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 따라 천리 길
무학산(761m), 대곡산(516m), 시루봉(662m)
산행일시: 2007년 4월 5일 12시 20분 - 16시 20분 산행시간: 4시간
소 재 지: 경남 마산시 청솔 산악회 동참인원: 48명 날씨: 맑음 산행거리: 약 11km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가지마다 움이 터 오고
앞뜰에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을 맞아
훈풍 따라 전해오는 화신을 찾아
남도 천리 마산으로 달려간다.
그림같은 마산의 모습
천호동 국민은행 앞에서 승차한
청솔산악회는 화요 맥을 이어가는
강 흥식 부장의 산악회라 더욱 반갑고
산악회의 대 선배이신
과천의 김 영오 선배님을 만나
후 꾼 달아 오른 열기 속에
만원사례를 이루고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냉이 국으로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대진고속도로와 남해 고속도로를 거쳐
마산의 월영동 언덕배기를 오르며
들머리가 시작된다. (12시 20분)
월영동 육교 아래 버스를 세우고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때 약 볕이 쏟아지는 언덕배기를
타박타박 걸어가노라면
마을의 수호신인 수 백 년 된
회 나무가 자리를 잡고
새로 단장한 만날 고개는
청춘에 과수가 된 딸이
친정식구들이 그리워 고개 마루에서 기다리던 중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 젖 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우측의 송림 속으로 등산로가 열리고
처음부터 고된 신고식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계단 길
숲의 향기가 온몸을 휘감아 도는
비알 길을 거슬러 오르면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의 꽃길이 열린다.
대동여지도에는 두척산으로 불리고 있는
무학산은 서원 골의 고운대와 월영대의
아름다운 자태가 하늘을 나는 학의 형상으로
신라의 최치원 선생에 의해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서리고
소나무 숲 사이로 타나는 전망대 바위는
내 고향 남쪽 바다.......
로 시작되는
마산만의 돌섬과 푸른 바다
빼곡히 들어찬 시가지가 한 폭의 그림으로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티 워 준다.
가파른 비알 길에서 비지땀 좀 흘리고
거친 숨소리에도 돌무더기 쌓아 올린 대곡산에 오르면
표지 석과 삼각점이 자리를 잡고
학의 날개 한껏 펼친 무학 산이 손짓을 한다. (12시 55분)
믿믿하게 보이는 무학산 정상
학봉과 마산 시가지
정수리에서 내려딛는 400고지 안부에는
무학산이 자랑하는 진달래의 동산으로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리고
능선 마다 펼쳐지는 전망대 바위는 솔 그늘 아래서
상춘객의 옷깃을 부여잡고 유혹을 한다.
550고지를 지나 663고지를 오르는 갈림길에서
좌측의 대로를 따르면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 쪼이는
양지바른 언덕아래 안개 샘이 자리를 잡고
갈증 난 길손에게 물 보시를 제공하며
초가지붕 얹은 툇마루는 쉬어가기 안성맞춤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가슴속의 묵은 때를 털어 버린다.
(13시 35분 - 5분 간 휴식)
안개 샘의 우측으로 산길이 열리고
마른대궁의 억새밭이 훈풍에 휘날리며
정상까지 억새의 천국을 이루는데
고도가 높아지며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 속에
진달래의 꽃망울이 단단한 껍질 속에 몸을 사리고
하늘높이 쌓아올린 715봉의 돌탑은
마산시민들의 소망으로 정성이 가득하다. (13시 54분)
안개샘에서 바라보는 대곡산
뒤 돌아보는 663봉
무학산 정상
715봉의 돌탑
무거운 발걸음도 정수리에 올라서며
환호성이 절로 나고
산불감시 철탑아래 큼지막한 정상 석
바람결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마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고
헬기장 주위로 자리 잡은 너른 암반들
옆자리에 짝을 이룬 김 대수 산님과
정상 주를 나누며 망중한을 즐기는데
시루 봉을 다녀오는 심 선생의 말 한마디에
무학산 제일의 전망대를 어찌 지나 칠 수 있으랴?
(14시 05분 - 20분간 휴식)
시루봉 오르는 철계단
왕복 1시간의 거리를 다녀와도 약속시간이 넉넉하니
의기투합으로 자리를 털고 시루봉을 향해 발길을 내 딛는다.
오가는 사람 없는 낙남정맥의 마루 금
비지땀을 흘리며 달려가는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보는 시루봉은
시루떡을 거꾸로 쏟아놓은 듯
켜켜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바위들이
수 십 길 단애를 이룬 전망대로
십오 분 만에 정맥의 갈림길에서 좌측의 오솔길로 접어들어
송림 속을 헤치며 달려간다.
시루봉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무학산
철사다리를 타고 오른 정상은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150여 평의 너른 암반으로
사방팔방 거침없는 시원한 조망 터로
지척에 솟아오른 무학산(761m)을 중심으로
서남간에 대산(727m), 광노산(720m), 봉화산(649m),
서북산(738m), 여항산(744m)이 하늘 금을 그으며
병풍같이 외워 싸고 미로같이 얽혀있는 계곡 사이로
내서면의 마을들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대에서
바다의 한 귀퉁이도 볼 수가 없으니
애석하기 그지없다. (14시 45분)
시루봉을 내려서는 김대수 님
오늘의 소임을 다 한 듯
편도 1.3km에 왕복 2,6km를 다녀오는 발걸음은
물먹은 솜뭉치처럼 무겁지만
마음만은 봉우리 하나를 더 챙겼다는
자부심으로 깃털처럼 가볍고
되돌아온 정상에는 공허로 운 바람만 불고 있어
다급해진 마음을 추 수리며
곧바로 서너 마지기로 내딛는다. (15시 15분)
억새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서너 마지기
철 계단을 타고 내려서는 안부에는
장승들이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듯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전망대 바위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마산의 시가지
서너마지기로 내려서는 계단
60년대 조국 근대화의 물결 속에
자유보호 무역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견인차로 자부심을 갖는 마산.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종말을 고하고 민주화의 초석이 된
마산에 마창 대교의 건설이 한창이니
완공이 된다면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내 고향 남쪽 바다로 시작하는 어느 시인의 노랫말처럼
쪽빛바다의 푸른 물결.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마산 시내를 굽어보며 서원계곡으로 내려오니
왕사구라 벚꽃이 하늘을 뒤 덥고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 20분. 꿈같은 4시간의 무학산 산행을 마감하며
얼큰한 김치찌개에 밥 한술 말아먹고 곁들이는
소주한잔에 되짚어 가야할 천리 길도
꿈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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