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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워킹

아름다운한강 걸어서 백리길

                   

                    아름다운 한강 걸어서 백리 길

         -한강 암사 유원지에서 행주대교까지-


진 입 로 : 암사역에서 출발지까지 3.6km,   도착지에서 방화역까지 3km.


우리 집 옆으로 중랑천이 흐르고 큰 비만 내리면 부유물이 쌓이고 공장 오폐수가 흘러내리며 악취로 코를 들지 못했는데, 금년 봄부터 하상정리를 하고 푸른 잔디를 심어 붉은 아스콘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면서 주위가 청결해지고 두루미 가족들이 날개 짓하며 잉어 떼들이 노니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신을 하게 되었다.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산으로만 향하던 나의 편견도 고수부지로 내려서서 그들과 함께 걷다보니 시속 6km의 주력으로 자신감이 생기며 연결되지 않은 길이지만 도봉동을 지나 월계역까지 2시간 만에 도착을 하고보니 주위의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느새 살곶이 다리까지 오게 되며 새로운 도전으로 한강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산행경력 십 수 년에 300여산을 오르며 내 나름대로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 앞에 두려움을 지우고 의지력을 키우기 위해 주위에 입소문을 내고 남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들을 하겠지만 나에게는 커다란 목표이기에 최선을 다 하여 세밀한 계획과 사전답사까지 하며 8월 28일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기슭에 있는 검룡소를 다녀오기도 하였다.


된 새벽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며 출발지인 암사동 유원지에 도착하니 오늘의 동반자인 미투리산악회의 황도현대장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강가의 수초사이로 스멀스멀 새벽안개가 피어오르며 건너편의 아차산도 워커힐도 운무 속에 몸을 가리고 조깅하는 사람들의 숨소리만 거칠게 들린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강가를 중심으로 생활의 근거지를 마련하였는데 암사동에 있는 선사유적지는 신석기시대(약 6,000년 전)의 주거지로 움막형태를 이루고 사적 제 267호로 보호를 하고 있으며 중서부 지역의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마을로 바위절(백중사)이라 부르며 생겨난 암사동은 상수원 보호 지역으로 상류 쪽으로는 더 이상 접근을 할 수가 없고 자연 모래톱과 수 십 만평의 갈대밭이 철새들의 천국을 이루고 있다.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황 대장과 굳은 악수를 나누며 무사히 완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7시 10분 멀고도 먼 행주대교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다. 인구 천 호가 살만한 곳이라 하여 천호동으로 부르고 있는 이곳은 수도 서울의 동쪽에 수십만이 생활하는 거점도시가 되었으며 한강에서 두 번째로 가설된(1936년) 광진교가 천수를 다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공사가 한창이며 천호대교 옆으로는 사적 제 11호인 풍납토성이 새로 복원이 되어 옛 조상들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로 백제의 수도인 하남 위래 성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올림픽대교.....

88년 올림픽의 힘찬 함성이 지구촌에 울려 퍼지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korea가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던 곳으로  암사유적지에서 6km 하류에 있는 몽촌토성은 움막의 형태를 버리고 지상에 건물을 지어 그 당시로는 첨단문명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백제 초기의 중심지로 목책과 진흙으로 토성을 쌓고 해자를 파서 방어용 성을 구축하였는데 우리 후손들이 이곳에서 지구촌 한 마당 잔치를 펼친 곳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물러 설줄 모르는 안개가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지만 경쾌한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고 시속 6km가 넘는 속도로 한 시간 만에 잠실철교를 통과하고 쓰라린 역사를 되돌아보는 삼전도를 지나치게 된다. 지금은 롯데 재벌의 안마당이 되어 화려하고 풍요로운 휴식공간으로 꽃을 피우고 있지만 청나라 태종이 인조의 항복을 받고 자기의 공덕을 자랑하기 위해 세운 삼전도비는 역사의 치욕이며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45일간 항전을 하다가 엄동설한에 세자와 함께 맨발로 걸어 나와 삼전도에 마련한 청 태종의 수향진에 무릎을 꿇었으니 국제정세를 무시한 친명정책이 국운을 흔드는 비극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으로 남아있다.


잠실 선착장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전의를 가다듬고 경쾌한 발걸음을 재촉할 때 ?桑田이 碧海?라는 말이 실감나는 뽕나무밭이 무성하던 삼전나루에 무역 센타를 중심으로 빌딩들이 하늘 숲을 이루고 88올림픽의 팡파르가 울려 퍼졌던 잠실종합 운동장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차도와 철교가 공존하는 청담대교를 지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성수대교가 나타난다.


전쟁의 폐허와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조국 근대화의 물결에 따라 ?빨리 빨리?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며 단시간에 도로가 뚫리고 다리가 놓이며 빌딩이 들어서는 대역사가 이루어지더니 부실공사의 대명사로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된 것이다. 15km를 2시간 30분만에 주파하며 동호대교를 지나 잠원 선착장에 이르면 조국 근대화의 효시인 한남대교가 바라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이 이 다리에서 시작된 것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일일 생활권으로 이어주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내며 강남이 발전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지칠 줄 모르는 우리의 발걸음은 10시를 조금 넘어 암사동에서 행주대교까지의 중간거리인 반포대교를 지난다.


한강이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답게 조성한 시민 공원이 있기 때문인데 강북에는 난지지구, 망원지구, 이촌지구, 뚝섬지구, 강남으로는 강서지구, 선유도공원, 양화지구, 여의도 지구, 반포지구, 잠원지구, 잠실지구, 광나루 지구 등 각 지구마다 각종 체육시설과 오락시설이 마련되어 다양한 레포츠로 건강을 살찌우고 서울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작대교를 지나며 왼쪽으로 양지바른 산기슭에는 조국의 수호와 발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묘지가 나타난다. 관악산의 공작 봉을 주봉으로 한강을 굽어보며 조성된 43만평의 면적에 16만 3천 여기가 모셔져있는데 그곳에는 69년 월남의 정글에서 백마사단작전을 수행하던 중 산화한 나의 전우 신재기 병장이 잠들어있어 그 시절을 회상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백마 52포병대대 B포대 캄란베이 주둔)


사연도 많고 한도 많은 한강대교......

한강에서 가장 먼저 건설된 서울의 관문으로 그때까지 주요 수단이던 배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한강철교의 건설과 함께 노량진과 영등포가 비약적으로 발전이 되었으니 강남개발의 효시는 이때부터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보무도 당당하게 한강대교를 지나 사육신묘를 왼편으로 끼고 돌면 코스모스 꽃길 너머로 하늘높이 솟아오른 63빌딩이 황금색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전망 좋은 여의도의 길목에서 욱일승천하는 대한민국의 기상을 대변하는 그 모습을 마주보며 사이클, 인라인, 조깅하는 사람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암사동을 출발한지 4시간 43분만인 11시53분 원효대교 앞을 지나며 여의도에 입성한다.(도상거리 24km)


면적이 8,4㎢에 3만여 명이 살고 있는 여의도는 강의 상류로부터 유입된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섬으로 오랜 세월 방치되어 오다가 1916년 일제가 이곳에 간이 비행장을 건설하며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고 1936년 김포공항이 건설된 후로는 명맥을 유지하다가 해방 후 미군이 사용하다 1968년 서울시에서 윤중제를 축조하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는데 1970년 마포대교가 건설되고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과 증권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밀집되어 있고 방송국을 중심으로 63빌딩, 쌍둥이빌딩을 중심으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유동인구 수십만이 숨 쉬고 있는 서울의 심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때 이른 점심이지만 이동버스 간이식당에서 잔치국수를 들며 1시간 동안의 즐거운 휴식을 보내고 12시 51분 마포대교를 지나며 행주대교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평지를 걷는 것이 산을 오르는 것보다야 수월하지만 나름대로 힘든 고비길이 있어 여의도에 도착하며 발에 물집이 생기며 고통으로 힘들어 하던 황 대장이 서강대교를 지나며 다리를 절기 시작한다.


한발 한발 걸어가는 발자국 마다 고통스러운 그 모습이 안스러워 말도 못하고 눈치를 보며 속도를 조절하고 쉬어가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백리가 넘는 길을 단시간에 걷는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무그늘 하나 없는 아스팔트 위를 30도의 지열 속에 움직이다보면 온몸이 나른하게 늘어지고 한낮이 기울건만 야속한 안개는 시야를 가리고 강 건너 절두산이 당산철교 끝머리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양화대교를 지나며 그림 같은 선유도 공원이 나타난다.


하늘높이 무지개다리가 선유도 숲속으로 이어지고 한가로운 강가에는 여유로운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아름답게 조성된 꽃 길사이로 자전거 행렬이 질주를 하며 지금은 가동이 중단되고 있지만 세계제일의 분수(202m)가 한 여름이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성산대교를 지나며 인적도 드믄 다리 사이로 지루한 행진이 계속되는데 황 대장의 발에서 물집이 터져 등산화 밖으로 흥건하게 흘러나온다.


가양대교 아래 자리를 잡고 휴식을 하지만 응급조치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목적지까지는 아직도 5.5km나 남아있고 되돌아 나와 방화역까지 가자면 8km가 넘는 데 저런 고통으로 어찌 완주를 할 수 있을지? 37km를 지나왔는데 중도에서 포기한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워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니 피곤함속에서도 씩 웃어 보이며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강 건너로는 붉은 악마로 대변되는 2002년 월드컵이 열렸던 상암 경기장이 윤곽을 드러내고 서쪽으로는 세계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난지도 쓰레기 산. 조국 근대화의 부산물로 버려진 땅으로 그 누구도 찾지 않던 악취 나던 그곳에서 지구촌의 축제가 열리고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105만평의 너른 대지위에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 하늘 공원, 노을 공원으로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오늘의 장도를 축하하기 위해 도착 지점에서 만나기로 한 아내와 아이들이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는 핸드폰 신호음이 계속 울리고 목적지를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솟는다. 한강에 27번째로 건설된 방화대교(2,000년)는 가장길고(2,559m)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인천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교량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며 중앙의 540m의 아치 트러스는 비행기의 이 착륙을 연상하는 공법으로 야간의 화려한 조명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오후 3시 49분 드디어 방화대교에 도착하고 남은 것은 1,7km. 그 멀고도 지루한 여정을 마감하고 결승점을 향한 숨고르기를 하며 아직도 행주대교에서 되돌아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3km가 넘는 거리가 남아있어 고통스러워하는 황 대장에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가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보지만 그러면 진정한 완주가 아니니 그대로 걸어 보겠다고 한다. 지칠 줄 모르는 투지에 감복하면서 결승점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걷는 다.


행주대교 까지 펼쳐지는 수 십 만평의 초지는 강서생태공원으로 거듭 태어나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수초사이로 산책로를 따라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이 다정해 보이며 강 건너 우뚝 솟은 행주산성은 사적 제 56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로 권율 장군이 10배가 넘는 왜군 3만을 물리친 곳으로 장군의 사당인 충장사가 있고 그 당시 부녀자들이 행주치마로 돌을 날라다 싸운데 유래하여 행주산성으로 부르고 있다.


행주대교 아래 버드나무가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오후 4시 10분 . 9시간의 힘든 고행의 길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우리는 힘찬 포옹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뒤따라 도착한 아내와 큰딸 명숙, 둘째 미숙, 아들 재형이 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가장인 애비의 성공을 자축하는 환영파티로 즐거움을 나누며 행복의 나래를 활짝 편다.


걸어서 종주를 하기는 처음이라는 한강관리사무소의 설명이 아니라도 50km는 나의 자존심이며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지리산 당일 종주와 함께 가슴속에 훈장으로 간직하며 자아실현의 긍지로 삼고 오늘 내가 걸어온 45km, 68,000여 발자국도 암사동에서 제1보를 시작했듯이 유유히 흐르는 저 넓은 강물도 금대봉 기슭의 이름 모를 풀잎에서 떨어진 빗물이 고목나무 샘물을 적시고 지하에서 솟구치는 검룡소의 계곡물이 발원지가 되어 497km를 지나오는 동안 숱한 사연을 잉태하며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은 확인하며 무심히 지나쳤던 일들을 되돌아보게 되고 이 길이 김포를 지나 강화까지 이어지는 날 한 없이 걸어보고 싶다.


                           한강을 걸어서

다리  이름         길이           완공일자           거리            도착시간           비고

               암사동   수원지    출발                               07시 10분

 

광 진 교           1,037m          1936 년         3,5km            07시 42분

천호대교         1,150m           1976 년         3.9km            07시 45분

올림픽대교      1,470m           1989 년         5.4km            08시

잠실철교         1,270m           1979 년         6.3km            08시 09분

잠실대교         1,280m           1972 년         7.1km            08시 15분

 

            잠실 선착장 08시 27분 도착.   8분간 휴식.     08시 35분 출발

 

청담대교         1,211m          1999 년        10.1km            08시 55분

영동대교         1,040m          1973 년        11.4km            09시 05분

성수대교         1,160m          1979 년        13.2km            09시 27분

 

           1994년 10월 21일 붕괴로   1998년 다시 건설하고 확장 공사 중

 

동호대교         1,220m          1984 년        14.3km            09시 39분

 

           잠원 선착장 09시 49분 도착,    11분간 휴식,    10시 출발

 

한남대교            915m          1970 년        15.4km            10시 05분

반포대교         1,495m          1982 년        17.4km            10시 30분

잠 수 교             795m          1976 년

동작대교         1,330m          1984 년        19.2km            10시 50분

 

            동작대교 아래서 10분간 휴식     11시 출발

 

한강대교         1,005m          1930 년        21.2km            11시 27분

한강철교         1,110m          1900 년        22.0km            11시 35분

원효대교         1,470m          1981 년        24.0km            11시 53분

 

      여의나루 선착장 11시 55분 도착,     50분간 점심 겸 휴식    12시 45분 출발

 

마포대교         1,389m          1970 년        25.8km            12시 51분

서강대교         1,320m          1996 년        26.6km            13시

 

      국회의사당 옆 13시 05분 도착,    5분간 휴식,       13시 10분 출발

 

당산철교         1,360m          1983 년        28.4km            13시 30분

양화대교         1,128m          1965 년        28.8km            13시 35분

 

       양화진 선착장 13시 47분 도착,    9분간 휴식,      13시 56분 출발

 

성산대교         1,410m          1980 년        30.3km            14시 03분

가양대교         1,515m                             33.5km            14시 39분

 

             가양대교 아래서 15분 휴식,      14시 55분 출발

       방화대교 유원지 15시 40분 도착,    5분간 휴식,     15시 45분 출발

 

방화대교         2,559m          2000 년        37.3km            15시 49분

행주대교         1,460m          1995 년        39.0km            16시 10분

 

 암사동 수원지에서 행주대교까지 39km를 9시간에 완주하고 진입로 6.6km는 별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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