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년 12월 9일 - 14일 (5일간)
장소: 양천 문화회관전시실
첫 돌
김 완 묵
혜성처럼 나타나
새벽 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
우주만물 수십억의 무리들이
미리내로 흘러가는데
억겁의 정기로
일월과 성신의
살을 빌어 태어난 별아
사랑이 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밤송이 안에 들어있는
두개의 알밤이란다
불랙홀의 위험한 징검다리를
건너온 보람으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무궁화 홀을 가득 메운다
모든 별이 새벽하늘에 스러져 갈 지라도
더욱 빛을 발하는
별이 되어라
영원 하도록.
이 슬
오 희 창
잠 못 잔 흰 별이
떨어졌습니다
해가 오면 곧 터질 것을
왜 머물려 하나요
깊은 어둠속 산고 때문인가요
시작이 곧 끝인
번개같은 영롱함은
어떠하다고
해야 합니까
시를 쓰는 바다
이 영 희
밀물과 썰물이 만나야
바닷물이 되고
바닷물을 졸여서
스금 꽃이 피는 것인데
이왕이면
하얗게 탈색 할 수 있는
태양빛 닮은
천일염으로 남고 싶다
버릴것도 많고
덮어 둘것도 많은데
삶의 어긋남도
소금으로 간을 하고 싶다
마음 밭 돌을 골라
생의 탑에 소금꽃을 피우고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하얀 탑으로 남고 싶다.
바 람
김 응 만
바람이 모인다
바람이 고인다
바람이 딍군다
날리는 추억이 낙엽 되고
3월의 촉수 같은 새싹은
기억의 다리를 건너
사랑의 입맞춤도
애증의 꽃이되어
슬픔으로 떨어지고
태양의 그림자로
지구 저편에 나부낀다
밟히지 않는 그림자는
오가는 얼굴이어서
그대, 어느 나뭇가지 그늘에서
하늬바람과 웃고 있나
누구에게 또, 감격해 떠는가
나는 죽음처럼 말없음에
지나는 바람만 만져 본다
텅빈 창고같은 가슴에
당신은 밝은 별이 되어 다가온다
독약처럼 추억을 마시며
불행한 날이 더 많았던 젊은날을
사랑도 믿기 어려워
한 순간으로
지나간 자리 또 바람이 분다.
에미의 노래
하 명 례
아들이 집을 따났습니다
매일 매일 바라 보아도
부족함이 남는 얼굴인데
그리움이 하늘에 닿았습니다
언제라도 함께 하고 싶은 아이가
훌쩍 커버린 청춘이 되어
에드벌룬을 타고 구름위를 날고
잡을수 없어 애타는 에미의 신음은
가슴속 재로쌓여 산이 됩니다
떠나 가버린 아들과 에미 사이에
누구 있어
슬픈 노래를 멈추게 할 수 있을런지
차를 마시며
조 철 윤
말이 잠시 끊기고
차 따르는 소리
“ 또르르 ”
입 안으로 감도는 차향
더없이 따뜻하고
물풀로 만든 바닥자리
까칠함이 고즈넉하다
고요한
나 혼자만의 시간
몸과 마음에
삶의 바테리가 충전되고...
“ 또르르르 ”
또 한 잔의 차를 비우니
황금빛 찻물 위로
감노을이 담기고
...내 안의 먼지
소롯이 씻겨간다.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박 상 임
성당 오가는
마로니에 길
절정의 가을
자기를 지키려고
그 육중한 열매 떨구고
단풍은
나그네 발걸음 멈추게 한다.
언제나 싱싱한 감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해 주는곳
봄, 여름 보내고
찰나처럼 지나갈 가을이 아쉬어
모두 비우고
겨울을 기다린다.
바스락 거리는
외마디 비명소리에
곧,
잃어버릴 색들이 아쉬어
은행잎 단풍잎마저 쓸쓸하다.
여보 미안해
허 정 만
사랑하기에 사랑했고
사랑하기에 사랑을 원했다면
내 모든것 당신을 위한 사랑이어야 했는데
당신을 사랑한다. 입으로 말을 하고
당신을 위한 아름다움 하나 만들어 주지 못했네
사랑하기에 사랑했고
사랑하기에 사랑을 원했다면
당신을 위한 온전한 사랑이었을 것을
아직도 부족한 나를 위한 당신의 사랑은
높아만 보이고 깊어만 보이네
고마워 힘들게 했던 지난시간
무엇으로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정말 미안해요 내 사랑아
어찌하면 용서 받을 수있을까요
사랑하기에 사랑했고
사랑하기에 사랑을 원했기에
당신에게 온전한 사랑을 바치리라
당신 손잡아 따뜻하고
거칠어진 당신 손 내 두 손으로 꼭 잡을께요
산책 길에
이 정 희
거리마다
국화꽃 향기가 유혹하는
이 가을
아파트 숲 속을 지나
가슴이 뻥 뚫린 시야
바쁘게 움직이는 행인들
상쾌한 바람
오색으로 물들인 찬란한 빛
수많은 차들의 행렬
작은 풀섶 밟으며
누구나
어서 오라 반기고
금색 구슬 뿌리는
노오란 은행잎 사이사이
자리를 내어주는 벤치
아장아장 귀여운 아가들
하늘높이 품위를 지키는 노송들
솔향기 풀풀풀
새들의 놀이터 되고
허공을 가르며
부우웅 하고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에
시원한 물줄기가
쏴아악 쏴아악 터지는 분수대
경쾌한 음악소리와 함께
현란한 춤사위
야구공 던지듯 터지는 함성
어느새
선홍빛에 빠져버린 두 눈
그 향기 입맞춤 되어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아름다운 무궁화 꽃
정 창 호
무궁화 꽃 바람에 찰랑 거린다.
국민의 생활속에 사랑의 겨레의 꽃
어여뻐 웃으며
외로운 독도에도 빛나는 서울에도
아름답게 피어 민족혼을 자손만대 계승하고
세계만방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애국심을 심어 준다.
조국을 위한 몸과 마음 무궁화 꽃 속에 태극기 휘날린다.
끈질긴 인내로 조국이 어려울때
마음 속 고인 눈물 닦아주고 국민을 위로하고
하늘을 향한 조국의 발전 높이 울렸다.
무궁화 꽃 오천년 역사
온갖 환란 이겨내고 영원히 빛낸 국화
변함없이 사랑스런 마음으로 조국을 지켰다.
다뉴브의 강
정 연 자
오! 체인부릿지
다뉴브의 노을 따라
강물은 리듬을 타고
부다여¸ 선상의 노래를 하라
백치의 몸짓으로
춤을 추는 페스트
이름을 알기 전에
물결을 따라가자
구름마져 황홀한 몸짓으로
강위를 거닐도다
여자와 이방인을 위하여
터질듯이 달아 오른다.
당신으로 가득한
김 철 교
하루 또 하루를 갑니다
저 멀리 아득한 길이 끝나는 쯤
잘 알수는 없어도
그러나 가야할 산(山)이 있기에,거기서
당신을 만날수 있다는 믿음으로 갑니다
황톳빛 자갈길을
힘찬 발걸음으로 갑니다
길가 야생화 풀숲 아침에는
방울방울 가득한 이슬들이
아름다운 무지개 세상을 열고
당신의 웃는 모습을 그려줍니다
갑자기 지나가는 트럭이 일으키는
뙤약볕 먼지 속에서도
당신의 모습 그속에 아른거려
길이 잠시 안보이는듯, 비틀대는 걸음도
피곤치가 않습니다
내 온몸 온마음 온영혼에
꽉차 있는 당신
폭풍우 가득한 깜깜한 밤에도
항상 꺼지지않는 불, 밝혀 앞서가는
등불이십니다.
그해 겨울. 2
이 남 섭
싸리 빗자루 스무 자루는 엮어두어야
고향의 겨울로 들어갈 수 있다
눈은 오지게도 내려
엄마는 하룻밤에도 네덧 차례
토방 위 털신에 덮인 눈을 탁탁 털어 신고 나가
달빛 위에 쌓인 눈을
눈위에 앃인 달빛을
마당 한 편으로 쓸어 모으셨다
싸락 싸락
싸리 빗자루 쓸리는 소리
사박 사박
쓸고 난 자리 또 눈쌓이는 소리가
문풍지 파르르 흔들어 가늘게 스며들고
아랫목 구들장이 솜이불 속에서 뜨끈해지면
누나와 나는 아른아른 꿈속으로 빠져든다
엄마는 겨울이 다 가도록 눈을 쓸어내시고
눈은 겨울이 다 가도록 쓸어낸 자리에 또 내리고
싸리 빗자루 스무자루가 다 닮아
몽땅해지면
고향의 겨울에서 나올 수 있다
사물(四物)
장 윤 우
범종(梵鐘)을 울려 지옥 중생을 구하고
법고(法鼓)를 두둘겨 뭇 축생을 제도하며
목어(木魚)를 계워 수중 중생을 다스리고
운판(雲版)을 쳐 허공 중생을 일깨우다
네가지 자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하루 급히 미망(彌望)을 벗고
자신의 진면목을 보라.
~평생에 걸쳐 가슴에 물으리.
늘 지금처럼
원 진 희
큰 나무아래 물빛 꿈들이
파아란 풀무처럼
어느 고운 햇살 눈부시게 반짝이며
사랑이 물든 언저리 늘 지금처럼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사랑과 환희에 젖은 생각
믿음직한 당신이 거기 서서
아름다운 미소를 전해 옵니다
선택한 인생에 양탄자를 깔고
같이 가는 세월을 읽어갑니다
볼수록 어여쁜 당신이
큰 나무처럼 버티고 서서 자라납니다
꽃피는 언덕이 보입니다
꿈하나
꽃하나
늘 지금처럼 그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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