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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억

 

추    억


단발머리 소녀의 사연이

삭막한 내 가슴에 불을 지르고

열사의 정글을 식혀주는 스콜이었지

오고가는 사연은 장미 빛  희망

야자수 그늘에서 팔 베게 하고

흘러가는 구름에 사랑을 싣고

황홀한 꿈을 꾸었었지


낙엽 따라 떠나버린 그녀 생각에

긴긴밤 지새우며 목이 메었지

귀국선에도 제3부두에도

그녀의 모습은 볼 수가 없고

잿빛구름이 가슴을 짓눌렀지


멍든 상처에도 세월이 약 이련가?

나뭇잎 흩날리는 창밖을 보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리운 불길


이제 당신도

손 주 머리 쓰다듬으며

옛날 얘기 생각하고  있는지?


월남전에서 근무 할때 일년 동안 5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꽃피우다 어느 날 서울로 간다는 편지한통으로 인연이 닿지 않았다.

스콜-열대지방에서 하루에 한번씩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