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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세계/시와산 계간지.1

제 50 호 ( 시 와 산 )

                                               

 

                               제 50 호

 

                                  발 행 일: 2006년 3월 30일

 

 

 

 

 

                                   척추 협착증은 요물단지 ?


수술일자 : 2006년 1월 2일     수술시간 1) 준비시간(마취) - 9시에서 10시 30분까지

2) 수술시간 -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    3) 회복시간 - 12시 30분부터 15시까지

수술 병원 : 21세기병원 ( 남부터미널 맞은편)   


숨이 막힐 듯 초조한 긴장감속에 분침이 여섯 바퀴를 돌고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낸 아내는 산고의 고통을 이겨낸 듯 창백한 얼굴에 곤한 잠 속에 빠져있다.


반가움과 안타까움, 불안감으로 왈칵 눈물이 솟구치며 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는 중에 수술이 잘되었다는 담당의사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수 없이 되 뇌 인다.


❝십년만의 외출❞ 이후에도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전전긍긍하면서 뼈 주사를 수차례 더 맞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저마다 큰 소리치는 호언장담에 귀가 솔깃하여 수만 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몸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큰애의 결혼식으로 무리한 탓인지 아침마다 맛 사지로 몸을 풀지 않으면 일어나기가 어렵고 100m 도 못가서 길가에 주저앉기가 일수이니 옆에서 지켜보는 이의 안타까운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가 있단 말인가?


자기공명(M, R, I)으로 찍은 수 십 장의 사진들이 형광불빛에 갖가지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3-4번 요추의 신경을 감싸고 있는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며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루고 있는 모습과 5번 요추에서는 디스크의 연골이 척추관을 밀고 들어와 신경을 압박하고 있어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한계점에 도달하여 최후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우리 몸에 대들보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에 칼을 댄 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지만 현대의학의 발달로 신경을 다치지 않고 레이저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신경외과 최 원장님의 친절한 설명에 용기를 얻어 척추 전문병원으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21세기 병원을 소개 받게 되었다.


2006년 1월 1일

남들은 병술 년의 새로운 희망을 안고 일출을 맞으러 전국의 유명한 관광지로 나서는 인파로 고속도로가 넘쳐 나지만 우리는 착잡한 심정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병원 문을 들어섰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마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 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을 암송하는 서명교회 정 균호 목사님의 기도문은 어둠 속의 빛이 되어 그동안 온갖 고통 속에서 해방이 된다는 행복감으로, 2006년 들어 처음으로 시술을 하게 된다는 행운과 함께 잠시 나마 아내를 수술실로 떠나보내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우리 몸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등뼈(척주)는 33개의 척추체가 쌓여 이루어지는데 24개의 척추 체는 각각 분리되어 있고 5개는 융합되어 천추를 구성하고 나머지 4개는 흔히 꼬리뼈로 불리는 미추를 형성한다.


척추 체는 두개골을 지지하는 특수한 구조로 이루어진 경추 상부의 두 개의 척추체를 제외하고는 퍼즐 조각과 같이 추간반을 사이에 두고 서로 딱 들어맞는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경추부(목)에 7개,  흉추부(가슴)에 12개, 요추부(허리)에 5개의 척추체로 구성된다.


요추부의 추체는 경부나 흉부의 추체보다 상당히 큰데 이것은 다른 부위보다 큰 하중을 받으며 상체의 체중과 운동을 지지하기에 적합한 형태를 띠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추는 전방부와 후방부의 요소들로 구성되며 추체로 구성된 전방부는 체중과 하중을 잘 견뎌내기 위해 표면이 평평한 타원형을 이루고 후방부는 척수를 보호하기 위해 중심에 척수강을  이루는 삼각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척추체는 추체 사이에 존재하는 타원형의 추간반으로 인해 상호 마멸이 일어나는 것을 보호하고 추간반은 하중과 압력을 흡수, 분산하게 되는데, 섬유테라 불리는 겉 구조물은 양파껍질과 같이 겹겹이 안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성 연골조직이고 수핵이라 불리는 안쪽 구조물은 88%가 물로 구성되어 모양 변경이 자유로운 부드러운 젤로 이루어진다.


추간반이 충격과 상부의 체중을 흡수, 분산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부하에 대해 지지를  수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추간반의 수핵에는 모양의 변화가 발생하며 그에 따라 수핵의 액체성분의 일부가 추간반 밖으로 밀려나와 주위 조직에 분산되며 완충작용을 한다.


반복운동과 강도가 심한 외부의 충격, 노화로 기능이 저하되면 추간반이 손상을 받게 되고 주위에 있는 인대나 근육, 관절이 스트레스를 받아 척추 협착증과 디스크가 발생되는 것이다.


절망과 고통의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발돋움 하기위한 1103동 병실은 무통주사의 신통력 때문인지 마취에서 깨어나면 참기 힘든 고통으로 신음소리가 병실을 가득 메울 텐데 쥐 죽은 듯이 조용하기만 하니 환자는 물론이요 보호자에게도 안락한 분위기속에 천국이 따로 없다.


척추 전문병원인 이곳의 100여 병상에는 항시 환자들로 넘쳐나고 수술 후 기본으로 5-6일간 입원을 하게 되지만 증상에 따라 2-3일 만에 퇴원하는 환자들도 있고 보니 이곳이 그렇게도 두려워하는 척추 수술 병원인지 의아심을 갖게 되며 모두가 환 한 미소와 즐거움 속에 병실을 나서는 것을 보면 그동안 왜 그렇게 생고생을 했는지 후회가 앞선다.


6인실의 창가에 자리 잡은 우리는 남부터미널의 환승장을 오가는 수많은 인파들을 바라보며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복대를 찰 때 마다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를 수발하며 딱딱한 보호자의 간이 의자에서 날밤을 새우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생각하면 피곤한줄 모른다.


척추로 고생을 한 경력으로 동병상련의 고통 속에서 해방된 훈장을 허리에 차고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뒤뚱거리는 여장부들을 우리는 실미도의 용사라 부르고 붉은 피가 가득담긴 피 주머니를 세 개씩이나 차고 있는 서산에서 온 최 향월여사가 대장이요 두개를 차고 있는 금촌의 이복순여사가 선임하사 나머지는 한개 씩을 차고 허리를 고정하는 복대와 환자복 유니폼에 수액과 무통주사를 달아맨 창을 곧추 세우고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에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되고 만다.


보호자는 앉아서 먹고 환자들은 보초서는 병정들처럼 서서 먹어야하는 우수꽝 스러운 식사시간도 이곳이 아니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진풍경으로 퇴원 후에 지켜야할 안전수칙을 받는 교육을 끝으로 들어올 때의 두려움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일주일 만에 병원 문을 나서는 우리 앞에는 밝은 태양이 빛나고 있다. 


1103호실의 최 향월 여사,  이 복순 여사,   영천에서 올라온 장 복연 할머니,   김 월숙 여사. 수술은 하지 않고 물리치료를 한 황 주연 새댁,  나의 사랑하는 아내 김 선화 모두가 짧은 순간의 만남이지만 긴 고통을 이겨낸 주역들로 새로운 세상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본문에 기록된 의학 전문용어는 성경훈 원장의 저서 ❝아픈 허리 더 이상 병원에 갈 필요없다❞에서 인용했음


 

 

 

이천시를 품에 안은 설봉산(394m)


산행일시: 2006년 1월 14일  08시 30분 - 10시 30분    산행시간: 2시간    산행거리: 약 6km

소 재 지: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날   씨: 흐린 뒤 맑음     나 홀로 산행


이천 터미널에서 서쪽으로 5리 지경에 솟아있는 설봉산(雪峰山)은 400m 미만의 낮은 곳이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기름진 들녁에 우뚝 솟은 진산으로 설봉공원으로 들어서면 세계 도자기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으로 설봉산의 품에 안긴 관고 저수지를 중심으로 아늑한 분지에 야외 전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08시 30분)


호수 주위로는 야외 조형물들이 자리를 잡고 그림 같은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야외공연장 옆으로 무궁화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곧바로 설봉산 삼림욕장이 시작되는데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겨울비가 간밤에 내린 탓인지 살포시 쌓였던 눈도 녹아내리고 앙상한 가지에 겨울잠이 한창이지만 싱그러운 아침공기 마시며 산책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아내가 척추 수술을 받고 퇴원을 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병구완에 여념이 없지만 재형이 와 신애(예비신부)가 모처럼 효도를 하겠다는 마음이 기특하여 못 이기는 척 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내의 수술이 아니라면 1월 22일 500산행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설봉산으로 산행을 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멋진 이벤트행사와 뒤풀이 까지 준비를 하였지만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나 홀로 답사를 나서게 된 것이다.


청심교를 지나며 깔끔하게 정돈된 등산로와 산세에 비해 수려한 계곡을 오르다 보면 한 겨울임에도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문암, 오미, 청구, 구암 약수터가 차례로 자리를 잡고, 시원한 청간수로 목을 축이고 앙증맞은 나선형의 88계단을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주능선에 이어 화두 재가 반겨준다.( 9시 15분)


365계단이 완만한 능선 길에 복병으로 앞길을 가로막고 가쁜 숨 몰아쉬며 계단을 오르노라면 아기자기한 시설물로 등산의 묘미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하고 인생의 희, 노, 애, 락을 노래한 주옥같은 서정시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으니 자칫 무료하고 지루한 산행 길에 정겨움을 더해준다.


말끔하게 정돈된 산책로에는 휴지 하나 없이 정갈하고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아주고 나무뿌리, 풀뿌리 하나에도 정성이 깃들어 있으니 이천 시민들의 수준 높은 정서를 일깨워 주며 작은 봉우리마다 이름들을 부여하여 표지석으로 장식을 하였으니 白雲峰, 靑雲峰을 지나면 솔향기 그윽한 그늘아래 도원정이 자리 잡고 있다.(9시 40분)


일명 부학루(浮鶴樓) 라고도 하는 이 정자는 설봉산이 학처럼 날개를 펴고 이천을 굽어보는 형상으로 지어진 이름인데 2001년 8월 10일 세게 도자기 엑스포 행사를 기념하여 세웠다고 한다.


부학루를 지나 잠시 후 우측으로 영월암 갈림길에서 설봉산의 유서 깊은 영월암을 어찌 그냥 지나 칠 수 있으랴?

완만하고 펑퍼짐한 육산 길에 가파른 내리막길, 심심산골에 들어선 듯 수 백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사이로 듬성듬성 바위가 보이드니 바람도 비껴가는 양지바른 분지위에 아담한 산사가 나타난다.


종루를 지나치면 곧 바로 대웅전이 자리 잡고 그 뒤편으로 삼층석탑과 보물 822호인 마애여래입상이 바위에 암각 되어있는데 고려 때의 것으로 추정이 되며 영월암의 창건조사 이거나 인연이 깊은 고승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천년고찰 영월암은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오늘의 산행 중 가장 가파른 능선길을 되짚어 올라온 주능선에서 3분 거리에 설봉산의 정상인 희망봉이 자리 잡고 산책 나온 시민들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안개 속에 묻어버린 이천시가 안타깝기 그지없다.(10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은 정상은 새로 세운 정상석과 그 뒷면에 ❋ 푸른산 맑은 물에 기름진 들판 오곡백과 무르익는 우리고향은 한반도의 한복판에 노른자 일세 ❋ 이천의 애향가를 노래하고 동, 서, 남, 북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간 고속도로는 이 고장이 교통의 중심지로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건너편으로 도드람산, 보름 전에 다녀간 천덕봉과 정개산을 북동쪽으로 가늠 해보며 칼바위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좌측으로 직진을 하면 화계사가 있는 사기막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봉화대가 있는 설봉산성은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徐熙峰은 이 고장이 배출한 고려때의 명장이요 외교관인 만고충신 서희 장군을 기리기 위해 명명한 봉우리로 짐작이 된다.


硏子峰을 지나며 가파른 벼랑길이 유순한 등산로에 감초로 등장하고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며 곧바로 새로 복원된 설봉산성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고장은 예나 지금이나 교통의 중심지로 삼국시대는 백제, 고구려, 신라가 접경을 이루며 각축을 벌이던 곳으로 통일신라가 남천정을 설치한 군사적 요충지로 관고리 성지 또는 무인산성이라 부르며 둘레가 1,079m 로 삼국시대의 성 중에는 규모가 큰 편이며 서문, 북문, 동문이 있었고 칼바위 부근에 지휘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이 된다. (10시 15분)


설봉산성의 중앙에는 사직단이 있는데 主神인 社神과 오곡의 어른이신 稷을 말하는 것으로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이후 天, 地, 人의 三位一體 사상이 발달하여 삼국시대이후 전국의 중요한  명산이나 군사 요충지에 社稷壇을 모시고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던 곳으로 이천 시에서는 지금도 매년 가을이면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심술을 부리던 안개도 걷히고 따사로운 햇볕이 비추는 산성의 잔디밭에는 칼바위와 봉화대, 산성과 사직단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聖火峰으로 불리고 있으니 이천의 진산으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다.


갈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어우러진 활엽수림을 지나면 목마른 길손에게 물 보시하는 호암약수를 지나게 되고 관고 저수지와 도자기 전시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언덕에 올라서며 사실상의 등산을 마감하게 되는데 여유있게 걸어도 2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6k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이만한 산도 찾아보기 쉽지 않으니 이래저래 이천시민들의 자랑거리요 소중하게 간직할 자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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