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을 헤메는 문안산
안개 속을 헤매는 문안산(533m)과 고래산(528.5m)
산행일시: 2006년 12월 16일 산행시간 - 5시간 55분
소 재 지: 경기도 남양주시 - 화도읍. 와부읍. 조안면. 산행거리 ; 약 10여 km
낮의 모임이 저녁으로 변경되고
덤으로 얻은 시간이 아까워
부랴부랴 물색한 곳이
마석의 문안산과 고래산이다.
안개 속에 졸고 있는 마석역은 말이 없고
백월리행 버스가 하세월이라
7600원의 거금으로 택시를 대절하여
그린 주유소 안마당으로 달려간다
문안산 진입로를 찾아
환경 사업소 쪽문을 비집고 들어가지만
경비견의 울부짓음에
혼비백산이라
경비 아저씨의 도움으로
그린 주유소 앞마당으로 되돌아 오네
안개 속을 더듬으며
진입로도 찾지 못하는 애절함이여
주유소 뒤편으로 통나무 계단을 딛고
풍산 홍씨 가족묘지
그 뒤편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리본 하나 걸어 매고 헤치는 잡목속에
앞 길을 가로막는 바위산
물기를 머금은 바위가 미끄러워
우측으로 돌아가니 인공폭포
상단이 가로 막는다.
겨울 한철 물이 흐르지 않아도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90m 절벽
5m 넓이의 이끼 낀 장애물에
발 한번 잘못 딛으면 저승길이 코앞이다 .
인공폭포의 상단에서 환경사업소의 전경
바위틈을 비집고 가까스로 올라선 곳
천야만야한 벼랑 끝이라
환경사업소가 안개 속에 희미한데
암봉의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는것을 ...
문 바 위
북한강의 푸른 물결 안개 속에 흐르고
문안산이 자랑하는 노송과 문바위
옹골찬 백척 장신 가슴이 서늘한데
문바위에 올라간들 반겨주는 이 누구인가?
인공폭포와 문바위를 건너뛰어
편안한 오솔 길에
안개비가 쏟아지니
이 한 몸 숨길 곳이 어디란 말인가?
안개비 속의 고압 전신주
안개보다도 무거운 물먹은 산 길에서
거친 숨소리가 메아리 칠때
소쩍새도 숨을 죽인 문안산 계곡
전신주가 만든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완만하게 등산로가 열리고
물안개 물러난 자리에
수줍은 태양이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데
버들가지에 물 오르듯 생기가 난다.
전위 봉을 넘는 이 길은
화도읍 남쪽으로 천마지맥 흐르고
광대울 고개 지나
송라산과 두리봉으로 일주를 하니
북한강을 끼고 도는 순례 길이다.
판독하기 어려운 삼각점에 녹이 슨 표지판
문안산 정수리에 부는 거센 바람도
사바세계 감싸 안은 안개를 밀어내지 못하고
답답하고 안타까움 뿐이다.
전망 좋은 528봉 한 달음에 달려가니
널찍한 헬기장에 널부러진 안내판
팽개친 양심을 바라보며
서글픈 마음 가슴에 묻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계곡으로 물러났던 안개란 놈
마을 뒷산 계곡으로 다시 모여드니
초행 길 외로운 나그네는
허둥지둥 길을 찾아
제자리를 맴돈다.
461봉으로 착각
군자는 대로행 이라 탄탄대로 따라 가니
올려다보이는 높은 산을 461봉으로 오인하고탄탄대로 산 길을 하염없이 걷노라니
한낮의 열기속에 안개가 물러나고
인도 골프장의 녹색 그물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칡넝쿨로 만든 로프가 이색적이다.
아 차 ! 이런
뒤통수 치는 자책감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서남쪽으로 차산리 마을이 질펀하게 펼쳐지고
그 뒤로 높은 첨봉이 고래산이 아니던가?
망연자실하여 맥이 풀리고
안개 탓으로 돌리기엔
경솔했던 내 자신이 미워죽겠다.
뒤돌아보는 연봉들이 동남쪽으로 흐르고
비아냥거리는 고래산이 손짓을 하니
대간이나 정맥이라면 되돌아 서지만
양심과 타협하며 마을길로 내려선다.
힘차게 뻗어내린 산 줄기를 마다하고
마을로 내려선 불청객
호시탐탐 노리던 견공들이 호들갑을 떠는데
낮 뜨거운 차산리 마을길에 주늑이 들고
재재기 고개가 뒷 걸음친다.
차산리와 삼봉리간의 4차선 공사도
맹골 입구에서 끝이 나고
비포장 자갈길에 푹 빠지는 진흙탕 길
만만하던 고래산이 수렁 속으로 빠져든다.
재재기 고개 마루
자동차도 오르지 못하는 재재기 고개마루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곳이기에
바람결에 나부끼는 리본들이 반갑고
충주 지씨 묘 잔등에 자리를 잡고
허기와 갈증을 달래며 언 몸을 추 수 린다.
전의를 가다듬고 절개지를 오르면
불 길에 그슬린 아름드리 노송들
모진 세월 지나온 보람도 없이
한 순간에 잿 더미로 변하고 말았으니
가슴 저미는 현장을 외면할 수 있으리요.
잘록한 허리에
서낭당 돌무더기
차산리와 시우리를 넘나들던
통골재가 이곳인가.
통골재의 돌무더기 나무가지는 용의 머리가 아닌가?
고래산 오름길이 시작되는
가파른 비알 길에 낙엽이 천국이라
사각 거리는 낭만을 접어두고
낙엽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500m 정수리가 높아 보임은
경사각이 심한 때문이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무거운 발걸음에 고스락이 뒷걸음 친다.
추위속에서도 이끼의 푸르름은 더욱 돗보이고
낙엽의 천국에서
정수리를 지키는 외로운 삼각점에
고래산을 알리는 비닐 코팅막이 찟겨진 채 딩굴고
잡목에 가린 연봉들이 운무 속에 어리는데
갑산이 지척에서 손짓하고
운길산과 예봉산, 신선봉과 갈미봉이
고래산과 어깨를 겨룬다.
고래산 정수리엔 깃대만 자리잡고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한 산행 길에
알바까지 하다보니 백봉까지는 물 건너간 것이고
문안산과 고래산의 정수리에 오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삼개 읍면의 꼭지점에 배낭이 자리잡고
갑산으로 향한다.
전위봉에서 서남방향으로 10여분 거리에
무성한 억새밭의 헬기장을 만나는데
화도읍과 와부읍, 조안면이 경계를 이루는
496봉이다.
신선봉과 갈미봉
갑산의 정수리
왼쪽으로 갑산의 종주길이 열리고
직진하면 백봉으로 연결되는 천마지맥이 되는데
월문리로 향하는 하산로도 직진 길이다.
가파른 비알 길을 십여 분간 내려서면 308봉
아랫녁에 절개지가 나타나고
하비치 CC가 성역을 이루는 거대한 주차장과
그림 같은 리조트가 전개된다.
서쪽의 절개지로 내려서서
동물 이동통로를 따르면
백봉으로 이어지지만
오늘의 산행을 이곳에서 마감하고
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가슴을 활짝 열어젖힌다.
성북역 : 7시 17분 출발 마석역 : 7시 50분 도착 지근거리에 있는 버스종점에서 택시
금남1교 옆 그린주유소 : 8시15분 (알바 20분) 풍산 홍씨묘 : 8시 40분
인공폭포 암벽에서 10여 분간 소모 문바위 : 8시 55분 고압 전신주 : 9시
산마루의 전신주 : 9시 30분 (좌측으로 주능선을 올라야 함) 전망 좋은 전위봉 : 10시
문안산 : 10시 15분 (5분 휴식) 528봉 : 10시 25분 알바 시작지점 : 10시 40분
인도 골프장 옆임도 : 11시 차산리 : 11시 10분 맹골 입구 : 11시 25분
재재기 고개 : 12시 (15분간 휴식) 통골재 : 12시 30분 고래산 정상 : 13시 20분
삼개 읍면 꼭지 점 : 13시 35분) 절개지 : 13시 50분 하비츠 경비초소 : 14시
월문리까지 도보 : 14시 20분 인심좋은 봉고차로 덕소역 까지 덕소역 출발 : 1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