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서
지난겨울 조선호텔 호경전에서 뵈온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하느님의 가호아래 일가친지와 하객들의 축복속에 정모와 미숙이가 한 쌍의 원앙으로 태어났으니 집안의 경사로 이제야 자식 키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결혼이란 인륜지대사라 한 치도 소홀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하여 준비를 한다고 하였지만 淸貧한 생활 속에 수년간에 3번의 혼사 준비로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아 민망함을 금할 길이 없었지만 사돈댁에서 많은 배려를 하여주시니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婚禮를 치르게 되어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의 女息을 어여삐 보아주시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니 저희 두 내외는 한 시름 놓게 되었으며 이제 며느리로 고흥 류씨의 가풍에 맞게 훈도하시어 새 사람을 만드시고 행복과 즐거움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어 주신다면 더없는 榮光 이겠습니다.
저희 내자의 건강이 원만치를 못하여 혼사 준비로 걱정이 많았으나 이바지 음식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들을 생략하여 주시는 사부인의 사려 깊은 호의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화환을 정중히 사절하므로 검소한 혼례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이번 혼례는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자자한 칭송으로 저의 마음 또한 흐뭇하기 그지없습니다.
정모와 미숙이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한 가정을 이루게 되고 양쪽 집안이 사돈이라는 인연으로 끈을 이어가게 되었으니 참된 사랑으로 오래오래 행복이 충만한 가정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간단히 인사를 가름합니다.
미숙이의 후견인
안동 김 완 묵 배 상
사월의 행진곡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훈풍 속에 사그라지고 만물이 소생하는 사월의 따스한 봄날 하느님이 함께 하시는 성전에서 만인의 축복 속에 엄숙한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으니 두 사람의 혼이 하나의 밀알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인생의 새 출발을 하게 됨은 하느님의 가호로 감사를 드린다.
삼십 여 년 간 정들었던 보금자리를 벗어나 새로운 둥지에서 시작하는 신혼의 꿈은 무한한 희망이 펼쳐지고 망망대해처럼 거칠 것이 없지만 따사로운 햇살과 비바람이 몰아치는 광야에서 자만심도 두려움도 금물이니 둘이 함께하는 지혜로 걸어가노라면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겠느냐?
물질만능 시대로 삼종지도의 미덕이 실종되었다고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도리야 어찌 변할 수가 있으리오. 어른을 공경하고 남편을 사랑하며 형제들과 우애 있게 튼실한 자식 키워내는 현명한 여인으로 거듭 태어나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면 이보다 더한 소임이 어디 있겠느냐? 또한 자기의 개발에도 게을리 하지 말고 정진하여 자아실현의 성취감으로 밝은 생을 이어 간다면 이 또한 가정의 행복이 아니겠느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사위 정모!
백년지객으로 우리와 인연을 맺었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보살핌이 아닌가?
7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은근하게 데워진 된장뚝배기에서 바글바글 끓고 있는 사랑이니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진광풍도 출렁이는 파도에도 두 사람의 보금자리는 아늑하고 꿀물이 흐르는 안식처가 되기를 기원하며 고장난명이라 혼자서는 이루지 못하는 일들이 많으니 두 손 꼭 잡고 저 푸른 초원 위를 마음
껏 달려가 보게.
2007년 4월 14일
미숙이와 정모를 사랑하는 아버지 완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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