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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터키

2. 에페소

 

일   시: 2014년 11월 8일

경유지: 이즈미르 - 버스이동(1시간) - 에페소

 

                                                       에페소

첫날밤을 4성급인 AKSAN HOTEL에서 보낸 우리는 호텔식으로 내놓은 아침식사가 입에 맞지도 않고, 선 잠속에 맞는 아침이라 먹는 둥 마는 둥 오늘의 일정에 따라 버스에 오른다. 6박 8일 동안 우리를 도와줄 버스기사 우르 베이, 터키 가이드 규네쉬 하늠, 현지가이드 신 은영, 본사 인솔자 이영미 등 4명에 최신형 독일제 벤스(35인승)로 모시고 있으니 귀빈행차가 부럽지 않다.

 

인천공항에서 합류한 일행이 모두 20명이다. 면목동 팀이 8명으로 가장 많고, 대전 팀 3명, 일산 팀 3명, 용인에서 온 부부, 의정부 금오동에서 온 부부, 그리고 우리부부까지 모두20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자17명에 남자가 3명으로 꽃밭 속에 들어온 벌 나비와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끼리끼리 어울리다보니 서먹서먹한 분위기 속에 일정이 시작된다.

 

이즈미르 시내를 차창으로 바라보며 1시간 동안 달린 끝에 소아시아의 수도였던 에페소 유적지에 도착한다. 25만 명이 상주하던 에페소가 대지진으로 한 순간에 폐허로 변한 역사 속으로 들어선다. 청산유수로 쏟아내는 가이드는 발밑조심과 소지품조심을 강조하며 단체행동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재삼 당부한다.

 

가장먼저 찾은 곳이 소극장인 오데온이다. 오데온은 지붕이 있는 반원형 소극장으로 각종 공연과 귀족들의 회의가 열렸던 곳이다. 소극장이라고 하지만, 23개의 계단에 14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극장으로, 목조 지붕으로 덮여 있었으나, 지금은 지붕이 날아간 채 공개되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관광객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바삐 움직인다.

 

가이드가 신신당부한 발밑조심이 실감나는 곳이다. 바닥을 대리석으로 깔았는데 1년에 다녀가는 관광객이 천만 명을 넘다보니 바닥이 반질반질 윤이 나고, 비알 진 언덕을 내려가며 관광을 하는 탓에 잠시라도 방심을 하다가는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이다.

 

에페소는 기원전 1,050년경 그리스 이주민들이 고대 항구도시 에페소에 정착하면서 발전하였고, BC 560년경 에페소의 중심지가 에르테미트 신전 주위로 옮겨진다. 현재의 에페소는 BC 300년경 알렉산더대왕의 휘하 리시마코스 장군에 의해 최초로 건립되었고, 헬레니즘시대와 로마시대에 최대의 황금기를 누리며, 소아시아의 수도로서 인구 25만 명이 거주했다고 한다.

 

좁은 문을 지나면, 크레티아 도로를 따라 고대 그리스유적과 기독교유적, 이슬람유적이 공존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지나는 길목을 지키는 길고양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슬람교에서 생명을 살상하지 않는다는 교리에 따라 길거리에는 개와 고양이가 넘쳐난다.

 

도미티아누스 신전은 로마의 폭군이었던 도미티아누스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악명 높은 폭군으로 알려진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여 사도 요한을 밧모섬에 유배시킨 장본인이다. 2층으로 지어진 이 신전에는 토대를 포함해 7m가 넘는 도미티안 황제의 동상이 있었으나, 황제가 암살된 뒤로 신전과 동상이 파괴되어 주먹을 꽉 쥔 팔은 셀 축 고고학 박물관에 남아있고, 머리 부분은 이즈미르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되어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도미티아누스 신전 바로 앞 광장 한쪽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 앞에서 카메라가 불을 뿜는다. 니케 여신이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이 승리의 월계관이고,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은 종려나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스포츠용품으로 유명한 나이키사가 심 볼 마크를 공모할 때, 니케여신의 치마 자락을 응용했다고 한다.

 

기원전 190년경 로마가 아나톨리아에 진출함에 따라 에페소는 그리스시대에서 로마시대로 운명이 바뀐다. 에페소는 로마시대 아우구스투스 황제시대에 가장 번성하여 로마의 5대 도시 중 하나가 되었는데, 이 트라야누스 샘은 트라야누스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102년~104년에 지어진 분수대이다. 샘 중앙에는 실물크기로 만들어진 황제의 석상이 있었고, 황제의 발끝에서 흘러나온 물을 귀족계층의 가정과 목욕탕에 공급하였다고 한다.

 

로마는 목욕탕 때문에 망했다고 하는 스콜라스티카 목욕탕과 목욕탕 아래에 있는 세계 최초의 수세식 공중 화장실. 목욕탕에서 흐르는 물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변기 앞과 밑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해 놓아서 일을 보고 나면, 오물이 물에 흘러 내려가고, 앞에 흐르는 물에 손을 닦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셀수스도서관 앞에 있는 마불 거리는 매춘부의 집단촌이다. 신분이 확실한 여인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이곳에 새겨진 발 그림보다 큰 사람은 돈을 가지고 오라는 광고 문구가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의 사치풍조를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셀수스도서관은 에페소 유적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다. 그 옛날 2천여 년 전에 이런 훌륭한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지금은 많이 훼손되어 정면 입구만 남아 있지만, 아름다운 코린트식 기둥과 지혜, 운명, 학문, 미덕을 상징하는 네 명의 여인상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발굴하여 진품은 비엔나로 가져가고, 현재 있는 여인상은 복제품이다.

 

셀수스도서관은 서기135년 로마시대 아시아지역의 통치자이며, 독서광이었던 셀수스 플레마이아 누스의 아들 아퀼라(C.Aquila)가 그의 아버지를 기리기 위하여 지은 도서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퀼라는 도서관에 소장될 서적 구입비 2만5천나르를 남긴 채 도서관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만다. 셀수스도서관은 당시 최고의 도서관으로 12,000여권의 장서가 소장되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쌍벽을 이루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셀수스 대극장이다. 연극공연이나 시의회가 열리고, 이곳에서 사도바울과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말씀을 전파한 곳이다. 대극장은 바닥을 바라보며 부채꼴모양으로 펼쳐진 원형극장이다. 헬레니즘시대에 처음 지어졌으나 로마시대에 각 부분이 확장되어 무대에서 극장꼭대기까지의 높이가 60m에 이르는, 약 2만5천 여 명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에게해 인근에서 가장 큰 극장이다.

 

무대의 1층과 2층 건물은 네로황제(AD54~68)때 만들어졌고, 3층은 셉티무스 세베루스황제(AD193~211)때 만들어졌다. 3층으로 된 무대 정면은 니쉐, 기둥, 부조물, 그리고 동상들로 장식되었으며, 무대는 높이 2.7m인 귀빈석 위에 있었고, 좌우에 위치한 경사로를 통해 무대에 갈 수 있었다.

 

소아시아지역의 수도였고 기독교의 중심지 화려한 로마도시 에페소는 로마황제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을 나눈 곳으로도 유명하고, 하드리아누스 신전을 비롯하여 헤라클레스의 문, 메미우스 기념관, 크레티아 거리, 하드리안 신전, 아고라 등 로마시대의 역사 유물이 가득한 보물단지다.

 

에페소는 주변 도시와 스파르타, 페르시아, 페르가몬, 로마 등의 흥망성쇠에 따라 식민지화 되는 역사로 점철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식민지의 역사 속에서도 상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기원전 6세기에 건조된 아르테미스 신전과 로마제국시대에 건조된 소아시아에서 가장 큰 로마식 건축 도미티아누스신전 (기원후 1세기)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아르테미스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에페소인들에게 풍요와 생명의 여신으로 숭배 받던 대상이어서 기독교 초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시이다. 사도행전에 의하면, 바울로가 전도와 사목을 한 교회중 하나가 에페소 교회였고, 요한묵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의 7개 교회중 하나가 에페소교회일 정도로 1세기 기독교 역사에서 비중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기 15년 사도요한이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모시고 에페소로 오게 된다. 에페소에 도착한 요한과 마리아를 위하여 에페소 성도들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거처를 마련해 주고, 바오로 2세가 성모마리아의 집을 방문한 뒤로 카톨릭 교회의 성지가 되었다.

 

1시간 반 동안, 2천 500년 전의 역사를 돌아보며, 무수한 유물들 속에서 혼미한 머리를 가다듬기가 어렵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가이드의 설명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양모 판매점

 

 

 

 

 

 

 

 

                                                                       점심(현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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