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4년 11월 10일
경유지: 안탈리아 - 시데 - 토로스 산맥 - 콘야 (중식) - 카파도키아 (버스 9시간)
카파도키아 대장정
터키관광 4일째 날이 밝았다. 오늘의 약속시간이 4.5.6이다 암호 같은 이 숫자는 가이드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지침서라고 할까.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아침식사하고 6시에 출발한다는 신호다. 군의 기상시간보다 빠른 일정은 9시간의 버스 투어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은 몰라도, 천성이 부지런한 우리는 2시 30분에 일어나 세수하고, 꽃단장하고, 짐을 싸면서 여유 있게 기상시간을 기다린다.
6시30분 호텔을 나선 우리는 1시간 20분 만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데에 도착한다. 가장먼저 반겨주는 곳이 원형극장이다. 2세기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원형극장은 수용인원이 2만 명으로, 에페소 원형극장에 이어 2번째로 크다고 한다.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으로 아직도 복원중이라 내부는 볼 수가 없고, 좁은 골목에 밀집한 상점가를 지나서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반겨준다.
부루비아어로 석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시데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바닷가에 우뚝서있는 로마시대의 신전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고대유적지이다. 고대 로마의 유적이 산재한 시데는 기원전 540년경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기원전 334년에는 알렉산더대왕에게 굴복하여 마케도니아의 지배를 받았다.
이 도시가 부유해진 것은 해적들 덕분이다. 해적들이 자유의 도시로 선언하고 도적의 소굴로 사용하면서 도시가 발전하였다. 기원전 67년 로마의 폼페이 장군이 해적들을 소탕하면서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 로마제국이 이곳에 해군기지를 두면서 도시는 더욱 융성해지고, 유대교와 기독교를 중심으로 각종 종교가 전파되었다.
훗날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했을 때 시데는 팜필리지역의 첫 번째 주교도시가 되어 전성기를 누리다가, 7세기 들어 아랍이 지중해 무역을 주도하면서 도시는 점차 중요성을 잃고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지중해를 바라보는 언덕 위에 세워진 하얀 석주의 태양의신 아폴로신전이 가장 아름답다.
안탈라아 보다 아름다운 시데,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카페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낭만의 도시다. 미련을 뒤로하고 카파도키아를 향해 달려간다. 터키의 중부 고원지대와 지중해를 갈라놓은 코로스 산맥을 넘는다. 우리나라의 백두대간이 동해안의 기후를 바꾸어 놓듯이, 동서로 8백km인 코로스 산맥은 평균고도가 2천여m로 북쪽의 찬 기운을 막아 주는 망파제로서, 온화한 지중해의 해양성기후를 유지시켜주므로 유럽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복 받은 땅이다.
코로스 산맥을 넘는 데만 1시간이상 걸린다. 석회암 지질로 이루어진 코로스산맥은 산 구비를 넘을 때 마다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스런 모습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계곡을 스쳐가는 산 비알에는 진록색의 상록수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고도 높은 산봉우리는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듯이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천지창조를 완성한 조물주의 걸작 품으로 보인다.
코로스 산맥을 넘으면서 대평원이 시작된다. 드넓은 초원지대가 벌거숭이로,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길옆으로 산림녹화 현장을 보면서 우리의 60년대를 회상한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터키보다도 더욱 심한 민둥산이었다. 홍수와 가뭄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던 시절이 50년 전의 일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우리의 강산은 짙푸른 녹색의 땅이다. 세계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경제의 도약과 함께 산림녹화를 성공한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강우량이 적고 척박한 땅이라 논농사는 볼 수가 없고 밀과 사탕무우를 주요 작물로 경작한다. 해발 1,000미터 고원도시인 콘야(Konya)는 성경에 ‘이고니온’이라 부르는, 터키내륙의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이다.
인구 백만 명이 상주하는 콘야는 11세기 셀주크 터키의 수도였으며, 광활한 콘야 평야가 도시번성의 경제적인 기초가 되며, 카펫과 가죽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콘야시의 식당에서 먹는 점심식사는 메뉴도 푸짐하고 입맛에도 맞아 모처럼 포식을 한다. 실크로드상인이 다니던 길. 그래서 중간에 상인들이 숙소로 쓰던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한다. 지루한 버스투어도 4시간을 더 달린 뒤에야 카파도키아에 도착한다.
시 데
아폴로 신전
원형극장
토로스 산맥
콘야시- 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