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사랑하는 자식들아

연 길 (명숙이의 결혼 날택일 )

김완묵 2006. 10. 4. 05:42
 

연  길 (涓吉)


상춘지절에 가내 두루 평안하심을 기원하오며


지난번 용수산 식당에서 처음 뵈오며 설 레임과 긴장감으로 몸 둘 바를 몰랐으나 사부인의 소탈하고 활달하신 성품으로 양 가족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사돈댁의 가족들이 인물이 출중하시고 인품이 고매하시니 양반가문과 혼사를 맺게 됨을 저의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점이 많은 저의 여식을 흔쾌히 받아주시니 감사하오며 권씨 가문의 가풍에 맞는 예의범절을 훈도하시어 새 사람이 되게 하여주시면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지난번 상견례에서 양해하여주신 결혼 길일이 정하여 젔으므로 서신으로 전해드리오니 두루 살펴보시고 허락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혼일 2005년 10월 8일 토요일 오후 2시 (음 9월 6일 )


10월 8일은 때 마침 찬서리가 내린다는 한로와 겹치는 날로 팔월 한가위도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로 하늘은 높고 말들이 살찐다는 풍요로움속에 두사람이 가약을 맺는 혼사일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길일로 사료되며 번거로운 일요일은 나드리하는 하객들의 불편을 고려하여 토요일 직장이 종료된 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좋을듯 싶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결혼일 까지는 반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 못하며 사돈댁과 일가 친척들에게 누가 되지않도록 최선을 다할것이며 미비한 점은 항상 권군을 통해 상의드리겠습니다.


이제 춥고 지루하던 겨울도 지나고 화창한 봄을 맞아 가내 평안 하심을 앙축하오며 두서없는 글을 줄입니다.


          을유년   3월  28  일      명숙의 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