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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도보여행

도솔암 오르는 길

일  시: 2016년 11월 13일

장  소; 선운사 - 도솔봉

 

                                                        도솔암 오르는 길

선운사를 뒤로 하고 도솔암을 찾아 나선다. 도솔천(兜率川)을 바라보며 걷는 오솔길은 그야말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고, 만추(晩秋)의 절경 속에 펼쳐지는 화려한 단풍 터널은 선경(仙境)의 시작이다. 차밭이 시작되는 도솔천에 방죽을 막아 수위를 조절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위로 떨어지는 단풍잎이야말로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輪回)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선운사에서 1km를 거슬러 오르면 도솔천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직진하면 도솔저수지에 이르고, 오른쪽이 도솔암 방향이다. 오솔길을 걷는 보행로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따로 있지만, 어느 쪽으로 가도 진흥굴이 있는 광장에서 다시 만난다. 백제 땅에서 신라진흥왕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 신비롭지 않은가?

 

법흥왕 시절부터 국교로 삼을 만큼, 불가에 심취한 진흥왕(재위기간 540576)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전국의 명산을 순례하던 중, 도솔산의 어느 굴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이때 미륵 삼존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꿈을 꾸고 크게 감응을 받아, 중애사.선운사.도솔사등 여러 사암을 창건하였다는 것이다.

 

진흥굴이 있는 광장에는 수령 600년이 된 장사송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354호로 지정된 장사송은 높이가 23m에 가슴높이 둘레가 3m에 이르는 거목이다. 지상 2.2m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졌고, 그 위에서 다시 여덟 갈래로 크게 갈라져, 보은 속리산의 정이품소나무에 버금가는 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 선운산(禪雲山)을 도솔산(兜率山)으로도 부르는데, 미륵불(彌勒佛)이 있는 도솔천궁(兜率天宮)을 이르는 말이다. 불가에서 미륵불이 인간 세상에 나오기 전에 머무는 곳을 도솔천(兜率天)이라 한다.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은 명승지로 심오한 뜻을 품고 있어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사에서 2.5km를 거슬러 오르면 도솔암(兜率庵)을 만날 수가 있다. 개소리도 들리지 않는 첩첩산중에 경관이 빼어나고 울창한 숲속에 대웅전을 모시었으니 바로 이곳이 도솔천이다. 또 한 가지 신비스러운 것은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산등성이에 도솔산의 수호신인 사자바위가 버티고 있다.

 

도솔암에서 서쪽으로 계단을 올라서면, 나한전과 윤장대가 있는 광장에 도착한다. 이곳의 단풍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사바세계에서 극락정토로 들어온 선경이 바로 이곳이다. 또한 도솔암 윤장대는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의 발원과 불자들의 동참으로 8개월 만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서쪽으로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좌상(磨崖佛坐像)은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 마애불을미륵불이라 부르는 것은 도솔암과 미륵신앙의 깊은 관련성을 말해주고 있다. 대학입시를 앞둔 부모님들의 간절한 소망을 미륵부처님에게 구원하는 모습에서 경건한 마음이 든다.

 

마애불좌상이 조성된 이래 이 불상의 배꼽에는 신기한 비결(秘訣)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하여 온다. 동학농민봉기 때에는, 동학의 접주 손화중이 현세를 구원해줄 미륵의 출현을 내세워 민심을 모으기 위해 이 비기를 꺼내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365계단을 오르면 내원궁이 있고, 낙조대와 천마봉에 올라 일몰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지만, 고창읍까지 가야하는 시간이 촉박하여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만다.

 

 

 

 

 

 

 

 

 

 

 

 

 

                                                                                    진흥굴

 

바깢 세상

 

 

 

 

 

 

                                                                                          도솔암

 

 

 

사자바위

 

 

 

 

 

 

 

 

 

 

천마봉

 

 

도솔봉 전경

 

 

 

 

 

 

 

연약한 생명이 바위를 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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