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오지산행
앵산(507.4m)과 솔병산(440m)
산행일시: 2007년 10월 24일 11시 45분 - 15시 5분 산행시간 : 3시간 20분
소 재 지 : 경남 거제시 하청면 올올 산악회 참여인원: 48명
날 씨 : 쾌청 산행거리: 7.5km
금강산의 환상에서 벗어 난지
보름 만에 남도천리 거제도로
산행 길에 나서는 행복함이여!
처음으로 동행하는 올올 산악회
장안의 산 꾼들이 모두 모인 듯
일천 이천 산행을 가슴의 훈장처럼
영웅담 무용담으로 떠들썩하다.
따뜻한 남쪽나라 거제대교 건너서면
포말처럼 부서지는 파도 너머로
하얀 부표들이 바둑판위로 사열을 하고
한라산은 봉우리 하나로 섬 전체를 품고 있지만
500m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키 재기에 여념이 없어
진산이 어디인지 가릴 길이 없지만
염주에 실 꿰듯이 이리저리 연결해보면
남쪽의 망산 을 시작으로 6구간으로 나누는
거제지맥. 오지산행 50여 km에 이르니
한려해상 수반위에 피어나는 수석이라.
입소문이 자자하여 눈독을 들이고
지난여름 가라산. 노자산의 매력에 빠져
북서쪽의 맹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청면과 연초면이 경계를 이루는
장터고개. 덕치고개 산마루가 들머리로
계절을 빗겨간 따가운 햇살
후끈하게 달아오른 열기 속에
진입로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다가
옛날 도자기 모퉁이를 왼쪽으로 돌아서면
철망을 두룬 채마밭 사이로
오솔길 하나 이어지는데
할 일 없는 묵정밭엔
흰 머리 풀어헤친 억새만이 무성하다.
전망 좋은 333봉 너럭바위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몰이 터지는 조망 속에
앵산과 솔병산이 손짓하는데
칠천도와 대금산이 추파를 던진다.
온대와 아열대가 공존하는 산기슭에
동백나무 측백나무 그늘이 좋고
자갈 깔린 임도를 건너
절개 지를 치고 올라 320봉을 향한다.
버려진 헬기장을 지나치면
긴 의자 놓여있는 갈림길에
앵산 2.4km 연초 면사무소 3.8km의
이정표가 반갑고 시원한 솔바람에
생기를 되찾는데
360봉. 368봉. 444봉은 전망 좋은 바위 암봉
느려지는 발걸음에 터지는 함성
명경지수 쪽빛바다. 황홀한 시선으로
역광속의 억새꽃이 헬기장을 쓸어 덮고
한곡마을 1.5km 앵산이 0.56km
정상의 턱밑에서 가쁜 숨 몰아쉬며
안간힘을 쏟는다.
오늘의 主山답게 507m의 정수리는
一望無際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
천혜의 요새지에 삼성조선이 터를 잡고
솔병산과 천마산 끝자락에 할미봉이
손끝에서 노니는데
칠천도 너머 진해만 뒤편으로
가덕도가 가소롭다.
멀 쭉 하게 키가 큰 정상 석에 입맞춤하고
以心傳心 십년지기 김 은남 시인
나폴레온 꼬냑으로 우정을 다지며
詩와山이 맺어준 인연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망중한의 여망 속에 앞 봉우리로 달려가면
억새 숲에 가려진 이등 삼각점.
거제 22번 1992년에 재설된 부표가 반가워
두 손으로 쓰러보고 북쪽의 사면 길로 내닫는다.
희미한 솔병산 마루금.
아무런 표시 없이 숲 그늘에 둘러싸여
정수리 확인도 어려운 터에
천마산 찾아가는 길 또한 어느 쪽 인고.
솔병산 정상
개척 산행 종주 팀도 골탕을 먹은 곳.
빽빽한 밀림 속에 갈라지는 능선들
오지산행 거제지맥 嶝路 離脫 다반사라
154m의 천마산
처음에는 북서로 다음에는 정북으로
지척에서 들려오는 차 소리가 반가워도
온몸을 옥죄이는 가시덤불 헤치며
비 알길 벼랑길을 헤치기에 여념 없다.
10번 도로가 지나는 금당개와 외당개마을
千辛萬苦 끝에 내려선 10번 도로
금당개와 외항개가 정다운 이웃으로
거제 승마 클럽이 반겨주고
고개 마루 올라서면
박형기 대장님의 제지로
오늘의 산행도 파행으로 끝난다.
금당 마을에서 바라보는 솔병산
한 여름 웃자란 가시덤불 가로막아
천마산 오름길이 두절되고 말았으니
다시 오기 어려운 남도 천리 길.
오늘의 백미를 허공에 날리고
천하절경 할미바위까지
가슴속에 묻어두고
제철만난 전어회로 회포를 풀어본다.
금수목을 아시나요?
할미바위와 뒷편의 칠천도
거제의 낙조를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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