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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안개와 빗속의 포로가 되어 돌아온 고려산





안개 속을쳐온 고려산(436m)

산행일자: 2006년 4월 23일 10시 40분 - 14시     날  씨 : 안개속에 비온후 갬

산행시간: 3시간 20분 ( 시산제와 휴식시간 1시간 포함)   산행거리: 약 6km

참여인원 : 한 상철 부부, 전 상열, 전 호영, 문 영호, 문 영철, 김 완묵, 허 은주

소 재 지: 인천 광역시  강화군 - 강화읍, 내가면, 송해면, 하점면




시와 산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시산 문학회를 결성하고

계절마다 동인지를 발간하여 온지

십 수 년 만에 50호에 이르고


허은주 시인과 회장 사모

병술 년을 맞이하여 처음으로 갖는 정기산행에

오랫동안 자리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허 은주 시인을 불러내어

신촌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50여명이나 되는 식구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참을 하고

8명의 단출한 식구들이

강화의 고려산을 향해 버스에 몸을 싣고


1시간 30분 만에 강화읍에 도착하니

예정대로 10시 정각

전 상열 전 회장과 합류하여

택시 2대에 나누어 타고 적석사로 향하는데




고려산의 진달래 축제로 

외지의 차량들로 홍수를 이루고

들머리인 적석사 까지 진입을 못하고

연촌 삼거리부터 걸어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

평화로운 한우의 목장을 지나

가파른 진입로에서 30분간 비지땀을 흘린다.


평화로운 한우목장

토요일 오후 비가 내린 후

일요일은 개인 다 던 일기예보가 빗나가고

짙은 운무 산허리를 휘 감아 도는

을 씨 년 스러움에

들뜬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다  

  

고구려 장수왕 시절 건립된 천오백년의 적석사 

대웅전 너른 마당에는 초파일 연등으로 가득하고

2층의 종각이 짙은 운무 속에

신비감을 더하는데


안개속의 대웅전

감로정의 시원한 석간수는

나라의 변고가 있으면 변질되는 신통력으로

2002년에는 황토 빛으로 서해 교전이

임진왜란과 6,25전쟁에는 샘물이 말랐다는

전설 아닌 실화로 위암에도 특효가 있단다.


신비로운 감로정

대웅전 좌측으로 가파른 암 능 길

강화 8경중에 으뜸이라는 낙조대에 올라서니

짙은 운무 안개 속에 서해낙조는 간곳없고

옆 사람의 얼굴도 분간하기 어려우니

안타까운 심정을 어이 할 꺼나


낙조대 오름길

운무속의 낙조대

아담한 관음보살 잔잔한 미소 속에

중생들의 허물을 어루만지며

사진속의 모델로 자비심을 베푸신다.


자비로운 관음보살

낙조봉 오르는 암릉길에는

휘 늘어진 낙락장송

안개 속에 고운 자태 신비감을 더하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시달림에도

한 겨울을 버텨온 억새들의 춤사위와

진달래가 반겨주는 낙조봉 정상


 

진달래의 꽃밭속에 허은주 시인


 

  2,000여평 너른 분지에는

수많은 상춘객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 거리가 한창인데

그 새를 참지 못하고 

검은 장막 운무 속에 빗방울이 흩날리니

환상의 불꽃놀이 가슴속에 새겨두고

배낭속에 잠을 자는 디카의 안타까움




거세지는 빗줄기에 고개 떨 군 진달래

꽃잎마저 낙화되어 바람결에 흩날리고


앙증맞은 제비꽃

앙증맞은 제비꽃

그윽한 향기로 유혹하는데

소나무 군락지에 선사 유적지

수 천 년 세월 속에 본디 모습 변했어도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을 하였으니 조상들의 삶의 지혜

보존하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 일세




활짝 핀 우산행렬

밀치고 제치며 넓은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굼벵이 걸음에 짜증이 나는데

짙은 안개에 포로가 되어

등 떠밀려 오른 길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 동산

화들짝 놀란 가슴 감탄사가 절로 난다.




널찍한 헬기장에 수많은 인파

고려산 정상이 지척에 있건만

분단의 아픈 상처 다시 한번 되새기며

육중한 철조망이 정수리를 둘렀으니

강화읍,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의

경계를 이루는 분수령을 바라보며

우리들의 발걸음도 이곳에서 멈추고 만다.




대다수 인파들이 철조망 우측의

청련사로 내려가고

비상도로 따라 백련사로 향하는데

정수리에 오련지를 그대로 재현한

연못가에서 전설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재현된 오련지

고구려 장수왕 4년에 인도의 천축조사가

왕명을 받고 이 산에 올라 오색연꽃이 핀

연못을 발견하고 적, 청, 황, 흑, 백의

연꽃을 날려

연꽃이 떨어진 곳의 색깔에 따라

이름을 지어 절을 창건하니


 

백년사의 거목

적석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 백련사로

이후 산의 이름도 오련사로 불려 오다가

고려의 고종이 강화로 천도하여

오련산을 고려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하네.


하산로

가늘어지는 빗줄기에 감사하며

소나무 숲 속에 제단을 마련하고

간단하고 약소한 제물로 산신께 제를 올리며

병술년 한 해도

시산의 식구들이 향하는 발걸음마다

복을 주시고

하는 일마다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큰 절을 올린다.


전상렬 시인

가파른 벼랑길 진흙탕 길을 내려서면

천년고찰 백련사가 너른 분지에 자리 잡고

푸른 이끼 덕지덕지 돌담장에 서려있고

고풍스런 거목들이

천수를 누리고도 성형수술로 건재하니

진입로의 울창한 숲은 오련사 중에서도 으뜸이라.


수백년된 버드나무

복사꽃 살구꽃 흐드러진

마을길 지나

안개와 빗속을 헤쳐온

고려 산행도

마감을 하고

강화의 명물 밴뎅이회로

뒤풀이 하며

왁자지껄 웃음 속에 하루해가 저문다.


금강산도 식후경 잠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