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부 조물주의 걸작품 장가계로
제 4 부 조물주의 걸작품 장가계로 향하며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온 누리를 비추는 8시 50분 우리를 태운 MU 2321편은 창공을 박차고 날아오르고 모두들 피로에 지친듯 잠 속으로 빠져드는데 조마조마 하며 가슴 조리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으니 평소에 허리(척추 협착증)가 부실하여 조금만 걸어도 통증으로 고생을 하는 아내가 2일간 강행군을 하였으니 어찌 견딜 수 가 있으랴?
다행이 빈 자리가 있어 좌석에 누이고 무릎베개로 머리를 받치며 불안한 마음으로 긴장을 하는데 곤하게 잠 속으로 빠져든다.
순조로운 비행으로 한 시간 만에 장 가계 공항에 도착하여 아내의 몸을 흔들어보니 거짓말같이 거뜬하게 일어나는데 어찌나 반갑고 고마운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김 명철 가이드의 안내로 공항에서 머지않은 상용 국제주점에 도착하니 10시30분, 방 배정을 받고 506호실 룸에 들어가 내일의 일과를 위해 서둘러 잠자리에 든다.
이른 새벽 소나기가 쏟아지는 꿈에 놀라 깨어보니 구름은 끼어있어도 비는 내리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며, 와! 와! 관광, 산수관광에는 날씨가 중요한데 강우량이 많은 아열대지방이라 우기에는 한달에 20일 이상 비가 내리고 그나마 안개 끼는 날이 많아 쏟아지는 빗속에 안개 속을 헤
메다 돌아가기가 다반사라고 하니 꿈속에서라도 맑은 날씨를 기원하게 된다.
장가계는 호남성 서북부에 있는 도시로 170만 인구에 20여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곳으로 그중에 토가족이 주류를 이루고, 백족, 묘족이 생활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중국 최초의 삼림공원(우리나리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산수가 수려한 곳이지만 세상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90년 초 8개국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천문산에서 묘기를 보이는 시합이 있었는데 천문산(1560m)에는 폭이 50m, 높이가 130m되는 구멍이 있어 이곳으로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통과하는 시범을 보이며 전 세계로 중계가 되고 장가계의 아름다운 산수도 함께 소개가 된 후로 동양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어 서둘러 개발을 하고 관광특구로 지정하여 무릉원을 중심으로 천자산 지구, 원가계 지구, 황석채 지구로 나누어 관광지로 조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장가계에서 2일간의 관광이 예정되어 있지만 무릉원에서 일박을 해야 하기에 모든 짐을 버스에 싣고 원가계가 있는 무릉원으로 출발을 하는데 1시간이 소요되는 도로는 굴곡이 심한 포장길로 공사가 한창이고 장가계에서 무릉원까지 공사중인 케불카(7.5km)가 완공되면 세계 최장의 길이가 된다고 하니 앞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명소로 쉽게 무릉원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다.
털털거리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협곡의 산세가 예사롭지가 않은데 벌써부터 와, 와 소리가 절로 나오고 높이가 백 장이나 되는 백장협은 차창관광으로 마무리하고 계곡으로 들어갈수록 첩첩산중, 중국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산적들의 근거지로 산적두목 향 대근은 험준한 산세를 이용하여 백전백승의 전과를 올리며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고 한다.
4.3km의 터널을 지나며 협곡사이로 너른 분지가 나타나고 관광객들을 위한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 무릉원, 호텔과 상가가 빼곡히 들어차고 수많은 관광객으로 초만원을 이루는데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이곳에서 대기하고 관광지로 들어서면 별도의 지역으로 운행하는 셔틀 버스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이곳의 입장권이 지문감식을 할 수 있는 최첨단 카드로 48시간 사용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도 없는것을 이곳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셔틀버스에 오르니 창가에 부디치는 빗줄기가 야속하지만 버스는 아랑곳없이 계곡길을 거슬러 오르고, 계곡입구에 댐을 막아 주위경관이 더욱 아름답고 갈짓자로 오르는 협곡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하늘높이 치솟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관에 압도되어 와, 와 하는 동안 비도 개이고 주차장에 도착하여 계단 따라 5분정도 올라가니 원가계의 명물 중에 명물 백룡엘리베이터 승강장이다.
깍아지른 수직절벽에 잇대어 만든 325m의 엘리베이터는 까마득히 올려다 보이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시승을 하게 되는데 초고속의 승강기는 투명한 유리로 창을 만들어 최상의 전망대로 고도가 높아 질수록 원가계의 화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며 놀란눈과 입을 다물줄 모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면 시원한 전망대로 사방팔방 펼쳐지는 조물주의 걸작품에 정신이 몽롱하고 이구동성으로 터져 나오는 탄성.
장가계는 태초에 바다였으나 지진과 지각운동으로 육지가 되어 넓은 분지의 모래산이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협곡이 되고 그 사이로 첨봉들이 숲을 이루는 아름다운 산수를 만들어냈다고 하니 신비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며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이 천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지만 저 멀리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수백 수 천 길의 협곡 속에서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첨봉들,
원가계의 관광은 석림의 숲을 헤치며 40여분 간 걷게 되는데 아름다운 바위 앞에는 어김없이 전망대를 만들고 일일이 이름까지 지어 주지만 그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도 없고 많은 사람들에 등 떠밀려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래도 제일 인상 깊은 곳은 ♣천하 제일교♣ 높이가 300여m로 커다란 두개의 바위를 이어놓은 넓이 2m, 길이 20m의 석교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원가계 관광도 마감을 하고 잠시 휴식을 하며 앞산을 바라보니 울창한 나무들의 중간이 모두 부러 진채 폭풍우의 피해를 당한듯 쑥대밭이 되어 있는데 금년2월 수십년 만에 많은 폭설이 내리며 저항력이 없는 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부러지고 천자산으로 통하는 도로도 두절이 되어 한동안 왕래를 못했다니 아열대지방에서 일어난 기상 이변이라 하겠다.
다시 버스로 천자산을 가는 길은 어느 야산 길을 돌아가는 듯 유순한길로 20분을 가게 되는데 1,300m의 고원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고 시설지구에 도착하여 점심식사 후 천자산 관광길에 나선다.
제일먼저 하룡 공원으로 가는 길에 황금색 5층 석탑이 시선을 끌며 중국의 10대 원수중에 한명이고 모 택동의 심복으로 5.6m의 높이에 9톤이나 되는 중국 백년사에 가장 큰 동상이라고 하는데 애마와 함께 파이프를 들고 있는 모습이 늠름하며 조금 떨어진 곳에 ♣선녀헌화♣로 일컬어지는 침봉의 숲이 전망대 아래로 끝없이 펼쳐지고 ♣천대서해♣는 석림들로 바다를 이루는데,
반대편으로 밀림처럼 솟아오른 침봉들 사이로 붓을 거꾸로 세워 놓은듯 끝이 뾰족한 ♣어필봉♣ 등 만물상 앞에서 눈이 어지럽고 정신이 몽롱하다.
하룡 공원으로 되돌아와 주차장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천자각으로 내려와 케이불카 (길이 2,084m)를 타고 바라보는 경치가 또한 일품으로 주차장에 내려서 그 유명한 ♣십리화랑♣으로 이동을 한다.
십리화랑은 양쪽으로 치솟은 기암절벽의 사이 계곡에 왕복 7km의 모노레일을 타고 산수를 구경하는 신선놀음으로 맑은 공기, 깨끗한 물, 푸른 숲, 하늘을 찌를듯 치솟은 암봉들이 한데 어우러진 천하제일 경으로 관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대궐로 등청하는 대신바위, 모노레일 끝자락에 우뚝 솟은 3자매바위, 갖가지 모양으로 우리의 눈을 현혹하는 십리화랑에서 만단 근심 털어버리고 무릉원으로 돌아와 누에에서 실을 뽑아내는 실크 이불가게를 둘러 본 뒤 보봉호 관광길에 오른다.
버스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양쪽으로 치솟은 절벽사이로 협곡이 나타나고 가쁜 숨 몰아쉬며 산길을 10여분 기어오르면 명경지수 보봉호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해발 480m에 수심이 115m나 되는 반 자연 반 인공의 산정호수는 가운데 앙증맞은 섬이 운치를 더하고 대만의 사업가가 운영하는 유람선은 청기와로 지붕을 얹고 단청을 하여 멋스럽게 꾸며놓고, 이 태백이 술에 취해 시 한수 풀어 놓음직한 분위기속에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흘러가는데,
그림 같은 정자위에서 아리다운 토가족 아가씨 간드러진 목소리로 환영 노래 부르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호안의 절경은 산 그림자 잔잔한 호수 속으로 깊숙히 발 담그고 환상의 절경을 뽐내는데 보봉호 한바퀴 돌아 나올때 뱃전에 나온 총각이 목청을 높이고 흥에 취한 우리도 화답을 한다.
40여분의 뱃놀이가 꿈결같이 흘러가고 보봉호의 선착장에서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오면 호수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시원스럽고 시간이 지나 토가족의 공연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에 아름다운 주위경관 사진으로 대신하고 천자 대 주점 603호실에 여장을풀고 토가족 아가씨의 발 맛사지로 여행길에 쌓인 여독을 말끔히 풀어주고 꿈길 속으로 빠져든다.