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넘어서면 육십령이 기다린다.
백두대간 10구간 (중고개 재 - 육십령)
백운산(1,278m) . 영취산(1,075m) . 깃대봉(1,005m)
산행일시: 2004년 12월 18일 11시-17시 산행시간: 6시간 산행거리: 약 18km
소 재 지 : 경 남 - 함양군 백전면 서상면 . 전북 - 장수군 번암면 계남면 장계면
송암산악회 날 씨 : 맑음 참여인원 : 4 6 명 회 비 : 23,000원
대진 고속도로의 서상 나들목을 빠져나온 버스는 1001번 지방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고개길을 넘어 백운산과 괘관산, 월경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운산리 중기마을로 찾아간다.
일반인들 에게는 생소한 지명이지만 백두대간을 거슬러 오르는 산 꾼들에게는 성지순례와도 같이 백운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일년 내내 외지인들 구경 한번 못하는 첩첩산중 오지마을에 원색의 물결을 이루는 젊은 건각들의 힘찬 발걸음에 터줏대감인 개들도 주늑이 들어 마루 밑으로 숨어들고 산 수 유 나무 흐드러진 개천을 따라 시멘트 포장길을 1.5km 거슬러 오르면 함양군 백전면 중기마을에서 장수군 번암면 지지리로 넘어가는 중고개재에 도착하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11시 25분)
표고 870m인 중고개재에서 바라보는 백운산은 까마득히 올려다 보이는 고봉으로 된비알 오름길에 비지땀 흘리며 가 뿐 숨 몰아 쉴 때 12월이 다가도록 눈 한번 내리지 않고 수은주도 영상(아침최저 1도에서 최고 11도)에 머물러 있는 훈풍 속에 맑게 개 인 날씨까지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 당일 산행으로는 버거운 18km의 종주길 이지만 힘찬 발걸음에 거 칠 것이 없다.
키 작은 상수리나무와 물푸레나무가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능선 길에는 듬성듬성 솟아나온 바위들이 쉼터로 전망대로 힘에 겨운 산 꾼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는데 뒤돌아보면 지난번 구간을 건너뛴 봉화산과 월경산이 대간 길에 우뚝 솟아 마루 금을 이루고 좌측으로 장안산이 어깨동무하며 따라붙는다.
전망대바위를 지나 정수리에 올라서니 1,278m의 백운산 정상이다
바람한점 없이 화창한 봄 날씨를 연상하는 정상에는 아담한 돌비석이 자리를 잡고 同名異山으로 많고 많은 白雲山 중에 명성은 광양의 동생만 못하지만 키만은 가장 큰 맡형 으로 망망대해 거 칠 것이 없는 조망 터에 지리산의 천왕봉에서 흘러오는 대간 길의 마루 금이 북으로 덕 유 평전을 거쳐 끝없이 내달리며 경남의 수려한 산들이 겹겹이 주름잡아 펼쳐 보이는데 이정표의 기둥에는 수고하셨습니다. 苦行을 자처하는 산 꾼들에게 정감어린 인사로 위로를 한다.(12시 30분)
정상에서 좌측으로 급경사 길을 치고 내리면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완만한 능선이 전개되는데 건너편의 장안산이 부드러운 눈길로 미소를 보내는 것은 수년전 금남호남정맥을 마무리하는 잔디밭 산악회와 다녀온 곳이라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는데 폭우 속에 짙은 안개로 건너편의 백운산도 영취산도 보지를 못하고 덩치 큰 정상석만 부여안고 무 령 고개로 발길을 돌린 가슴 아픈 추억을 되새겨본다.
오르락내리락 완만한 능선 길에는 조망도 좋고 무성한 산죽의 숲을 헤치며 빠른 속도로 진행을 하다 전망 좋은 암 봉에 올라서면 직경이 30cm에 높이가 10여m나 되는 거대한 철쭉나무가 눈길을 끌고 우측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북쪽으로 진행을 하다 1066봉의 양지바른 언덕아래 헬기장에 자리를 잡고 식사들을 한다. 冬節期에는 山上의 높은 고지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 식으로 컵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간편하면서도 신속한 동작으로 배낭의 부피도 줄이며 소주 한잔으로 입가심을 하고 서둘러 길을 떠난다.(13시 20분에서 10분간 식사)
포만감속에 여유 있는 행보로 15분간 진행을 하다보면 왼쪽으로 멋지게 생긴 바위가 시선을 끄는데 선바위 고개 이정표에는 무령고개, 백운산, 영취산으로 길 안내를 하고 된 비알을 올라서면 완만한 안부에는 억새꽃이 만발한 가운데 어른 팔뚝만한 싸리나무가 숲을 이루며 곧이어 금남호남정맥이 시작되는 영취산의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13시 50분)
장수군의 장계 면에서 번암면으로 넘어가는 무 령 고개를 가로질러 장안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시루봉, 신무산, 팔공산, 삿갓봉,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 주화산으로 이어지는 64km의 9정맥 중에서 가장 짧은 산줄기이지만 1,000m의 산들이 자못 웅장한 산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진안의 명산인 마이산도 지나치게 되는데 주화산에서 구드례 나루까지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광양만의 외 망 포구까지 이어지는 호남정맥이 갈라지는 분기점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는 작은 돌탑과 이정표가 2개있는데 백운산 3.8km 깃대봉 7.5km, 육십령 11km의 안내표지판으로 하늘 금에 보이는 깃대봉이 아련하고 그 너머로 몸을 숨기고 있는 육십령까지 언제 넘을지 생각만으로도 주늑이 드는데, 자신이 없는 대원은 무령 고개에서 차를 대기하고 있으니 탈출하라는 대장의 권고에도 모두들 대간 길로 들어선다. (13시 55분)
전망 좋은 능선 길은 1,000m를 오르내리는 높은 준령이지만 완만한 종주 길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는 쾌적한 날씨 속에 시속 4km의 속도로 대간 길을 달려갈 때 듬성듬성 나타나는 암봉 들이 억새밭사이로 전망대를 만들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질러 낙동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루며 기암절벽 북바위에 올라서니 푸른 물결 넘실대는 오동제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깃대봉이 지척에서 손짓하는데 그 너머로 남 덕유산의 자태가 완연하다. (15시 30분)
멀고도 지루한 육십령 구간도 눈앞에 보이는 깃대봉만 넘으면 된다는 희망을 안고 지친 몸이지만 무성한 억새밭에 산딸기나무와 산초나무가 앞을 가려도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을 멈출 수 없고 가시덤불 속에 허물어진 돌무더기로 흔적만 남아있는 민령(서상면 금당리에서 오동제 논개 생가로 넘어가는 길)을 지나면 광활한 구릉지에 펼쳐지는 억새들이 석양노을에 물들어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시원하게 뻗어 내린 대진고속도로가 발밑으로 지나치는 가파른 능선 길에서 철탑의 자취는 발견하지 못해도 고진감래로 높아만 보이던 깃대봉의 정수리도 발밑에 조아린다.(16시 20분)
지나온 백운산과 영취봉의 자취가 사행능선 너머로 아련한데 북쪽으로 건너다보이는 남
덕유산과 서봉이 하늘 끝에 우뚝하고 할미바위가 석양노을에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리며 18km의 대장정에 지친 산 꾼에게 안겨주는 크나큰 선물로 억새능선아래 안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갈증을 풀어주는 감로주로 새로운 활력을 찾아 전망바위 올라서면 육십령 고개 마루가 발밑에 졸고 해질 무렵 육십령은 인적도 끊긴 쓸쓸함 속에 팔각정에 올라 굽어보는 장수군의 황금 들 녁도 가을 겉이 끝이 난지 오래되어 갑신년의 저물어가는 노을빛에 겨울잠이 한창이다.(17시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