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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 영산강

제1구간: 청남대가 있는 대청댐

일시: 2012년 6월 5일

장소: 대전광역시 대덕구 미호동

경유지: 대청댐 물회관 - 조정지댐 -  부강 약수

 

 

                                      대청댐 (약 23km)

 

대청댐 가는 길이 간단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회룡역을 지나는 전철로 서울역에 도착하면 6시10분. 경부선 무궁화호(6시40분발)가 대청댐과 가까운 신탄진역에서 정차를 하지 않으니 대전역까지 가야만 한다. 대전역에서 급행버스(2번)로 신탄진역까지 되돌아오면 2시간마다 운행하는 72번 버스가 10시를 훌쩍 넘기고도 도착하지를 않는다. 조급한 마음에 택시로 대청댐 주차장에 도착하지만 이곳에서 끝이 아니다. 자전거 인증센터가 있는 물 문화관 까지는 오르막길로 1km를 더 가야만 한다.

 

 

苦盡甘來라. 어렵게 찾아오는 마음고생도 대청댐을 바라보는 순간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 육지속의 바다처럼 푸른 숲속으로 파고드는 물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청남대가 산 모랑이 사이로 살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1983년 6월 착공하여 6개월만인 12월에 완공한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며 국정을 수행하던 곳으로, 2003. 4. 18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공개되었다.

 

 

대덕구 미호동과 청원군 문의면을 잇는 곳에 형각진(荊角津)이란 나루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 대청댐을 건설하여 홍수를 예방하고 중부지방의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 댐이다. 금강 수계에서 최초로 건설된 대청댐은 1975년 3월 착공하여 1980년 12월에 완공된 중력식 콘크리트 댐으로 높이 72m, 길이 495m에 14억9,000만㎥의 저수용량과 9만kW의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청댐 왼쪽언덕에 자리 잡은 물 문화관은 대청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이 좋은 곳이라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파노라마 영상과 물 박사 컴퓨터, 매직비전 등 물에 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너른 광장에는 대청다목적댐준공기념탑이 있다.

 

 

울창한 수림과 전망 좋은 광장에서 금강 답사 길이 시작된다. 물 문화관에서 보무도 당당히 내딛는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고, 시원한 수림 속으로 조성된 자전거 길에는 금강 하구언에서 150km를 달려온 종주 팀들이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자전거도로가 시작되는 표지판에는 금강하구언까지 145km를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발걸음에 어느 사연이 담겨질지 자못 궁금하고 기대가 크다.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차윤주·윤도 효자정려각이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정려각은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이 아름드리 노송과 어우러진 전각이, 과수원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과수원을 가로질러 찾아가면 멀리서 바라보던 멋진 모습과는 달리 너무도 을씨년스런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향토문화재로 지정해 놓으면 무얼 하나, 안내문조차 없는 정려각에 단청은 퇴색되고, 거미줄이 덕지덕지. 게다가 과수원을 지키는 경비견이 으르렁거리고 있으니 접근하는 것조차 겁이 나서 되돌아서고 만다.

 

 

동생 윤도는 17세 때 어머니가 병으로 눕자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인육탕을 끓여 완쾌시켰으며, 형 윤주는 20리길 어버이의 묘소를 3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묘를 하는 등, 차씨 형제의 효심을 기려 고종 28년(1891)에 세운 것이다. 정려 내용을 적은 두 개의 비를 세워 비각 내부에 보존하고 있을 뿐, 제대로 관리가 되지를 않아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잠시 후 취백정(濢白亭) 안내판이 나타난다. 제월당 송규렴이 벼슬에서 물러나 후학을 가르치던 강학처의 처음이름이 渼湖新舍였다. 그 뒤 증손인 송재희의 아호를 사용하여 취백정으로 부르고 있다는데, 많은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현장을 답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금강은 한강이나 낙동강에 비해 강폭이 좁고 수심이 깊다. 그러하기에 강 언덕에는 왕 버들이 습지를 이루고, 4대강 복원사업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볼 수가 있다.

 

 

금강은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긴 강이며, 남한에서는 한강·낙동강에 이어 3번째로 긴 강이다.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神舞山:897m) 북동쪽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무주·금산·영동·옥천·대전·연기·공주·부여·논산·강경 등 10여 개 지역을 지나 군산만으로 흘러들며, 발원지에서 금강 하구둑까지 397㎞가 이어진다.

 

 

금강으로 유입되는 주요하천으로는 진안의 정자천(程子川)·주자천(朱子川), 무주의 남대천(南大川), 금산의 봉황천(鳳凰川), 옥천의 보청천(報靑川)이 있고 대청댐을 지나 자전거 도로에서는 연기의 미호천(美湖川), 공주의 유구천(維鳩川)과 논산의 논산천(論山川)을 만날 수가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지역에 따라 명칭도 달라, 상류로부터 적등강(赤登江)·호강(湖江)·차탄강(車灘江)이라 하고, 공주에서는 웅진강, 부여에서는 백마강, 하류로 내려오며 고성진강(古城津江)으로 부른다. 강 상류는 지질구조가 복잡하여 험준한 산지를 지나며 하천들이 감입곡류(嵌入曲流)로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중하류로 내려오며 청주분지·보은분지·대전분지 등, 내륙분지와 논산평야·미호평야 등 충적평야가 발달하였다.

 

 

취백정을 지나며 새벽부터 서둔 탓에 시장기가 든다. 공원으로 조성된 大渼湖亭에 오르니 굽이쳐 흐르는 금강을 중심으로 농촌들녘이 평화롭고, 은륜에 몸을 싣고 달려가는 자전거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김밥에 막걸리 한 잔술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白鷺酒라. 자연을 벗 삼아 팔도유람에 나섰으니 더 바라 무엇 하리.

 

 

대전시 대덕구에서는 대청댐에서 용정초까지 5km에 이르는 강둑을 자연그대로 보존하면서 나무 테크로 자전거와 보행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금강 로하스 해피로드”로 명명하였다. 왕 버들 늘어진 그늘 속으로 달리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까지 건강을 챙기는 부지런한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행복을 찾아본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쩍쩍 갈라진 모습과 하늘을 처다 보며 탄식하는 농부의 얼굴이 신문1면을 장식하고 있다. 4대강 복원사업으로 강바닥을 준설하고 수중보를 만들어 물을 관리하므로, 금년과 같이 가뭄이 심해도 물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治山治水야말로 나라의 근본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조정지 댐을 지나 몽선대에 도착하면 금강이 휘돌아가는 수십 길 벼랑위에 淸閑亭이 날렵하게 앉아있다. 정자에 올라서면 시원한 강바람이 가슴속을 파고들며, 산수화의 진경이 유감없이 펼쳐진다. 산줄기가 흘러내리는 곳에 노산리가 터를 잡고, 경운기 소리도 요란한 문전옥답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라. 너른 들녘을 등에 업고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시간도 멈추고 만다.

 

 

옛날 이 마을에 류씨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강에서 뱃놀이를 하다 이곳 바위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선인이 되어 하늘로 올라 仙境을 구경하고 왔다하여 몽선대라 부르며 학을 타고 올랐다하여 학선대라 부르고 있다.

 

 

용정초등학교를 지나 현도교에 도착한다. 신탄진에서 청주를 이어주는 17번 도로가 지나는 교량이다. 금강 하구언으로 가는 자전거 종주 길은 필히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무심코 지나쳤다가는 갑 천이 있는 대전시내로 빠지는 낭패를 보게 된다. 신탄진이라면 담배공장을 먼저 연상하게 되지만, 읍지나 고지도를 보면 회덕현 북면(서원북면)과 문의현(현도면 양지리)을 잇는 나루로 기록되어있다. 금강 하구에서 물길 따라 거슬러 新灘津(새여울)에 도착하는 대전의 북쪽 관문을 일컫는다.

 

 

현도교를 건너 장어구이집이 있는 장수정 맞은편으로 경부선철교를 지나는 양지지하차도를 빠져나오면 금강을 사이에 두고 솟아오른 고층 아파트가 대전의 번영을 상징한다. 대전(大田)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한적했던 '한밭'[大田]마을이었으나 1905년 경부선 개통으로 회덕군청이 이전하고, 1913년 대전에서 출발하는 호남선이 개통되어 영호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부터이다. 해방 뒤 대전시와 대덕군으로 나뉘었다가 통합되어 대전직할시가 되었고, 현재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인구 백오십만명이 상주하는 전국 5대도시로 발전하였다.

 

 

대전시를 관통하는 갑천은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대둔산(878m) 북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금강 남쪽 목상동으로 흘러드는 길이 62㎞의 하천이다. 갑천이 합류하는 여세를 몰아 강물이 몸을 뒤채며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대전 권역을 벗어나며 금강복원사업도 열기가 식어 보인다. 자동차가 다니는 갓길을 따라가다 보면 강변으로 내려서는 길은 먼지가 펄펄 날리는 비포장이고, 뙤약볕아래 가로수하나 없이 제방도 옛날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농촌건강 장수마을 시목리를 지난다.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계소로 많이 알려진 현도면 시목리는 감나무가 많아 감나무 골이라 부른다. 금강을 바라보며 양지바른 언덕에 터를 잡은 마을에서 맑은 물과 좋은 공기마시며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 한다. 강변의 고수부지에는 수확을 앞둔 감자밭이 흰 꽃으로 만발하고, 흐드러진 밤나무 꽃이 진동하는 마을 앞으로 자정능력이 뛰어난 갈대 습지가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매포역을 지나며 강물이 서남쪽으로, 북서쪽으로 감입곡류(嵌入曲流)하며 부용산업단지를 끼고 흘러내린다. 월송정 표지판을 지나면, 부용면소재지인 부강공단이 먼발치로 선을 보인다. 경부선이 지나는 부강역으로부터 남쪽 1㎞ 지점에 있는 부강 약수는 약 100년 전에 발견되어 초정약수, 명암약수와 더불어 부강의 3대 약수로 알려져 있다. 계곡의 바위틈에서 철 이온과 황화물이 함유된 탄산수가 흘러나온다. 용출량은 많지 않으나 피부병은 물론 위장병, 눈병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용면 소재지인 부강리에 도착한다. 조치원과 인접해 있으며 새로운 행정도시 세종시와도 지근거리에 있고, 금강이라는 생명수가 면의 남서부를 지나고 온천수까지 용출되고 있으니 심신이 피로한 도시민들이 휴식을 위해 찾아오는 전원도시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대청댐 22km. 금강하구언 124km. 세종시 12km. 이정표를 바라보며 조치원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청 남 대

 

 

 

 

 

 

 

 

 

 

 

 

 

 

 

 

 

 

 

 

 

 

 

 

 

 

 

 

 

 

 

 

 

 

 

                                                             대청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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