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173km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금북정맥으로 분기하여 내려오다 칠장산(492m)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라진다. 한강 남쪽유역과 경기 서해안 지역을 분계 하는 마루금을 한남정맥이라 하며 구봉산(455m), 문수봉(404m), 함박산(349m), 부아산(402m), 석성산(471m), 광교산(582m), 백운산(564m), 오봉산, 수리산(395m), 소래산, 원적산, 계양산(395m), 가현산(215m)으로 북서진하여 강화대교 전 우측의 문수산 보구곶리에서 맥을 다 하는 173km의 여정을 일컫는다. 수원의 광교산(582m)과 백운산(564m)을 제외하고는 500m급 이하의 야트막한 산들과 구릉으로 맥을 이어가나 많은 개발과 도시화로 마루금 이어가기가 수월치 않은 구간이다.
한남정맥 지도 |
보구곶-문수산-것고개 |
것고개-오봉산-검단 |
검단-계양산-아나지고개 |
아나지고개-철마산-백운역 |
백운역-여우고개-할미고개 |
할미고개-윤흥산-목감 |
목감-수리산-지지대고개 |
지지대고개-광교산-양고개 |
양고개-석성산-무네미고개 |
무네미고개-바래가신-원삼 |
원삼-구봉산-칠장산 |
제 1구간: 칠장산-두창리고개 / 19km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죽산면까지 시외버스를 이용하고, 1시간마다 운행하는 군내버스(8:00시)로 20여 분이 소요된다. 주차장에서 칠장사 경내로 들어선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사찰은 혜소국사를 기념하기 위해 1.308(고려 충렬왕 34)년에 창건하여 혜소국사 홍제관를 세우고 일곱 악인을 교화 제도한 일에 따라 칠장사라 했다.
평일이라 일반인의 발걸음이 뜸한 칠장사는 그 옛날 후미지고 길이 막혀있는 곳으로, 외침 때 사서보관의 최후선택지였다고 한다. 주지스님의 설명에 의하면 대웅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칠장산 정상을 주산으로 우뚝 솟아있고, 좌청룡으로 한남금북정맥이 힘차게 뻗어 내리며 금북정맥의 칠현산에서 시작된 우백호가 세 겹으로 좌청룡의 꼬리를 감싸 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길이 보이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물길이 보이지 않는 천혜의 명당자리라고 한다.
칠장교 앞을 가로막고 있는 매봉재가 안산이 되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겹겹이 에워 쌓인 연꽃모양을 하고 있다는 주지스님의 설명을 듣고, 혜조국사비 뒤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헬기장에 올라선다. 지척에 정상(삼각점으로 확인)이 있지만, 그곳은 무성한 잡목으로 전망이 안 좋아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와 산세를 굽어본다.
남산에 올라 시내를 바라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집들이 즐비하지만, 큰 길 따라 번지수가 정해지고 나름대로 질서가 있듯이, 무수히 많은 산들도 백두대간이라는 등줄기를 중심으로 13개 정맥으로 나누어지고 사이사이 가지를 치며 그 끝에 무수히 많은 산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의 지형을 세분한다면 1대간과 13개 정맥이 있는데, 그중에서 3개 정맥의 분기점은 이곳 칠장산과 금남호남정맥과 금남정맥, 호남정맥이 분기하는 주화산 2곳뿐이다. 대동맥이 뻗어나간 중심점으로 이런 소중한 분수령에 안내문하나 없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문수산까지 173 km의 긴 여정이 시작되는 한남정맥을 바라보며 북쪽으로 종주가 시작된다. 왼쪽의 세븐힐스 cc와 오른쪽으로 안성골프장의 철조망이 주능선을 따라 토끼 몰이하듯, 관해봉까지 이어지니 산의 허리를 결박당한 한남정맥이 잘리고, 패이고, 할퀴고, 상처투성이로 언제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상표시도 없는 관해봉(455m)을 뒤로하고, 서북방향으로 선회하여 풀풀 날리는 낙엽을 걷어차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칠장산을 출발한 정맥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가 낮아지며, 나뭇잎 새 떨 군 앙상한 가지사이로 다정한 마을들이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 채석장의 굉음소리를 들으며 유순한 산길에서 조깅하듯 스피드를 낸다. 오른쪽으로 신정목장의 목초지를 바라보며 370봉과 354봉을 지난다.
도덕산(365.3m)정상에 올라서면 판독하기 어려운 삼각점과 나뭇가지에 정맥의 종주를 기원하는 리본들이 바람결에 휘날리고 정상 안내판이 걸려 있다. 참나무와 진달래가 공존하는 능선 길엔 로프가 매여 있고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마을과 도로가 가까워 오며 자동차의 굉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우리나라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나무도 그 종류가 다양하여, 나뭇잎이 널찍한 것이 떡갈나무요, 높은 산에 자생하며 굴피집의 재료로 사용하는 굴참나무, 잎이 작고 가장자리에 갈고리모양의 톱니가 있는 졸참나무, 참나무의 주종을 이루며 산등성이에 주로 자생하는 신갈나무와 상수리나무, 늦가을까지 누런 단풍잎이 남아있는 갈참나무 등이 있다.
죽산면과 삼죽면을 잇는 비포장도로가 산허리를 가로질러 절개지를 만들고 로프를 잡고 내려가니 이곳이 그 유명한 녹배고개다. 안성과 장호원을 왕래하던 고개로 많은 애환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지금은 오가는 사람도 없이 초겨울의 찬바람만 나그네의 옷깃을 파고든다. 급경사 절개지를 따라 북쪽능선으로 올라 10여 분간 진행하면 일죽IC 에서 안성으로 들어오는 4차선 38번국도가 앞을 가로막고 차량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절개지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아무리 둘러봐도 건널목이나 신호등이 보이지를 않는다. 지도를 살펴보지만 오른쪽으로는 두현육교까지, 왼쪽은 삼죽 삼거리까지 우회를 해야 하지만, 너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무단횡단을 하고야 만다. 건너편 만남의 광장으로 이어지는 정맥이 4차선 도로의 관통으로 단절되고 만 것이다.
만남의 광장휴게소 화장실과 한식 기사식당 사이로 들머리가 연결된다. 파평윤씨 묘지에서 삼죽면 소재지와 덕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진행할 국사봉과 정맥이 저수지 뒤로 조망된다. 삼죽면사무소 마당 한가운데로 내려서고, 오른쪽으로 50여 m를 진행하여, 삼거리에서 용인 원삼 방향으로 70번 군도를 따라간다.
음식점“뜨락”입구에 도착하여 정맥은 식당 간판의 왼쪽으로 올라서서 밭태종 마을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이곳 내강리 마을에는 알바위의 설화가 깃 든 전설이 있다고 한다. 남근석과 자궁석을 비롯하여 자식을 기원하는 12지상이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를 잡고, 이 마을에는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람이 없어, 남근석과 자궁석을 정성스레 쓰다듬으며 기도를 하면 소원성취 한다는 전설이다.
오른쪽의 낙엽송 숲으로 들어선다. 만추의 계절이 지났지만, 황금빛으로 단장한 낙엽송의 자태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능선을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덕산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맞은편의 269봉(뒷산)을 바라보며 2차선 도로에 내려선다. 정맥은 뒷산으로 연결되지만, 리본들이 안내하는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여“대성사 노인복지원 마음의 쉼터”표지석이 있는 곳을 지나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이동하여 오른쪽 숲 속으로 들어선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우회하여 갈림길이 있는 무명봉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정상에 억새풀이 무성한 헬기장이 있고, 왼쪽으로 송전철탑이 보이며 국사봉에서 보개산(546m)으로 뻗어 내리는 아늑한 산 비알에 미륵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정맥을 따라 송전철탑아래 도착하면 조금 전에 보았던 미륵사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국사봉 정상을 지척에 남겨두고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피로에 지친 산 꾼들을 유혹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쳐도 산 꾼들이 어찌 정수리를 외면할 수 있는가? 정맥에서 조금 빗겨있는 국사봉(438m)에는 조그만 공터에 커다란 바위가 서너 개 있을 뿐이다. 돌아서는 발길이 실망스럽지만 연연할 이유가 없다. 삼죽면소재지에서 서쪽으로 달려온 정맥이 국사봉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선회하여 진행된다.
돌탑이 있는 안부를 지나 올라선 정상에는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이다. 오르고 내리는 정맥은 큰 특징이 없고, 안부로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철조망이 나타나고 길게 이어진다. 수시로 나타나는 갈림길을 지나 상봉(350m)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보개면의 한솔목장이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 70번과 82번 도로가 산허리를 돌아내리고 건너편으로 흉물스런 채석장이 보인다. 전방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공원묘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절개지 상단부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가현치(加峴峙)에 도착한다. 북가현리와 덕산리를 잇는 70번 군도는 82번 국도와 동행하며, 한남정맥의 주능선을 단절시키는 2차선 포장도로다. 도로를 건너 절개지 상단부에 올라서면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공원묘지 오른쪽으로 올라서면, 시멘트 기둥이 나오고 삼각점이 있는 345.9m봉에 도착한다. 정상아래 오른쪽으로 송전철탑이 있고 이제부터 용인시와 안성시의 경계를 따라 서북방향으로 진행한다.
묘지 뒤로 연두색 펜스가 설치되어 있는 능선을 따라 절개지에 올라 315봉에 도착하며 공원묘지를 통과한다. 어지러운 갈림길을 헤치며 소나무 숲의 완만한 능선을 지나 송전철탑(46번)을 통과한 다음, 소나무 숲의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2분 정도 올라 지도상 285봉을 지난다. 우측 아래로 황새울 관광농원이 보인다.
황새울 관광농원은 조용한 산간 휴양지로, 사시사철 개울물이 많이 흘러 물고기들이 많이 서식하고, 물고기를 찾아 모여드는 황새들로 장관을 이루어 마을 이름을 황새울이라 불렀다고 한다. 농원 안에는 천연지하수와 암반 밑에서 솟아나오는 지하수가 있어 가족나들이나 단체 모임으로 적당한곳이라고 한다.
달기봉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정맥은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는 293봉에 도착한다. 안부사거리를 지나 통나무 계단을 올라서면 왼쪽으로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초겨울의 찬바람 속에서도 진땀을 흘린 후에야 달기봉(413m)정상에 올라선다. 정상표지목이 있는 정수리에는 나무를 엮어 만든 간이의자가 있다. 고만고만한 봉우리와 갈림길을 연속으로 넘나들지만, 전면의 높은 봉우리를 목표로 통나무계단을 오르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로프가 설치되어있는 비알 길은 낙엽과의 전쟁으로 피로가 가중된다.
정상(468m)에는 이정표가 서있고 나무에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곳에서 시경계선은 남서쪽으로 분기하고 정맥은 용인지역으로 진입하여 북쪽으로 구봉산을 바라보며 달려간다. 오른쪽으로 용인 문화동산과 용천리 계곡을 중심으로 농장들이 전개된다. 잠시 후 삼각점이 있는 463.9봉을 지나 456봉에 올라서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왼쪽 전면으로 태영 C.C의 그린이 시야에 들어오고 원삼면의 너른 들녘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30여 분만에 올라선 구봉산(455.5m) 정상에는 삼각점(안성24 1987복구)이 있고 나무표지판이 걸려있다. 태영C.C가 내려다보이는 465봉과 448봉을 지난다음 소나무 그늘 속에 벤치가 있는 쉼터를 지나면 이정표(←태영C.C ,↑석술암산, ↓구봉산)가 있는 석술암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석술암산(417m)쪽으로 산세가 너무나도 뚜렷하여 잠시라도 방심하면 알바하기 좋은 곳이니 주의가 요망되며, 왼쪽의 태영C.C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태영C.C측에서 산책로로 정비한 등산로는 곳곳에 로프와 벤치가 설치되어있다. 벤치와 바위가 있는 삼거리에서 정맥 길은 직진이고, 오른쪽으로 원삼면 두창리 골안마을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다. 10여 분간 진행하면 둥지농원에 도착한다. 빈 건물 뒤의 절개지를 올라서면 정맥으로 연결되고 운동시설이 있는 266봉을 지난다. 이정표가 있는 안부(↑구봉산, ↓두창리, →두창저수지)에서 두창리 쪽으로 진행한다.
갈림길에서 10여 분간 진행하면 삼각점(407재설 76.8 건설부)이 있는 282.7봉에 올라선다. 오른쪽으로 두창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성황당의 흔적이 있는 안부(무너진 돌무더기)를 지나 무명봉을 넘어서면 벌목지대가 나오고 모처럼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극동기상연구소가 보이는 방향의 능선으로 내려선 다음 두창리 고개에 도착하며 제1구간의 산행을 종료한다. 두창리고개는 원삼면 필성리와 백암면 근창리를 연결하는 32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이다.
제 2 구간: 두창리고개 - 하고개 / 20.5km
남부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40여 분만에 백암에 도착하고, 택시로 두창고개까지 진입을 한다. 1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많은 눈이 내리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이다. 극동기상연구소 방향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극동기상연구소 정문을 지나 담장을 따라 진행한 다음, 담장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선다. 네비게이션을 따라가는 것이 더 수월할 만큼 미로 같은 마을길을 따라가면 건너편으로 가좌리 교회 입간판이 서있다.
마을길이 끝나면서 골재 채취장으로 보이는 공사장을 지나 모처럼 숲속으로 들어선다. 코끝을 파고드는 추위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10여 분간 숲길을 지나면 포장도로가 지나는 안부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가좌리 마을이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마을 뒤의 능선을 따라 158봉에 올라선 다음, 과수단지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르면 “연안김씨 합동제단”의 비석이 있는 곳이 나오고, 57번 지방도가 지나는 고개로 내려선다.
도로 표지판에 의하면 57번 도로는 와우정사와 에버랜드로 가는 길이고, 17번국도 쪽으로 영동고속도로의 양지I.C 진입로를 알려주고 있다. 길 건너편으로 SK 사암주유소가 보인다. 정맥은 도로를 건너 장수농원 표지석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서남쪽으로 진행한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문수봉의 능선을 조망하며 숲속으로 들어서면 잡목지대가 나오고 오르막 능선을 올라서자 시야가 트이며, 건축 폐자재들이 쌓여 있는 전원주택단지 입구가 나타난다.
“전주이공”묘지를 지나 마을로 내려서면, 2차선 도로가 지나고 미리내마을 입간판이 서있는 안골고개에 도착한다. 안부 삼거리에 도착하면 정면에 농업기술센타가 있고, 안내판 뒤 오른쪽 절개지로 올라서면 왼쪽으로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법륜사가 내려다보인다. 삼거리 안부에는 (←매봉재, ↓사암리, ↑문수봉)이정표가 있다. 로프와 통나무계단을 따라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약수터와 문수봉 갈림길을 지나면 마애불상과 문수봉의 갈림길이 나온다. 가는 길이 바빠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리요.
커다란 바위의 벽면에 뚜렷하게 음각된 문수산 마애보살상은, 왼쪽의 문수보살과 오른쪽의 보현보살로 추정하며 높이 2.7m로 제작연대가 미정으로, 경기유형문화재 120호로 지정되어 있다. 갈림길로 돌아와 문수봉(404.8m) 정상에 올라선다. 정자가 있는 공터에는 이정표와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사암리 쪽으로 마평리 뜰과 용담저수지 너머로 건지산(411m)과 수정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쪽의 곱든 고개로 연결되는 능선이 앵자지맥 분기봉으로 독조봉(432m)에 이르면 두 갈래로 나뉜다. 동으로 분기하는 ‘독조지맥’(상동)은 65.5km에 이르고, 앵자지맥은 계속 북동으로 향해 천덕봉(635m)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틀면서 광주시와 여주군 경계를 이루며 나아가다가 남이고개를 지나 앵자봉(鶯子峰·670.2m)을 빚어 놓는다. 앵자지맥은 북서로 이어져 정암산(403.3m)을 일군다음 두물 머리에서 여맥을 다하는 59.6km의 지맥을 일컫는다.
이정표에는 ↑곱든 고개, ←묵리. 학일, →매봉재 의 표시가 있다. 정맥은 묵리. 학일 쪽의 이정표를 따라 진행한다. 서쪽으로 달려오던 정맥은 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거대한 저장탱크가 밀집한 시설물을 우회하여 357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90도 우회전하여 진행하면 사각정자와 이정표가 있는 402봉에 도착하고 이곳에도 이정표가(←묵리.학일리, →문수산) 있다.
문수봉에서 앵자지맥과 독조지맥을 분기하고 서쪽으로 달려온 정맥이 1.6km지점인 368봉에서 남쪽으로 쌍령지맥을 분기한다. 쌍령지맥은 쌍령산(502m), 또 다른 쌍령산(377.5m), 봉황산(259.3m), 천덕산(322.3m), 백련봉(235.2m), 덕암산(164m), 불악산(149.4m)을 지나는 43.6km의 산줄기로, 오른쪽의 물은 진위천으로 흘러들고 산줄기 왼쪽의 물은 은한천과 안성천으로 흘러든다.
쌍령지맥이 분기하는 368봉을 내려서면 망덕고개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해실이 망덕(望德)고개 聖 김대건 신부 生前엔 사목활동 길, 순교 후 유해 운구 길”이라고 적혀 있는 비석이 서있다. 이 고개에서 남쪽능선으로 따라가면 안성시 양성군 미리내 성지에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다. 본관은 김해. 충청남도 내포(內浦) 솔뫼(지금의 당진)에서 태어났다. 순교자의 집안에서 자라난 김대건은 어려서부터 조선인 성직자 양성소에 선정되어 마카오에 있는 외방전교회 동양경리부에서 정식 교육을 받는다.
1844년 중국 상해에서 신품성사를 받으며, 한국인 최초의 신부가 된다. 천주교 박해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교활동에 전념하다 1846년 순위도에서 체포되어 9월 16일 새남터에서 순교한다. 김대건은 조선최초의 천주교 신부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열성적 전교활동과 경건하고 당당한 신앙자세 때문에 이후 천주교인들의 귀감이 되어 많은 교회나 수도회의 주보(主保)가 되었다. 1925년 교황 피우스 11세에 의해 복자위(福者位)에 올랐고, 1984년에는 103인 성인의 하나로 선포되었다. -백과사전-
망덕고개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선회(북쪽)한다. 26번 송전철탑, 바래기산(368m), 삼각점이 있는 재주봉, 송전철탑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는 봉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철탑 위에 십자가가 있다. 왼쪽으로 신원 골프장의 그린도 한겨울의 동면 속으로 빠져들고, 용덕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골프장이 끝나는 292봉은 메밀봉(314m)의 분기점이고, 정상에 송전철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한강수변구역”이라고 음각되어 있는 노란기둥이 나타난다.
무성한 잡목 사이를 진행하며,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일품이다. 오른쪽으로 57번 국도가 지나는 운학천 건너편으로 공동묘지가 있는 국사봉(346m)과 형제봉(459m), 은이산(314m)으로 흐르는 능선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왼쪽에는 오산과 안성으로 이어지는 45번 국도를 따라 너른 분지가 펼쳐진다. 진행하는 정맥도 건너편에서 보면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수준의 편안한 길이다.
앞산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완만한 능선을 지나면 염치 안부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축사가 보이고, 그림 같은 통나무집도 보이며, 오른쪽으로는 콘크리트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우리 국토의 대동맥이 고속도로라면, 경제활동과 문화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전신주가 우리 몸의 혈관처럼,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정맥의 주능선을 따라 일렬종대로 뻗어 나가고 있다.
운동시설과 벤치가 있는 235봉에서 북쪽으로 선회하여 진행하면 갈림길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왼쪽의 천리 태화산업에서 오른쪽의 운학동 호동마을로 넘어가는 오솔길이다. 삼각점이 있는 217봉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숙명여대 연수원과 샘터 농장이 내려다보인다. 또한 전면으로 은화삼 골프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독야청청 푸른 숲을 이루는 소나무, 수직단애를 이룬 벼랑 끝에서도 용케 자라나는 끈질긴 생명력과 대궐이나 사찰의 들보 감으로, 보리 고개가 심한 어린 시절, 송기로 허기를 달래고 광솔에 불을 밝히며, 우리민족과 고락을 함께 해온 소중한 나무다. 큰 소나무 아래는 모든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고마운 나무다.
소나무 숲속을 지나면 골프장 경계철조망이 앞길을 가로 막는다. 왼쪽으로 90° 방향을 틀어 골프장 왼쪽으로 우회하여 골프장 정문을 지나고, 한우촌 식당을 지나 성진철강 오른쪽의 담 모서리로 들어선다. 능선을 올라서면 “진주 강공” 묘지가 나오고, 45번국도가 지나는 절개지 상단에 도착한다.새로 건설된 45번 국도는 고속도로를 뺨치는 시설로 단장을 하여 정신없이 달려가는 차들로 총알택시가 따로 없다. 바로 건너 철 계단이 정맥으로 이어가는 지름길이지만 도저히 건널 자신이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차도 변을 따라 오른쪽으로 하염없이 걷는 동안 질주하는 차량들로 두려움이 앞선다. 45번 구 길이 교차하는 남리교에서 4차선 도로 아래로 통과하여 철 계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절개지로 올라선다. 은호삼 골프장 진입로를 따라 남리교까지 까는 편이 편하다. 165봉을 지나며 능선을 이어가면, 안터와 노곡리를 오가는 갈림길이 나오고“전주 유씨” 묘역을 지난다.
47번 송전철탑을 지나 임도를 따라가면“산지전용변경신고필증”안내판이 있는 임도 삼거리를 지난다. 공동묘지 입구에는“망향의 대성동산”비석이 있다. 공동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숲 속으로 들어선다. 잡목구간 사이로 신기저수지와 명지대학교가 보이고 용인시가지가 조망된다. 철탑이 있는 함박산(349m)정상에서 왼쪽으로 선회하여 내려선 다음, 서서히 오른쪽(북서)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선 봉우리에는 산불 감시초소와 철탑이 있다.
338봉에 올라서면 명지대학교가 오른쪽 발밑으로 내려다보이고, 욱일승천하는 용인시가 더욱 선명하게, 화려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로 서울공원묘지 상단부에 도착하여, 묘지를 순환하는 임도를 따르다 오른쪽의 능선으로 올라선다. 송전철탑이 있는 곳을 지나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난다. 정맥은 왼쪽으로 진행하여 높은 절개지 상단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용인대학교 건물들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왼쪽으로 터널 위에 도착하며 오늘의 일정도 종료한다. 하고개 터널 아래는 32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데 용인대학교와 코리아 컨트리클럽, 서울공원묘지의 진입로로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