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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그리운 금강산 - 제1부 세존봉을 찾아서

 

그리운 금강산

제 1 부  - 세 존봉을 찾아서

 

 


금강산을 다녀 온지 삼 일째

미명의 어두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새벽 서재에서 산란한 마음을 가다듬고 명상에 잠긴다.  세 존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기암절벽의 환상에 취해 와 - 멋있다 아름답다는 탄성과 환호성으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몽유병 환자처럼 글 한줄 쓰지 못하며 열병을 앓고 있으니 15년간 700여산을 다녀오며 처음 겪는 고통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몽매에도 그리던 금강산 행차는 밤도 이슥한 9시 30분 회룡역에서 강서 고속 관광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출발지가 의정부인지라 텅 빈 버스 안이 을씨년스럽지만 종로3가에서 한 무더기 승차한 이후로 경유지를 거쳐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서울을 빠져나가는 11시경에는 43명의 인원이 자리를 잡고 금강산으로 향하는 설레 임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남북이 분단 된지도 어언 60여년 정치의 이념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허리가 두 동강으로 잘리고 민족상잔의 비극을 맞아 수많은 이산가족의 애간장이 녹아내리는 아픔 속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으로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있지만 화해의 물결 속에 금강산의 뱃길이 열리고 초기에는 구룡연 폭포를 중심으로 상팔담까지 다녀오는 관광코스와 만물상에서 해금강을 돌아보는 코스로 한정이 되어 있어 산행을 할 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에 천하제일의 금강산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산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중. 지난해부터 세존봉을 중심으로 수정봉까지 산행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비로봉은 오르지 못하지만 어찌 마냥 기다릴 수가 있단 말인가?

 

 


온정리에 도착하며 산행에 불필요한 짐은 구룡마을 빌리지에 보관을 하고 등산 팀과 관광 팀으로 나누어 행사를 진행하게 되는데(본인의 능력에 따라 자유선택) 행운의 여신이 미소 지으며 우리에게 희소식을 전하고 있으니 지난여름의 홍수로 산사태가 일어나 관 폭정에서 시작하는 등산로가 폐쇄되어 동곡동 쪽으로 올랐다가 빽 산행을 하는 코스를 이용하였는데 삼일전에 복구공사가 완료되어 우리에게 처음으로 관 폭정 코스를 허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을 하며 구룡폭포를 보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관광 팀까지 한 무더기를 이루며 미인송이 하늘 숲을 이루는 임도를 따라 미니버스로 새로 복원이 된 신계사 앞을 지나게 된다.

 

 


신계사는 금강산 4대 사찰 중에 하나로( 내금강의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 신라 법흥왕 6년(519년)에 보운 스님이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었으나 6.25때 소실되어 방치되어 오다가 2004년 조계종에서 복원공사에 착수하여 3년 동안의 공사 끝에 11개의 전각이 모두 복원이 되어 10월 13일이면 성대한 낙성식이 거행된다고 하니 남북의 승려가 하나 되는 역사적인 행사로 금강산의 중요한 코스로 선을 보이는 명소로 기대를 해본다.

 

  


잠시 후 옥란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차량들이 몰려들고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초만원을 이루는데 남북이산가족 상봉으로 오늘 하루만도 3,000여명의 괸광객이 머물고 있다고 한다. 세존봉까지 산행을 하자면 7시간이상 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관광객의 발길에 묶여 시간이 지체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조바심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10시)

 

  


맑은 물이 흘러넘치는 암반위로 금강송이 자리 잡고 계곡의 양 옆으로 기암절벽들이 병풍을 두른 듯 펼쳐지는데 왼쪽으로는 세존봉이 우측으로는 관음 연봉이 장관을 이루며 오선암으로 부르는 옥란교에 이르면 관광식당으로 휴게소를 겸하고 있는 옥란관이 백옥같은 자태를 뽐내고 삼일포의 단풍관과 금강산 호텔의 금강원과 더불어 금강산 3대 관광식당이라 한다.

 

 


많은 인파의 숲을 헤치며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바위틈의 단풍들이 붉은색을 띠기 시작하고 앙지대의 너른 바위에 올라서면 우렁차게 흘러넘치는 계곡의 건너편으로 志遠(지원)이라는 붉은 글씨가 유독 신선을 끄는데 1954년 7월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새겨 놓았다고 한다.

 

  

 

 

비로봉이 바라보이는 금수다리를 지나면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른다는 삼록수가 있는 만경다리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보는 경치는 가히 절경으로 전설에 의하면 그 옛날 옥황상제가 금강산이 천하명산이라는 말을 듣고 금강산에 놀러 왔다가 그 경치가 하늘나라와 비길 수 없는 황홀경이라 구룡연계곡의 수정 같은 맑은 물에 삼복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관과 옷을 벗어 담소에 뛰어 들어 목욕을 하는 중에 이를 본 금강신이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물에서 목욕을 하고 있으니 천벌을 받아야 한다고 노하여 옥황상제의 관과 옷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니 금강산의 질서를 어긴 옥황상제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세 존봉 중턱에 맨머리 채로 바위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곧 이어 금강문에 이르는데 일명 칠선암 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자연석 문으로 높이가 5m쯤 되는 두개의 바위가 포개지면서 가운데 삼각형 모양의 틈이 생기고 입구 왼편에 金剛門(금강문)과 玉龍關(옥룡관)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있는데 玉龍關(옥룡관)의 의미는 ‘옥류동과 구룡연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의미로 이곳부터 천하절경의 옥류동이 구룡폭까지 장관을 이루며 세속의 묵은 때를 씻어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에 압도당한다.(10시 40분)

 

  

   

 


계곡의 물줄기가 한 굽이 소용돌이치는 협곡에 출렁다리가 걸쳐있고 어지러움에 놀라지 말고 하늘을 처다 보라. 빗자루로 쓸어낸 듯 청명한 하늘아래 기암절벽의 봉우리들이 만 가지 형상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 내는데 금강의 풍악산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붉은색 단풍이 바위틈을 비집고 핏빛으로 물든다.

 

  

   

 


붉은 글씨 무대바위. 수 십 명의 신선들이 망중한을 즐기는데 시원하게 쏟아지는 옥류동 폭포는 투명인간의 실핏줄같이 옥색의 물감을 풀어헤치며 깊고 깊은 소를 이루니 우리네 서린 한도 말끔하게 갈고 닦아 천년만년 살고지고.

 

   

 

철교를 지나면 곧바로 선녀가 실수로 두 알의 구슬을 흘리고 갔다는 연주 담.  잠시 후 왼편으로 높고 높은 세존 봉에서 쏟아져 내리는 수백 척의 비봉폭포 금강산 4대 폭포중의 하나로 봉황이 흰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형상으로 높이가 140여 m에 봉황담의 깊이는 6m에 이른다고 하니 바라보는 눈길에 현혹이 되어 장관을 이루고 무봉폭포의 굉음소리에 몽롱하던 정신이 번쩍 든다.  

 

 

  

 

 

 

상팔담과 관폭정의 갈림길에 이르면 사람들의 행렬도 반으로 줄어들어 조용한 산책길에서 사색에 잠겨보지만 천하제일 금강산이 잠시라도 한눈을 팔게 내버려두는가? 귀청을 때리는 굉음소리는 78m의 절벽에서 쏟아지는 물기둥이 13m의 깊은 용소에서 휘돌아 솟구치며 소용돌이치는 물보라로 설악산의 대승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 중에서도 으뜸이라니 가히 장관으로 관폭정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는 한 폭의 그림 같고 맑은 물에서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은 구룡폭포의 용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11시 )

  

 

 

 

 

 


옥란관 주차장에서 관폭정까지 4km에 이르는 계곡과 계류는 금강산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흥을 일으키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나뭇꾼과 선녀의 전설을 간직한 상팔담에서 백미를 장식하지만 우리의 행선지가 세 존봉이므로 관폭정까지의 관광만 해도 큰 은혜를 입은 것으로 만족하고 후미가 도착하는 30여분동안 휴식을 하며 이곳의 명소로 자라잡고 있는 화장실을 지나칠 수 없어 관폭정 아래로 찾아간다.

 

 

 

 

 

 

 

 

 

 

금강산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관폭정에는 포세식(비닐봉투)방식으로 일본에서 수입한 비닐을 사용하고 환경 관리사가 수거하여 처리하는 방식으로 소변은 1불 대변은 2불씩 요금을 징수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자연환경을 보호하는데 바람직하리라 생각이 든다.

 

 

  

 

  


11시 30분이 되어 우리일행이 모두 도착을 하고 인원점검과 함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대원은 이곳에서 포기하라고 하지만 모두들 세존봉으로 향하는 의지를 접을 수 없어 남자 10명에 여자대원이13명 경주에서 신계사에 수행 차 온 여 스님 두 분이 합세하여 북측의 안내원 2명에 군인이 3명 도합 30명이 한조를 이루어 가이드의 안내로 산행이 시작된다. 

 

 

 

 


관폭정의 표고가 660m가 되고 보니 들머리가 꽤 높은 편이라 1,132m의 정상을 안일하게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70도의 가파른 비알 길에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지고 뒤돌아보는 구룡폭포가 발치 아래로 밀려나며 상팔담의 전모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구룡폭포에 상팔담 까지 금강산의 모든 비경을 보게 되었으니 무슨 여한이 있겠는가?

   

 

 

 

 

 


고도가 높아지며 경사도 심해지고 남측의 산악인들을 시험이라도 하려는지 30대의 젊은 혈기로 성큼성큼 올라서는 그들을 따르기에는 역부족이라 천천히 가자는 구원의 요청을 하며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결에도 턱에 차오르는 가쁜 숨결에 땀이 비 오듯 온몸을 적신다.

 

  

  

 

 

너덜지대 돌층계를 지나며 이번에 임시로 복구된 구간에는 철 사다리가 엿가락처럼 휘어 나뒹굴고 철사다리를 3개 오른 뒤에야 세존봉의 첫 번째 관문인 고개 마루에 당도하니 양옆으로는 수 백 장의 기암절벽이 버티고선 협곡으로 멀리보이는 세존봉의 연봉들을 가리키며 지금까지 지나온 코스는 맛보기에 불과하니 자신이 없는 분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돌아가라며 지난번에는 동곡동 코스에서 무리하게 산행을 하다가 밤8시에 하산하는 고초를 겪었다는 말에 모두들 기가 막혀 묵묵부답으로 상대방의 얼굴만 바라본다. (11시 50분)

    

 

 

수백 미터의 수직 절벽을 이룬 정상이 나는 새도 넘지 못할 요새와도 같이 난공불락으로 주늑이 들어 한숨만 나오고 이곳에서 출발을 하면 수백 미터의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하므로 되돌아서기가 난감하다는 엄포에 남자보다도 여자대원이 더 많고 그중에는 화곡동에서 온 66세의 이 주영 여사도 계시는 터라 은근이 걱정이 되지만 어렵게 마련한 세존봉의 등산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굳은 신념으로 모두들 새로운 마음 다짐으로 가이드의 뒤를 바짝 따른다. (12시) 

 

   

 

 


수백 장의 벼랑을 내려서면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계곡에 이르고 조금 전에 우리가 관폭정에 오르며 보았던 비봉폭포의 상류지점으로 바람하나 불지 않는 아늑한 분지로 북사면에 불타오르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예전부터 세존봉을 오르던 등산로가 산 사면을 끼고 갈짓자로 이어지고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산길이 열린다. 바위틈을 비집고 연결되는 등산로는 고도를 높이며 금강산의 모습이 하나둘 선을 보이고 옥녀봉을 비롯하여 동북쪽으로 만물상과 수정봉이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린다.

 

 

 

 

 

 


처음에 그렇게도 다그치던 안내원이 속도를 줄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분위기도 잡아주고  대원들의 상태를 보살피며 자주자주 휴식을 하는 것을 보면 힘이 달리는 대원들을 중도에 포기 시키려는 술책으로 이해를 하며 배고픈 사람이 보면 떡 바위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책 바위로 보인다는 층층바위를 지나며 석간수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한다.

    

  


머리위로 버티고 선 벼랑 끝의 바위들이 갖가지 형태로 즐거움을 선보이고 고지대에서나 볼수 있는 고사목과 측백나무에 단풍나무. 화려한 빛깔로 불타오르는 세존봉의 삼라만상이 피 와 땀으로 얻은 선물이기에 더욱 값진 보람으로 금강의 지존인 비로봉이 그 웅 좌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제 정상도 멀지 않은 듯 철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에 자신감이 붙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주능선에 올라서니 나오는 것은 감탄이요. 일만이천봉의 침봉들이 두 눈을 멀게 하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한 점 막힌 곳이 없는 외설악의 전망대로 북쪽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유난히도 뾰족한 옥녀봉, 만물상의 연봉들이 하늘 금을 이루며 옥류동 너머로 상관음봉, 중관음봉, 그 품에 안긴 온정리 뒤편으로 수정봉이 천불산과 어우러져 해금강을 빗어 놓으니 동해바다 푸른 물결이 삼일포를 감싸 안는다. ( 정상 도착 13시 15분)

   

 

  

쌍봉을 이루고 있는 비로봉(1,638m)을 정점으로 서쪽으로는 내금강과 경계를 이루는 월출봉과 채하봉 집선봉을 연결하는 주능선이 북에서 남으로 내달리며 대간 길을 이루고 집선봉에서 동쪽계곡으로 수백 미터의 절벽에 걸린 선화폭포의 물줄기는 선녀가 흰 스카프를 늘어뜨린 듯 장관을 이루며 정상의 남쪽으로는 천길 단애를 이룬 절벽으로 계곡 사이사이마다 수도 없는 침봉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너른 암반위에 자리를 잡고 싸늘하게 식은 도시락이지만 어느 진수성찬이 이보다 풍족할까?

 

  

 

 

 

 

 


30여 분후 후미까지 무사히 도착을 하며 한 시간여 망중한 속에 보고 또 보고 사진 찍고 또 찍고 망각 속에 잊어질까 조바심치며 북풍한설 설한풍에 모진 목숨 이어오며 굳굳 한 기상으로 수백 수십 년 동안 세존봉의 자존심을 지켜온 주목들이 속물들에게는 돈으로만 보이는 귀중한 보물들.

 

 

  

 

 

    

  

 

  

  

  

 


세존봉(1.132m)은 애를 못 낳던 여인네가 이 봉에 올라 하늘의 정기를 받아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나중에 임금이 되어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는 유래로 ‘세존봉’이라 부르게 되었다는데 망망대해처럼 넓은 외금강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어 금강산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이곳에 오르지 않고서야 그 화려함을 어찌 설명으로 다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하산 길을 서두른다. (14시 30분)

비로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몇 걸음 옮기자 천길 절벽이 앞길을 가로 막고 길고긴 철사다리가 벼랑 끝에 걸려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160m의 단애를 이룬 수직절벽에 걸린 철 구조물은 폭이 1m 남짓하지만 80도의 각을 이루고 밑구멍이 숭숭 뚫린 발판에 듬성듬성 바위에 고정된 핀으로 바람이 불지 않아도 흔들리기 십상인데 비바람이라도 분다면 난감한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370여 계단을 내려오며 걸리는 시간이 왜 이다지도 길고 긴지 천하제일의 세존봉이 호락호락하게 모습을 보일 수야 없지 않은가? 바닥에 내려서며 뒤돌아보는 계단은 더욱 높아만 보인다.

 

 

     

 

  


곧바로 채하봉으로 연결되는 안부에 이르는데 희미한 오솔길이 비로봉 까지 연결이 된다지만 아직 까지 정상으로 개방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기만 하다. 세존봉을 찾는 사람이외에는 찾아오는 이 없는 호젓한 비알 길. 비경이 숨어있는 동석동 계곡으로 들어선다.  한 낮임에도 높고 높은 산 그림자가 계곡을 쓸어 덮고 반대편의 세존봉 암벽이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은 신비로운 절경으로 조물주가 만든 석주의 기둥들이 빼곡히 들어찬 침봉에서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한 치의 오름길도 없이 협곡으로 빨려들며 선화폭포의 우렁찬 굉음소리를 귓전으로 들으며 우리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세존봉을 출발한지 1시간 만에 세존봉 계곡과 집선봉 계곡이 만나는 합수목에 도착하여 후미가 도착할 때 까지 느긋하게 휴식을 한다. 

 

 

 

 

합수곡 철사다리 아래엔 천수를 누리고 냇가에 나와 두 물머리 계곡에서 쏟아지는 물보라가 시원하여 한 꺼풀 벗겨진 벌거숭이로 끄덕끄덕 물장구치는 모습이 천연스러워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명물이 되었다네.

 

 

  

 

 


재빠른 발걸음에 백옥 같은 반석위의 반월소. 뒤따라오는 이도 없는데 빨리 간들 무엇 하리. 섬섬옥수 맑은 물에 뛰어들고 싶은 욕심으로 안내 동무의 눈길을 살피는데 남측의 선상님 손도 씻지 마시라요. 알았수다. 알았어. 무안한 마음에 조롱박에 물을 떠서 벌컥 벌컥 마시고 만다.

 

 

 


안내 동무 흐뭇한 미소로 흔들바위(동석)가 있다며 손길을 끄는데 너른 암반위에 10여 톤이 넘는 바위가 있어 아무리 보아도 흔들릴것 같지 않아 밀어보라 재촉하니 지렛대로 흔들면 된다는 멋쩍은 웃음에 파안대소하며 배낭속의 소주로 정을 나눈다.

 

 


동석동이 가까워 오는지 등산로도 점점 넓어지고 금강산이 자랑하는 미인송이 장관을 이루는 게류에서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오늘의 선상님들은 산을 너무도 잘 타십네다. 지난번에 온 팀은 낙오자가 생겨서 칠흑같이 어두운 산길을 내려오느라 애를 먹었습네다. 그런데 선상님도 불을 밝히는 전지가 있습네까? 있다마다요. 헤드렌턴을 보여주자. 이것이 무엇입네까? 신기한 듯이 이리보고 저리보고 사용법을 설명하자. 뭐 이런게 다 있습네까?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애장품이지만 남측의 등산객이 찾아오면 잘 인솔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머리에 씌워주며 나이를 물어보니 막내 자식과 동갑이라 애틋한 정감이 더 간다.

 

 


이제 우리는 남과 북이 아니라 부자간의 정으로 손에 손을 잡고 동곡동 입구에 도착하며 그리운 세존봉의 등산도 마감을 하고 후미가 도착 할 때까지 20여 분간 숲 그늘에서 휴식을 한다.  (16시 40분)

  

 

 


17시가 되어 후미까지 무사히 완주를 하고 미니버스 편으로 온정리로 돌아와 샤워하고 방배정하고 금강산 삼대 관광식당인 금강원에서 멧돼지(흑돼지) 삼겹살에 백두산의 들쭉술을 반주삼아 냉면으로 입가심을 하고 금강산 호텔12층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송이버섯을 안주삼아 은은한 음률 속에 밤 10시면 통행금지라는 사실도 망각 한 채 금강산의 첫날밤이 무르익어만 간다.

  

 


옥련관 주차장에서 관폭정까지 4km

관폭정에서 세존봉 정상까지 2.5km

세존봉정상에서 동곡동 입구까지 5.5km  도합 12km

산행시간은 6시간 40분으로 관폭정에서 30분간  정상에서 1시간 10분  동곡동 계곡을 내려오며 40분간의 휴식으로 실제 산행시간은 4시간 20분이지만 지형이 너무도 험하여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