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의 계룡산 종주
만산홍엽의 계룡산 ( 845 m ) 완전 대종주
산행일시 : 2004년 10월 24일 09시30분 - 15시40분 산행시간 : 6시간 10분
소 재 지 : 충남 공주시 -계룡면, 반포면 논산시 - 두마면 산행거리 : 약 13km
뫼솔 산악회 날 씨 : 맑음 회 비 : 22,000원 인 원 : 45명
계룡산이라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외지의 산을 오른 최초의 장소로 중학교 수학여행을 논산의 관촉사에서 시작하여 부여의 문화 유적지와 낙화암을 둘러본 뒤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온 것이 45년 전으로 화려한 단풍의 색깔은 지금도 잊을수 없는 옛 추억으로 8년전 에 다시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신원사에서 시작하여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으로 산행을 하면서 정상에는 눈꽃이 피어나고 아래로는 만산홍엽으로 물든 아름다운 불꽃의 향연이 항상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추억으로 계룡산의 연봉들을 종주할 날을 기다리며 오늘에 이르렀다.
단풍의 절정기를 맞이하여 계룡산으로 향하는 버스도 빈자리 하나 없이 완전매진이 되고 곱디고운 단풍마냥 화려한 등산복의 행렬이 밀목재 고개 마루에서 조용히 숲 속으로 숨어든다.(09; 30)
처음부터 만만치않은 급경사를 치고 오르는 건각들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황적봉에 올라서니 천황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힘차게 치솟아 오르며 천왕봉을 지나 밧줄이 걸려있는 벼랑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또한 일품으로 길게 늘어진 로프가 긴장과 스릴을 만끽하는 구간으로 휴식년제 탓인지 마주치는 등산객도 없이 수월하게 통과를 하고 아슬아슬한 암릉 구간을 기어오르며 주위에 펼쳐지는 경치에 압도되어 힘 드는 줄 모른다.
점점 가파라지는 능선은 통천 문을지나 쌀개봉의 정상에 올라서면 계룡산의 전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조망 터로 발아래로 동학사를 중심으로 말발굽형태로 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산봉의 형태가 닭 벼슬 형상으로 아래 부분은 용의 비늘처럼 생겼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무학대사는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金鷄抱卵形”으로 용이 승천하는 형상인“飛龍昇天形”이라서 계룡산으로 명명했다는 설도 있다. (11시50분)
풍수지리에 의하면 鷄龍山과 주위 산천의 지세가 수태극과 산태극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데 진안의 마이산과 덕유산의 맥이 무주, 영동, 대전동부, 회덕을 거쳐 공주로 이어지고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공주시 계룡면과 반포면의 경계를 이루는 태극모양으로 용의머리를 돌려 근원을 돌아보는 山 태극이라는 관점과 수류역시 금강의 물줄기가 장수, 진안, 무주, 영동, 대전동부, 부강, 공주, 부여, 강경을 거쳐 장항과 군산의 사이로 빠지는 동시에 용추골의 명당수가 청룡의 뒤를 크게 휘돌아 금강에 합류하는 태극의 모습으로 水 태극이 된다.
하여 계룡산일대는 이성계가 이조 개국과 함께 천도할 계획을 세우고 권중화가 그린 鷄龍山 都邑圖를 바탕으로 기초공사까지 하다 중단이 된 이래 정감록의 예언에 따라 무속 인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600여 년간 잠자던 용이 승천하려다 또다시 물거품이 되고 마는 비운을 맞고 있는 곳으로 국토의 중앙에서 남쪽으로 치우쳐있고 생활용수가 부족하며 도읍지의 면적이 협소한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군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천황봉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관음봉 쪽으로 발길을 돌릴 때 계룡산에서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는 쌀개능선의 절벽을 오르내릴 때는 간담이 서늘하고 양지바른 안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관음봉에 올라서니 행락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자연성능을 넘는 암릉 길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계룡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관음봉은 정상에 날아갈듯 사쁜하게 올라앉은 정자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수치상으로는 천황봉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816m의 관음봉이 중심이 되어 모든 등산로가 모여들고 자연성능으로 일컬어지는 삼불봉까지의 암릉은 용아장성으로 불리는 매력적인 코스로 철사다리로 안전시설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13시)
계룡산에는 4개의 사찰이 자리 잡고 있는데 동쪽으로 동학사, 서쪽으로 갑사, 남쪽으로 신원사, 북쪽으로 구룡사로 (현재는 소실되어 흔적만 남아있다) 4개의 사찰을 다이아몬드 형으로 연결을 하면 그 중심에 삼불봉이 자리 잡고 있으니 계룡산의 신비함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셈이다.
수많은 행렬들이 꼬ㅡ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루함속에 삽불봉지나 신선봉으로 갓바위까지 종주를 해야 하는 시간상의 촉박함과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까지 병행하려면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가능하겠기에.........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사거리 안부의 공터에는 산행 길에 지친 인파들의 휴식장소로 시끌벅적하고 신선봉 가는 길은 위험구간 출입통제라는 팻말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은근슬쩍 뛰어넘어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서니 고요한 정적이 감도는 한적한 오솔길로 이어진다. (14시 25분)
점입가경으로 계룡산의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암봉에 올라서면 수 백 년 된 노송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오전에 우리가 지나온 황적봉에서 쌀개봉까지의 능선이 바람막이 평풍이 되어 동학사를 품에 안고 자연성능을 지나 신선봉으로 장군봉까지 산태극의 진수를 펼쳐 보이며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없이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암릉길을 내려서니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큰 배재가 나타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정골로 내려가고 정해진 코스에 따라 하늘로 치솟은 신선봉으로 향하는 산 비알은 체력이 많이 소진된 탓인지 천근의 무개로 내리누르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14시 30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신선봉에 올라서며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줄거운 마음으로 잠시 휴식을 하고 갓바위를 향해 진행을 하는데 좌측의 희미한 등산로 쪽으로 뫼솔의 안내표지를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새로운 체험의 현장으로 빠져들게 될 줄이야
신바람 나는 하산 로는 발에 채이는 낙엽으로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발자욱이 점점 희미해져도 선두에 두어 사람이 지나갔을 것으로 예측을 하며 별 의심 없이 가파른 벼랑길을 내달리는데 우측의 마을이 동학사의 집단시설지구로 생각을 하며 20여분을 지난 뒤 뒤돌아보는 능선은 하늘높이 솟아오르고 길을 잘못 들었다는 미심쩍은 생각에 우측능선을 찾아 내려가는 등산로는 낙엽에 뭍혀 희미해지고 가파른 계곡을 따라 숲의 늪에서 탈출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산초나무 억새풀에 긁힌 상처에 피가 흘러도 아픈 줄을 모른다.
그래도 오랜 산행의 경험으로 침착하게 시간의 체크와 방향감각을 머릿속에 그리며 밑으로 밑으로 내려오다 보니 무성한 나뭇잎사이로 아스팔트길이 나타나고 가을걷이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동학사 주차장을 물어보니 10km가 넘는다는 말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15시 20분)
이곳이 구룡사지가 있는 상신리 마을인데 질러가는 길은 산을 다시 넘어야 하지만 그럴 수는 없고 염치불구하고 2차선 아스팔트길을 가로막고 지나는 차에 통사정을 하여 인심 좋은 노부부의 승용차에 합승을 하여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행 버스로 갈아타고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며 파노라마의 대단원도 막을 내리게 된다.
어느 심술 굿은 등산객의 장난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으니 덕분에 예정에도 없는 완전종주를 하게 되었고 이것도 하늘의 계시가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보며 이래저래 계룡산은 나의 잊지 못할 영원한 벗이 되어 가슴속에 살아 숨쉴 것이다. (15시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