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 호
발행일: 2004년 12월 24일
민둥산 (1, 120 m)의 억새여
산행일시 : 2004년 10월 17일 13시 10분 - 16시 30분 산행시간 : 3시간 20분
소 재 지 : 강원도 정선군 남면 시산문학회 날 씨 : 맑음 참여인원 : 35명
석촌호수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운것은 일년만에 만나는 정다운 벗들이 있기에.........
언제 만나도 줄겁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만남이기에 박물관에나 가 있어야할 30인승 미니버스에 짐짝 실리듯 불편한 속에서도 활짝 피어나는 우정속에 시산의 가을 나들이는 무르익는다.
만산홍엽으로 물든 강원도의 산과 계곡으로 향하는 행락 인파와 민둥산의 억새축제에 참여하는 차량들로 휴일의 고속도로는 몸살을 앓고 있는데 한술 더 떠 어설 푼 운전사의 길라잡이는 가까운 거리 제쳐두고 강원도 평창과 정선의 골짜기를 두루 섭렵하며 마냥 돌아가고 있으니 초가을 짧은 해가 머리위로 치켜 오르고 갈 길 바뿐 우리의 마음이 후 꾼 달아오른다.
목적지가 가까워 올수록 차량행렬의 꼬리가 길어지며 서행을 하는데 증산 역을 4km남겨두고는 주차장이 되어버리니 답답한 차안에서 웅쿠리고 있는 것 보다는 시원한 공기 마시며 걷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차량이 즐비한 갓길로 내려서 아침마다 중랑천에서 하이워킹으로 단련된 솜씨를 발휘하며 30여분을 걸어가는데 거짓말처럼 밋기지 않겠지만 버스에 타고 있던 일행들보다 십 여분 먼저 증산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하였다.
이곳 또한 축제의 물결 속에 인산인해를 이루며 증산역이 생긴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니 포항에서 부산에서 대전에서 정선에서 모여든 벗들과 합류를 해야겠지만 찾을 길이 막연하고 같은 차를 타고 온 일행들을 파악하기도 난감한 일이라 등산도 하기 전에 제풀에 지쳐 곤혹스러운 표정들이다.
오후 1시 10분부터 시작된 등산은 수많은 인파들이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소나무가 무성한 숲 속으로 들어서면 급경사 오르막길에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채여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길섶에 주저앉은 인파들로 짜증나는 산길이 계속된다.
하늘은 높고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쾌청한 날씨에 비지땀 흘리며 임도에 올라서니 숨 막혔던 숲 속의 답 담함도 넓은 시야 속에 말끔히 사라지고 저자거리 난장판을 뒤로 한 채 물 한 모금 마실 겨를도 없이 서둘러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나무그늘아래 쉼터에 재옥이 아우가 아들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반가운 해후를 하고 한상철 감사와함께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행렬 속에 답답함을 참을 길 없어 그들을 추월하는 샛길은 가시 덤풀 우거진 고난의 길이지만 고속도로의 정체된 구간에서 버스 전용차선으로 달려가는 기분으로 큰 어려움 없이 억새밭이 무성한 산등성이에 올라선다.
7부 능선인 이곳부터 사방천지 수 십 만평의 광활한 대지위에 펼쳐지는 억새의 군무는 힘들여 올라온 보상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따사로운 가을의 햇살아래 산들바람 물결 따라 파도치는 민둥산의 억새여
수수대보다도 굵은 밋둥 에서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무성한 풍채, 출렁이는 황금물결 그속으로 연인들의 밀어가 숨어드는데 우리의 작은 몸을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니 어머니의 따스한 품속에서 어리광 부리며 가슴속에 응어리로 풀어보고 싶어라.
정상의 양지바른 억새 숲 속에 시산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두모여 먹 거리 마실 거리 풀어헤치니 산해진미 진수성찬 눈길이 황홀해 출출한 시장기에 체면 차릴 겨를 없이 주거니 받거니 푸짐한 잔치 상에 여흥이 절로 나고 석양노을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분단장한 억새꽃을 한 아름 안겨준다.
여 덜 개의 구덩이가 있다하여 팔구덩이로 부르던 것이 밭 구덕으로 바뀐 무공해 고 냉지 채소밭 사이로 내려오는 하산 길은 억새의 환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고향으로 돌아온 포근함 속에 훈훈한 인정을 주고받으며 상큼한 흙냄새에 흠뻑 취해본다.
억새와 갈대는 생김새와 꽃이 피는 시기가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너무도 많아 억새는 산이나 비탈에서 자라고 굵은 뿌리가 옆으로 뻗어나가며 키가 1,2m정도로 적은 편이고 은빛이나 힌 색의 꽃을 피우는데 갈대는 물가에 무리지어 살며 뿌리 옆에 잔뿌리가 많으며 2m이상의 무성한 키에 갈색이나 고동색의 꽃으로 피워 올린다.
봄의 진달래와 가을의 억새밭이 찰떡궁합인 것은 무성한 나무숲을 싫어하는 특성으로 양지바른 언덕이나 산 정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민둥산의 억새와 함께 제주의 산굼부리, 영남알프스로 대변되는 사자평의 너른 평원, 산정호수의 명성산, 광천의 오서산, 대구의 비슬산, 장흥의 천관산이 유명한데 지형적인 특성으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꽃구경도 시장함만 못하여 정선이 자랑하는 추어탕으로 포식을 하고 전국에서 모인 벗들과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지옥의 길이다.
하지만 차안에서의 여흥은 시산 회만의 전유물로 노래도 없고 춤도 없지만 삼행시 짓기의 숨은 실력들이 웃음꽃을 피워 올리며 정식회원은 아니지만 재치 있는 유머와 예리한 표현으로 우리를 감동시킨 구독자 여러분과 백두산악회의 맴버들에게 감사의 갈채를 보낸다.
갑신년의 가을 정기산행도 임원들의 노고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무리 없이 마무리를 지어 다행스러우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면 모처럼 만의 장거리 여행에 좀더 안락한 버스와 산행을 선정 할때 축제의 기간을 피해 우리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참고 : 민둥산 가는 길은 중부, 영동, 중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제천 나 들 목에서 영월을 지나면 곧바로 증산역이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데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직진하여 하진부에서 평창군을 거쳐 정선읍내를 지나 빙빙 돌아가니 1시간 이상 더 소요된다.
만산홍엽의 계룡산 ( 845 m ) 완전 대종주
산행일시 : 2004년 10월 24일 09시30분 - 15시40분 산행시간 : 6시간 10분
소 재 지 : 충남 공주시 -계룡면, 반포면 논산시 - 두마면 산행거리 : 약 13km
뫼솔 산악회 날 씨 : 맑음 회 비 : 22,000원 인 원 : 45명
계룡산이라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외지의 산을 오른 최초의 장소로 중학교 수학여행을 논산의 관촉사에서 시작하여 부여의 문화 유적지와 낙화암을 둘러본 뒤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온 것이 45년 전으로 화려한 단풍의 색깔은 지금도 잊을수 없는 옛 추억으로 8년전 에 다시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신원사에서 시작하여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으로 산행을 하면서 정상에는 눈꽃이 피어나고 아래로는 만산홍엽으로 물든 아름다운 불꽃의 향연이 항상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추억으로 계룡산의 연봉들을 종주할 날을 기다리며 오늘에 이르렀다.
단풍의 절정기를 맞이하여 계룡산으로 향하는 버스도 빈자리 하나 없이 완전매진이 되고 곱디고운 단풍마냥 화려한 등산복의 행렬이 밀목재 고개 마루에서 조용히 숲 속으로 숨어든다.(09; 30)
처음부터 만만치않은 급경사를 치고 오르는 건각들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황적봉에 올라서니 천황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힘차게 치솟아 오르며 천왕봉을 지나 밧줄이 걸려있는 벼랑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또한 일품으로 길게 늘어진 로프가 긴장과 스릴을 만끽하는 구간으로 휴식년제 탓인지 마주치는 등산객도 없이 수월하게 통과를 하고 아슬아슬한 암릉 구간을 기어오르며 주위에 펼쳐지는 경치에 압도되어 힘 드는 줄 모른다.
점점 가파라지는 능선은 통천 문을지나 쌀개봉의 정상에 올라서면 계룡산의 전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조망 터로 발아래로 동학사를 중심으로 말발굽형태로 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산봉의 형태가 닭 벼슬 형상으로 아래 부분은 용의 비늘처럼 생겼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무학대사는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金鷄抱卵形”으로 용이 승천하는 형상인“飛龍昇天形”이라서 계룡산으로 명명했다는 설도 있다. (11시50분)
풍수지리에 의하면 鷄龍山과 주위 산천의 지세가 수태극과 산태극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데 진안의 마이산과 덕유산의 맥이 무주, 영동, 대전동부, 회덕을 거쳐 공주로 이어지고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공주시 계룡면과 반포면의 경계를 이루는 태극모양으로 용의머리를 돌려 근원을 돌아보는 山 태극이라는 관점과 수류역시 금강의 물줄기가 장수, 진안, 무주, 영동, 대전동부, 부강, 공주, 부여, 강경을 거쳐 장항과 군산의 사이로 빠지는 동시에 용추골의 명당수가 청룡의 뒤를 크게 휘돌아 금강에 합류하는 태극의 모습으로 水 태극이 된다.
하여 계룡산일대는 이성계가 이조 개국과 함께 천도할 계획을 세우고 권중화가 그린 鷄龍山 都邑圖를 바탕으로 기초공사까지 하다 중단이 된 이래 정감록의 예언에 따라 무속 인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600여 년간 잠자던 용이 승천하려다 또다시 물거품이 되고 마는 비운을 맞고 있는 곳으로 국토의 중앙에서 남쪽으로 치우쳐있고 생활용수가 부족하며 도읍지의 면적이 협소한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군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천황봉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관음봉 쪽으로 발길을 돌릴 때 계룡산에서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는 쌀개능선의 절벽을 오르내릴 때는 간담이 서늘하고 양지바른 안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관음봉에 올라서니 행락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자연성능을 넘는 암릉 길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계룡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관음봉은 정상에 날아갈듯 사쁜하게 올라앉은 정자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수치상으로는 천황봉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816m의 관음봉이 중심이 되어 모든 등산로가 모여들고 자연성능으로 일컬어지는 삼불봉까지의 암릉은 용아장성으로 불리는 매력적인 코스로 철사다리로 안전시설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13시)
계룡산에는 4개의 사찰이 자리 잡고 있는데 동쪽으로 동학사, 서쪽으로 갑사, 남쪽으로 신원사, 북쪽으로 구룡사로 (현재는 소실되어 흔적만 남아있다) 4개의 사찰을 다이아몬드 형으로 연결을 하면 그 중심에 삼불봉이 자리 잡고 있으니 계룡산의 신비함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셈이다.
수많은 행렬들이 꼬ㅡ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루함속에 삽불봉지나 신선봉으로 갓바위까지 종주를 해야 하는 시간상의 촉박함과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까지 병행하려면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가능하겠기에.........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사거리 안부의 공터에는 산행 길에 지친 인파들의 휴식장소로 시끌벅적하고 신선봉 가는 길은 위험구간 출입통제라는 팻말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은근슬쩍 뛰어넘어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서니 고요한 정적이 감도는 한적한 오솔길로 이어진다. (14시 25분)
점입가경으로 계룡산의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암봉에 올라서면 수 백 년 된 노송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오전에 우리가 지나온 황적봉에서 쌀개봉까지의 능선이 바람막이 평풍이 되어 동학사를 품에 안고 자연성능을 지나 신선봉으로 장군봉까지 산태극의 진수를 펼쳐 보이며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없이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암릉길을 내려서니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큰 배재가 나타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정골로 내려가고 정해진 코스에 따라 하늘로 치솟은 신선봉으로 향하는 산 비알은 체력이 많이 소진된 탓인지 천근의 무개로 내리누르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14시 30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신선봉에 올라서며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줄거운 마음으로 잠시 휴식을 하고 갓바위를 향해 진행을 하는데 좌측의 희미한 등산로 쪽으로 뫼솔의 안내표지를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새로운 체험의 현장으로 빠져들게 될 줄이야
신바람 나는 하산 로는 발에 채이는 낙엽으로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발자욱이 점점 희미해져도 선두에 두어 사람이 지나갔을 것으로 예측을 하며 별 의심 없이 가파른 벼랑길을 내달리는데 우측의 마을이 동학사의 집단시설지구로 생각을 하며 20여분을 지난 뒤 뒤돌아보는 능선은 하늘높이 솟아오르고 길을 잘못 들었다는 미심쩍은 생각에 우측능선을 찾아 내려가는 등산로는 낙엽에 뭍혀 희미해지고 가파른 계곡을 따라 숲의 늪에서 탈출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산초나무 억새풀에 긁힌 상처에 피가 흘러도 아픈 줄을 모른다.
그래도 오랜 산행의 경험으로 침착하게 시간의 체크와 방향감각을 머릿속에 그리며 밑으로 밑으로 내려오다 보니 무성한 나뭇잎사이로 아스팔트길이 나타나고 가을걷이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동학사 주차장을 물어보니 10km가 넘는다는 말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15시 20분)
이곳이 구룡사지가 있는 상신리 마을인데 질러가는 길은 산을 다시 넘어야 하지만 그럴 수는 없고 염치불구하고 2차선 아스팔트길을 가로막고 지나는 차에 통사정을 하여 인심 좋은 노부부의 승용차에 합승을 하여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행 버스로 갈아타고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며 파노라마의 대단원도 막을 내리게 된다.
어느 심술 굿은 등산객의 장난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으니 덕분에 예정에도 없는 완전종주를 하게 되었고 이것도 하늘의 계시가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보며 이래저래 계룡산은 나의 잊지 못할 영원한 벗이 되어 가슴속에 살아 숨쉴 것이다.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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