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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세계/시와산 계간지.1

제 51 호 ( 시 와 산 )

                                                 

 

                              제 51 호

                                  발 행 일: 2006년 7월 8일

 

 

 

 

 

철쭉 보러갔다 진달래에 취한 황매산(1,108m)

 

산행일시: 2006년 4월 30일 11시 30분 - 16시 20분       산행시간 : 4시간 50분   12km - 19,360걸음

소 재 지 : 경남  합천군 - 대병면, 가회면  산청군 - 차황면  늘보 산악회   날  씨 : 흐린뒤 맑음


 

금년 들어 가장 가보고 싶은 산이 광양의 백운산과 경남의 황매산, 지리산의 바래봉으로 백운산은 500산행 기념으로 고로쇠가 절정을 이루는 삼월에 다녀오고 황매산 또한 철쭉의 계절에 맞추어 조금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일찌감치 산악회에 예약을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주말의 비소식이 부푼 가슴에 찬물을 끼얹고 만다.


삼년 가뭄에 비 오지 않는 날이 없다는 옛말대로 하천 바닥에 먼지가 풀풀 나는 가뭄이 계속되지만 먼지도 잠재우지 못하는 비소식이 주말 마다 계속되고 있으니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애간장이 다 녹아나고 새벽에 일어나니 밤새 내린 비로 아스팔트가 흥건히 젖어있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심한 갈등 속에 눈을 지긋이 감고 신발 끈을 졸라맨다.


오랜만에 찾아간 종로5가 7번 출구, 황매산의 매력에 이끌려 나온 이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반갑게 맞아주는 이익수 대장, 김창권 대장 약방의 감초로 선녀보다도 아름다운 마녀, 모두들 한강기맥이 맺어준 인연으로 울적하던 마음도 옛 동지들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서울을 탈출하여 경부 고속도로를 달려간다.(6시 30분)


차창에 부디 치던 빗줄기도 숨을 죽이고 천안을 지나며 구름사이로 태양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품에 안겨오니 이렇게도 반가울 수가, 옥천 휴게소의 분재들이 지난밤의 이슬비에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고 서울에는 계속 비가 오고 있다지만 우리의 가는 길에는 밝은 미소뿐이다.


신나게 달려가는 버스는 단숨에 대진고속도로를 관통하고 산청 나 들목을 빠져나와 59번 국도를 따라 차황면 장박리 마을길로 접어든다.


첩첩산중 오지마을의 다락 논(계단식 논)이 심한 경사지에 펼쳐지는 정경이야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그 속에서 생활하는 농민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생활의 터전,


전국토의 7할이 넘는 산간에서 한 평의 땅이 아쉬운 그들이기에 허리가 휘도록 계단식으로 논밭을 일구고 하늘을 바라보는 천수답에서 그들의 생명 줄을 이어가고 있으니 너른 들녘에서 최신의 기계로 수천 수 만평의 농사를 하고 있는 기업농들이 부럽기도 하겠지만 순박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더욱 건강해 보이는 것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머나먼 천리 길도 잘 다듬어진 고속도로 덕분에 예정된 시간대로 장박리 마을에 도착을 하고 철쭉을 찾아온 산꾼들로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시끌벅적 북새통을 이루는 와중에 마을의 파수꾼인 개들도 꼬리를 사리고 쥐구멍 찾기에 여념이 없다. (11시 30분)


마을 입구 정자 나무아래 세워진 표지석에 나의 살던 고향은 객지 생활에 찌들어온 도시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이 실개천 흐르는 포장길 따라 돌담장이 마을 안으로 이어지고 감나무 대추나무 반겨주는 마을 안길에는 듬성듬성 집들이 자리를 잡고 자식 따라 도회지로 떠난 빈집들이 잡초 속에 뭍 혀 있다.


마을 안길을 따라 10여분을 오르다 직진을 하면 떡갈재를 지나 황매산 계곡으로 넘어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리본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산길로 들어서면 거센 바람이 나무줄기를 흔들며 귓전을 파고들지만 계곡에는 바람한점 없는 낙엽송의 열기 속에 진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10여분 후 주능선에 오르면 낙엽송도 자리를 피해 자취를 감추고 키 작은 관목들이 숲을 이루는데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결에 흐르던 땀방울도 잦아들고 북사면으로는 때늦은 진달래가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리며 무딘 감정을 녹여주는 탄성으로 몽유병환자가 되어 환상 속에 빠져든다.


점입가경이라 고도를 높일 수 록 진달래의 화려함도 절정을 이루고 산허리를 감아 도는 북사면 에는 연분홍 진분홍으로 곱게 차림을 하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갸날픈 몸매로 나그네를 유혹하는데 가는 길 멀다지만 어찌 매정하게 돌아설 수 있는가? (12시 20분)


960m의 너른 쉼터에 올라서면 먼발치에 황매산의 정상이 난공불락의 요새로 우뚝 솟아오르고  주위가 온통 억새와 철쭉의 군락을 이루며 전형적인 육산으로 완만한 주능선에 푹신푹신한 비단길이 여유로운 발걸음에 피로를 덜어주고 잠시 후  975봉에 이르게 된다.(12시 32분)


황매산의 정수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곳으로 사방을 둘러봐도 막힌 곳이 없지만 달갑지 않은 누런 흙먼지, 황사의 영향 탓인지 서남쪽으로 마루 금에 천왕봉이 희미한 자태를 내 보일뿐 웅석봉과 몇몇 봉우리만을 확인할 수 있는 안타까움 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억새의 능선위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을 한다.(12시 38분)


등산로 주위로는 억새와 철쭉의 천국으로 탱탱하게 무르익은 봉우리들이 두꺼운 껍질 속에서 채 피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응달진 북사면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가 진한 향기로 유혹하는데 너른 헬기장에는 황매산 1,3km 떡갈재 1,4km  상중마을 5,4km의 이정표가 자리 잡고 주위의 아름다운 불꽃놀이에 취해 발걸음이 마냥 느려진다.(12시 40분)


정수리로 향하는 가파른 오름길, 그래도 꽃향기에 취한 몽롱함으로 거뜬하게 올라선 정상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보금자리를 지키려는 괭이 갈매기들의 분신이 되어 입추의 여지없이 자리를 잡고 아슬아슬한 암봉위의 표지석을 부여안고 눈도장 찍으려는 몸부림으로 장사진을 이룬다.(13시 8분 - 35분간휴식)


아름다운 100대 명산 중에 21번째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는 군립공원 황매산은 육지속의 바다인 합천호가 하봉, 중봉, 상봉의 줄기에 가려 확인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올망졸망한 주위의 산들을 압도하며 군계일학으로 우뚝 솟아있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마녀가 이끄는 후미의 일행들과 합류하여 시원한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며 벼랑길과 통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그 유명한 황매평전에 이르게 된다.(14시 07분)

 

수십만 평의 광할한 평전은 서쪽으로 기암절벽의 벼랑으로 이루어지고 동쪽으로는 완만한 분지가 형성되어 목장으로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서쪽의 양지바른 언덕아래 녹림거사들의 근거지인 수 십동의 산채들이 들어서 마을을 형성하고 있으니 단 적비 연수 의 찰영 현장으로 황매산에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발길은 영화의 마을을 내려다보며 베틀봉으로 향하는데 평전위로 부는 바람은 몸도 가누기 힘든 강풍으로 흙먼지 뒤집어쓰고 안간힘을 쓰는데 베틀봉에 올라서니 파란지붕의 산불 감시 초소가 자리잡고 드넓은 분지에는 남녁에서 불어오는 봄의 화신 따라 새 생명을 잉태하며 얼레지꽃, 할미꽃, 보라색의 제비꽃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14시 20분)


황량한 벌판위에 빼곡히 들어찬 철쭉동산 통통하게 살이 오른 꽃망울이 봄바람에 너울대며 터질 듯 터질 듯 애간장을 녹이며 벙싯거림은 하늘의 시샘인가?


천수를 다하고 벌러덩 누워버린 모산재(767m)의 할 배 장승,

아들, 딸 장승들의 호위를 받으며 제단까지 마련하고 매년 5월이면 지극정성으로 제를 올리니 그 팔자 부럽기만 하구려. (14시 43분)


활개 치며 걷는 팔자걸음으로 황매산성에 도착하면 임진왜란의 와중에 의병들이 활동하던 은신처로 주위에는 순국한 영혼들이 잠들어 있다고 하니 독도의 망언이 되살아나는 왜놈들의 만행을 다시 한번 떠 올리게 된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건너편으로 날렵하게 올라앉은 돛대 바위와 깊고 깊은 계곡에 걸려있는 철사다리가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주며 전설속의 순결바위는 사람이 비집고 들어 갈만한 틈새가 벌어져 부정한 사람이 들어가면 틈새가 오무라 든다고 하니 그 누가 자신 있게 들어가 볼 수 있을까? (15시 40분)


바위틈의 모진생명,

철쭉과 소나무 분재

저마다 한마디씩 전문가를 자처하며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경매로 떠들썩하고 야릇한 입가에는 군침을 흘리며 탐스러운 눈길로 돌아 설줄 모른다.(15시 50분)


오르고 내리고 바위 암봉 넘나드는 줄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벼랑 끝에 오금이 저리는지 앞서가던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내려선 소나무 숲속에는 이성계의 등극을 빌던 국사당이 자리 잡고 600여년이나 계속되는 산신제는 국태민안으로 한민족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는 신성한 곳이다. (16시 10분)


명산대찰(名山大刹)이라

아름다운 산에 어찌 큰 절이 없겠는가?

국사당을 내려서면 너른 분지에 덩치 큰 대웅전이 우뚝하니 솟아있으니 이곳이 그 유명한 영암사지로 사적 제 131호로 지정되어있는데 1984년 절터를 발굴하며 금당과 서금당을 비롯해 제법 큰 가람으로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 시대의 각종유물이 출토되고 금동여래 입상이 출토되어 이절의 창건연대를 짐작할 수 있다는데 정확한 기록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16시 20분)

 

그 옆으로 보물 제480호의 영암사지 석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고운자태를 선보이는데 1969년 복원된 화강암 3층 석탑으로 탑의 규모가 비교적 작고 지붕아래 주름진 부분이 4단으로 되어있어 통일 신라 시대보다 조금 뒤진 9세기 작품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또한 그 옆으로 영암사지에서 가장 귀한 보물로 쌍사자 석등이 있는데 보물 353호인 이것은 1933년경 일본인들이 밀반출 하려던 것을 막아 가회면 사무소에 보관하고 있다가 1959년 암자를 세우고 이곳에 복원을 한 것으로 국보 제5호인 속리산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걸작품 이라고 한다.


황매산

꿈에도 그리던 보물을 손에 쥔 포만감으로 줄거운 산행이었지만 환상의 철쭉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꿩 대신 닭이지만 진달래의 향기에 취해 또 하나의 명산을 답사하고 뒤풀이의 즐거움으로 대기저수지를 안고 돌며 서울로 향한다.

  




 

활짝 핀 철쭉꽃 백두대간 상월산(970,3m)

산행일시: 2006년 5월 20일 11시 8분 -15시 55분  산행시간 : 4시간 52분   산행거리: 약 14km

소 재 지 : 강원도 동해시, 정선군   국제 산악회   동참인원 : 22명  날   씨 : 맑음  


산불 강조 기간으로

산 꾼들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던

강원도


족쇄의 사슬도 풀리고

어느 품에 안겨볼까 행복한 고민 속에

이리저리 눈 여겨 보는데

어서오라 손짓하는 유혹의 손길들


500산을 넘다보니

입맛대로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지난여름 찜통 속에

대간 길 연결고리 높고 높은 고적대

다음 구간으로

백 복령에서 이 기령까지

눈도장을 찍어놓고

키나바루와 인연이 되어

잊지 않을 만큼 찾아가는 곳

세월 따라 사람들도 바뀌고

낮선 틈바구니에서

이방인이 된 외로움 속에


아카시아 향기 차창으로 스치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안개가

영동 고속도로를 쓸어 덮고

어두운 장막을 드리운다.


하지만 무엇이 두려우랴

지엄하신 태양의 장풍 한방이면

봄눈 녹듯 사라질 걸


사월 중순까지도 폭설이 내리던

강원도 땅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대관령 터널을 순식간에 빠져나오면

동해의 푸른 물결 넘실거리고

山川草木 연 록 색으로 눈이 부시다.



정동진 지나 동해시 까지 순례를 하고

42번국도 따라 휘감아 도는

백복령 고갯길(780m)

살점 뜯긴 자병산은 말이 없는데

바람도 숨이 멎은 산마루에는

한낮의 태양이 이글거린다.


서둘러 들어선 잡목 숲에는

바래 봉에도 피지 않던 철쭉꽃이

버선발로 달려 나와 품에 안기며


봄철 내내 산 꾼들이 그리워 눈물짓다가

서둘러 몸단장을 마치고

이제나 저제나

긴 목을 빼어 물고 기다렸다 나 ?


완만한 주능선에 달려가는 건각들

가쁜 숨 몰아쉬며 뒤따르기 힘겨운데

OK 산행기로 인연을 맺은

계백님을 만날 줄이야


미리 약속을 하지 않아도

부처님 손바닥이 산인데

어디가면 못 만 나리


우연 찬케 만나는 반가움으로

십년지기 부럽잖은 즐거움 속에

987봉도 거뜬하게 뛰어 넘는다.


다래덩굴 헤치며 올라선 헬기장

구정 467, 2005년 재설된

삼각점을 확인하고

서둘러 내려가는 울창한 숲 속에서

여인네 비명소리 처절한 단 말마

하늘이 열리고 상큼하게 올라앉은 전망바위

일행 중에 한명이 추락했다고

모두들 안절부절 제정신이 아니다.


울창한 잡목 속에 키를 넘는 조릿대

접근하기도 수월치 않아

119에 신고하랴 잡목을 헤치랴

부산스러움 속에

백 복령에서 3.5km 원 방재와 중간거리

대퇴부에 골절상으로

소방 구조대가 오기까지 안정이 상책이라


착잡한 마음에 무거운 발길

다듬어진 통나무 계단에 장애물 경주

지친 몸, 무너지는 다리에 경련이 일고

1,022봉 정수리는 무명봉의 설음 속에

잡목으로 둘러싸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지루한 대간 길에 길동무 삼아

끌어주고 당겨주는 산 꾼들의 우정 속에

살얼음이 동동 뜨는 막걸리는

두 례 새참의 감칠맛도

여기에 비할 손가!!


우리네 인생살이 굽이굽이 돌아가듯

오름길의 고통은 내림 길의 편안함으로

경쾌한 발걸음에 웃음꽃이 만발하고

난초지초 흐드러진 화원에서

신선놀음 따로 없다. 


분재 같은 소나무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전망바위 올라서면 건너편의 상 월봉

수직절벽 단애 속에 깊고 깊은 원 방재가

계곡으로 숨어든다.


분수령 경계삼아 대간 길을 달려 갈 제

수 십 척 미인송이 하늘을 뒤덮고

수 백 년의 연륜 속에

대추 빛 붉은 얼굴 관운장의 풍모에다

역발산의 기세보다 뛰어난 기상으로

수많은 전란 속에 푸 르 름을 더하며

구중궁궐 들보 감으로 더할 장사 어디 있나.


품에 안은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연분홍의 색조에다

은은한 향기로 유혹하는 그 손길을

매정하게 뿌리 칠 때

뚝뚝 떨어지는 꽃잎 속에

아라리의 애절한 사연이 묻어 나오고


곤두박질치던 원 방재(730m)

나는 새도 넘지 못할 천연요새로

백 복령 고갯길 열리기 전에

동해에서 정선으로 넘나드는 길목으로

부수베리 에서 올라오는

임도길이 이 기령 까지

엷은 미소로 추파를 던지지만

산 꾼들의 가는 길은 가파른 벼랑길

구슬땀 흘리며 가쁜 숨 몰아쉰다.


한치 앞을 모르는 인간이기에

머리위에 봉우리가 정상이려니

환상의 미소 속에 올라서 보면

더 높은 봉우리 앞길을 가로막고

정상은 저만치 도망을 간다.


목책으로 둘러친 벼랑 끝의 전망대

벤치까지 갖추어진 고사목위에

이곳이 진짜 정상이라는

부산 낙동 산악회의 비닐 코팅 막

확신에 찬 주장 (980m) 으로

풍운아의 정상 표시도 함께 매달고

건너편의 또 다른 상 월봉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널찍한 공터에 헬기장이 자리 잡고

임계 423  2005년 재설된 삼각점과

백복령 9.1km  이기령 1km의 이정표로

정상이라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하고


한 달음에 내려선 이기령 고개

원 방재에서 만났던 임도와 다시 만나고

이 기동 마을길은 좌측으로 열린다.


무박으로 넘는

댓 재에서 백 복령까지 도상거리 28km에

준족들의 걸음으로도 13시간이 족히 걸리니

자신만만한 산 꾼들도 오금이 저려

기피하던 곳으로

세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우리같이 어설픈 산 꾼들도

수월하게 넘을 수 있으니

이 아니 좋을 손가?

하늘아래 첫 동네 관기마을

집 뒤란에 매실나무 무성하게 열매 맺고

앞마당에 호두나무 시원한 그늘 속에

등이 굽은 노부부 아직도 정정하시니

마을의 평화는 계속 되리라


황토 맨션 앞마당에 제 시간에 도착하여

사고 소식 들어보니

헬기로 수송하여 응급차로

서울까지 이송 중이라니

불행 중 다행으로 신속하게 대처하는

119봉사 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내 한 몸 무사함은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잠시잠간 방심으로 대형사고 유발하니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사고


만용과 객기를 부리지 말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즐기는 산행을 바라며

뒷수습을 하고 돌아오는

대장들이 도착하는 2시간동안

모두들 숙연한 마음으로 쾌유를 빌며

차분하게 기다리니

이것이 산 꾼들이 지닌 참모습으로

우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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