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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옛길: 삼남길

전남 산내들길 & 동백길

일  시: 2016년 5월 22일

구  간: 경포대입구 - 강진다원 - 무위사 - 월하리 - 달마지마을  -  남해고속도로횡단 - 에향로 - 성전면사무소 -

         랑동에서 2번국도 옆 농로진행 - 토끼굴통과 - 금당마을 정류장 에서 - 금당마을로 진입 -  백련지 - 산길 -

         저수지둑 - 경주이씨 제실 - 솔치고개( 길없음) - 송학리 마을길 - 솔치고개 - 고성사 입구 - 송현마을 정류장 -

         흥암교차로 - 강진천 생태공원 - 강진의료원 - 영랑생가 - 강진 버스터미널 (26km)


 

                                               산내들길 & 동백길

관광지 민박이라는 곳이 삼겹살에 소주파티로 고성방가를 일삼는 곳이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신경을 쓴 탓인지 설사까지 터지고 말았다. 최악의 컨디션 속에 아침6시 숙소를 나섰다. 하지가 임박한 5월 하순이라 먼동이 터오는 이른 새벽이다. 무위사방향으로 진행하여 먼저 만나는 곳이 강진 다원이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부르는 월출산 남쪽 기슭에서 생산되는 강진다원은 밤과 낮의 온도차가 크고, 안개 끼는 날이 많아 차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 떫은맛이 적고 강한 향이 특징이다. 국내최초의 녹차제품인 백운옥판자라는 전차를 생산하던 곳인데, 1980년도부터 장원산업에서 산지를 개간하여 10만평의 다원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차 사랑이 지극하여, 성품이 속되지 않고 욕심에 사로잡히지 않아, 차를 마시며 평상심을 유지하고, 밝은 달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인의 심성은 삼매에 든 범 열로 통하여. 다반사에서 진리를 얻는다고 노래하고 있다. 초의선사는 이곳에서 차 문화를 기원하며 그 유명한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했다고 한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미얀마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신라 선덕여왕 시절이고, 흥덕왕 3년에 사신 대렴이 당으로부터 종자를 가져와 지리산에서 재배하였다고 한다. 차는 채취시기에 따라 곡우이전에 따는 작설차와 중간에 따는 보통차, 끝물인 거친차로 나누고, 제조과정에 따라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로 나뉜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차밭을 바라보면서, 밤새 속 알이 하던 마음도 순화되고 머리가 맑아진다. 다음으로 만나는 곳이 백운동별서정원이다. 조선중기 처사 이담로가 은거했던 백운동 정원은 담양의 소쇄원, 완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삼대정원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무위사 경내로 들어선다. 신라통일 이후 875(헌강왕)에 도선국사가 갈옥사로 창건하고, 905(효공왕 9) 이후 선종인 가지산문(迦智山門)계통의 선각국사(先覺國師) 형미(逈微, 864917)가 고려 태조 왕건의 요청으로 무위갑사(無爲岬寺)에 머무르면서 절을 중수하고 널리 교화를 펴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

 

 

조선에 들어와서 1407(태종 7) 여러 고을의 자복사(資福寺)를 삼게 하였는데, 이 때 무위사는 천태종 17사 중의 하나로 소속되었다. 해방 이후 1956년에 극락보전을 보수하고 1975년부터 벽화보존각을 봉안하여, 편광영탑비와 사리탑 · 봉향각 · 해탈문 · 명부전 · 천불전 · 산신각을 늘려 지었다.

 

 

경내에는 전남 문화재자료 76호인 무위사 3층 석탑과 보물 507호인 선각대사탑비가 있고, 극락보전은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물로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달 아래 첫 동네 월하리(月下里)에 도착한다. 월출산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월송리 고갯길을 넘어서면 송월제로 이어지고 수면에 비추는 월각산(456m)이 너무도 아름답다.

 

 

청자골 달마지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에는 호랑이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옛날 이 마을에는 멧돼지가 자주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는데, 골머리를 앓던 주민들은 마을회관 스피커를 통해 호랑이 울음소리를 방송하였다고 한다. 청자골 달마지마을에서 산내들길도 끝이 나고, 동백길이 시작된다.

 

 

뱃속에서 구라파전쟁이 일어나며, 또 한 번 설사를 하고 만다. 마음을 굳게 먹어도 몸이 진정되지 않으니, 앞으로의 스케줄이 걱정이다. 최악의 경우라도 동백길 16km를 완주하고 강진까지 도착해야 서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으니 말이다. 전국을 유람하면서 이런 난관에 봉착하기는 처음이다.

 

 

목포와 강진을 잇는 2번 국도와 남해고속도로를 통과하여 성전면 소재지에 도착한다. 숙소로 예약했던 제일장 모텔을 바라보며 서둘러 면소재지를 빠져 나간다. 낭동교차로에서 2번국도 변의 농로를 따라가면 강진자동차학원입간판을 지나 금당정류장에 도착한다.

 

 

정류장에서 금당마을로 진입하면 아름다운 금당백련지를 만난다. 강진최고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금당마을은 많은 문인과 지사 열녀를 배출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가운데 조성된 백련지는 동백나무, 소나무, 오죽이 어우러진 두 개의 섬이 있고 정자까지 갖추어 백련이 만발하는 7월과 8월이 절정기이다.

 

 

금당회관과 영봉제를 뒤로하고 마을 뒤편으로 돌아서면 오죽이 터널을 이루는 고갯길로 진입한다. 정약용유배길 리본과 삼남길 리본을 유심히 살피면서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초여름이 다되도록 사람들의 왕래가 없었는지, 잡풀이 무성하여 진행하는데 애를 먹는다.

 

 

작은 저수지 제방을 돌아 경주이씨 제실에 도착하면 삼남길 꺽쇠가 솔치고개 오르는 산길로 인도하고 있다. 십여 분 후 철조망이 앞을 가로 막는다. 주변을 살펴보아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고 삼남길을 조성한 뒤에 막아 놓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는지 철조망 너머로 디딤돌까지 놓여 있다.

 

 

별 의심 없이 철조망을 넘어 산 기슭으로 올라선다. 산마루에는 만리장성보다도 견고한 철조망이 산길을 가로막는다. 어제 누릿재에서는 나의 실수였지만, 오늘은 내실수가 아니다. 이틀간 연속적으로 산길에서 장애물을 만나다보니 맥이 풀리고 만다.

 

 

때 이른 더위는 수은주를 30도로 끌어 올리고, 설상가상으로 몸 컨디션도 엉망인데, 삼남길마져 속을 태우고 있으니, 삼중지란(三中之亂)에 빠지고 만다. 망연자실(茫然自失)한 자괴감(自塊感)속에서도 제실(祭室)이 있는 삼거리로 다시 내려선다.

 

 

동쪽으로 보이는 송학리 농로를 따라 30분 만에 솔치고개에 도착한다. 고갯마루에서 100m 내려선 지점에서 동쪽으로 보은산(430m)과 고성사로 향하는 삼남길 리본을 발견한다. 하지만 산길을 보면 넌덜머리가 날정도로 거부반응이 온다. 이번에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는 길이기에.

 

 

속편하게 솔치로를 따라 송현마을 정류장까지 내려와 간식과 수분보충을 하며 몸을 추수린다. 송정마을과 흥암교차로를 지나 2번 국도를 횡단하면 강진 수변생태공원이다. 호수를 중심으로 강진광장, 남도광장, 환영광장을 조성하여 강진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강진의료원과 강진여중을 지나 강진이 자랑하는 영랑생가에 도착한다. 영랑생가는 초가집과 시문학파 기념관으로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시인이자 항일민족 지사였던, 영랑 김윤식선생 (1903-1950)은 이곳 강진에서 부친 김종호와 모친 김경무의 사이에 2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515년 강진 보통학교(현 강진 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휘문의숙 재학당시(1919) 자신의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서를 숨겨 고향에 내려와 강진에서 독립운동을 주도 하다가 검거되어 대구 형무소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루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 그의 대표시가 대리석위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어이할거나. 멎지 않는 설사에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강진터미널로 무거운 발걸음을 이어간다. 1330분발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상념에 사로잡힌다. 다산 초당을 지나 사초리까지 23일로 짜 놓은 일정표가 반 토막 나는 순간이다. 이제 내 나이 73. 적지 않은 나이에 무리한 탓인가. 나이 앞에 장사 없다는 진실이 나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내린 것이다.

 

    

















무위사 삼층석탑



                                                         선각대사 탑비




                                                           강진의 특산물 마늘밭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월출산

                              

                                                 모내기 철이 한창이다.




                                                             월각산(456m)


                                                         고사리밭(재배용)


                                                            청자 달마지 마을








                                             수암산에서 달이 떠오를때 소원을 비는 달마지마을  












청보리가 익어가는 남도 길














솔치 고개



강진천 생태공원




다산 정약용 선생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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