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지맥 / 61km
칠장산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한 한남정맥이 감투봉에서 수리산으로 이어지고, 감투봉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가 남쪽으로 분기하여 구봉산(145m), 칠보산(239m), 고금산(87m), 서봉산(250m), 덕지산(138), 옥녀봉(82m), 계두봉을 거쳐 아산호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61km의 산줄기를 신산경표에서는 한남서봉지맥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제1구간: 수리산역 - 오목천 삼거리 / 15.4km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을 시샘하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더니, 밤사이 영하로 곤두박질치며 4월 하순의 날씨로는 백 년 만에 깜짝 추위가 찾아온다. 지구온난화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시린 손을 호호 불며 새벽부터 서두른 탓에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수리산역에 도착하니 8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서봉지맥 들머리는 산본5단지 가야아파트 방향으로 길이 열린다.
가야아파트 526동에서 산으로 진입하는 이정표를 들머리로 하여 한남정맥의 마루금인 도장터널 위로 올라서면 오른쪽은 한남정맥의 수리산 방향이고, 왼쪽으로 연결된 마루금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산불감시탑이 있는 감투봉(185m)이다.
감투봉에서 왼쪽(동쪽)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을 버리고, 산불감시초소 뒤쪽(우측)으로 내려서면 산줄기는 약간 오른쪽으로 틀어지며 남쪽으로 전망이 터지는 가족묘지가 있는 공터를 만난다. 의왕시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왕송 저수지까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안양골프장과 42번 국도를 내려다보면서 작은 안부를 지나 경주이씨 쌍묘에 도착하고 오른쪽으로 도장터널을 빠져 나온 차량들이 끝없이 꼬리를 물고 질주한다.
김 안나묘를 지나면 도장터널을 빠져나온 도로가 마루금을 단절시키고, 깊고 깊은 절 개지를 피해 남쪽의 GS 주유소 앞마당으로 내려선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보건소 사거리로 가는 연도에는 건너편으로“대성농장 생오리”식당이 보이고 사거리를 대각으로 건너면 왼쪽으로 버스공용주차장이 있고, 건너편에는 군포보건소가 자리 잡고 있다.
지맥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도 미미한 6차선 도로의 인도를 따라 100여 미터 진행하면 공용주차장 출구가 나오고 산 정상에 있는 배수지 쪽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마루 금 이지만 육중한 철문이 잠겨있어 두 번째 시멘트 도로를 따른다. 도심지의 개발과 새로 건설되는 도로공사로 마루 금이 두 동강이로 잘려나가고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도, 지맥을 이어간다는 자부심과 의지력이 있기에 온갖 고초도 힘 드는 줄 모른다.
앞쪽의 낮은 둔덕에 올라 비포장도로를 따르면 영동고속도로 앞에서 왼쪽으로 휘어진다. 고속도로의 갓길을 따라 100여 미터를 진행하여 토끼 굴을 빠져나오며 고속도로를 통과한다. 국토의 동맥을 따라 전 국토의 구석구석까지 단숨에 달려가는 차량들의 질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이 후련하게 뚫린다.
하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불편함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물길을 가르며 전국토를 이어가는 정맥과 지맥의 마루 금이 잘리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동물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방황하다 횡사하는 모습은 비단 짐승들의 비극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오른쪽으로 계단을 따라 묘지 올라가는 길이 나오며, 영동고속도로를 오른쪽에 끼고 절 개지를 따라가는 길은 청미래 덩굴과 산초가시, 칡넝쿨이 가로막아 여름 한철에는 접근이 불가능해 보인다. 군포 I.C 못 미친 지점에서 고속도로건너편에서 오는 마루금과 합류하여 산으로 올라 122봉을 지나고 산장낚시터의 임도를 건너 올라선 능선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면 50번 철탑을 만나 안부로 내려선다.
울창하던 소나무 숲이 벌거숭이가 된 안부는 동쪽의 부곡 택지지구와 군포I.C를 연결하는 접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 달이면 아들 재형이가 입주할 아파트가 푸른 숲속에 자리를 잡고, 전원주택을 꿈꾸는 손주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꿈의 동산을 바라보며 마냥 즐겁기만 하다.
113봉을 지나 구봉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완만한 오름길에 울창한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열리고, 시원한 피톤 치트가 흐르는 거대한 산소 공장이다. 답답하던 가슴속을 말끔히 씻어 내리는 산책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서면 운동기구와 고산마루님의 구봉산(145m)정상표시기가 반겨준다.
정상을 내려서면 전면에 과수원이 나타나고, 덩치 큰 견공들이 기선제압이라도 하려는 듯이 요란스럽게 짖어대며 으름장을 놓는다. 하기야 외진 곳에 맹견들마저 없다면 호시탐탐 노리는 도둑들의 횡포로 남아날 것이 있겠는가?
각박한 인심 속에 보신책으로 키우는 맹견들을 피해 과수원 옆으로 내려선다. 도마교동에서 올라오는 비포장도로를 만나고 왼쪽으로 고개 마루에 이르러 남쪽의 능선으로 올라서면“진주정씨”가족 묘지에는 烈女碑와 휴식공간으로 정자까지 조성하여 가풍 있는 집안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묘지가 있는 무명봉에서 왼쪽의 컨테이너박스 앞으로 내려와 임도를 가로질러 잡목을 헤치며 진행한다. 칡넝쿨이 무성한 7번 철탑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103.9봉에 올라선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마루 금이 이어지고 고압전신주를 목표로 진행하면 8번 철탑을 지나 청주한씨 가족 묘지를 만난다.
묘지 앞쪽으로 빠져나오면 왼쪽으로 버려진 낚시터와 그 아래로 폐건물이 있다. 나뭇가지에 先踏者들의 표지기가 나부끼고, 건물 오른쪽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신천지 조경입구의 상록수 사이로 봄의 화신인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린다.
42번 국도에서 왼쪽으로 육교를 바라보며 진행하면 경기 대명고교(노란건물)가 보이고, 육교를 건너 42번국도의 비늘치를 통과한다. 육교에서 서쪽은 안산시 사사동이요. 동쪽은 수원시 당수동이다. 전면으로 시경계선을 따라 농수산물유통교육원과 아파트가 있고, 오른쪽으로 은광교회 입간판이 있는 시멘트 길이 보인다.
곡말3길, 칠보사길 이정표가 있는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왼쪽에 한라아파트가 있고, 오른쪽에 보원갈비를 지나면 왼쪽으로 쌍용아파트가 나오고 어린이놀이터와 칠보산 등산안내판이 서있다. 도로를 따라 진행하는 왼쪽으로 천주교공원묘지가 펼쳐지고, 관리초소와 약수터가 있는 곳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등산로로 진입하여 칠보산 4.2km의 마루 금이 시작된다.
마루금은 당수동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찾는다. 약수터에서 조금 오르면 등산로 왼쪽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울창한 松林속으로 거의 평지수준으로 팔각정이 있는“가진바위봉”까지 사색을 즐기며 진행한다. 소나무의 갈피들이 양탄자같이 깔려있는 구간에서 맨발로 걸어가는 삼림욕장 또한 새로운 체험이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면 인체의 모든 기관과 연계되어 있는 신경에 지압의 효과를 주므로 몸 안의 피로를 풀어주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육산에 특이한 바위 두 개가 눈길을 끄는 “가진바위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찍고 사면 길로 내려서면 “LG빌리지와 잠종장 정상”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시선을 끈다.
잠종장이라면 한때 누에고치 생산으로 농촌의 주 수입원이었던 명주실을 만드는 누에고치를 연구하는 곳으로, 가난하던 시절 영양만점의 번데기의 고소한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칠보산 1.2Km의 이정표를 지나면 소중한 입간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리기다소나무 초기 조림지. 황폐지 사방복구를 위해 1930년경에 조성된 이곳은 리기다소나무의 생장조사와 주변식생 조사를 하는 서울대학교 농업대학 학습장이다.
40-50년 전만해도 나무뿌리까지 캐다가 아궁이 불쏘시개를 하던 시절이니 벌거숭이 민둥산에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는 황폐한 산에 녹화사업을 전개하여 병충해에 강하고 어느 곳이나 잘 자라는 리기다와 아카시아, 오리나무를 주종으로 심게 된 것이고, 그 효시가 이곳이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119표지석이 정상 석을 대신하는 칠보산은 표시 없는 삼각점과 서쪽으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이 일품이다. 노송의 그늘아래 어천저수지가 수정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농촌마을이 평화롭게 전개된다. 이름부터가 아름다운 칠보산은 화성군 매송면에 속해 있었으나 1987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수원시로 편입되었다. 해발 238.8m의 낮은 산으로 산세가 완만하여 노약자나 여성들의 산책코스로 적당하며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옛날부터 8개의 보물(산삼, 맷돌, 잣나무, 황계 수 닭, 범절, 장사, 금, 금 닭)이 숨겨져 있었는데, 누군가 금 닭을 훔쳐간 뒤로 칠보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잠시 후 헬기장을 지나 팔각정에 오르면 지나온 하늘 금에 수리산이 아련하고, 그 먼 곳을 걸어왔다는 자부심에 긍지를 느끼며 아직도 녹슬지 않은 체력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정면으로 군부대가 웅지를 틀고 동쪽의 용화사를 바라보는 들녘으로 호매실 I.C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전망대를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칠보산 기도원, 왼쪽으로 용화사 이정표가 반겨주고, 마루금은 왼쪽으로 30여 미터를 내려서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제3전망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부대를 뒤로돌아 제3전망대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질펀하게 펼쳐지는 화성평야가 그림 같고, 오늘의 목적지인 오목천 삼거리가 손에 잡힐 듯 송림사이로 내려다보인다. 왼쪽의 능선을 따라가다 남쪽으로 과천 봉당 고속도로 옆으로 비닐하우스 3동을 겨냥하여 중간 능선을 내려서면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토끼굴을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간다.
화성시 승마협회 입간판이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마을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수목원의 고급 수종인 상록수들이 심어져있고, 까치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굴참나무시험포를 지나면 오른쪽에 민가가 보이고 그 앞쪽에 가림가든(보신탕 집)이 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으로 올라야 하지만 도로를 따라 민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올라 무명봉을 넘으면 묘지가 나오고 오늘의 산행 종착지인 오목천 삼거리 절개지로 내려서며 15km의 서봉지맥 제1구간을 마감한다.
제2구간 : 오목천 삼거리 - 82번 도로(도이리고개)/ 15.3km
봄을 시샘하던 꽃샘추위도 남쪽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봄눈 녹듯 사라지고 연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다투어 피어난다. 수원역에서 35번 버스로 도착한 오목천 삼거리. 서둘러 집을 나섰지만 9시가 훌쩍 넘고 오목천 교회를 지나면 서부개척시대를 연상하는 도로공사로 어수선 하기 짝이 없다. 실금같이 이어지는 마루금도 방송통신대학교에 내어주고 도로공사가 한창인 43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진행하면 수영 오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병점, 발안”舊 도로 쪽으로 진행한다.
왼쪽에“축산과학원”을 지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도로 왼쪽으로“고금산길”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의 너른 구릉지에는 따스한 봄볕에 웃자란 보리들이 푸른 초원을 이루어, 삭막한 들녘에 봄기운을 한 아름 안겨준다. 주유소를 지나며 “한국농업대학”정문을 지난다. 시골마을에도 개발의 바람이 불어 기안동 일대에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오른쪽으로 신일 우남아파트를 지나면 동양매직 수원공장이 나오고, 계속해서 진행하면 화성 공구상가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에서 약간 오른쪽 “봉담” 방향으로 휘어지는 도로를 따르면 오른쪽에 그림 같은 와우리 교회가 반겨준다. 규모는 작지만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듯, 흰 벽에 그린 창문이 푸른 초원과 어우러지고, 그 뒤편으로 아파트들이 조화를 이룬다. 와우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언덕에 올라서면 21세기운전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운전학원이 있는 언덕에서 정면으로 마루 금이 아파트로 연결되지만, 아파트 밀집지역의 담장이 가로막아 진행이 어렵다. “임광 그대가” 아파트 진입로를 따라 정문에서 담장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산기슭에 “CJ”공장이 보인다. “CJ”공장 정문을 지나 왼쪽으로 쌍용아파트를 만나고 오른쪽으로 공사가 중단된 절개지를 올라서면 삼각점이 있는 130봉이다. 결론적으로 쌍용아파트 101동 뒤 절개지 위가 130봉이다.
잎도 피지 않은 앙상한 아카시아가 무성한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은 수원대학으로 가는 길이고, 130봉에서 11시 방향으로 급선회하여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봉담-평택”간 고속도로 공사를 알리는 안내간판이 있다. 주민들의 산책로를 따라 동물이동통로를 설치한 고속도로 위를 지나게 된다. 가파른 절개지를 치고 오르면 주민들의 휴식공간인 운동시설과 정자가 자리 잡고, 제법 가파른 비알 길을 내려서면 이곳에도 도로위에 설치한 동물 이동통로를 만나게 된다.
돌탑을 비롯한 조형물들이 설치된 도로 옆에는 흰 천막으로 설치한 배드민턴장이 아름다운 조형물로 자리를 잡고, 이번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에 학촌 유치원이 있고, 산 정상에는 체육시설과 정자가 있어 주민들을 위해 세심하게 심혈을 기울인 봉담읍 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때마침 학촌 유치원생들이 야외학습을 위해 걸어가는 모습은 병아리 꿈나무들의 천진스러운 모습이 앙징스럽기만 하다.
산줄기가 단절된 샘골 고개는 동화리에서 분천리로 넘어가는 도로를 확장하며 깊은 절개지로 변하고 건너다보이는 건물이 협성대학교 교정이다. 고개 마루에서 오른쪽으로 100여m 진행하면 협성대학 정문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산 비알을 정지하여 지은 교정이라 경사가 제법 심하여 등줄기에서 비지땀이 흘러내린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생활관까지 올라서면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전망이 좋아 잠시 숨을 고른다.
생활관과 종합 실습 동 사이로 육중한 철조망이 틔워진 등산로가 열린다. 공공건물을 지나며 철조망 때문에 등산로 찾기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힘 안들이고 정확하게 찾아가는 마루금이 너무도 신기하기만하다. 나무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학교 교정을 바라보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왼쪽으로 마루 금을 따르면 정보통신관 이정표를 지나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의 사면으로 내려다보이는 건물이 장안대학이고 마루금은 왼쪽(남쪽)으로 돌아선다.
남쪽으로 뻗어 내린 마루 금. 표고는 낮지만 선명하게 이어지는 지맥이 송림 속으로 열리고, 산책로 수준의 널찍한 등산로가 빠른 발걸음에도 피로를 모르고 경쾌하기만 하다. 오른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전망대. 43번 도로와 왕림터널을 빠져나온 고속철도가 신나게 질주한다. 그림 같은 왕림리. 평화로운 농촌에도 개발의 붐이 일어 곳곳에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상가 건물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이곳에도 桑田(상전)이碧海(벽해)로 변하는 天地開闢(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전망대를 출발하여 잠시 후 한양조씨 묘를 지나 그네와 운동시설이 갖추어진 무명봉에 올라선다. “산불 없는 푸른 숲”천만번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글이 아닌가?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숲을 보존하는 올바른 산행문화는 산불조심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안내문을 바라보며 산을 찾는 우리들이 지켜야할 수칙으로 “자나 깨나 불조심”을 외치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본다.
운동시설을 내려서면 오른쪽에 전원주택이 나타나고, 아래로 임도가 가로지른다. 오른쪽은 왕림리로 내려서는 길로 전원주택으로 들어서는 도로와 연결되고, 마루금은 왼쪽의 묘지로 올라서서 진행한다.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면 바윗돌이 널려있는 109봉(삼각점-남양423)에 올라서고, 잠시 후 벌목이 한창인 임도에 내려서는데 이곳이 노리기재이다.
노리기재는 도로공사 중 백제유물이 나와 공사가 중단된 곳으로, 화성지방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백제 적석총이라고 한다. 벌거숭이 절개지를 올라 39호 철탑을 지나 꾸준히 치고 오르면 전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선다. 왼쪽으로 수기리, 보통리 일대가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 왕림리와 발안저수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전망대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갑자기 돌탑과 벤치가 있는 태봉산(224m)에 올라선다.
정상 오르기 직전 지맥이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된 비알을 신바람 나게 내려서면, 태봉산기도원 이정표가 있는 용구리 고개에 도착한다. 시멘트포장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주능선에 올라서면 34번 철탑을 만나고, 158봉을 지나 10여분 거리에 있는 상방산(154m)을 다녀온 뒤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상봉시골밥상 식당을 지나 경부고속철도와 310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마하 제3고가교를 빠져나와 왼쪽으로 올라 능선으로 붙는다.
잡목을 헤치며 능선으로 올라서면 왼쪽에 철길을 통과하는 지하통로가 있고, 오른쪽으로 비포장 농로가 이어진다. 왼쪽으로“화성농산”농장을 바라보며 공동묘지를 지나 주능선에 올라서면 왕림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 왼쪽으로 서봉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우마차가 다닐 정도로 널찍한 등산로를 따라 가면 너른 공터에 운동시설과 정자가 있는 둔덕봉에 올라선다. 제법 가파른 비알 길을 15분정도 올라가면 첫 이정표를 만난다. ↑서봉산 정상, 약수터, ↓마하리 오른쪽으로 희미한 오솔길이 있는 삼거리에서 조금 진행하면 ←약수터, ↑서봉산 정상을 알리는 두 번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고된 신고식으로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어느 곳이나 정상은 만만히 볼 것이 아니지만, 서봉산 또한 진땀을 흘린 뒤에야 정상에 올라설 수가 있는데 이곳의 경치가 일품이다. 높이는 비록 250여m에 불과하지만, 서해안을 굽어보며 달리기를 60여 km 길고긴 주능선의 주봉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전망은 애써 찾아온 보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바위를 돌아 올라간 정상에는 정자가 반겨주고, 2층 누각에 올라서면 발안저수지를 중심으로 발안읍내의 시가지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정남면 문학리에서 시작하여 팔탄면, 봉담면으로 이어지는 서봉산은 화성에서는 비교적 높은 산으로 멀리서 보면 봉황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 산골짜기에는 쉰길 바위가 있을 정도로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다. 또한 서봉산 중턱에 작은 암자에 젊은 중이 있어, 인근 마을에 건립을 하던 중에 미모의 여인에 반하여 아가씨의 사랑을 얻기 위하여 힘자랑을 하던 중에 턱걸이 100번을 하기로 약속을 한다. 하지만 100번째에서 기운이 다하여 떨어져 죽으니 그 자리에 생겨난 바위가 쉰길 바위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루금은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30여 미터 거리에 삼각점(남양438, 1987년 재설)이 있다. 삼각점을 지나면 벤치와 이정표(→해병대아파트 0.5Km, ↖홍승인가고가1.2Km)가 있는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급경사 계단을 내려선다. 안부를 지나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218봉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골프장과 소각장.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앞서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공존하게 될 산물이 아닌가 싶다. 218봉에서 약 100여m 진행하면 직진 길은 희미한 소로 길로 변하고, 마루금은 약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남쪽으로 남양에서 발안으로 넘어가는 82번 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 골프연습장을 내려서면 전원주택이 있고 방정맞게 짖어대는 맹견을 뒤로하고 고개마루 식당이 있는 82번 도로로 나오며 오늘의 산행도 마감을 한다. 고개 마루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남양-발안을 운행하는 11번 버스로 향남까지 10여 분이 소요된다. 발안 읍내는 24시 사우나장이 있어 땀에 찌든 때를 씻어내고 수원역까지 편안하게 도착한다.
제3구간: 도이리고개 -39번국도 /15 km
2구간을 답사 한지도 벌써 10여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봄 날씨는 연도에 피어나는 벚꽃으로 우리의 마음을 흥분시킨다. 이른 새벽 집을 나섰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탓에 발안 삼거리에 도착하니 9시가 훌쩍 넘었다. 택시 운전수도 모르는 도이리 고개. 첨성대 고개로 통하는 고개 마루에서 SK LPG 주유소 옆 철 계단을 오르며 들머리가 시작된다.
절개지에서 내려다보면 82번 국도의 확장공사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왼쪽은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향남지구이고, 오른쪽은 오산 방향인데 가운데 고개 마루식당 뒤편으로 2구간을 내려온 마루 금이 북쪽으로 연결된다. 철 계단을 올라 환기구가 있는 철조망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곧바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천석산(139m)정상에 올라서고 남쪽으로 100여 m를 내려서면 이정표가 있는 공터에 천석바위와 천석산유래 안내문이 있다.
하늘이 천명의 백성을 구할 수 있는 산이라는 설과, 천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큰 바위가 있어 부르게 되었다는 이산은 입이 남쪽을 향하고 비구가 북쪽을 항하며 바위에 올라서면 서해를 비롯하여 사방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 천석바위라 부른다고 전한다. 벤치가 있는 갈림길에서 주능선으로 진행하는 중에, 오래되기는 하였지만 뱀을 잡는 그물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장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허전하다.
큰 덩치를 이기지 못하고 길바닥에 누어있는 아카시아. 뿌리 약한 나무가 제 한 몸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지듯이, 우리인간들도 뿌리 깊은 나무처럼 기초가 튼튼해야 모진 풍파를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갈림길에서 묘2기가 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서면 왼쪽의 석재 공장에서 들려오는 굉음소리가 요란하다. 2차선도로에서 돌 부수는 공장정문을 지나 고개 마루 쪽으로 향한다.
고개정상에는 공사판의 조형물을 만드는 철 구조물로 어지럽고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맞은편으로 단애를 이룬 절개지를 피해 가시덤불 헤치며 야산으로 올라서면 임도수준의 편안한 길이 펼쳐진다. 6번 고압송전탑을 지나 139봉에 도착하면 "향남-6-본부"푯말이 있는 참호가 을씨년스럽고 정상에서 1시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가면 한식과 청명을 맞아 선조들의 산소를 돌보는 후손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콘크리트임도를 따라 309번 2차선도로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양석골 사거리까지 진행한 다음 마을길로 들어선다. 화리현1리 표석도 지나고, 뽕나무골 식당/누에박물관에 도착하여 뒷산으로 올라서면 마루 금이 연결된다. "누에박물관" 너무도 정겨운 이름이기에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는가? 보리 고개로 대변되는 60년대의 어려운 시절. 춘궁기의 모진 가난을 이겨내는 방편으로 뽕잎을 따다가 누에를 치던 그 시절이 하도 그리워 자연이 발길이 머문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농촌진흥청 잠사 곤충부부장을 지낸 임수호씨의 소개와 그 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나비를 중심으로 한 곤충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고, 잠업의 전 과정이 사실감 있게 전시되어 어려웠던 그 시절이 피부에 와 닿는다. 전시장을 통해 식당과 연결이 되어 있으니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자연이 전시장을 둘러보게 된다.
뽕나무골 표지석이 있는 뒤편의 임도를 따르면 멋진 소나무와 비닐하우스, 산자락을 깎아내린 공터와 절개지가 나타난다. 절개지 상단으로 올라서면 사용하지 않는 비닐하우스가 있고, 주위에는 조경용으로 심어 놓은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개하여 향기 속에 푹 빠져든다. 이곳부터 길은 희미하게 끊어질듯 이어지고 산등성이를 헤치는 발길에는 가시덤불이 가로막는다. 뚜렷해지는 산길을 따라가면 억새밭이 있는 둔덕을 지나 포도 과수원을 만난다.
주능선은 포도밭을 왼쪽으로 두고 활등처럼 휘어지고, 무명봉의 갈림길에 올라서면 고압전신주작업이 한창이다. 까마득히 높은 철탑 위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에 가깝고,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일을 하는 이들이 있기에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갈 길이 바쁘지만 넋을 잃고 바라본다.
마루금은 남쪽으로 연결되고, 푹신한 낙엽 위를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한데 건너다보이는 인삼밭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지난겨울에 폭설과 한파가 심하더니 인삼밭마저 쑥대밭이 되고 말았으니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이라. 속 타는 농민들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거나.
울적한 마음을 뒤로하고 숲속을 헤치면 노란색 국유지 표지석 뒷쪽으로 119, 116, 114번호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아무런 표시도 없는 130봉에 올라선다. 직진방향으로 진행하면 레미콘공장이 내려다보이고, 레미콘공장 절개지 왼쪽으로 진행하여 가동이 중지된 레미콘공장 안으로 들어선다.
"성신양회"레미콘공장 정문을 지나 도로를 따라 대양리 고개에 도착하면 오른쪽은 향남읍 방향이고 왼쪽은 양감면 방향이다. 앞쪽으로 연두색건물인 대덕산업과 만복뷔폐식당 사이 길로 진행한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콘크리트포장 임도와 만나고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公派世葬地라는 표지석이 있다. 묘지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콘테이너쪽으로 진행하여 묘1기를 지나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른다.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만나는 갈림길에서 논두렁을 따라 절개지 쪽으로 진행하여 절 개지를 내려선다. 절개지 아래 레미콘공장 공사장도로를 따라 진성레미콘 정문을 지나고 도로를 따라 5분여 내려와 306번 지방도로의 지하통로를 빠져나온 뒤 20여m직진하여 묘지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공사장을 지나 절개지 상단으로 진행하면 왼쪽으로 동양레미콘공장이 내려다보인다.
절개지 상단에서 지나온 길과 동양레미콘공장을 한번 내려다보고. 뚜렷한 등로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주산봉(108m)에 올라선 뒤. 주산봉 오름길 1시 방향으로 되돌아가 표지기를 따라 내려서면 임도가 나오고 벤치를 지나 사각정자(관봉정)에 도착하여 점심으로 휴식을 한다. 한옥집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은행나무쉼터에 도착한다.
경기화성 64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높이가 25m에 둘레가 6m에 이르는 거목으로 요당마을의 수호신이다. 안내판이 있는 2차선도로에서 오른쪽으로 마을길을 따라 가면 아담한 정자가 반겨주고, 요당사거리를 지나 직진한다. 앞쪽으로 푸른색 지붕공장에 "제일PS" 글자가 보인다. 제일PS공장 입구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고개 쪽으로 진행하여 두 번째 화살표시가 있는 지점에서 묘지가 있는 숲길로 들어선다.
고개 마루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주능선을 올라서면 덕지산 정상이다. 사각정, 산불감시초소, 정상석(명봉산138m), 이정표, 삼각점(남양320. 1987년 재설)이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지나온 마루 금이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지금까지 화성시 경내를 달려온 마루 금이 평택시로 들어서는 접경지역이기도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이정표가 가리키는 광승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비알 길을 치고 올라 벤치가 있는 무명봉에서 어소리 방향으로 통나무계단을 내려선다. 새로 조성한 가족묘지 뒤쪽의 임도를 따르고 Y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운동시설이 있는 공터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농공단지를 조성중인 공사장 위쪽으로 진행하여 공사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선회하여 건물 쪽으로 진행한다.
콘크리트 도로와 만나 왼쪽으로 내려서고 2차선도로를 건너 절개지 왼쪽 숲길로 오른다. 공장 왼쪽으로 능선을 오르면 절개지 정상이다. 공장과 경계를 이룬 아슬아슬한 절개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속에 낭떠러지 절 개지를 조심조심 진행하여 임도를 따라 오르면 큰 바위봉에 도착한다. 직진방향으로 내려서면 노란색 물탱크가 있는 임도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돌아 삼거리(고물상입구)에서 왼쪽의 묘가 있는 곳으로 올라선다.
묘를 지나 71봉을 넘으면 파란색공장이 나오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정미소가 나오고 곧이어 평택-안성고속도로를 건너는 토진2육교에 도착한다. 육교를 건너 맞은편에 보이는 청북중학교를 포스트삼아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청북중학교 정문이 나올 때까지 진행한다. 정문 앞에서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302번 8차선도로 삼거리에 도착한다.
한옥집 식당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현곡산업단지로 진입한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산업단지의 인도를 따라 지루할 정도로 진행하는 연도에는 ULVAC, CU TECH, KORENO 회사들을 차례로 만나며 오성 산업단지 조성공사장 입구에 도착한다.
오성 산업단지는 이제 부지조성이 한창으로 공사장에 진입하여 도로를 따라 40번 송전탑을 지나고 송전탑앞쪽 마을입구로 들어서면 오뚜기 식품공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39번국도변에 있는 오뚜기 식품 정문 앞에 도착하며 제3구간의 마루금도 종료하게 된다. 스마일오일뱅크 주유소 쪽으로 내려서면 안중에서 발안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고, 안중-수원역을 오가는 경진여객버스에 올라 차창에 스치는 마루금을 바라보는 감회가 새롭다.
제 4구간: 39번국도 - 아산만 / 15.3km
집을 나서기는 했지만 마음이 착잡하다. 비를 맞으며 산을 탄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갈등을 일으키는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어 연신 지하철 밖을 내다본다. 집을 나서기 전에 비가 내렸으면 일찌감치 포기를 했을 텐데. 차창을 때리는 빗줄기가 가슴속에 피멍이 들도록 많은 번민 속에 환승역인 수원에 도착하니 가늘어진 빗줄기 속에서도 마음의 결정이 쉽지가 않다.
수원역 프렛트 홈에서 30여 분간 서성이는 가운데 세찬 바람 속에 하늘이 맑게 개이기 시작한다. 수원역에서 기다리기를 잘 했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개찰구를 빠져나와 안중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평택시 청북면이 가까워올수록 하늘은 맑게 개이고 오뚜기 식품공장 정문에 내렸을 때는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하늘이 청명하다.
오뚜기 공장 정문에서 펜스를 따라 후문입구까지 오면 후문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주차장-후문-주차장에 도착. 오른쪽으로 공장의 연두색 펜스를 따라 희미한 등로를 헤치고 오르니 지붕없는 산불감시탑(88m)에 도착하지만 울창한 집목사이로 공장 건물이 어른거린다. 직진하여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희미한 등로를 찾아 올라서면 Y갈림길이 나오고 왼쪽으로 진행한다.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고 묘4기가 있는 둔덕에 올라서면 탁 트인 조망 속에 건너다보이는 봉우리를 겨냥하여 묘 뒤를 우회하여 편안한 등로를 이어간다. 봉우리를 넘어 전주이공 묘 왼쪽으로 창고2동이 있는 포장도로와 만난다. 포장도로는 오뚜기 식품 후문에서 연결되어 도로를 따라와도 이곳에서 만나게 된다. 다시 오르막을 진행하여 무명봉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약사사경내에 도착한다.
약사사 오른쪽 옆 논두렁길을 걸어 도로를 따라 고개까지 진행하여 고갯마루 끝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쪽의 축사 옆 임도를 따라 안중공설묘지-자동차 공업사 정비공장을 지나 39번국도변 반룡한의원에 도착한다. 사실 이곳부터 평택 항까지 마루금을 이어가는 산이 실종되고 임도와 38번국도 321번 지방도, 39번 국도를 따라가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종주길이 시작된다.
한의원건물을 끼고 안중방향으로 진행하여 평택전통한과공장-제일자동차정비공장-로얄파크모텔-이쁜이 어린이집-경기도외국어교육연수원-화성 중기를 지나 안중성당이 있는 학현사거리에 도착한다. 학현사거리 표지판에서 서 평택IC,평택 항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38번 국도를 따라 진행. 두 번째 육교에 도착하면 오른 쪽으로 서 평택 국민체육센터 건물이 나오고 뒤 능선으로 마루 금을 찾아 오른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50여 m 의 낮은 둔덕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평택의 너른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21세기 서해안의 관문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평택항구가 인접하여 국도를 달리는 차량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능선에서 다시 내려와 38번 국도를 따라 계속 진행한다.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풍에 준하는 강풍이어서 중심을 잡기도 힘들고, 건물의 간판이 마구 흔들리고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찢겨질듯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GS칼텍스주유소 - 웨스트호텔을 지나 학현2리 입구 삼거리 - 석정삼거리 - 성해2리 입구 삼거리 - 교통안내전광판을 지나 도대리 입구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38번 국도를 버리고 왼쪽의 솔밭을 끼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도대리, 장수리 방향 321번 지방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간다. 대신정기화물 - 한말포도밭 과수원 - 서해 플랜트공장 - 운정2길 삼거리 직진 - 운정1리 입구사거리 직진- 도대3길 삼거리 직진하여 대부금속(고물상) 앞 오거리에 도착한다.
321번 도로를 따라 도대2리 사거리에 도착한다. 안중 읍내를 우회하여 진행되는 마루금은 도로와 연결되어 걷기에는 편하지만, 지맥을 따라간다는 종주의 사명감도 사라지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도로를 따라 무작정 남쪽을 향해 진행하는 발걸음에 모진 광풍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도대2리 사거리에서 321번 도로를 버리고 동쪽의 마을길을 따라가면 도대길 2→146 표지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오른쪽의 농로를 따라가는 중에는 농수로도 만나고,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면 묘지가 나타난다. 바람도 잔잔한 뫼등에서 점심식사로 10여 분간 휴식을 하는 동안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멀쩡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모여들고 소나기라도 한 줄금하려는 지 모진 광풍이 불어댄다.
탈출로도 마땅치 않은 산중에서 비라도 만난다면 이런 낭패가 어디에 있는가? 발걸음을 재촉하여 능선을 올라선다.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함평이공 묘(가족묘)를 만나고 대부금속 고물상 뒤쪽으로 나오며 321번 지방도로와 만나 대부금속 고물상 정문에서 321번 지방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비포장 길로 들어선다.
비포장 길을 따라 가면 오거리와 만나고. 오거리에서 포장도로를 버리고 표지기가 있는 비포장 임도로 진입하여 오리사냥식당이 있는 주택가를 지난다. 39번국도변 SK기산 주유소와 LPG충전소에 도착하여 39번 국도를 따라 평택호 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간다. 기산2리/가사초등학교 입구 앞 육교를 지나고 -평택호 관광단지 이정표-권관3리 이정표-현덕교차로를 지나 계두봉 하단 교차로에 도착한다.
교차로를 횡단하여 오른쪽으로 숲을 헤치며 계두봉에 올라선다. 한남정맥의 감투봉에서 시작한 서봉지맥도 아산만 자락으로 몸을 담그며 61km의 여정을 마감하게 된다. 서해안의 특징이 그러하듯이 가장 높은 서봉산이 250여 m에 불과한 언덕길을 지나오며 마지막 구간에서는 10여 km 이상을 국도와 지방도로를 걸어가는 지루한 여정이다.
내가 한가롭게 서봉지맥을 답사하는 중에 우리나라에는 큰 변고가 생겼다. 우리 국군 치욕의 날로 기록되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3월 26일 밤 9시 26분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우리 해군이 자랑하는 1300톤의 최신예 전함인 천안호가 순식간에 격침되고 46명의 고귀한 생명이 전사하고 말았으니 통탄할 일이 아닌가?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라고, 우리 모두 놀란 경천동지할 사건은 45m의 바다 속에서 한 달 만에 건져 올렸지만 선수와 선미로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인 우리는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 난지 60년 되도록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긴장 국면이 아닌가?
그동안 일촉즉발의 냉전 속에 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을 필두로 울진 삼척 무장공비사건, KAL기 폭파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아웅산 폭파사건, 금강산 피살사건까지 숱하게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경계근무중인 우리 군이 일방적으로 참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이 넘도록 온 국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철통같은 우리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으니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민족의 비극이요. 슬픈 현실이다. 청와대 습격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아직까지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정황만으로도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니 우리 모두 좌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서쪽으로 평택항 제2함대 사령부에서는 진혼곡이 울리며, 46명의 고귀한 영령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평택항의 거친 물결 속에 젊은 청춘을 불사른 원혼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듯 가슴속을 파고든다. 아 슬프도다.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시라. 그대들의 희생이 헛된 것이 아니고 안이해진 안보의식을 다시 한 번 고취시키어 북한당국이 멸망하고 대한민국의 영원한 발전이 이룩되는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며 온양온천역 앞의 분향소에서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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