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4년 5월 7일
구 간: 장미공원 - 이사부장군 출항지 - 육향산 - 새천년해안도로 - 소망의 탑 - 비치조각공원 - 삼척해변 - 이사부사자공원 -
추암공원 - 북평공단 - 송정산업단지 (15km)
제32, 33구간 : 장미공원 - 송정동(15km)
다시 찾은 삼척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장미공원이다. 오십천 고수부지 7만여㎡에 조성한 장미공원은 218종, 13만 그루의 장미를 심어 세계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때 이른 방문이라 화려한 꽃송이들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눈부신 햇살아래 화려하고 탐스럽게 피어나는 장미동산. 산책로를 비롯하여 바닥분수, 이벤트가든, 잔디광장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새로운 명소로 탄생하였다.
수 만 가지 꽃을 대변하는 장미는 우아함과 성스러움을 상징한다. 승리를 상징하는 붉은 장미, 성모마리아의 순결과 영적인 사랑을 표시하는 흰 장미, 완벽한 성취를 상징하는 노란 장미, 첫사랑을 고백하는 주황색장미, 당신은 영원히 나의 것이라는 소유의 상징인 흑장미, 꿈은 이루어진다는 무지개 장미, 등 색깔에 따라 꽃말도 다르니, 장미를 선물할 때는 꽃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삼척교사거리에서 삼척교를 건넌다. 되돌아와야 하는 이 길을 찾아가는 것은 실직주(삼척의 옛 이름)로 부임한 신라장군 이사부가 지증왕13년(512년) 오분항에서 목선을 이끌고 출항해 우산국을 정벌하여 우리영토로 편입시킨 현장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독도를 저들의 땅이라고 우겨대는 일본의 야만성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이때, 동해바다 영토개척의 선구자인 이사부장군이 우산국을 복속시키기 위해 출항한 오분항을 답사하는 데는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 하겠다.
되돌아오는 거리가 2km나 되지만, 장군의 참뜻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데서 30여 분간의 시간이 아깝지가 않다. 삼척교에서 동해대로를 따라가면 정라삼거리에 이르고, 정라주민센터 뒤편의 육향산을 오른다. 경주고분정도의 낮은 산이다. 삼척항을 바라보는 육향산은 척주동해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고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미수 허목을 모신 미수사가 있고, 정상에는 허목(1595~1682년)이 세운 척주동해비와 삼척포진성유적지가 있다. 허목은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남인의 실세로서, 1660년(현종 원년) 제1차 예송논쟁(효종의 계모인 자의대비 복상기간을 둘러싸고 서인과 남인간의 논쟁)때 송시열의 기년설(1년)에 반대하여 3년상을 주장하다 삼척부사(1660~1662년)로 좌천되고 만다.
삼척부사 재임 중에 심한 폭풍(쓰나미)으로 오십천이 범람해 백성들의 피해가 극심 하자, 동해를 예찬하는 동해송을 짓고 정라진 앞의 만리도에 비를 세우자 물난리도 사라지고, 거센 풍랑도 잠잠해지니, 조수를 물리치는 碑라 하여 일명 퇴조비라 불렀다. 숙종 48년(1722년)에 비를 세웠던 만리도가 풍랑으로 파괴되어 이곳 육향산으로 옮겼다고 한다.
삼척포진성지(三陟浦鎭城址)란 외침을 막기 위해 조선시대 첨절제사겸 토포사를 두어 영동 9개군의 수군을 관장하던 진영이다. 삼척포진은 고려우왕10년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요전산성에 진을 설치한 것이 처음인데, 그 후 중종15년(1520)에 죽관도 북쪽으로 옮겨 석성을 쌓고 토포아문, 진동루, 둔전을 설치하여 동해를 지키는 기지가 되었다.
육향산에서 내려와 새천년도로로 명명된 해안가를 따라가면 이사부광장에 도착한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동해를 바라보며 포효하는 사자상, 우리의 소망처럼 이사부장군의 위세에 눌려 일본의 야만성이 수그러든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미친놈에겐 몽둥이찜질이 최고라고 하는데. 저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는 길은 우리의 힘이 강할 때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팰리스 관광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망의 탑. 동해를 바라보는 낮은 언덕에 새천년 소망을 담아 소원을 비는 양 손의 모양을 형상화했고 소망의 탑 안에 소망의 문과 소망의 종을 조성하고, 탑 아래는 새로운 천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을 묻었다. 또한 외벽에 쌓아올린 33,000개의 조약돌은 삼척시민 33,000명의 뜻을 한데 모은 상징성이 있다고 한다.
새천년도로를 따라가는 4.5km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구간이다. 중간 중간에 삼척의 역사와 전설을 풀어내는 명소들을 조성하여 다시 찾아오고 싶은 삼척으로서 의미가 깊다. 하지만 해안가 쪽으로 공들여 만든 산책로가 파도에 휩쓸려 붕괴되고 있으니, 이것도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인재가 아닌가 싶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쉬어갈 수 있는 비치조각공원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멋진 곳이다. 1999년부터 35억8천만원을 들여 3만7천750㎡의 부지에 조성한 이곳 조각공원에는 평화의 도원, 선원(The Sailer), 새벽, 등 30여점의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해돋이의 고장 삼척시의 문화, 관광명소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비치조각공원에서 10여분을 진행하면 철책 너머로 갯바위에 자리를 잡은 낚시꾼과 해녀들이 물질에 여념이 없고, 물속이 투명하여 고기들의 노는 모습이 선명하다. 고운 모래가 깔려있는 작은 어촌 마을이 후진해변(삼척시 교동)이다. 원래 후진(後津)은 ‘뒷나루’라는 뜻으로 동헌 뒤쪽에 있는 포구를 말하며 작은 후진과 큰 후진으로 나뉜다.
잠시 후 무인 간이역이 있는 삼척해변역을 찾아간다. 원래 이름은 후진역 이었는데 어감이 좋지 않아 명칭을 바꿨다고 한다. 아담한 삼척해변역을 뒤로하고 삼척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삼척시내에서 1.4km가량의 근접한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은 길이가1.2km에 폭이100m에 달하는 삼척에서는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울창한 송림에 깨끗한 백사장이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아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환상의 해안선 기차여행” 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해안을 끼고 600여 m를 진행하면 수로부인공원에 도착한다. “해가사의 터” 기념비에 의하면 신라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하는 도중, 임해정(臨海亭)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룡이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남편인 순정공이 마을사람들을 동원해 막대로 언덕을 치며 해가(海歌)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니 용이 수로부인을 모시고 나타났다고 한다.
삼국유사 수로부인조의 ‘해가’라는 설화를 근거로 ‘해가사의 터’에 비를 세우고 임해정을 복원해 놓았다. 삼척의 명소 촛대바위가 보이는 해안가에 자리 잡은 “수로부인공원”에는 임해정(臨海亭) 옆으로 사랑의 여의주 드래곤볼이 있다. 중국 사천성에서 수입해온 드래곤볼은 직경이 1.3m, 높이1.67m, 무게4톤의 검은 오석으로, 구형 표면에 수로부인과 해가사 등 여러 문양을 새겨 놓았다.
증산해수욕장은 수로부인공원에서 이사부사자공원사이에 있는 길이가 300여 m에 불과하지만, 수심도 얕고 물이 맑아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삼척시와 동해시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사부사자공원은 전망대와 어린이 놀이터, 천국의 계단, 사계절 썰매장, 야외공연장으로 꾸며져 있다.
동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절경위에 조성된 이사부사자공원은 내물왕의 4세손이었던 이사부장군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으로 독도가 우리영토임을 알리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울릉도를 복속시킬 때 전선에 싣고 가 위협적인 도구로 활용하였던 나무사자像을 형상화하여 우리국민들의 국토사랑을 일깨우는 역사의 장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촛대바위로 유명한 추암공원이 지척에서 손짓한다. 추암마을은 삼척시의 증산마을과 산등성이를 경계로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동해시에 속하고 있다. 삼척선이 지나는 추암역(湫岩驛) 굴다리를 통과하면, 추암조각공원과 추암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바다를 향해 솟아오른 작은 동산에 오르면, 동해바다와 어우러진 촛대바위가 장관이다.
망망대해의 아득한 수평선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오는 것이 바로 나라사랑이다. 그래서 애국가의 첫 소절에 등장하는 추암(湫岩)의 일출장면이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곳에서 서쪽방향으로 남한산성(국가사적 제57호)도립공원이 있다. 남한산성에서 이곳 추암 촛대바위가 정 동쪽(북위 37도 28초)에 있다는 뜻이다.
볼수록 신기한 촛대바위. 억겁의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거친 풍랑에도 자리지킴을 하고 있는 촛대바위는 머리 조아린 신하들로부터 하례를 받는 군왕의 모습이다. 원래는 촛대바위가 두개 있었는데, 숙종7년(1681년) 강원도에 지진이 났을 때 바위 하나가 부러지고, 나머지 하나가 지진의 흔들림을 잘 견디어 일출 조망의 포인트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라고 한다.
추암의 뛰어난 절경을 “삼척의 해금강”으로 부르며, 조선세조때 강원도 제찰사로 부임한 한명회가 아름다운경관에 취해 “능파대”라 불렀다고 한다. 삼라만상의 기암들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거북바위, 두꺼비바위, 부부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등으로 사랑을 받고 해안절벽과 동굴, 칼바위 등, 크고 작은 바위섬이 장관을 이룬다.
조각공원이 시작되는 곳에 해암정(海巖亭)이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인 해암정(海巖亭)은 고려 공민왕10년(1361년) 삼척심씨의 시조인 심동호가 벼슬을 버리고 향리로 내려와 건립한 정자로 후학양성과 풍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화재로 소실된 것을 조선 중종25년 어촌 심언광이 중건하고, 정조18년에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조각공원을 한 바퀴 돌아 추암공원을 벗어난다. 해안의 절경도 북평공단에 가로막혀 가슴이 답답하다. 오늘의 일정을 묵호항까지로 예상 하였지만, 동서울에서 06시30분차를 타지 못하고 이사부장군의 출항지를 다녀오는 관계로 시간을 많이 소비한 탓에 송정동에서 일정을 마감하고, 16시7분 동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이사부장군 울릉도 복속 출항지
삼척 항
새천년 해안도로
수로부인 공원
벽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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