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09년 6월 1일
장 소: 왕숙천 자전거도로 끝에서 팔당대교까지
거 리: 왕복 40km
일찍 찾아온 불볕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린다.
더위를 이기는 데는
이열치열이 제일이라
강바람을 가르는
하이킹 코스로
왕숙천 상류에 애마를 대기시켜 놓고
아내와 함께 달려간다.
대통령의 자전거 예찬으로
강변에는 전용도로가
그림같이 펼쳐지고
한강과 합류하는 왕숙천은
어머니의 품을 파고드는
아기와 같이 응석을 부리고
팔당으로 향하는 한강은 하해와 같다
경춘 고속국도 교각이 드리워진
그늘진 쉼터에서
막걸리로 피로를 풀고
시원한 강바람에
만단시름 날려 보낸다.
팔당대교 밑에서
자전거 도로도 끝이 나고
검단산과 에봉산이 바라보이는
팔당역이 지척이라.
턴 하여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자전거가 펑크를 내고
준비 없는 행차에
난감하기 그지없다.
응급조치를 해야 할
사전지식과 비상도구를 챙기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쾌감을 만끽하다가
진퇴양란의 궁지에 빠지고 만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만한
구원의 손길도 없이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아야
뾰족한 수가 없다.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9km라면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멀쩡한 자전거를 아내에게 주고
걸어가기 시작한다.
뙤약볕 아래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 몰골이 어찌 우습지 않은가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걸어가며
옛날 당나귀를 끌고 가는
길손의 우화가
새삼 떠오르며
실없는 웃음이 난다.
걷는 일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내가
9km에서 주눅이 들 수 있나
1시간 40분의 걷기로
애마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며
쇼는 막을 내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어찌 남의 일인가.
단골 자전거 샵에서
펑크 때우는 요령과
비상물품을 챙기는 것으로
오늘의 하이킹도 마감을 한다.
'신바람 나는 하이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역 창포숲 (0) | 2010.06.20 |
---|---|
춘천의 호반을 가다 (0) | 2009.06.11 |
일산 호수공원 (0) | 2009.05.12 |
2. 사랑의 행진곡 (0) | 2008.11.05 |
1. 은륜의 두바퀴 한강으로 날다. (0) | 2008.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