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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세계/양천 문학

제 17호 - 양천문단

출판 일 : 2017년 10월 25일


독자와 작가의 만남

김완묵 작가님 !

때 이른 무더위가 세상을 집어 삼킬 듯,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이는 오월의 어느 날입니다.

안녕하세요?

편지를 받으시고 많이 당황하셨죠?

사람과 산이라는 잡지에서 작가님의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제가 산, 트레킹, 등을 너무 좋아해서 아내에게 부탁하여 작가님의 책 길 위에서 찾은 행복을 구입하여 이제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이곳은 밀양구치소라는 구금시설입니다. 저는 주가조작 등의 죄로 징역3년을 선고받고 이제 16개월 남짓 수형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조그만 공장을 운영했었는데, 한 순간의 유혹에 빠져서 그만... 이제 후회하고 반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의 취미가 등산, 트레킹, 여행입니다.

집사람이랑 바쁠 때는 근교의 산들을 찾았습니다. 제 집이 인천 송도라서 가까운 계양산, 도봉산, 사패산, 관악산, 수리산 등을 오르고 시간이 허락할 때면 지리산, 지리산둘레길, 설악산, 영남알프스 등 장거리 산행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했었는데, 이곳에서의 처음생활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책을 통해서 대리 체험(?)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제가 부산 이기대 길을 걸었고, 영덕 고불봉에 올라 달구경도 하구 정동진에 들러 약천의 시조도 읊어보고, 푸르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보고 있는 듯 한 착각에도 빠져 보았습니다.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분단된 이 땅의 현실을 다시금 느끼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가족들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좋은 글을 읽고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 더 좋은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2017523

작가님의 건투를 빌며

강성철 드림

 


강성철 선생님 !

보내주신 편지를 잘 받았습니다.

그동안 독자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습니다만, 이렇게 감동적인 편지를 받기는 처음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의 글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제가 전국을 답사하면서 어려운 고비도 수 없이 넘기지만, 의지력과 보람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강 선생님의 편지를 보면서, 사람이 한순간 생각을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회한의 시간을 보내며 모범수로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니 무엇보다도 반갑습니다.

해방둥이로 태어난 저는 6.25라는 민족의 비극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었고, 보릿고개를 넘기며 허기를 달래고 가난의 질곡 속에서 하면 된다는 희망으로 청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느덧 40대 후반으로 들어서며 제 자신의 시간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시작한 것이 등산이었습니다.

안경점을 운영하면서 근무시간에는 최선을 다하고 공휴일은 거의 산을 찾았습니다.

60대 중반까지 백두대간을 비롯하여 3개정맥과 15개 지맥을 답사하며 천 여 산을 오르고, 한국문인협회에 가입하여 문학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체력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산보다는 둘레 길로 전환하여 4대강 1200km를 완주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해파랑길과 평화누리길, 서해안답사와 삼남길, 영남길, 서울둘레길을 비롯하여 6000km를 도보로 완주하며, 현재도 작은 꿈을 펼치며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건전한 정신에서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고 의지력과 자신감이 원동력인 셈이지요.

추측컨대 아직 4~50대로 생각 됩니다만, 인생사란 고비길이 많아서 喜怒哀樂(희노애락)興亡盛衰(흥망성쇠)의 악순환이 반복되지요.

요즈음은 백세시대라고 말들 하잖아요. 어려운 수형생활 속에서도 많은 것을 깨닫고, 새로운 전환점을 찾는다면 轉禍爲福(전화위복)이 되지 않겠어요?

너무 큰 것을 바라지 마십시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불러 오게 마련입니다. 작은 것에서 만족할 줄 아는 절제된 생활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 선생님의 앞날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라며, 4대강을 완주한 물길따라 삼천리백두대간에 부는 바람두 권을 보내 드립니다.

 

201765

의정부에서 풍운아 김완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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