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능선 왕등재
태극능선 왕등재(936m), 깃대봉(935m)에 무성한 조릿대
산행일시: 2005년 9월 24일 10시 45분 -16시 30분 산행시간: 5시간 45분 산행거리: 약 13km
소 재 지 : 경남 산청군 금서면 - 상장면 뫼솔산악회 인 원 : 58명 날 씨 : 흐린뒤 맑음 회비 : 25,000원
시원하게 질주하는 대진고속도로의 천 리길도 산청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들머리인 59번 도로를 따라 금서면 매촌 초등학교를 지나 좌측으로 산 비알을 기어오르며 아흔아홉 구비를 돌고 돌아 해발 620m의 밤 머리 재에 도착한다.(10시 40분)
한적한 고개 마루에는 오가는 차량도 별로 없고 공허로 운 바람만 불어오는데 통신 안테나와 대간 길을 넘나드는 산 꾼들을 바라보며 커피 파는 포장마차 하나가 자리지킴을 하고 있다.
60여명의 많은 인원이 산행을 할 때는 처음부터 뒤로 처지면 추월하기가 어려우므로 서둘러 카메라의 샷 다를 누르며 잽싸게 선두그룹에 합류한다. ( 왕재 3.3km 웅석봉 5.3km )
절개지를 치고 오르는 급경사 길을 가로막는 경고판,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 등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공원자원의 보호를 위해 지정된 등산로이외의 출입을 통제하며 위반 시에는 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안내문 처음부터 범법자가 되어 무거운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간 길을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무성한 숲 그늘 속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오르막길은 처음부터 산 꾼들의 기를 죽이며 거친 숨소리와 비지땀을 흥건하게 흘리며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도토리봉(890m)에 도착하며 한숨 돌리고 유순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에는 간벌한 흔적으로 주위 경관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거미줄이 별천지를 이루고 암 능이라고 할 것도 없이 듬성듬성 나타나는 바위를 넘나들며 여유를 부린다.( 도토리봉 11시 10분)
오르락내리락 주위를 휘감아 도는 운무 속에 철쭉나무와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는 주능선에서 신선놀이를 하는 중에 무명봉을 올라서며 곤두박질치는 벼랑길은 700m의 안부에서 하늘높이 솟아오른 동왕등재의 오름길에 주눅이 든다. (11시 40분 )
오늘의 산행 길에 가장 힘이든 구간인가?
250여m의 표고를 극복하자면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필요한 법,
500산을 눈앞에 둔 경험으로 호흡과 보폭을 일치시키며 걷는 발길은 무아의 경지 속으로 몰입되며 주위경관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암 능 길에서 지나온 사행능선 뒤돌아보며 카메라를 누르는 여유와 리본 다는 손길에 피로감도 사라진다.
고진감래라.
생각보다 큰 어려움 없이 깃 대봉으로 명명된 동왕등재(935.8m) 정상에 올라서니 좁은 공터에 갈참나무 가지에 매달린 표시로 정상을 확인을 하지만 삼각점은 찾을 길이 없고 사진 한 장으로 기념을 하고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12시 12분)
오늘의 산행 길에 고생도 끝 이련가?
고만 고만한 무명봉을 오르내리며 산죽 길을 치고 오르니 사방팔방 펼쳐지는 전망대바위(969봉)
산악대장의 설명에 의하면 동왕등재에서 1시간 거리에 서 왕등재가 있다고 하였으니 이곳이 맞는 것 같은데 아무리 둘러봐도 정상이라는 표시는 없고 설왕설래로 입씨름을 하면서 구름 속에 잠겨있는 천왕봉을 바라보며 점심보따리를 풀어헤친다.(13시 05분 10분간 식사)
무성한 철쭉나무, 키를 넘는 조릿대, 반팔에 아려오는 쓰라림으로 토시를 차고 보니 이렇게도 좋은 것을, 휘적휘적 걷는 발길에 거칠 것이 없지만 특징 없는 산길에서 습지대는 어디가고 서 왕등재 어디 있나?
높은 봉을 하나 넘어 안부로 내려서니 숲 사이로 나타나는 습지대와 아름다운 다리.
오호라 이제야 알았다.
이곳이 바로 왕 등재 고산습지,
안내간판에 있는 자연보호를 위해 무단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 지켜야할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조심스럽고 풀 한포기 스치는 것도 조심스러워 서둘러 자리를 뜨며 뒤돌아보니 지나쳐온 봉우리가 서 왕등재인 것을. (13시 40분)
동왕등재, 서 왕등재 936m의 높은 정수리이건만 山자는 고사하고 峰 자도 달지 못하고 겨우 재를 달고 있으니 그 연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높고 높은 영봉을 바라보며 감히 같은 항렬의 봉자를 쓰는 것이 죄스러워 스스로 몸을 낮추어 부르는 것이 아닌지?
서 왕등 재와 늪지대를 지났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운데 키를 넘는 억새군락 이곳이 외 고개라 좌측으로 만 여평의 고산습지가 분지를 이루고 골짜기 아래로 새 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 13시 58분)
숨 가쁘게 치고 올라선 무 명봉 (967m)
앞에 바라보이는 높디높은 봉우리를 넘어야할지 두려움이 앞서는데 펑퍼짐한 안부의 억새밭이 새 재 사거리로 오늘의 대간 길도 이곳에서 끝맺음을 하고보니 1.315봉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짐 보따리 풀어헤치고 힘들게 지고 온 정상주로 축배를 들고 억새밭에 사진 한 장 추억을 만들고 북녘계곡으로 하산 길을 헤쳐 나간다.(14시 38분 15분간 휴식)
새 재 사거리에서 남쪽의 억새군락을 지나면 조개 골 산장이 되지만 우리의 가는 길은 북쪽의 오봉리 계곡으로 이곳 또한 휴식 년제 구간으로 사람들의 오간흔적도 없이 지난번 내린 폭우로 그나마 오솔길도 없어지고 무성한 조릿대가 앞길을 막는데 쟝글 속을 헤 메는 두려움으로 혼자라면 도저히 헤쳐 나갈 자신이 없는 계곡이다.
계류를 따라 내딛는 발길은 열대우림 속을 헤매듯 10여m앞도 안보이고 미끄러운 바위를 넘나들며 조릿대를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며 30여분의 사투 끝에 임도에 내려서며 지옥의 문턱을 넘어선다. (15시 25분)
비포장 임도는 구불구불 산자락을 휘감아 돌고 산골마을 오봉리를 지나며 시원스런 계곡 물소리에 피로도 가시고 화림암을 지나 청정옥수에 알 탕을 하는 것은 산행후의 의식 절차로 산 꾼들만의 행복이 아닐까? (15분간)
곁들이는 막걸리는 오장육부를 쓸어내리며 행복의 세계로 향 한다 (16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