의 관문(關門)으로 사용된 중요한 사적인데, 일제강점기인 1915년 도로 확장을 핑계로 철거되어 그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으니 애석한 일이다.
경찰청건물 맞은편 작은 공원에 서대문정거장터 표지석이 있다. 경인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로 1899년 9월 인천-노량진 구간이 개통되었고, 이듬해인 1900년 7월 한강철교가 준공됨에 따라 서울-인천 간의 전구간이 개통되었으며, 이곳 서대문 정거장이 시발역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귀중한 자료를 입수하게 된 것도 발품을 팔아가며 얻은 것이기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
지금 지나는 이 길이 옛날에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릉지대로 짐작되지만, 도로 확장공사와 도시발전의 뒤안길로 밀려나며 옛 정취도 사라지고 말았으니 서소문도 찾을 길이 없다. 드디어 숭례문을 만난다. 수난 많은 숭례문. 국보1호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었지만 몰지각한 시민의 방화로 소실되어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서울 도성의 남쪽 정문이라서 통칭 남대문(南大門)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시장의 대명사인 남대문시장을 왼쪽으로 끼고 남산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이 고풍스런 모습을 드러낸다. 고층빌딩의 그늘에 가려 왜소해 보이지만 일제 강점기인 1925년 건축 당시에는 건물의 규모도 상당하였지만 르네상스식 건축양식으로 지붕의 돔과 독특한 외관이 장안의 화제가 되어 시골사람들이 서울역과 남대문구경하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삼을 만큼 유명한 건물이었다.
드디어 남산공원에 입성한다. 초입부터 성곽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하다. 공원 안내판이 있는 공원입구에 들어서면 김유신장군의 동상이 반겨준다. 남산 순환도로를 가로질러 층층 계단을 올라서면 자랑스러운 한국인 안중근의사 기념광장이다. 늠름한 기상과 나라사랑하는 어록이 바위마다 친필로 새겨있어 우리 후손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안겨준다.
남산일대를 남산(262m)공원이라 부르며 서울에 있는 공원 중에서 면적이 가장 넓다. 국립극장과 어린이 야구장이 있는 주위를 장충지구라 하고, 남산골마을이 있는 곳을 예장지구라 하여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여 타임캡슐을 묻은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이 있다. 한남지구는 야외식물원이 있는 곳을 말하며 남산골 제모습찾기 운동의 하나로 외인주택을 철거한 뒤 그 자리에 각종 식물을 심었다.
또한 안중근의사기념관이 있는 곳에서 남산 팔각정과 서울타워가 있는 남산 정상까지를 회현지구로 부르며 남산위에 우뚝 선 서울타워는 본래 종합전파 탑이 있던 곳으로 1975년에 건립되었다. 5층 회전 전망대는 해발 480m의 높이로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으며 건물 안에는 해양수족관과 지구촌민속박물관이 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를 뒤로 하고 남산이 자랑하는 층층 계단을 오른다. 하늘도 푸르고 산도 푸르고 무성한 숲속에서 피톤치드의 세례를 받으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장안을 굽어보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서울의 진면목을 한눈에 바라볼 수가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내고 지구촌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수도 서울의 자존심이 이곳에 모여 있다.
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폐허의 흙더미에서 의연히 털고 일어나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하며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때까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조국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제일먼저 반겨주는 봉수대. 수 십리(4km) 간격으로 망보기 좋은 산봉우리에 봉수대를 설치하고 불을 피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하는 봉수는 역마(驛馬)나 인편(人便)보다 시간적으로 단축되고, 신속한 효용성을 발휘하여 지방의 급변하는 민정상황이나 국경지방의 적의 동태를 중앙의 병조에 연락한다. 봉수제는 일반 국민들의 개인적인 의사표시나 서신을 전달할 수가 없고, 국가에서 정치나 군사적인 전보기능(傳報機能)을 목적으로 설치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기록상으로 처음 나타난 시기는 고려 중기(12, 13세기)이고, 중국에서는 이미 주나라시대부터 시작하여 전한(前漢)시대에 봉수가 있었다고 하며, 당나라시대에는 완전히 제도화되었다고 한다. 봉수의 신호체계를 거화법이라 하는데 횃불을 드는 거화, 봉수군이 직접 달려가서 보고하는 치고, 화포나 나팔로써 전달하는 신포, 깃발로 신호하는 현기 등이 있다.
봉화의 종류는 5가지로 평상시에는 1거, 적이 나타나면 2거, 경계선에 접근하면 3거, 경계선을 침범하면 4거, 전투가 벌어지면 5거를 한다. 참고로 남산의 봉수대는 태조(3년)가 도읍을 한양으로 옮긴 뒤 갑오경장 다음해까지 500여 년간 사용하고, 전국의 봉수가 집결하는 중앙봉수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다.
팔각정과 서울타워, 국사당터가 있는 광장에는 케이불카로 올라온 사람, 계단으로 올라온 사람, 관광버스로 올라온 외국 관광객까지 三三五五 짝을 지어 수도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쪽으로 송신탑을 바라보며 내려서면 군부대정문이 가로 막는다. 수시로 나타나는 장애물이지만 군부대만큼은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에 애석한 일이지만 우회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국립극장방향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니 갈림길이 나오고 잠시 후에 군부대가 있는 정상에서 내려오는 성곽탐방로와 만난다. 이 성곽은 광희문을 거쳐 동대문으로 연결되는 서울성곽의 일부분으로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대문을 중심으로 신당동일대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성벽을 넘어 남산둘레 길을 따라가면 남산 산악회 건물이 나오고 상춘약수터를 내려서면 국립극장에서 올라오는 순환도로와 만나며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차량들의 소음이 지척에서 들리지만 육중한 철조망이 앞길을 가로 막으니 不可抗力(불가항력)으로 발길을 돌리고 만다.
국립극장으로 내려오며 오기가 생긴다. 지금까지 이어온 종주 길을 어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우회로를 찾아서라도 성수대교 앞까지 가고야 말겠다는 신념이 가슴속을 짓누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국립극장 정문을 내려서며 건너편을 바라보니 조그만 안내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토지 소유자의 협조를 얻어 탐방로를 개설한다는 안내문이다.
자유총연맹 정문을 들어서면 신의주학생의거 기념탑이 있는 반대편으로 오솔길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니 서울성곽탐방로와 다시 만난다. 정상에는 주위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팔각정(성곽마루)이 있어 운치를 더하고, 버티고개 쪽으로 맞은편 응봉공원과 야생동물이동통로를 연결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 머지않아 산책로가 개설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한남테니스장을 지나 나무계단을 오르는 응봉공원은 성동구와 중구의 경계를 따라 조성된 근린공원으로 정상을 매봉이라 부르며 이곳에도 팔각정자와 운동시설을 조성하여 인근주민들의 산책로로 각광을 받는다. 또한 이곳에는 남산에서 서울 숲까지 연결하는 도심등산로를 성동구에서 개설하여 내가 답사하는 길과 一脈相通(일맥상통)하니 동지를 만난 듯 기쁜 마음이다.
옥수동과 금호동, 신당동의 아파트와 빌딩사이를 그린벨트로 연결하는 산등성이가 응봉근린공원이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울창한 숲을 지나게 되면 시원하고 상쾌함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울창한 숲속에서는 눈의 피로도 덜어주고 산행 후에는 진통작용과 활력에 도움이 되는 엔돌핀이 증가하므로 스트레스 해소나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군부대가 있는 정상을 피해 우회로를 따라가면 곳곳에 조망 터가 마련되어 도심의 화려한 빌딩과 남산의 서울 탑이 눈길을 끈다. 동산초등학교와 대경정보산업고등학교를 지나 골목길을 내려서면 앙증맞은 미니공원이 반겨준다. 60년대 정든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온 실향민들이 금호동과 옥수동, 행당동의 야산에 움막을 짓고 달동네를 형성하며 고향을 그리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내 고향은 얼마나 될까? 방위와 거리로 표시를 해놓았다.
골목길을 내려오면 대현배수지가 있는 근린공원으로 연결된다. 산책로와 농구장, 배드민턴장에서 젊음의 함성이 메아리친다. 신금호역으로 내려서며 목적지인 응봉산의 팔각정이 바라보인다. 난마와도 같이 헝클어진 도심 속을 헤치며 용케도 맥을 이어왔다는 자부심으로 마냥 즐겁다. 독서당 길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나무계단 으로 이어지고 응봉산의 팔각정이 반겨준다.
팔각정 2층 누각에 올라서면 한강의 기적을 일군 서울의 르네상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위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행렬. 수 십 만평 서울의 숲이 푸른 초원을 이루고 성수대교와 강남의 빌딩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응봉산은 산전체가 화강암이라 60년대 도로포장과 건축자재로 사용한 골재를 채취하던 채석장이었다. 수십 길 절벽이 생겨나며 방치되어 오던 곳에 인공암벽을 만들고 개나리를 심어 이른 봄 강 건너 압구정동에서 바라보면 산전체가 개나리동산으로 변신하는 서울의 명물이 되었다.
한강 쪽의 급사면에 나무테크 계단 길을 따라 강변북로 지하통로를 빠져 나가면 자전거 도로와 만난다. 의정부에서 중랑천을 따라 행주대교까지, 팔당역을 지나 양평까지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우리의 생활이 윤택해진 만큼 여가활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지름길이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두 물머리에 도착하며 35km에 이르는 북한산 종주 길도 무사히 답사를 마치며 행복의 순간을 만끽한다.

건너다 보이는 인왕산



금화터널로 가는 주 능선
서울 숲
한강과 중랑천의 두물머리
응봉산은 성동구 응봉동에 있는 해발 81m의 산으로 독서당 길을 따라 가다보면 왕십리를 지나 응봉동과 금호4가의 고개에 한강을 굽어보고 있다.
산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어 한강의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산자락에
방치되어 있던 채석장을 개설하여 인공암벽 등반시설을 만들어 체력증진과 여가선용을 할 수 있는 소공원으로 조성을 하였다.
국철구간인 경원선을 타고 한강변을 지나면 봄소식을 전해주는 두 곳의 개나리 동산이 있으니 지하철 국철구간인 응봉역에서 바라보이는 응봉공원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하철3호선 옥수역에서 바라보이는 달맞이 봉 공원이다.
서울숲으로 들어가는 다리와 수중보
'수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종주길 . 2 (0) | 2011.09.15 |
---|---|
북한산 종주 길 .1 (0) | 2011.09.09 |
조조봉과 꼭지봉 (0) | 2011.04.11 |
관악산 - 6봉, 8봉 종주 (0) | 2010.10.26 |
유명산 시산제를 다녀오다 (0) | 2010.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