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종주길에서
마이산 종주길에서
마이산 (685 m), 광대봉 (608,8 m), 봉두봉 (540 m)
산행일시 : 2004년 3월 17일 10시 50분 - 13시 30분 산행시간 : 4시간 40분
소 재 지 : 전북 진안군 진안읍,마량면 산행거리 : 약 12 km
정토 산악회 날 씨 : 흐리며 가끔 비 회 비 : 20,000원 인 원 : 21명
당나귀 귀를 닮았다하여 마이산으로 불리고 있는 이산은 탑사의 돌탑으로 더욱 유명하며 진안읍에서 3km의 지근거리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요근래 등산로가 개설되어 메니아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곳으로, 봄 가믐을 해갈하는 단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단출한 인원들이 산행길에 나선다.
30번 국도변 강정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에는 합미산성이 있는데 화전민들이 일구어 놓은 돌무더기처럼 규모도 작고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에 허물어지고 가시덤불속에 방치되어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그 옛날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대로 크고 작은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된 곳으로 추측이 된다.
일단 주능선에 올라서면 완만한 경사에 우마차가 다니는 임도가 넓찍하게 조성되어 있고 나뭇가지마다 형형색색의 리본들이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어 길을 잃을 염녀가 없고 다행이 비도 그치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활엽수림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암릉구간은 전망이 좋아 지루하지 않고, 1시간만에 광대봉 정상에 올라서니 동쪽으로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암마이봉이 우리의 시선을 압도하고 사방에 펼쳐지는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어 조각공원에 들어온듯 황홀함에 눈이 부시다.
깍아지른 벼랑에 걸려있는 로프는 우리가 지나야할 첫관문으로 30여m나되는 수직절벽에 물을 흠뻑먹은 광대봉의 하산로........
오금이 저려오며 엄두가 나지않지만 어차피 지나야할 길목으로 장갑을 벗어 배낭에 넣고 스틱도 접어 허리춤에 찌르고 심호흡을 한다음, 한발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느리기만하고 아득하게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늘어진 로프는 한없이 길기만하다.
휴우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내려와 위를 올려다보니 로프에 생명을 맡기고 안간힘을 쓰고있는 모습들이 애처럽게 보이며 어려운 난관을 돌파했다는 자부심으로 가벼운 발걸음에 힘이 솟는다.
나옹화상이 기거했다는 나옹대를 지나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오른 첨봉위에 날렵하게 올라앉은
정자는 신선들이 노니는 안식처인가 ?
산허리를 감아도는 안개는 신비함을 더하고 인간이 범접하기 어려운 벼랑사이 외길따라 기어오르면 구름다리로 연결된 비룡대가 아슬아슬한 절벽위에 자리를잡고 일망무제로 사방을 둘러봐도 막힌곳이 없으며 마이봉이 지척에서 욱뚝 솟아 오르니 답답하던 가슴 확 트이며 탄성이 절로난다.(산행시간 2시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배낭속에 넣어둔 동동주는 꺼내지도 못한채(험한암릉길에 뿌리는 빗방울로 바위가 미끄러워)서둘러 마이산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행 3시간만에 헬기장을 겸하고있는 봉두봉에 올라서니 손에 잡힐듯 가까운 암마이봉이 큰 덩치탓에 카메라에 다 들어오지 못하고, 발아래로 펼쳐지는 탑영지와 남부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다.
급경사 계단길을 내려서면 깊고깊은 계곡속에 우리의 시선을 압도하는 탑사의 돌탑들이 계곡안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가지런히 쌓아놓은 돌탑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이룰수없는 신비한 존재로 100여년전 강원도 오대산에서 수도중이던 이갑룡처사가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이곳으로 들어와 10여년간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일념으로 낮에는 기도하고 밤에는 돌쌓기에 몰두하였다 는데
자연석 그대로 틈이 보일정도로 쌓아올린 탑들이지만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80여기나되는 돌탑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니 엄숙한 분위기에 머리가 숙연해지며 전문 산악인도 오르기 힘든 암마이봉의 침식된 굴속에 쌓아올린 돌탑들은 초인적인 능력으로 신비의 경지를 넘어 예술품으로 승화되고있다.
탑사에서 조금 올라서면 아담한 사찰이 나타나는데 수마이봉의 정면 아래 자라잡은 은수사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神人으로부터 조선건국의 계시를 받았다는 몽금척도와 금적의 복제품과 동양에서 가장 큰 법고가 있으며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이 있고 수백년된 소나무가 법당위를 호위하고 수마이봉이 코끼리의 얼굴모습으로 수호신장이 되어 은수사를 품에안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숨가쁘게 올라가면 암마이봉과 수마이봉이 마주하고있는 천왕문에 도착하게 되는데 수마이봉은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오를 수 가 없고 암마이봉은 일반인도 어렵사리 오를 수 가 있다.
철계단을 따라 가다보면 70도 경사의 가파른 기암졀벽이 하늘높이 솟아있고 산 전체가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발이 미끄러지지 않는 신비함속에 큼직큼직한 자갈들이 박혀있어 인공암벽을 오르는 기분으로 길게 늘어진 로프를 잡고 20여분간 아슬아슬한 스릴을 맛보며 오르다보면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암마이산(685m)과 수마이산(678m)은 북한산의 인수봉이 서로 마주보고있는 형상으로 풀한포기 나무한그루 없는 민대머리 수직암봉 이지만 정상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있는 너른 공터로 탑사쪽 계곡에서 보면 200여m의 직벽으로 인간들의 접근을 거부하지만 오밀조밀한 진안분지의 능선들을 굽어보는 평지돌출형으로 사방 백리까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4시간동안 걸어온 능선들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백두대간이 남으로 달리다 영취산에서 서쪽으로 금남호남정맥을 일구며 그 중심축을 이루는데 완주의 주화산에서 북으로 금남정맥이 공주의 계룡산으로 이어지고 남으로 호남벌을 내달리며 무등산을 지나 월출산,달마산까지
또한가닥은 장흥의 사자산에서 조계산을 지나 광양의 백운산까지 호남정맥을 이루는 산태극의 진원지로,강정골재에서 금강과 섬진강이 시작되는 수태극의 분수령으로, 수태극과 산태극이 한반도의 맥을 이어가는 풍수지리 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훌륭한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위해 우리 모두 소중히 간직하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