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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세계/시와산 계간지.1

제 53 호 ( 시 와 산 )

                                            

 

                     제 53 호 ( 시산 제3 사화 집)

                                   발 행 일: 2006년 12월 18일

 

 

 

 

 

이천시를 품에 안은 설봉산(394m)


산행일시: 2006년 1월 14일  08시 30분 - 10시 30분    산행시간: 2시간    산행거리: 약 6km

소 재 지: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날   씨: 흐린 뒤 맑음     나 홀로 산행


이천 터미널에서 서쪽으로 5리 지경에 솟아있는 설봉산(雪峰山)은 400m 미만의 낮은 곳이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기름진 들녁에 우뚝 솟은 진산으로 설봉공원으로 들어서면 세계 도자기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으로 설봉산의 품에 안긴 관고 저수지를 중심으로 아늑한 분지에 야외 전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08시 30분)


호수 주위로는 야외 조형물들이 자리를 잡고 그림 같은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야외공연장 옆으로 무궁화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곧바로 설봉산 삼림욕장이 시작되는데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겨울비가 간밤에 내린 탓인지 살포시 쌓였던 눈도 녹아내리고 앙상한 가지에 겨울잠이 한창이지만 싱그러운 아침공기 마시며 산책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아내가 척추 수술을 받고 퇴원을 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병구완에 여념이 없지만 재형이 와 신애(예비신부)가 모처럼 효도를 하겠다는 마음이 기특하여 못 이기는 척 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내의 수술이 아니라면 1월 22일 500산행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설봉산으로 산행을 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멋진 이벤트행사와 뒤풀이 까지 준비를 하였지만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나 홀로 답사를 나서게 된 것이다.


청심교를 지나며 깔끔하게 정돈된 등산로와 산세에 비해 수려한 계곡을 오르다 보면 한 겨울임에도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문암, 오미, 청구, 구암 약수터가 차례로 자리를 잡고, 시원한 청간수로 목을 축이고 앙증맞은 나선형의 88계단을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주능선에 이어 화두 재가 반겨준다.( 9시 15분)


365계단이 완만한 능선 길에 복병으로 앞길을 가로막고 가쁜 숨 몰아쉬며 계단을 오르노라면 아기자기한 시설물로 등산의 묘미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하고 인생의 희, 노, 애, 락을 노래한 주옥같은 서정시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으니 자칫 무료하고 지루한 산행 길에 정겨움을 더해준다.


말끔하게 정돈된 산책로에는 휴지 하나 없이 정갈하고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아주고 나무뿌리, 풀뿌리 하나에도 정성이 깃들어 있으니 이천 시민들의 수준 높은 정서를 일깨워 주며 작은 봉우리마다 이름들을 부여하여 표지석으로 장식을 하였으니 白雲峰, 靑雲峰을 지나면 솔향기 그윽한 그늘아래 도원정이 자리 잡고 있다.(9시 40분)


일명 부학루(浮鶴樓) 라고도 하는 이 정자는 설봉산이 학처럼 날개를 펴고 이천을 굽어보는 형상으로 지어진 이름인데 2001년 8월 10일 세게 도자기 엑스포 행사를 기념하여 세웠다고 한다.


부학루를 지나 잠시 후 우측으로 영월암 갈림길에서 설봉산의 유서 깊은 영월암을 어찌 그냥 지나 칠 수 있으랴?

완만하고 펑퍼짐한 육산 길에 가파른 내리막길, 심심산골에 들어선 듯 수 백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사이로 듬성듬성 바위가 보이드니 바람도 비껴가는 양지바른 분지위에 아담한 산사가 나타난다.


종루를 지나치면 곧 바로 대웅전이 자리 잡고 그 뒤편으로 삼층석탑과 보물 822호인 마애여래입상이 바위에 암각 되어있는데 고려 때의 것으로 추정이 되며 영월암의 창건조사 이거나 인연이 깊은 고승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천년고찰 영월암은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오늘의 산행 중 가장 가파른 능선길을 되짚어 올라온 주능선에서 3분 거리에 설봉산의 정상인 희망봉이 자리 잡고 산책 나온 시민들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안개 속에 묻어버린 이천시가 안타깝기 그지없다.(10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은 정상은 새로 세운 정상석과 그 뒷면에 ❋ 푸른산 맑은 물에 기름진 들판 오곡백과 무르익는 우리고향은 한반도의 한복판에 노른자 일세 ❋ 이천의 애향가를 노래하고 동, 서, 남, 북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간 고속도로는 이 고장이 교통의 중심지로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건너편으로 도드람산, 보름 전에 다녀간 천덕봉과 정개산을 북동쪽으로 가늠 해보며 칼바위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좌측으로 직진을 하면 화계사가 있는 사기막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봉화대가 있는 설봉산성은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徐熙峰은 이 고장이 배출한 고려때의 명장이요 외교관인 만고충신 서희 장군을 기리기 위해 명명한 봉우리로 짐작이 된다.


硏子峰을 지나며 가파른 벼랑길이 유순한 등산로에 감초로 등장하고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며 곧바로 새로 복원된 설봉산성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고장은 예나 지금이나 교통의 중심지로 삼국시대는 백제, 고구려, 신라가 접경을 이루며 각축을 벌이던 곳으로 통일신라가 남천정을 설치한 군사적 요충지로 관고리 성지 또는 무인산성이라 부르며 둘레가 1,079m 로 삼국시대의 성 중에는 규모가 큰 편이며 서문, 북문, 동문이 있었고 칼바위 부근에 지휘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이 된다. (10시 15분)


설봉산성의 중앙에는 사직단이 있는데 主神인 社神과 오곡의 어른이신 稷을 말하는 것으로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이후 天, 地, 人의 三位一體 사상이 발달하여 삼국시대이후 전국의 중요한  명산이나 군사 요충지에 社稷壇을 모시고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던 곳으로 이천 시에서는 지금도 매년 가을이면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심술을 부리던 안개도 걷히고 따사로운 햇볕이 비추는 산성의 잔디밭에는 칼바위와 봉화대, 산성과 사직단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聖火峰으로 불리고 있으니 이천의 진산으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다.


갈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어우러진 활엽수림을 지나면 목마른 길손에게 물 보시하는 호암약수를 지나게 되고 관고 저수지와 도자기 전시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언덕에 올라서며 사실상의 등산을 마감하게 되는데 여유있게 걸어도 2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6k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이만한 산도 찾아보기 쉽지 않으니 이래저래 이천시민들의 자랑거리요 소중하게 간직할 자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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