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진산 금당산으로
금당산(1,173m),거문산(1,175m),절구봉(1,045m)의 대종주
산행일시: 2005년 6월 23일 09시 50분 -16시 20분 산행시간: 6시간 30분 회 비 : 23,000원
소 재 지 :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봉평면 뫼솔 산악회 날 씨: 맑음 산행거리 :약 13km
모처럼 오지산행을 떠난다는 설레임으로 된 새벽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서둘러 시청 앞으로 달려가니 하나둘 모여드는 낮 익은 얼굴들.
사당역과 서초구청을 경유하며 45인승 버스는 만원을 이루고 준족들만이 모인다는 산악회의 명성에 걸맞게 산 꾼임을 자처하는 5-60대의 장년들이 나이를 비껴가는 무용담으로 차내는 활기가 넘쳐 흐르고 여느 때와는 다르게 그 많은 인원 중에 여자분이 4명밖에 없으니 오늘의 산행이 얼마나 속도감이 있을지 미루어 짐작을 하게 된다.
소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장평 나들목을 빠져나와 31번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며 오른쪽으로 바라보이는 능선이 오늘 우리가 종주해야할 금당산과 거문산, 절구봉까지 13km의 장대한 지맥이 하늘높이 치솟고, 대화면 소재지를 지나 평창강과 대화천이 만나는 중리 상안미 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9시 50분)
산행 들머리는 중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동구 밖으로, 마을길로 접어들어 오른쪽으로 보배목장(젖소)의 마당을 가로질러 서둔이골로 접어들면 화전민들의 터전이었던 묵정밭이 펼쳐지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망초 꽃이 바람결에 진한 향기를 뿜어내며 거치른 산 꾼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인적이 드문 계곡에는 잡초만이 무성하고 상류로 거슬러 오를수록 희미해지는 등산로, 계류를 세 번 건너 묘지가 있는 곳에서는 희미한 산길마저 자취를 감추고 우왕좌왕하며 길 찾기에 여념이 없지만 지난겨울 쌓인 낙엽위에 새로운 풀들이 앞을 가리니 난감하기 그지없다. (10시 20분)
5-60도의 경사진 비알 길에서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각계전투가 벌어지고 30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안간힘을 쓰는데 작은 날 등의 안부에 올라서면 희미한 등산로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900고지의 7부 능선에서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마나 혼신의 힘을 다해 안간힘을 쓰는데 육산이라고 얕보다가 호된 신고식을 하고 가까스로 안부에 올라서니 시원한 솔바람이 후줄근하게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식혀준다. (11시 10분)
무성한 숲 그늘 속에 완만한 등산로, 그 옆으로 후손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묘 1기가 봉분 마져 무너져 을씨년스러운데 이 험한 곳이 명당자리라고 힘들여 모셔놓고 나 몰라라 방치하는 후손들이 어찌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여라
잠시 후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절구봉 정상에 올라섰지만 삼각점 (304 재설)이 아니면 이곳이 정상이라고 어찌 알 수 있으랴? (11시 30분)
힘들게 올라온 보람도 없이 홀대를 받고 있는 정상을 뒤로하고 서둘러 발길을 옮기는데 주 능선은 철쭉나무와 단풍나무사이로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이어지고 중간중간 전망대 바위도 나타나는데 1,025봉에 올라서니 답답하던 가슴이 탁 트이는 전망 좋은 휴식터. (11시 50분)
숲에 가렸던 절구봉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평창강 그 너머로 덕수산, 장미산, 중대갈봉이 정답게 어깨동무하며 평창의 산하를 굽어보는데 우리의 발길은 잠시 숨을 돌리고 거문산을 향해 달려간다.
무명봉을 3개넘어 북사면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
울창한 잣나무 숲에 간벌한 가지들이 앞길을 가로막고 산딸기 넝쿨들이 온몸을 휘감는데 산간오지 산행길에 탈출하기 여념이 없다. (12시 40분)
가까스로 내려선 안부는 대화면 소재지와 덕계수에서 외솔배기로 넘든 옛길.
임도로 널찍하게 포장은 안했어도 굽이굽이 돌아가는 주능선 따라 거문산을 향하는데 한낮의 때약볕이 삼복더위 찜쪄먹고, 타박타박 걷는발길 물먹은 솜뭉치로 천근만근 무너져 내리는 고행의 순례길.
안부에서 10분거리 허리가 잘록한 희미한 오솔길로 들어서면 노송의 그늘아래 솔바람 불어오고 난초지초 흐드러진 초록의 융단위에 낮 익은 리본들이 바람결에 나부끼고 또 다시 오름길에 1,028봉이 높기만 하다. (12시 50분)
굼벵이보다도 느린 걸음으로 1,028봉에 올라서니 시장기와 갈증으로 제풀에 지쳐 그늘 찾아 자리잡고 민생고를 해결한다. (13시 20분 -15분간 식사)
식곤증의 탓인가?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지는데 정상은 머리위에서 뒷걸음치고 무상무념의 경지로 몽롱한 속으로 눈꺼풀이 내려앉고 하염없는 땀방울만 줄줄 흘러내린다.
천신만고 끝에 올라선 곳, 거문산이 분명한데 울창한 숲 속에 앙증맞은 바위하나, 선두대장 개념도에 정상이라 알려주지 않았던들 그 누가 알 수 있나?
허망한 마음으로 10m전진하니 법장사에서 올라온 길에 이정표(금당산 2.1km 법장사 1.7km 외솔베기에는 거리도 화살표 방향도 없이) 세워놓고 종주 길에 지친 산 꾼들에게 휴식처로 안성 마춤이다(14시 20분)
이곳부터 금당산 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에 탄탄대로, 지방자치제 덕분으로 강원도 산간오지 첩첩산중 후미진 곳에도 법장사에서 거문산, 금당산으로 금당동까지 등산로도 정비하고 총총히 세운 이정표로 수월한 종주길이다.
갈림길에서 비껴선 금당산은 울창한 수림 속으로 3분간 올라가면 방치된 헬기장 3개를 지나 곧바로 정상이다. (15시 22분)
천지사방 둘러봐도 막힘없이 터진 조망,
지나온 능선위로 거문산이 우뚝하고 서쪽으로 건너편에 대미산과 청태산이 북녁으로 흥정산, 회룡봉, 보래봉, 계방산이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 동쪽으로 백적산, 잠두산 , 백석산, 중왕산 까지 내 발끝을 중심으로 도토리 키재기로 힘겨루기 하는중에 밤하늘에 별들처럼 수많은 봉우리들 어찌다 셀수있나?
백두대간이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한강기맥으로 힘차게 내달리다 오대산 지나치며 남쪽으로 곁가지를 이루며 백적산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지는 금당산은 거문산으로 절구봉으로 주능선을 밟아온 발자취 따라 강원도의 오지인 평창의 중심부에 하늘높이 솟아있다.
이곳만은 평창군에서 멋들어진 표지석으로 진산임을 표시하고 삼각점(봉평 27 ,1989년복구)도 뚜렷하게 구색까지 갖추었으니 땀 흘리며 걸어온 보람으로 맥박의 고동이 힘차게 솟구친다.
되돌아 내려온 갈림길에는 거문산2.1km 금당동 3.1km의 이정표가 완연하고 잠시 후 왕관바위 벼랑으로 로프 잡고 정상에 올라서니 막힘없는 조망으로 가슴속은 후련하지만 아무래도 왕관과는 거리가 멀어 실소를 금할 수 가없다. (15시 37분)
북녘으로 달리던 발길 금당산 0.7km 금당동 2.4km 계평천 2.8km의 이정표 따라 서쪽으로 선회하여 급경사 내리막길 계곡으로 내 달리는데 지친 몸 무거운 발걸음, 너덜지대 바위모서리에 엄지발가락 걷어 채여 자지러지는 비명소리 평창강의 푸른 물결 눈앞에 삼삼하다. (15시 45분)
속절없이 내달리던 내리막길도 30여분 만에 끝이 나고 발아래로 펼쳐지는 평창강이 시원한데 유행병처럼 번지는 팬션의 바람이 이곳까지 불어와 양지바른 구릉지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현지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난개발이 되고 있으니 있는 그대로 산골오지의 정겨운 너와집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을,
무더운 찜통 속에 6시간 30분간의 산행을 마감하고 푸르른 평창강으로 달려가지만 오랜 가믐 탓인지 말라붙은 강바닥에는 수량도 많이 줄어들고 부유물질로 오염이 되어 고양이 세수하듯 간단하게 처리하고 시원한 막걸리로 피로를 풀어본다.(16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