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5년 1월 14일
구 간: 천안삼거리 공원 - 생활체육공원 - 축산물직매장(오우정) - 항아리 짬봉 - 곡교천 제방 - 가송2리 버스정류장 -
산등성이 보호수- 풍세리 들녘 - 풍서천 둑길 - 쌍령 1리 버스 정류장 ( 14.7km)
교 통: 용산역에서 06시 23분 무궁화호 승차 (4.300원) 7시 45분 천안역 도착 . 택시(4.000원) -천안로 교차로 까지
광덕면 버스정류장에서 600번 승차 천안역에서 전철로 이동
충남 제3길(쌍령옛길): 14.7km
천안의 제1경인 천안삼거리는 예로부터 삼남대로의 분기점이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대로가 천안삼거리에 이르면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한 길은 병천을 거쳐 청주로 들어가 문경새재를 넘고 상주를 지나 대구감영, 경주, 동래로 통하는 길이요, 한 길은 공주감영을 거쳐 논산, 전주, 광주, 순천, 여수, 목포로 이어지는 길이다.
삼거리 공원에는 유난히 버드나무가 많은데, 조선중엽 영남지방에 유봉서란 선비가 어린 딸과 살다가 군사로 뽑혀가게 되었다. 임지로 가는 중에 천안 삼거리에 이르자 어린 딸을 주막에 맡겨 놓으면서, 버드나무 지팡이에 잎이 피거든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지팡이를 땅에 꽂아 놓았다.
어린 딸은 주막에서 곱게 자라 기생이 되었는데,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 박현수와 인연을 맺는다. 장원급제로 삼남어사를 제수 받은 박 어사는 유봉서가 심어놓은 지팡이가 무성히 자라는 것을 보고는 그 곳에 못을 파고 창포를 심으면서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하며 읊은 것이 흥타령이 되었으며, 전쟁에 나갔던 부친도 다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흥타령은 조선말엽에 평안감사 趙成夏의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원망하면서 부른 노래라고 하나 확실한 것은 아니고, 갑오개혁 이후 명창 보패(寶貝)가 불러 유명해졌다고 한다. 흥타령의 노랫말에서, 천안 삼거리 흥 / 능수나 버들은 흥 / 제멋에 겨워서 흥 / 축 늘어 졌구나 흥으로 이루어진 가사에서 보듯이 천안삼거리를 흥타령의 배경으로 볼 수가 있다.
천안은 교통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외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독립을 지켜온 성전을 모신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의 사당이 있고, 아산현충사에는 성웅 이순신장군의 기념관이 있어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충효의 고장이다.
쌍령옛길을 찾아가는 시발점은 공원의 참전 기념탑이 있는 남3문이다.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던 참전용사들이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고, 평화의 사도로서 대한의 명예를 세계만방에 선양한 파병용사들의 뜻을 기리고져 천안출신 참전용사 3.811명의 이름으로 삼남대로에 참전 기념탑을 건립하게 되었다는 취지문의 내용이다.
21번 국도를 따라 청상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생활체육공원 안으로 들어가 테니스장이 있는 산길을 따라 벽산아파트 뒷길로 내려선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마을길을 따라 가는 중에 200여 년 된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참숯불돼지한마당을 지나 도로변에 정자를 바라보며 629번 국도를 지하로 건넌다.
629번국도 옆으로 걷는 동안 축산물직매장(오우정)도 만나고, 항아리짬뽕 간판도 나타난다. 새벽4시에 요기를 하고 7시간을 참아왔더니 식욕이 동한다. 더구나 앞으로 2시간을 지나는 동안에는 변변한 식당이 없다는 정보에 따라 항아리짬뽕을 먹어 보기로 한다. 안으로 들어서니 여느 중국집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인테리어가 우아하고 고풍스럽다. 항아리짬뽕을 주문하자. 2~3인 용이란다. 할 수 없이 자장면 곱빼기로 정하고, 테이블이 정리되고 나온 밑반찬이 너무도 깔끔하다. 오픈된 주방도 청결하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쫄깃한 면발에 그 옛날 돼지기름으로 만든 자장특유의 맛이 살아난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자장면을 먹고 난 행복감에, 주인(이병수)과 통성명을 하고 수필집(물길따라 삼천리)건네주니 너무도 반가워하며 식사대를 받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알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극구 사양하며 받지 않는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덕담을 건네며 행복의 발길을 이어간다.
논두렁을 지나 만나는 곳이 경부선 철로다. 오전에는 고속도로 갓길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철길 옆으로 걷는다. 국토의 대동맥으로 부르는 철도와 고속도로는 없어서는 안 될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사람과 화물을 실은 기차가 2~3분 간격으로 철길을 달려간다. 한숨과 절망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우리세대의 결실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대한민국이 정말로 자랑스럽다.
한 시간 동안 철길과 어깨동무하던 삼남길이 토끼굴을 빠져나와 곡교천 제방으로 올라선다. 앙상한 가시나무와 목이 부러진 갈대가 뒤엉켜 삼남길로는 너무도 부적절한 곳이다. 한 여름 삼복염천(三伏炎天)에 이곳을 지난다면 얼마나 고생이 막심하겠는가. 1km가량 진행하다보니 마을 앞으로 지나던 도로와 다시 만나게 된다.
잠시 후 가송교를 건너면서 가송2리 버스정류장과 만나고, KTX 고속열차 철로 밑을 통과하여 가송1리 버스정류장까지 진행하여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산길로 오른다. 산등성이에 수령이 300여년 된 보호수가 포인트가 된다. 보호수 아래서 잠시 휴식을 하고 비알 길을 내려서서 43번 국도를 빠져나오면 풍세리 들녘이 펼쳐진다.
추수가 끝나고 삼동(三冬)을 맞은 농촌들녘은 동면기간이다. 모든 사물들이 춘삼월을 기다리는 고요한 들녘. 바람소리만이 정적을 깨트리는 적막강산이다. 농막(2층)을 지나 만나는 가축농가 진입로에는 가슴 아픈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구제역 예방관계로 도로를 폐쇄하오니 우회도로를 이용해 주십시요”
해마다 겨울이면 가축농가에서 겪는 홍역이다. 애지중지 키워온 가축들이 땅속으로 매몰되는 순간, 농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국가 예산이 낭비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안타까운 심정은 매한가지다. 가축질병 매개체인 야생동물 대응전략이 무엇인지, 예방차원에서 확산방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당국이 너무도 안타깝다.
629번 국도를 통과하면 풍서천이 흐르고, 건너편으로 풍세면 소재지가 펼쳐진다. 농촌 마을 로 는 제법 번화한 곳이다. 풍서교를 건너지 말고 풍서천 제방을 따라 진행한다. 논바닥에는 하얗게 포장된 곤포사일리지가 질서정연하게 놓여있고, 천안의 명물 호두나무숲 사이로 거슬러 오르면, 천안논산고속도로 밑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감하게 된다.
흥타령 조형물
영남루
46년 2월 9일 의용소방대와 청년들이 좌익세력을 소탕한 업적을 기리는 탑.
천안상징 조형탑
노거수 버드나무 - 수령 200년
629번 국도 통과하는 토끼굴
점심식사한 중국집 -책 선물로 식사값 받지않음
철길통과(두남리) -토끼굴
미죽로 횡단보도
곡교천 둑방길
43번 국도 횡단
629번 국도 통과
풍세면 소재지
풍서천 둑방길
천안 - 논산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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