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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바티간 시국

교황청

2013년 4월 24일

 

                                            6. 로마 교황청

 

오후에 찾은 교황청(바티칸시국)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정문을 통과하기 전부터 담장을 따라 도로변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뜨거운 태양아래서 무작정 기다리는 행렬은 흐트러짐 없이 질서를 지키는 유럽인들의 자존심이기도하다. 가이드의 수완으로 줄을 서지 않고도 짧은 시간에 입장을 할 수 있었으니, 줄을 서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가이드가 고맙기만 하다.

 

0.44㎢의 면적에 인구 729(1978)명인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시국. 독자적인 우표와 화폐를 발행하는 당당한 종교국가로서 교황의 공식직함은 “바티칸시국 국가 원수” 이다. 1년에 천 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1인당 입장료가 15유로(22,500원)이니, 그 수입만도 만만치가 않다. 입장객의 검색이 국제공항을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된 바티칸 시국은 전 세계 수 억 명의 가톨릭 신도들의 성지이기도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시스타나성당에 있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전시한 사진이다. 시스타나 성당에서는 촬영이 금지된 관계로 성당 측에서 관광객을 위한 배려 차원이다.

 

로비를 지나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이 성베드로 대성당이다. 남북186m, 동서150m에 중앙제대 위에서 돔까지 높이가 137m의 웅장한 건물이 우리를 압도한다. 예수의 12제자 중 1명이며, 로마초대 주교이자 1대 교황으로 로마에 가톨릭을 세우고, 네로 치하에서 순교한 성인 성베드로의 이름을 따서 지은 성당이다.

 

광장중앙에는 1960년 로마 올림픽을 기념하여 만든 지구본이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환경 파괴로 멸망되어 가는 지구를 형상화 했는데, 빙빙 돌아가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변한다. 성당 맞은편에는 교황청을 상징하는 4m높이의 솔방울 조각품이 자리를 잡고, 티그리스 강을 지키는 물의 신 포세이돈의 입에서 쏟아지는 물이 신비스럽다.

 

이어 예술품들이 진열되어있는 박물관으로 들어선다. 수많은 인파에 밀려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불편함도 있지만, 단편적이나마 예술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보니 주마간산 격으로 스쳐 지나기 십상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지만, 그나마도 소음 속에 묻혀 버리고 만다.

 

시스티나 성당으로 이어지는 회랑에는 수많은 조각상들이 진열되어 힘을 준 발가락에서 근육의 섬세한 부분과 옷깃 하나까지 역동감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나의 돌덩이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신의경지에 이른 예술적 재능으로 이루어지며, 천장의 벽화를 비롯하여 방마다 공간적으로 조화롭게 배치한 감각 능력이 뛰어나다.

 

1506년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인근 포도밭에서 발견된 라오콘은 ,아폴로 신을 섬기는 트로이의 제관이었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고대 트로이 사람들에게 그리스군의 “선물”인 속이 빈 거대한 목마를 도시 안에 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던 성직자이다. 라오콘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보낸 두 마리 뱀에게 두 아들과 함께 살해당했는데. 인간의 육체적 고통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원형의 실내광장에는 네로 황제의 욕조(둘레 13m)가 전시되어 있는데, 네 마리의 사자상이 받들고 있다. 욕조가 너무 커서 네로황제 궁에서 일단 가져온 다음, 방의 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욕조주위로 둘러싸고 있는 조각들 가운데는 사자가죽과 곤봉을 든 네로황제의 청동상이 있다.

 

바닥의 대리석 모자이크와 벽화, 천장화로 이루어진 미술관 복도에서 천장을 보면 조각품으로 보이지만, 조각이 아닌 입체적으로 그린 그림들이다. 입체감의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아도 조각품처럼 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양쪽벽면이 지도로 덮여있는 지도의 방을 지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대학당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지식인들이 총 망라 되어 있는 그림의 방이다. 라파엘로의 그림을 지나면 피에타상이 있다. 미켈란젤로가 24때 조각한 작품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가 성모마리아의 팔에 안겨진 모습은, 미켈란젤로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유일한 작품으로, 높이 174Cm, 폭 195Cm의 대작이다.

 

박물관을 지나 시스타나 소 성당으로 들어서면, 교황 식스투스 4세를 위해 조반니 노데 돌체가 1483년에 완공한 방이다. 천장화는 미켈란젤로가 5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천지창조”로 성당 좌우에 있는 12개의 벽화는 각각 모세의 생애(구약 성서)와 그리스도의 생애(신약 성서)를 나타내고 있는데 1481-1483년 사이 당시 대가들의 작품이다.

 

율리우스 2세 시절, 시스타나 성당을 개축하던 브라만테는 지붕이 갈라지는 대형 사고가 일어난다. 브라만테는 앙숙이었던 미켈란젤로를 제거할 구실로 천장화 화가로 추천한다. 미켈란젤로는 그림이 완성되기 전에는 아무도 들어오면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고 그림을 그린다. 브라만테가 몰래 들여다보니 나체화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미켈란젤로는 교황과 충돌 하면서도 4년 7개월 만에 천장화를 완성시킨다.

 

천장화니까 누워서 그려야 했고, 물감이 얼굴에 떨어지며 눈으로 들어가 시력이 저하되고, 거의 하루 종일 누워있다 보니 등에는 욕창이 생기는 고통의 연속이다. 5년간 참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며 신기에 가까운 작품을 완성하였으니, 그의 뛰어난 재능과 집념이 경탄스럽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평한 곳이 아닌 곡선으로 휘어진 천장에 완벽하게 그림을 완성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곳은 사진촬영이 금지된 탓에 박물관 정원 안내판 앞에서 설명 듣고 입장한다.

 

바티칸에 있는 교황 직속의 성 베드로 대성당은 가톨릭의 총본산으로 유럽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1506년 건립하기 시작하여 백십 여년에 걸쳐 완성한 성당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품들이다.

 

입추의 여지없이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긴 행렬 속에서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스위스의 근위병들 때문이다. 1527년 찰스 5세가 침략했을 때. 전멸 직전의 상황 속에서도, 교황 클레멘스 7세를 끝까지 지켜낸 충성심으로, 교황청 수비를 스위스 용병이 맡게 되는 전통이 생겨났다고 한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관광객들에 떠밀려 성당을 나오면, 그 유명한 성 베드로 광장이다. 베르니니의 천재적 능력이 발휘된 걸작 품으로 로마에서 가장 큰 광장이다. 거대한 타원형으로 이루어진 광장은 성당 입구에서, 두 팔을 벌려 인류를 포용하는 모습이다. 광장은 전체 회랑에 세워진 원주형 기둥이 284개, 사각으로 된 기둥이 각각 네 줄로 88개가 세워져 있으며, 회랑 바닥에서 천정까지 높이가 16미터에 이른다.

 

성 베드로 광장은 네로 황제시대 대전차 경기장과 사형수의 처형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네로황제의 핍박으로 베드로가 이곳에서 처형되고,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처형 된 곳이다. 성 베드로 무덤위에 세워진 성당은 12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브라만테 등, 당대의 천재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열주회랑위에는 베르니니와 그의 제자들이 제작한 140개의 성인들의 석상이 모셔져 있다.

 

대성당 정면에는 9개의 발코니가 있는데, 중앙에 있는 발코니는 새로 선출된 교황을 선포하고, 새로 선출된 교황이 전 세계를 향하여 첫 번째 강복을 하는 곳이다. 회랑에는 죽음의 문, 선과 악의 문, 청동 문, 성찬의 문, 거룩한 문 등, 5개의 문이 있는데, 이중에 거룩한 문은 25년마다 성년(聖年) 에만 열린다고 한다.

 

광장 중앙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높이가 25m에 무게 350톤이나 되어, 탑을 세우는데 900명의 인원과 140여 마리의 말을 동원하여 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서기37년 이집트에서 가져와 칼라굴라 황제의 경기장에 세운 것이, 네로황제의 경기장으로 사용하다가 1.50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성베드로 광장으로 변신하였다.

 

열주회랑 선물 파는 상점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평생에 한번이라도 이곳 성지순례 하는 것을 소원으로 여기는 카도릭 신자들이 선물을 사려는 장사진이다. 하루에 로마와 교황청을 둘러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 일인가. 주마간산으로 스치는 단체관광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보니, 무엇을 어떻게 보았는지 머리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듯이 멍청이가 되고 만다.

 

 

 

 

 

 

 

 

 

 

 

 

 

 

 

 

 

 

 

 

 

 

 

 

 

 

 

 

 

 

 

 

 

 

 

 

 

 

 

 

 

추기경의 집무실

 

지도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